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되는 인생, 힘이 되는 인생

< 본문 - 창세기 26:34-35 >

  지난 해(2015년)에 개봉한 ‘스틸 앨리스’(Still Alice)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로 여주인공인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가 지난해인 2015년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인 ‘스틸 앨리스’는 세 아이의 엄마이고, 사랑스러운 아내이며 동시에 존경받는 교수입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이 살던 앨리스에게 있는 유일한 고민거리는 막내딸 리디아가 대학 진학을 거부하고 배우가 되겠다고 하는 것뿐입니다. 그 정도로 앨리스는 거의 완벽하다고 말할 정도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더니 점차 그 증상이 심해집니다. 강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조깅을 하느라 남편과 한 저녁 약속도 잊어버립니다. 일상생활에서 점차 기억을 잃어가고, 심지어는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찾지 못합니다. 앨리스는 그런 자신을 바라보면서 남편 존에게 ‘자신의 병이 차라리 암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할 정도로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비참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평생 존경받는 훌륭한 언어학 교수로 살아온 자신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하고 싶은 말조차 생각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창피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걸린 그 희귀성 알츠하이머가 유전된다는 사실입니다. 앨리스의 그 병이 아버지께 물려받은 것이고, 그녀의 자녀들도 그런 희귀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앨리스의 그런 우려대로 그녀의 큰 딸인 애나에게도 희귀성 알츠하이머가 유전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것보다도 그것이 딸 애나에게 유전되었다는 것에 너무나도 가슴 아파합니다.

   더구나 남편 존은 회사에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희귀성 알츠하이머가 발병한 아내 때문에 그 기회를 뒤로 미루어버립니다. 배우가 되겠다고 대학까지 포기한 막내 딸 역시 희귀병에 걸린 엄마를 위해서 배우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LA에서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그런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앨리스는 자신이 가족들에게 짐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앨리스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지만 가족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앨리스를 원망하지 않았고, 지금 자기 가족에게 닥친 그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아내로써, 그리고 엄마로서 남편과 자식들이 그렇게 자신으로 인해 닥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모습을 보면서 더 가슴이 아파옵니다. 아내가 희귀성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것을 안 순간 남편 존은 ‘어느 순간에도 당신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병세가 깊어지면서 그런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가슴이 아파 남편은 결국 막내딸 리디아에게 아내를 맡기고 다른 지역으로 일을 하러 떠나고 맙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것은 ‘기억’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때론 그것이 결코 짐으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희귀성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앨리스가 그녀의 남편에게 말한 것처럼 어쩌면 ‘암보다도 더 힘든’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족 누군가에게, 아니 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짐을 서로 나눠질 때, 그것은 짐이 아니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짐이 된 채 살아갈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를 전적으로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갓 태어나서는 어머니의 품을 의지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때에는 어머니의 젖을 먹으며,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우리는 우리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우리의 보호자가 되어주셨던 부모님의 품을 떠나야 합니다.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도 여전히 부모님의 품안에만 머물러 있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성장한 후에도 여전히 부모님께 짐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때 우리 사회의 일부 젊은이들을 빗대어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를 겪으면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되지 않자, 여전히 대학에 남아 있기 위해서 휴학을 하거나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학생신분을 유지하고, 또 대학을 졸업한다 하더라도 취업이 되지 않으니까 계속해서 부모님의 신세를 지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캥거루족’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즘은 ‘신 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신 캥거루족’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직장에 다니며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모님을 떠나지 못하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경제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서든지 아니면 자기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기 위해서 그러던지, 결혼해서 독립해야 함에도 여전히 부모님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부모님을 의존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지난 IMF와 유럽발 경제위기 때 캥거루족으로 살던 사람들이 나이만 먹고 늙어지면서 지금 이 ‘신 캥거루족’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여전히 부모님의 짐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대학까지 공부하고 직장에 취업을 하고 결혼을 했다면 이제 독립하여 그동안 키워주시고 도움을 주신 부모님께 오히려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여전히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산다는 것은 부모님의 짐이 되어 산다는 것을 말합니다. 부모님께 짐이 되는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에서가 결혼을 한 이야기입니다. 에서가 나이 사십이 되었을 때 헷족속의 두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35절에서는 에서가 아내로 맞아들인 그 두 여인이 에서의 부모님인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근심이 되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근심이 되었다.’는 말은 짐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아들 에서가 결혼하여 며느리 둘을 얻게 되었는데, 그것이 왜 부모의 마음에는 짐이 되었을까요? 에서가 아내로 맞아들인 두 여인은 모두 헷족속입니다. 헷족속은 당시 가나안 땅에 살던 민족입니다. 고대역사에서 히타이트족(Hittite)으로 알려진 이 헷족속은 소아시아 시리아 북부 지역을 무대로 주전 2천 년경에 활발하게 활약했던 민족으로, 철기문명을 만들어낸 민족입니다. 그들 가운데 일부가 가나안 땅으로 이동해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창세기 23장에 보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죽었을 때 아브라함은 사라를 매장할 매장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살고 있던 그 헷족속으로부터 매장지를 구입해 사라를 장사지냅니다. 그러면서 창세기 23:7절에서는 그 헷족속을 ‘그 땅 주민’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과 헷족속이 그렇게 관계를 맺은 지 60년이 조금 더 지난 때입니다. 이삭의 아들 에서가 나이 사십이 되어 장가를 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에서가 아내라고 데리고 온 두 여인이 모두 헷족속의 여인이었습니다. 그 여인들이 결국에는 에서의 부모인 이삭과 리브가에게 마음의 큰 짐이 되었습니다.

