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주는 네 마디의 말씀②

< 본문 - 요한복음 21:1-14 >

  누가복음 15장에 우리가 ‘탕자의 비유’라고 말하는 비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돌아올 유산을 미리 달라’고 하여,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그 유산을 가지고 아버지가 없는 먼 나라고 가서는 그 많은 재산을 다 탕진하고 맙니다. 재산만 탕진하고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때마침 그 나라에 큰 흉년이 들어서 먹을 것이 없어지자 그 둘째 아들은 남의 집 머슴으로 들어가 그 집에서 돼지 치는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너무 큰 흉년이 들었기 때문에 그 아들은 돼지들이 먹는 쥐엄열매조차 먹지 못해 굶주려 죽을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때 아들은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었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면서 아들은 마음속에 여러 번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는 아버지에게 아들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그러니 아버지에게 가서 굶어죽지 않게 품꾼으로 써 달라고 해야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지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유산을 물려주지 않는 당시 중동지역의 문화적 특성상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유산을 물러달라고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불효를 한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아버지의 눈길이 닿지 않는 먼 나라로 가서는 허랑방탕하며 그 많은 재산을 다 탕진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신 한 자신이 물려받은 그 유산은 아직도 아버지의 소유나 다름이 없는 것인데, 그것을 다 탕진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완전 거지가 되어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니 모든 돈을 탕진하고 완전 거지가 되어 돌아가는 그런 자신을 아들로 받아달라고 말하기가 너무너무 부끄러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집에 가까이 갔을 때 아버지는 거지의 몰골로 돌아온 아들에게 달려가서는 아들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맞아줍니다. 아들이 아닌 품꾼으로 받아달라는 아들의 마음과는 달리 아버지는 그 못난 둘째를 예전과 다름이 없는 아들로 받아들여줍니다. 그리고 ‘죽었다고 생각되었던 아들이 살아 돌아왔노라.’며 큰 잔치를 열게 합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받아 먼 타국에 가서 모두 탕진하고서 거지가 되어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는 아무 것도 따지지 않습니다. ‘왜 예전에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달라고 했느냐? 그 많은 돈을 어디에다 써버렸느냐? 야심차게 아버지 품을 떠났으면 성공해서 돌아올 일이지 왜 이 몰골을 하고서 돌아왔느냐!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 그런 것 하나도 묻지 않습니다. 그냥 살아왔다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아들을 얼싸안고 입 맞추고 받아줍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지난날의 허물을 따지지 않습니다. 지난 날 그가 했던 잘못을 떠올리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받아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탕자의 비유’라고 말하는 누가복음의 이 이야기를 ‘탕자의 비유’가 아닌 ‘사랑하는 아버지에 대한 비유’라고 말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그런 아버지와 같은 사랑의 이야기가 오늘 본문에도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에는 모두 뿔뿔이 흩어졌던 제자들입니다. ‘주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주님을 부인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제자들이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에는 모두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안식 후 첫날 아침에 무덤에 찾아갔던 막달라 마리아를 통해서 무덤에 예수님의 시신이 없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베드로와 요한은 그 무덤에 직접 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주님의 시신을 감싸던 세마포와 머리에 씌워져 있던 수건만 무덤 안에 있고, 무덤에 아무 것도 없음을 보게 됩니다. 그날 밤 도마를 제외한 열 명의 제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드디어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뵈었다고 이야기를 해도 그 말을 믿지 못하던 도마에게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도마를 비롯해서 열한 명의 제자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 주님께서 두 번째로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제자들은 그렇게 두 번씩이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그런데도 베드로가 ‘나는 고기나 잡으러 가야겠다.’고 말하자 여섯 명의 제자들이 ‘그럼 우리도 고기나 잡으러 가자!’ 그러면서 우르르 갈릴리로 떠나버렸습니다. 그들은 모두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기 전에 그 갈릴리에서 고기를 잡으며 살던 어부들이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뵈었음에도 불구하고, 십자가 앞에서 호언장담했던 자신들의 부끄러운 모습 때문에 그들은 자기들이 더 이상 제자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 자신들이 얼마나 못난 사람들이었는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자신들이 주님 앞에서 힘주어 말하던 그 말조차 지킬 수 없는 나약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런 자신들이 주님의 제자라고 남아 있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을 낚는 주님의 제자’라는 자리에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옛날 ‘고기잡이나 하던 어부’의 시절로 돌아 가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갈릴리에 모여든 그 ‘어제의 용사들’ 일곱 명은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이제 날이 새어갑니다. 갈릴리 호수의 특성상 주로 밤에 고기를 잡던 제자들에게 이제 고기잡이를 끝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고기잡이 하던 것을 마감해야겠다고 생각되던 그 때에 그들은 바닷가에 어떤 낯선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시라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그 낯선 이에게 관심 갖지 않고 마지막 그물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 낯선 이로부터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고 말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던 못난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첫 번째 하신 말씀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는 이 말씀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도 낙심된 마음에 옛 생활로 돌아 가버린 제자들에게, 그리고 옛 생활로 돌아와서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잡지 못한 실패한 인생들에게 자신들의 실패한 모습을 보게 만드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람은 때로 자신들이 겪는 힘든 상황 때문에, 때로는 지나친 열정 때문에 실패한 자신들의 모습을 바로 보지 못한 채 살아가곤 합니다. 실패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실패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끝까지 붙잡으려 하기도 합니다. 그 때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도록 하십니다. 실패한 인생에 대해 책망하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패한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고 그 실패의 자리에서 다시금 일어서도록 하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는 낯선 이의 질문에 제자들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자기들의 실패를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자 그 낯선 이는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낯선 이의 그 말을 듣고서 지체하지 않고 그물을 던졌습니다. 