당신의 이름은 자녀입니다.

< 본문 - 로마서 8:12-17 >

  ‘좋은 생각’이란 잡지에 한 아주머니가 경험한 이런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아직 바람이 찬 어느 봄날, 화분을 손보러 빨간 벽돌집 뒤 켠 공터로 나가자 거기에 다섯 살 정도 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소꿉놀이를 하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엔가 자신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주머니는 예전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흐뭇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아이들이 자기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한 아이만은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재촉을 합니다. “야, 너는 뭐가 될래?” “그래, 빨리 정해.” 친구들은 지친 듯이 쪼그리고 앉아서 그 아이를 재촉하는데도, 그 아이는 망설이기만 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도 빙긋이 웃으며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그래 빨리 말해봐.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그러자 머쓱해진 아이가 뭔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서더니 햇볕이 잘 드는 벽으로 뛰어가서는 벽을 기대고 섰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난 햇볕이야. 너희들 모두 이리로 와 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주머니는 속으로 ‘어 제법이네’ 하고 그 아이를 힐끗 쳐다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아이들도 곧 그 아이 곁으로 달려가서는 그 아이 옆에 서서 ‘와 따뜻하다.’ 하며 즐거워하였습니다. 아주머니에게는 그 모습이 너무 정겨웠습니다.

   그 전에도 그 아주머니는 가끔 아이들에게 간식을 가져다주곤 했습니다. 그 날도 사과를 깎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쟁반에 담아 아이들에게 간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햇볕이 되고 싶다고 말한 아이에게 ‘왜 햇볕이 되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아이의 할머니가 시장에서 나물을 파는데, 할머니가 앉아 계신 곳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잠깐 동안만 할머니를 비추고는 금방 햇볕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버린 것입니다. 평소 그것이 얄미웠던 이 아이는 어른이 되면 햇볕이 되어서 할머니를 하루 종일 따뜻하게 비춰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주머니는 그 아이를 꼭 안아주었는데, 마치 햇살을 가득 품은 것처럼 그 마음이 따뜻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우리는 자라면서 많은 것을 꿈꾸며 살아옵니다. 때로는 허황된 꿈을 꾸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것을 소망하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꿈은 자주 바뀝니다. ‘내가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겠다.’ 그런 꿈도 많이 바뀝니다. 그렇게 꿈꿀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의 특권입니다. 그러나 허황된 꿈을 꾼다고 해서 그 아이를 나무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허황된 꿈을 꾸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아이같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입니다.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복음 18:3)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 속에는 참으로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처럼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어린 아이와 같이 순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추위에 떨며 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를 온 종일 따뜻하게 비춰주는 햇볕이 되고 싶어 했던 그 아이처럼 말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어린아이처럼 되어야 한다고만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아이라고 불러주었습니다. 신약성경에 ‘아들’ 또는 ‘자녀’를 뜻하는 단어로 두 개가 많이 사용되는데, 그 하나가 ‘테크나’라는 단어이고, 다른 하나가 ‘휘오스’라는 단어입니다. 이 두 단어 중에 테크나라는 단어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를 가리킬 때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철없는 아이들을 말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났을 때는 테크논(테크나)입니다. 아직도 철이 없는 아이입니다.

   그렇지요? 우리가 예수를 믿고 거듭났지만, 아직도 우리 안에는 철없는 모습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큰 은혜를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는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눈에 부족한 것이 참 많은 철부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영적 철부지라는 말은 세상적인 눈으로 판단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세상에서는 학식이 있고 교양이 있고 남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철부지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신앙생활을 오래해서 이제 성숙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철부지였고, 철부지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에게 엄청난 것들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에게 자녀됨의 권세를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자격이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단지 한 가지 조건만으로도 우리를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1:12절에서 약속하십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될 때 어떤 자격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고사를 치러서 합격해야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일정기간 동안 봉사해야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 삼으신 조건을 오직 하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느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우리 마음에 예수님을 모셔들이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몇 가지 자녀에게 주시는 특권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여기서 ‘아빠’라는 말은 우리나라 말이 아니라 아람어입니다. 아람어 아빠인데, 그 뜻은 우리말의 아빠와 거의 같습니다. 어린아이가 사랑스러운 아빠의 품에 달려가면서 ‘아빠!’하고 부르는 것처럼, 그렇게 부르는 말이 ‘아빠’입니다.

