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마음으로

< 본문 - 에베소서 6:5-8 >

  1990년부터 1991년 사이에 벌어진 걸프전이 있었습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을 중심으로 34개의 나라가 연합하여 이라크를 공격한 전쟁입니다. 연합군 68만 명이 이라크의 100만 군대를 무찌르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끈 사람 가운데 하나가 ‘검은 영웅’이라고 불리는 콜린 파월(Colin Powell, 1937-, 사진) 장군입니다. 그는 자메이카에서 이민 온 부모님 아래서 태어났습니다. 그런 그가 흑인으로서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함동참모의장이 되었습니다. 그가 합동참모의장이 된 것은 여러 가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합동참모의장이 되었다는 것은 흑인으로서 최초일 뿐만 아니라, 52세라는 최연소의 나이였고, 사관학교를 거치지 않고 ROTC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그 자리에 임명되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으로서 국무장관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에 흑인 최초로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 예상되었는데, 결국 그는 대통령 출마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가운데 한 사람임은 분명합니다.

   그에게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자메이카에서 이민을 온 흑인의 자녀로 태어나 가난하게 살던 그가 고등학교 때에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코카콜라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청소하고 바닥에 흘러내린 콜라를 닦아 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번에 50개의 콜라병이 든 상자가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어느 누구도 그것을 닦아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콜린 파월이 바닥에 꿇어 열심히 그 많은 양의 콜라를 다 닦아냈습니다. 혼자서 묵묵히 일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관리자가 그를 칭찬했습니다. “학생, 참 열심히 일하는군. 자신이 쏟은 콜라도 아닌데 이렇게 내 일같이 성심성의를 다하다니.” 그러자 그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어떤 일에서든지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다음 여름 방학이 되어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 그 공장을 찾아갔을 때 관리자는 그를 알아보고는 바닥 청소 대신에 음료 주입기를 맡게 해 주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그의 성실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관리자는 그해 여름이 끝나는 무렵에는 그를 음료 주입팀의 부책임자로 승진시켜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가난했고, 그래서 학비를 벌기 위해서 틈나는 대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학교 성적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남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실함입니다. 그는 훗날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카콜라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얻은 교훈이 나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작은 삶에서 내가 무언가를 해야할 때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우리의 삶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신앙인은 매일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시편 37:3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땅에 머무는 동안 그의 성실을 먹을거리로 삼을지어다.”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선을 행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신앙하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하여 언제나 동일한 마음을 갖고 계십니다. 변치 않는 동일한 사랑을 베풀어주십니다. 그런 하나님의 변치않는 사랑과 은혜 안에 사는 사람은 우리의 삶도 역시 신실해야 합니다. 성실을 먹을거리로 삼으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듯이 매일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그 신실하심을 본받아 우리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성실이라는 말은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참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심지어 남의 집에서 종살이 하는 사람에게도 성실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이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남의 집에서 종살이 하는 사람이 주인을 그렇게 하나님을 섬기듯, 주님을 섬기듯 섬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마음씨 좋은 주인을 만나서 주인이 종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고 종에게 참 잘해주는 주인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주인이라면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주인을 섬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오늘 본문에서 주인이 종에게 잘 해주는 좋은 주인이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주인을 섬길 때 주님을 섬기듯이 섬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성실한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게 신앙인의 삶의 태도이고 삶의 모습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종은 주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늘 일만 시키고 부려먹기만 하는 주인을 좋아할 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주인이 보는 앞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것 같이 하다가도 주인이 없을 때에는 대충대충 일을 합니다. 종이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그에게 임금을 더 많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종은 그 주인에게 소속된 존재입니다. 