그 낯선 이가 어부인지 아닌지도 모릅니다. 그의 말을 들으면 정말로 고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는 그 말을 듣고는 곧장 그물을 던졌습니다. 이것은 제자들이 지난 밤 밤이 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잡지 못했던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는 행동입니다.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물을 내리자 정말로 그들은 고기를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몇 마리만 잡은 것이 아니라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제자 요한이 그 낯선 이를 알아봅니다. 그 분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바닷가에 서 계신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라는 것을 알아본 요한은 베드로에게 ‘저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시라.’고 알려줍니다.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던 베드로는 ‘저 분이 주님이시라.’는 요한의 말을 듣고는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 내렸습니다. 성질 급한 베드로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입니다. 주님이 거기까지 찾아오셨다는 사실에 너무 놀란 베드로가 헤엄을 쳐서라도 빨리 주님께 가고 싶어서 배에서 뛰어내린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은 고기가 가득 잡힌 그물을 끌고 바닷가로 나왔습니다. 바닷가에 나와 보니까, 주님께서 숯불을 피워놓으시고는 그 위에 어디서 났는지 생선과 떡을 굽고 계셨습니다. 그러면서 세 번째 말씀을 하십니다. “지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 오라.”

   주님께서는 지금 밤새도록 고기잡이를 하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실패로 인해서 좌절하고 있는 제자들, 밤새도록 고기잡이를 하느라 피곤해 있는 제자들을 위해서 친히 음식을 준비해 놓으신 것입니다. 밤새도록 배고픔과 싸워가며 고기를 잡던 제자들에게, 아무 것도 잡지 못해서 더욱 피곤해 있던 제자들에게 먹여주시려고 생선과 떡을 준비시켜 놓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방금 잡은 생선을 좀 가져 오라.’ 여러분, 왜 예수님께서는 방금 잡은 생선을 가져오라고 하셨습니까? 이미 숯불 위에는 예수님이 준비하신 고기도 있고, 떡도 있습니다. 고기와 떡이 먹기 좋게 구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방금 그들이 잡은 생선을 가져오라고 하십니다. 분명한 것은 숯불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것들이 어제의 용사들인 그 일곱 명의 제자들이 먹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고기를 가져오라고 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서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도 5천 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기적을 베푸시는 분입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금방 너희가 잡은 그 물고기를 가져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말씀에 순종하여 얻은 그 귀한 결실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님께서 ‘방금 잡은 생선을 가져 오라.’고 말씀하시자 베드로가 가서 고기가 가득한 그물을 바다에서 육지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는 그물에 가득 잡힌 고기를 세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153마리였습니다. 그것도 큰 고기가 153마리였습니다. 큰 고기가 153마리나 잡혔다고 하는 것은 당시 고기잡이 도구에 비하면 정말 놀라운 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라. 이같이 많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아니하였더라.”(11절) 우리가 생각할 때 ‘153마리가 뭐 많다고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천 년 전 당시의 그물을 만드는 기술에 비하면 153마리를 잡았다면 그것은 분명 그물이 찢어져야 맞습니다. 그랬기에 ‘그렇게 많이 잡혔지만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153마리를 잡은 것만큼이나 기적이었습니다.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던 제자들이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내리자 153마리를 잡았다는 것도 기적이고, 그렇게 많은 고기가 잡혔음에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기적입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방금 잡은 생선을 가져오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바로 그런 기적을 보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순종했더니 그런 기적을 체험하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이미 3년 전에도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 제자로 부르심을 받을 때, 그 때도 베드로는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이제 날이 새어 그물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배를 빌려 타셨습니다. 말씀을 마치신 후에 베드로에게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때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선생님, 우리가 밤이 새도록 고기를 잡으려고 많이 애썼습니다. 그런데도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그물을 내리라고 하시니 내리겠습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신 대로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내렸고,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5장의 기록에 의하면 그 때 베드로가 잡은 고기가 너무 많아 그물이 찢어졌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고기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야고보와 요한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배를 가지고 와서 찢어진 그물 사이로 도망치는 고기들을 주워 담는데, 베드로의 배와 야고보와 요한의 배가 모두 물에 잠길 정도로 많은 고기를 배에 실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난밤에는 실패했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 다시 한 번 시도했더니 그렇게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제자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순종했을 때 153마리의 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3년 전에도 그랬거니와 지금 갈릴리 호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그물을 내린 곳은 이전에 이미 그물을 내려 본 자리입니다. 이미 그물을 내렸지만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실패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실패의 자리 다시 도전하라고 말씀하시자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대로 그물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많은 고기를 잡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지난날 실패의 경험 때문에 같은 일을 다시 하려 하지 않습니다. 지난날의 실패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에 트라우마가 되어서 다시 그 일을 시도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지만 고기를 잡지 못했던 그 때와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었던 지금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이 뭔지 아십니까? 갈릴리 호수가 달라진 것 아닙니다. 제자들에게 고기잡이를 할 수 있는 기술이 더 많이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물이 더 튼튼하고 좋은 것을 바뀐 것도 아니고, 고기잡이를 도와줄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도 아닙니다. 