   우리는 본래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본질상 진노의 자녀였습니다. 하나님께 마땅히 징벌을 받고 심판을 받아할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받아야 할 진노를 예수님께서 대신 담당하시고 십자가를 지셨기에, 우리가 그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더 이상 진노의 자녀가 아닙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자녀가 되긴 했는데, 아직 모자란 것이 많이 있습니다. 부족한 것도 많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을 알지 못할 때,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었을 때에 행하던 습관 때문에 우리의 모습이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영적인 철부지 같은 모습이 많습니다. 그럴지라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이가 어릴지라도 부모님께 기쁨이 됩니다. 어린아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때 기쁜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엄마 아빠’를 자주 부르는 것입니다. 만일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들이 아빠가 집에 들어왔는지 어떤지 관심 갖지 않고 제 할 일만 한다면 아빠는 결코 기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란다 하더라도, 아빠가 집에 들어왔을 때 아이가 아빠가 들어오든 말든 상관없이 공부만 하는 것을 보고 기분 좋은 아빠는 없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다면 아빠는 분명 속상할 것입니다. 공부를 하다가도 아빠가 들어오면 현문 문 앞에까지 쪼르르 달려가서 “아빠!” 하고 소리치며 반가워하는 것이 아빠를 더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성장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연봉을 많이 받고 부모님께 용돈을 많이 드린다 하더라도, 집에 들어와서는 엄마아빠를 본체만체한다면 우리는 그런 아들을 ‘불효자식’라고 부릅니다. 자식에게서 바라는 가장 큰 기쁨은 아이가 부모님을 부모님으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고,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도 그러하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많은 일을 한다 하더라도, 아무리 많은 헌금을 드린다 하더라도,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결코 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하여 ‘아빠’라고 부른다는 것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원하시고, 그것을 기뻐하십니다. 그것을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우리를 자녀 삼아 주신 것입니다. 죄의 종에서 하나님의 종이 되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종으로 불러주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자녀로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삶에서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만큼 큰 특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면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부르는 그 소리를 들으시고 우리에게 달려오시며,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는 자녀인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우리가 ‘아빠 아버지!’하고 부르짖을 때 아빠이신 하나님께서는 기꺼이 자녀인 우리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우리의 삶에 채워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태복음 7:11) 그렇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가 부르짖을 때 우리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빠 아버지를 자주 불러야 합니다. 우리가 아빠 아버지를 부를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십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로 인정하는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우리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기 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에 유명한 전도자였던 윌버 채프만(Wilbur Chapman)이라는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의 목회 경험담입니다. 그 교회에 속한 어떤 교인이 열세 살 때 가출한 아들을 찾으러 매일 돌아 다녔습니다. 이곳저곳을 찾아 헤매던 중 드디어 18년 만에 우연히 필라델피아 역전에서 그 아들을 발견했습니다. 그 역전에서 막 걸어 나오려는데 어떤 남루한 옷차림의 청년이 초점 없는 눈으로 방황하며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마약환자처럼 보이는 이 청년이 그에게로 다가와서 “25센트만 주세요.”라고 말했을 때, 그는 구걸하는 청년이 자기 아들인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야, 너 톰 아니냐. 나는 네 애비다.” 그러나 이 청년은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초점 없는 눈동자로 “아저씨, 25센트만 주세요.”라고 계속 구걸했습니다. 이 아버지는 아들을 덥석 껴안으며 이렇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제 25센트가 문제가 아니다. 내가 바로 네 아버지야. 너는 나의 아들이고. 내 집과 내 돈, 그리고 내 농장이 다 네 것이야. 내 생명조차도 네 것이란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네 것이야. 가자 집으로 가자. 그리고 나와 함께 같이 살자.”