임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노예처럼 주인이 마음껏 부려먹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종의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을 하나 대충대충 하나 하루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녁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집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고 쉬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시간만 때우면 됩니다. 열심히 일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연봉이 올라가고 성과급을 더 받는다면 그래도 열심히 일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종에게는 그런 임금이나 성과급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평생 일만 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눈을 의식하여 사람이 있을 때에는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하다가 사람이 없을 때에는 대충하는 그런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본문 6절에 ‘눈가림만 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처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눈가림만 한다는 것은 주인이 보고 있을 때에는 열심히 하는 척하다가 주인이 보지 않을 때에는 대충대충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무슨 일에든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늘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삶을 보고 계시기에 우리의 삶을 대충 살 수 없는 것처럼, 주인이 늘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성실하게 일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요셉입니다. 요셉은 어린 나이에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에 종으로 팔려갑니다. 그가 팔려간 곳은 바로 왕의 친위대장인 보디발의 집이었습니다. 요셉이 주인으로 섬겨야 할 사람은 바로 왕의 친위대장이었습니다. 친위대장이라는 말은 바로 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애굽의 고위관리라는 뜻입니다. 성경학자들에 의하면 요셉이 애굽에 간 것은 애굽의 제12대 왕조 때라고 합니다. 애굽의 제12대 왕조는 뛰어난 왕들 아래서 아주 강력한 세력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정치나 군사력에서만이 아니라 예술이나 문학, 건축 등에서도 굉장히 번창했고, 나라의 경제 역시 아주 건실하던 시대입니다. 그렇게 강력한 왕조를 이루고 있던 시대이기에 애굽 땅에는 노예들이 참 많았습니다. 바로 왕의 최측근으로 큰 권력을 가지고 있던 보디발 역시 그의 집에 많은 종을 거느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종들 가운데 요셉이 보디발의 눈에 띠어 가정 총무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여러분, 아직도 젊고 어린 요셉이 권력자의 집에서 그 많은 다른 종들을 제치고 가정 총무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더군다나 보디발은 요셉을 신뢰하고 자기 가정의 모든 소유를 다 요셉의 손에 맡겼습니다. 보디발은 노예로 팔려온 요셉의 무엇을 보고 그렇게 많은 자기 재산을 요셉에게 다 맡길 수 있었습니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통하게 하셨기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요셉을 형통하게 하셨다.’는 말은 무슨 의미입니까? 그저 요셉이 하는 모든 일을 잘 되게 하셨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삶을 언제나 형통하게만 인도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 형통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그것은 요셉이 그의 삶을 성실하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보든 보지 않든 요셉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 요셉에 대한 이야기가 보디발의 귀에 들려졌고, 보디발 역시 요셉을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요셉에게 자기의 소유를 모두 맡겨도 되겠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요셉을 가정 총무로 삼았습니다. 그 많은 종들 가운데 요셉보다 더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요셉이 자신이 노예로 팔려왔다는 것에 신세한탄을 하면서 대충대충 살았다면 그는 결코 보디발의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더구나 요셉은 아버지와 함께 살 때에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요셉에게 일을 시키지 못하도록 채색옷을 지어 입혔습니다. 그렇게 일도 해보지 않은 요셉이지만, 보디발의 집에 노예로 팔려온 이후에는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간에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때로는 궂은일도 많았고, 때로는 힘든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어떤 일이라 하더라도 실하게 감당했습니다. 그런 요셉의 성실한 모습이 결국 주인인 보디발의 마음에 들었고, 그는 가정 총무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갈 삶의 자리가 때로는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직장에 들어갔는데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고, 일하는 환경도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일하는 곳에서 내가 마치 노예처럼 부려진다고 생각될 정도로 혹독하게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있는 그 곳이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일하게 하신 자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요셉을 그곳으로 보내신 이유가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에 팔려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반드시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히리니 그들이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벌할지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창세기 15:13-14)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선택하신 아브라함의 자손을 번성하게 하시기 위해서 그의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될 것을 예고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요셉이 애굽이 팔려간 것은 하나님께서 뭔가 당신이 계획하신 바를 이루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야곱의 가족을 오랜 기근과 가뭄 가운데서 살아남도록 하시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요셉은 그의 형들에게 이렇게 선언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창세기 45:5)