밤새도록 고기를 잡으려 했던 지난밤과 많은 고기를 잡았던 지금과 상황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 똑같습니다. 달라진 것이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그곳에 주님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지난밤에는 주님 없이 고기잡이를 했습니다. 아니 주님의 낯을 피해서 갈릴리 호수로 도망치듯 와서 고기잡이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고기를 잡았던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주님께서 함께하십니다. 주님께서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순종했을 뿐입니다. 그랬더니 환경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 결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환경은 달라지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주님과 함께 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도 주님을 모시고 살면 우리의 삶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기적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우리에게 ‘모든 삶에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실패를 극복하는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승리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기적을 체험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여 어리둥절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네 번째 말씀을 하십니다. “와서 조반을 먹으라.” 주님께서는 밤새도록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파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을 정도로 허기져 있는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준비해 놓으시고는 ‘와서 아침식사를 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제자들은 배고픔도 느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주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 주님을 버리고 도망쳤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도 ‘고기나 잡으러 간다.’고 하고서 옛날 주님을 만나기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 와버렸습니다. 그렇게도 못난 자기들을 부활하신 주님께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찾아오셔서 실패한 인생을 성공으로 바꾸어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지금 주님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부끄러워 주님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습니다. 모두가 얼굴만 빨개져서 어찌할 줄을 몰라 서성이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1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 중에 어느 누구도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입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금 자신들의 눈앞에 계신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심이 너무나도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도 주님을 등지고 옛 생활로 돌아 와버린 자신들인데, 부활하신 주님께서 친히 갈릴리까지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니 주님을 떠난 자신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생각하면 감히 얼굴을 들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님께서 무어라고 꾸짖으셔도 달게 받아야할 상황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들을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너희들, 왜 나를 버렸느냐? 부활한 주님을 만나 뵙고도 왜 옛 생활로 돌아갔느냐? 니들 지금 제정신들이냐?’ 그렇게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주님은 지금 제자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너무나도 잘 아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와서 조반을 먹으라.” ‘와서 조반을 먹으라.’고 말씀하시고는 제자들에게 친히 구워놓으신 떡과 생선을 나누어 주십니다.

  그것이 주님의 사랑입니다. 누가복음 15장 ‘탕자를 사랑하신 아버지의 비유’에서 보았던 것처럼, 아버지의 유산을 다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는 아무런 책망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아들에게 입을 맞추고, 거지가 되어버린 아들을 꼭 끌어안아주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주님께서도 바로 그런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도 주님을 떠나 옛 생활을 돌아 가버린 제자들입니다. 이제는 제자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그들을 찾아오셔 그들을 책망하시는 대신에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베풀어주는 것만이 좌절해 있는 제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주님은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한다고 하면서 때로 주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님과 상관없는 삶을 살다가 쓰러지고 넘어져도 그래도 주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인생살이에 지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고, 좌절해서 모든 것이 다 싫어질 때에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아니 그럴 때일수록 주님은 더욱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우리 곁에 찾아오십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가 없어서 넘치는 사랑과 축복을 안고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와서 조반을 먹으라.” 이 말은 우리의 아픔을 아신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못났다 하더라도 주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 말씀은 우리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 지를 다 아시고 이미 주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준비해 놓으셨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갈릴리로 가서 고기잡이를 하던 제자들의 모습이 혹 우리의 모습과 같지 않습니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도 죄책감에 옛 생활로 돌아 가버린 제자들, 주님을 떠나 열심히 고기잡이를 하려 하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제자들, 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심을 받고 믿음으로 산다 하면서도 때때로 하나님의 품을 떠나 우리의 마음대로 살려 합니다. 우리를 도우시는 주님의 손을 놔버린 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 실패를 경험하곤 합니다. 내 유익과 세상적인 욕망 때문에 신앙인으로서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가기도 하고, 세상과 손잡고 세상의 것을 움켜쥐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기도 합니다. 때로는 주님의 눈길을 외면하면서 바른 길을 가도록 권면하시는 하늘의 음성까지 애써 외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렇게 못난 우리들이라 하더라도 좌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못한 우리들일지라도 우리 주님께서 그런 우리들을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떠나 갈릴리 호수로 가서 고기잡이를 하던 제자들을 찾아오신 우리 주님께서, 오늘은 우리의 삶에서 때론 좌절하고 때론 실패하고 때론 넘어져 고통 가운데 있는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다시금 일으켜 세워주시려고 사랑으로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아무리 못난 우리들일지라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 2016년 4월 10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