  그게 왜 부모의 마음에 큰 짐이 되었는지는 이삭과 리브가의 삶을 통해서 엿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26장은 가나안 땅에 흉년이 들어 이삭이 그랄 블레셋 땅으로 이주해 간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블레셋 땅에 거주하면서 이삭은 하나님께로부터 엄청난 복을 받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삭은 외지에서 온 이방인인데, 그 이방인이 자기들보다 농사도 더 잘 짓고 더 부자가 되자 시기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점점 부자가 되어가는 이삭을 자기들 땅에서 쫓아내고 맙니다. 이삭은 자신이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블레셋 사람들의 시기심 때문에 결국 블레셋 땅을 떠나야 했습니다. 블레셋 땅에서 쫓겨난 이삭이 그랄 골짜기로 가서 살게 되는데, 거기서도 이삭은 하나님께 복을 받습니다. 아버지인 아브라함 때 팠던 우물들을 파자 거기서 물이 나옵니다. 가나안 땅에서 우물 하나를 얻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삭은 우물 하나만 얻은 것이 아니라, 우물을 파는 곳마다에서 물이 나왔습니다. 그것은 굉장한 축복을 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블레셋 땅에서 쫓겨난 이삭이 쫓겨난 이후에도 그렇게 복을 받자, 그랄 사람들이 와서는 이삭이 판 우물까지도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며 빼앗아가려 합니다. 이삭은 싸우기가 싫어 자신이 판 우물을 그랄 사람들에게 줘버립니다. 그리고는 블레셋 땅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브엘세바에 정착하여 살게 됩니다. 이삭이 브엘세바에 정착한 과정을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창세기 26:25절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삭이 그곳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거기 장막을 쳤더니 이삭의 종들이 거기서도 우물을 팠더라.”

   여러분, 오늘날 우리가 어딘가로 이사를 가려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순서로 거주지를 정하십니까? 우리는 가장 먼저 직장이나 일자리를 정합니다. 그리고 그 일터 근처에다 집을 장만하고, 집 근처에서 다닐만한 교회를 찾아 등록을 하고 신앙생활을 합니다. 간혹 그 순서가 조금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집을 정하고, 그 다음에 직장을 구합니다. 그리고 나서 교회를 찾습니다. 그게 오늘날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삭은 달랐습니다. 이삭은 먼저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장막을 치고, 거기에다 우물을 팠습니다. 오늘날의 모습으로 말한다면 이삭은 가장 먼저 하나님께 예배드릴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 근처에다 집을 장만하고, 그리고나서 직장을 구했습니다.

   여러분, 이 순서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삭은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집을 장만하는 것보다 먼저가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직장을 구하는 것보다 먼저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리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알고 그렇게 살았던 이삭에게 하나님께서는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할 정도로 복을 주셨던 것입니다. 가는 곳마다 우물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삭에게는 많은 가축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축들을 기르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이 우물입니다. 아무리 살기 좋은 땅처럼 보일지라도 거기에 가축들에게 먹일 우물을 찾지 못한다면 거주지를 옮겨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삭은 우물을 얻지 못해 가축을 기르는 일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먼저 제단을 쌓고 장막을 쳤습니다. 그 다음에 우물을 팠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필요한 우물들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게 이삭의 삶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말로 한다면, 이삭은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님 중심으로 살았습니다. 예배드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이삭의 아들 에서가 헷족속의 여인 둘을 아내로 맞아들였던 것입니다. 가나안 주민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특별히 가나안 땅은 지중해를 끼고 있는 서쪽 해안가를 제외하고는 토지가 척박하여 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동쪽으로 요단강이 흐르는 것을 제외하면 상시로 물이 흐르는 강이 없습니다. 비가 올 때에는 냇가가 되어 물이 흐르지만, 비가 그치면 금새 물이 마른 골짜기로 변해버립니다. 그런 골짜기를 '와디'(Wadi)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이기 때문에 가나안 사람들은 미신을 많이 섬겼습니다. 자기들 힘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 없으니까, 비를 내려 농사를 잘 짓도록 해 달라고 신에게 빌었습니다. 그래서 가나안 땅에는 우상이 만연해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우상이 바알과 아세라입니다. 가나안 사람들이 바알과 아세라를 미친 듯이 섬긴 이유는 그 바알과 아세라가 농사의 신이요 풍요를 가져다 줄 신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고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가나안 백성들은 거의가 우상의 제사장이라고 말할 정도로 우상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 40년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려 할 때에, 하나님께서 ‘가나안의 일곱 부족을 반드시 쫓아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살면 되지,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당시 가나안 백성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우상의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남겨두는 한 그곳에 들어가 살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조차도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믿음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난안 일곱 부족을 반드시 쫓아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에서가 자기의 아내라고 데리고 온 헷족속의 두 여인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여인들 역시 우상숭배에 절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직 하나님 섬기는 일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던 이삭과 리브가의 입장에서 우상숭배에 절어 있는 두 여인이 며느리라고 들어오니 어찌 근심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 여인들이 에서 뿐만 아니라 이삭의 가문을 우상으로 물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게 된 것입니다.