   여러분, 이 청년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니길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녀인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길 원하시는데, 우리는 아직도 자녀가 아닌 것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구걸하며 다닌다면 우리를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습니까?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로마서 8:3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자녀인 우리에게 주시는 두 번째 특권은 우리를 상속자로 삼아 주셨다는 것입니다. 상속자라는 것은 하늘의 모든 것을 물려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 17절에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을 상속자’가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늘나라의 상속자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나라를 상속할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상속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져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를 상속할 수 있도록 성숙해져가야 합니다. 어린 아이가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유산을 잘 지킬 수 있을 만큼 성숙해져야 합니다. 성숙하지 못한 아이에게, 철부지와 같은 아이에게 상속을 물려줄 부모는 세상에 없습니다. 물려준 것들을 잘 관리할 것이라고 생각될 때 유산을 상속해 줍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이 성장하기를 기다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기도한 것만큼 채워주지 않으신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주시고 싶지만, 우리가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을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십니다. 응답하심을 미루십니다.

  여러분, 기왕에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택하심을 받았다면, 하나님께서 주시고 싶어 하시는 것을 다 받을 수 있도록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성숙해지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풍성한 것들을 채워주십니다.

   그런데 많은 신앙인들이 성숙해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성숙해 가는 과정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17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는 말씀은 상속과 고난을 함께 받는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성숙한 상속자가 되기 위해서는 고난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신앙 역시 고난의 과정 없이 성숙해지지 않습니다. 운동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계속된 고된 훈련을 참아내야 합니다. 때로는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참고 견디면서 훈련을 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습니다. 남들 놀 때 놀고, 남들 여행 다닐 때 여행 다니면서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습니다. 신앙도 그렇습니다. 반드시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때로는 그 훈련이 혹독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 앞에 절규하며 울부짖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을 향하여 가슴을 찢듯이 고통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겪을 때에야 우리는 순수하고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라갈 수 있습니다. 욥은 이런 고백을 합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기 23:10) 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고난을 겪어내는 과정에서 그는 너무너무 힘들어 자신의 삶을 원망하고 심지어 저주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분명한 신앙이 있었는데, 그것은 지금 이 모든 고난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훈련시키시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얼마나 더 힘든 일이 남아 있는지, 얼마나 더 견디어야 할지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 길을 하나님은 아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지금의 고통과 고난을 맡기면 그분이 자신의 삶을 순금처럼 만드실 것입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욥은 그 힘든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큰 복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마십시다. 그리고 고난의 때에 믿음의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인 우리를 훈련시키십니다.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로 합당한 모습이 될 때까지 우리를 훈련시키십니다. 힘들지라도 ‘나는 하나님의 자녀다!’라는 자부심을 갖고 힘듦을 버텨내십시다.

   프랑스 혁명 때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루이 16세와 왕비가 차례로 시민광장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을 때 흥분한 군중들은 “이제 왕자도 끌어내자, 왕자도 죽여야 한다!” 하고 소리쳤습니다. 두려움에 떠는 어린 왕자는 여섯 살밖에 안 된 꼬마였습니다. 군중들은 ‘왕족의 씨를 말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왕자까지도 처형하자고 외쳐댔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이런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왕자를 죽이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왕자를 천국에 보내는 것밖에 안 됩니다. 차라리 왕자를 더러운 뒷골목 늙은 마녀에게 주어 더러운 말과 행동을 배우게 합시다. 그러면 왕자가 죽어서도 지옥에 갈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왕자는 뒷골목의 악녀에게 버려지게 되었고, 악녀는 왕자에게 온갖 더러운 말을 가르쳤습니다. 그때 나이어린 왕자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어요. 그따위 더러운 말은 할 수 없어요.” 왕자의 신분에 어긋나는, 왕가의 법도에 어울리지 않는 더러운 말이나 행동을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불과 여섯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왕자는 당당했습니다. 더러운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오늘 우리의 신앙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세상은 자꾸만 더러운 생각, 더러운 습관, 더러운 선택과 행동을 하게 합니다. 그럴지라도 ‘나는 하나님의 자녀다. 나는 세상의 더러움을 닮아가지 않겠다!’ 그렇게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지켜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신앙인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 2015년 5월 3일 주일낮예배-어린이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