   분명한 것은 우리가 어떤 삶의 자리에 놓여 있든지 그 자리는 하나님께서 뭔가 당신의 뜻하심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를 보내신 자리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왜 나에게 이런 힘든 일을 하게 하십니까?’ 하고 원망하거나 ‘나는 왜 이렇게 지지라도 복이 없을까?’ 하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힘든 삶의 자리에 나를 보내신 이유가 무엇일까’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든 알지 못하든 우리는 지금 내게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내가 섬겨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가 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그가 좋은 사람이든 형편없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든 우리는 주님을 섬기듯 그를 섬겨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반드시 그에 대한 보응을 해 주십니다. 본문 8절에서 이렇게 약속하십니다. “이는 각 사람이 무슨 선을 행하든지 종이나 자유인이나 주께로부터 그대로 받을 줄을 앎이라.” 우리가 그렇게 성실하게 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반드시 보응해 주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조지 워싱턴과 함께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자민 플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은 이렇게 말합니다. “정직과 성실을 그대의 벗으로 삼으라. 백 권의 책에 쓰인 말보다 한 가지 성실한 마음이 더 크게 사람을 움직인다.” 성실한 삶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그 성실의 열매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성실하게 사는 사람에게 반드시 보응해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지난 주 새벽기도회 때에 마태복음 8장을 묵상하면서 이런 말씀을 나눴습니다. 한 백부장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자기의 하인을 고쳐달라고 간청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가복음 7장에서는 같은 사건을 기록하면서 그 하인이 ‘종’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반면, 마태복음 8장에서는 ‘아들’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백부장이 예수님께 중풍병으로 고통당하는 자신의 종을 고쳐달라고 간청을 하면서, 그를 그냥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들과 같은 의미를 가진 하인으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그 종이 백부장에게는 아들과 다름이 없이 소중한 존재였다는 뜻입니다. 아들과 같은 소중한 존재였기에 백부장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그를 고쳐달라고 한 것입니다.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십시다. 종은 주인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만일 그 종이 중풍병으로 쓰러져 일을 하지 못한다면 주인은 그 종을 버리고 다른 사람을 데려다 쓸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백부장은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고 있던 로마 군대의 지휘관입니다. 종은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지배자에게 점령지의 하찮은 종은 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로마 군대의 백부장이 종을 고쳐보겠다고 피지배국의 젊은 청년이었던 예수님을 찾아와서 자신의 하인인 종을 고쳐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합니다. 당시 예수님은 어떤 권세를 가진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바리새인이나 서기관들처럼 종교지도자급에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예수님에게는 아무런 권력이나 권세도 없습니다. 그런 예수님께 찾아와서 아쉬운 소리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점령군의 지휘관으로 자존심이 상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체면을 구기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문제 때문에 온 것도 아니고 자신이 부리고 있는 하인의 병을 고쳐달라고 왔습니다.

   왜 백부장은 자신이 부리고 있던 그 종을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겠습니까? 중풍병으로 쓰러졌으면 의사에게 가서 고쳐보려고 노력하는 정도만 가지고도 주인으로서 종에게 충분히 자비를 베푼 것입니다. 그런데 백부장은 자신의 체면을 다 내려놓고 그 하인을 고쳐보겠다고 예수님을 찾아와서 아쉬운 소리를 합니다. 백부장이 그렇게 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종을 자신의 아들처럼 아끼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신이 부리는 여러 명의 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아들처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다시 물어야 합니다. 백부장은 그 종을 왜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을까요? 왜 그 종을 자기의 아들처럼 여겼을까요? 그것은 분명 그 종이 주인을 자기 아버지처럼 섬겼기 때문입니다. 여타의 다른 종들처럼 그저 자신을 부려먹는 주인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를 섬기는 것처럼 주인을 섬겼기 때문에 그런 섬김을 받은 주인으로서는 그 종을 아들처럼 여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종을 자기 아들처럼 여길 정도로 종이 주인을 섬겼다면 그 종이 주인을 어떻게 섬겼을지 우리는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코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눈가림만 하는 식으로 주인을 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성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주인을 섬겼을 것입니다. 비록 백부장이 자기 나라를 지배하는 로마의 군인이라 하더라도 그는 자기 주인이기 때문에 백부장을 최선을 다해 섬겼습니다. 백부장이 감동이 될 정도로 말입니다. 그랬기에 종을 자기의 아들처럼 여겼고, 그 종이 중풍병으로 쓰러지자 내 아들이 중풍병으로 고통당하는 것처럼 안타까워서 어떻게든 고쳐보겠다고 예수님을 찾아와서 간청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백부장의 믿음과 사랑 때문에 그 하인은 중풍병에서 고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축복입니다. 종이 주인을 아버지처럼 섬겼기에 주인이 그를 아들처럼 귀하게 여겨줍니다. 종이 주인을 최선을 다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섬겼기 때문에, 그런 하인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서 백부장은 예수님께 나와서 그 하인을 고쳐달라고 호소를 하고 고침을 받게 되었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그에 대한 상급을 주십니다. 반드시 보상해 주십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십시다. 눈가림만 하는 식으로 일하지 말고, 조금 힘들더라도 성실한 마음으로 일하십시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을 만큼 성실하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성실하게 임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인정을 받게 될 날이 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그런 사람들로 살아야 합니다. 성실함을 인정받는 신앙인으로 말입니다.

< 2016년 3월 1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