   에서는 지금 아버지와 어머니의 신앙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일을 가장 먼저 하며 살아온 부모님의 신앙이 왜 그리 중요한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헷족속의 여인들을 아내로 맞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두 여인은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짐 덩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찌 두 여인만 그러겠습니까? 우상을 섬기는 두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인 에서 역시 부모님의 마음에 큰 짐 덩어리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부모님의 신앙이나 부모님의 마음을 잘 헤아렸더라면 결코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에서가 결혼할 여인을 데리고 왔다는 것은 굉장히 복된 일입니다. 한 가정에 가장 큰 대사(大事)는 결혼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도 결혼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하고 했습니다. 그마 만큼 결혼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축복받아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데 에서의 결혼은 축복받을 일이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에 근심만 가득 안겨준 짐 덩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에서는 이삭과 리브가에게 큰 아들입니다. 이삭이 40세에 리브가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20여 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늦게서야 - 결혼한 지 20년이 지난 후에야 쌍둥이를 낳을 수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20년 만에 낳은 아들들이기 때문에 에서와 야곱은 부모님께 정말 중요한 자식들입니다. 그 두 쌍둥이 아들 가운데 에서는 특별히 장자입니다. 그리고 남자답습니다. 사냥도 잘 하고, 활동적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 리브가는 내성적이요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야곱을 더 사랑했습니다만, 에서와 야곱은 둘 다 부모님께는 큰 기쁨이 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식이 없다는 것은 곧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때인지라, 이삭과 리브가에게 에서와 야곱은 정말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그 자식들이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님께 힘이 되어주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인생에 힘이 되어주던 바로 그 아이들 가운데 하나인 장자 에서가 부모님의 마음에 큰 짐을 지워주고 말았습니다.

  에서가 결혼한 나이가 40세였습니다. 나이가 40이나 되었고, 결혼하여 이제는 가정을 꾸밀 정도라면 에서는 부모님께 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모님께 힘이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결코 짐 덩어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에서는 결혼하면서 부모님께 큰 짐을 떠안겨주고 말았습니다. 마음에 큰 근심을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처음 드렸던 질문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누군가에게 짐 덩어리는 아니십니까? 우리는 결코 짐 덩어리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삶을 산다면, 에서와 에서가 데리고 온 두 헷족속의 여인들로 인해서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큰 근심을 안겨준 것처럼 우리로 인해서 하나님의 마음에 큰 근심을 안겨드리는 것이 되고 맙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야 하는데, 우리가 세상의 것을 좇아 살다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런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너무나도 아파하실 것입니다. 바른 신앙, 바른 믿음으로 살아야 할 우리가 믿음을 따라 살지 않고 세상에 속하여 세상의 것만을 즐기며 산다면 그런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는 짐 덩어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에서도 짐이 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정에서도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든 사업을 하든 우리의 삶에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는 든든한 버팀목과 같은 사람, 삶에 용기를 잃고 낙심해 있는 사람에게는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람, 인생살이의 짐이 너무 무거워 곧 쓰러질 것만 같은 걸음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지팡이와 같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으로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명하여 부르실 때에는 우리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도록, 하나님께 짐이 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삶을 사십시다. 나를 통해서 누군가가 힘을 얻고 담대함을 얻어 삶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이 되어주는 인생’으로 사십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삶을 살면,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더 큰 힘을 주실 것입니다. 누군가의 버팀목과 지팡이 같이 더 아름답게 쓰임 받는 사람이 되도록 말입니다.

< 2016년 7월 10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