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머무를 곳은?

< 본문 - 시편 15:1-5 >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집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 가장 필요한 것 세 가지를 이야기할 때 ‘의식주’(衣食住)라고 말합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고, 먹는 것이 또한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집의 문제입니다. 집이라는 것은 단순히 잠을 자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집은 우리의 안전을 보호해 주는 울타리입니다. 그리고 그 집은 우리에게 쉼과 안식을 줍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쉼을 얻으며 함께 생활하는 사람을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가족은 같은 공간 안에 머물 때 진정한 가족으로서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가족들이 함께 머물 공간을 얻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가족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좋은 집을 갖고 싶어 합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그런 집에 대한 개념이 왜곡되기도 했습니다. 가족의 행복과 쉼을 얻기 위해 필요한 집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것은 분명 집에 대한 왜곡된 현상입니다. 집은 우리에게 안녕과 평안, 그리고 쉼을 주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평안을 누리고 쉼을 얻어야 할 집이 때로는 우리에게 평안을 주지 못하고 쉼을 얻게 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비단 오늘 우리 시대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하면서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부터 그랬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난 후,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왜 먹지 말라 한 그것을 따먹었느냐?’고 물으실 때 아담과 하와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에덴동산은 아담과 하와에게 집이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아담과 하와가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고 책임을 전가하면서 그들은 더 이상 그 집에서 평안과 쉼을 얻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는 그 집에 머물 자격을 상실하고 말았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아담과 하와를 그들의 집인 에덴동산에서 쫓아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쉼과 평안을 얻어야 할 집에서 쫓겨난 우리 인간에게 하나님께서는 참된 안식을 얻을 수 있는 다른 공간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성막이고 성전입니다. 아담과 하와 이후 우리 인간은 안식의 처소로 주신 집에서 참된 안식과 평강을 얻지 못하고 안식의 처소 밖에서 다른 안식을 얻으려 했습니다. 그런 우리 인간을 긍휼히 여기셔서 우리에게 대안으로 주신 안식의 처소가 바로 성막이고 성전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과 참된 안식을 얻으려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성전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참된 안식과 평강을 얻기 위해서 성전을 찾아가지만, 그 성전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전에 들어갈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거기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명기 23:1-8절에 보면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과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이 구분되어 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다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라 하더라도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역대하 23:19절에서는 성전의 문지기가 성전의 여러 문에서 성전을 들어갈 수 없는 부적격자에 대해서 출입을 통제했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공식적인 예배와 어떤 의식이 거행될 때에 성전 문 앞에서 성전에 들어가기 위한 일종의 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씀입니다. 세상의 집은 돈만 가지면 얼마든지 흥정을 해서 내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전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가졌다 하더라도 성전에 들어갈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성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무리 높은 권력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유다의 열 번째 왕인 웃시야가 그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성전에 들어가서 분향을 하려 하다가 하나님께 진노를 받아 나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나병에 걸린 웃시야 왕은 왕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죽을 때까지 성전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성전은 그런 곳입니다. 돈이 많고 권력이 높다고 그 힘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러면 누가 성전에 들어갈 수 있는가? 오늘 본문이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성전에 들어가기 전에 성전 문에서 행하던 예식을 위한 노래입니다. 본문은 다윗의 시입니다. 그런데 이 다윗의 시가 성소와 성전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그 성전 앞에서 대화하듯 부르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1절은 성전을 찾아온 사람들이 성전 문 앞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러면 성전 문 안에 있던 제사장이나 성전 문지기가 2-5절 상반절로 화답을 합니다. 그리고 5절 마지막 부분은 이 노래의 결론입니다.

   성전에 들어가기 위해서 성전을 찾아온 사람들이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이오며 주의 성산에 사는 자 누구입니까?” 여기서 ‘장막에 머무르다’라고 할 때 ‘머무르다’는 단어와 ‘주의 성산에 산다’고 할 때 ‘산다’는 말은 하나님의 허락을 받은 예배자가 성소 안에 들어가 하나님의 보호를 받는다는 뜻입니다. 성전 밖에서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또 불의를 행하는 사람들에게 박해를 받으며 살지만, 성전에 들어가 성전에 머물러 사는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박해자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시편 27:5절에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호와께서 환난 날에 나를 그의 초막 속에 비밀히 지키시고 그의 장막 은밀한 곳에 나를 숨기시며 높은 바위 위에 두시리로다.” 이것이 성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갖는 신앙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장막에 들어가면 하나님께서 그 어떤 환란 가운데서도 비밀히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하나님의 장막 은밀한 곳에 나를 숨겨주심으로 악한 자가 나를 찾아내지 못하게 하십니다. 그것이 여호와의 장막에 거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그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지켜주심을 깊이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은 성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누가 그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지켜주시는 은혜 안에 머무를 수 있습니까? 본문 2-5절에서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실천하며 그의 마음에 진실을 말하며 그의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아니하고 그의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며 그의 이웃을 비방하지 아니하며 그의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존대하며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하며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주지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하지 아니하는 자”가 주의 장막과 주의 성산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할 수 있는 사람의 첫 번째 조건은 ‘정직하게 행하는 것’입니다. ‘정직하다’는 단어의 구약성경 언어는 ‘타밈’입니다. 이 타밈이라는 단어는 ‘완전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이 ‘정직하게(타밈)’ 산 사람으로 언급된 사람이 두 명이 있습니다. 노아와 아브라함입니다. 성경은 노아를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타밈)였다”(창세기 6:9)고 말씀합니다. 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타밈)’고 말씀하십니다.(창세기 17:1) 이 ‘정직하다(타밈)’는 말은 완전하게 사는 것, 온전하게 사는 삶을 말합니다. 우리 인간이 어찌 하나님께 완전한 사람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노아에게 ‘완전한 사람이었다.’고 말씀하고 있고, 아브라함에게도 ‘완전한 삶을 살라.’고 명령하십니다. 여기서 완전하다는 뜻은 조금도 흠이 없는 삶을 살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 책망 받지 않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의 은혜의 품에 안길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보실 때 책망하지 않으실 그런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좀 더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고,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안식의 복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성소에 들어갈 사람의 두 번째 조건은 ‘공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공의(쩨데크)’는 의로움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을 공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내 마음대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것이 내게 손해가 된다 하더라도 그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네 이웃의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에는 ‘내게 가진 것이 별로 없는데요! 나 쓸 것도 부족한데요!’라고 변명하지 않고, 그대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마음에 진실을 말하는 사람’입니다. ‘마음’은 내면의 생각과 의도입니다. 우리 인간의 내면 깊이에 자리잡고 있는 마음과 생각까지도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2절에 나오는 세 동사(정직하게 행한다, 공의를 실천한다. 마음에 진실을 말한다.)는 모두 분사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분사형이라는 말은 그 행동이 오랫동안 반복되면서 습관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정직하게 행하는 삶과 하나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삶, 그리고 마음과 생각까지도 진실한 삶이 습관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살려고 힘써 노력하지 않아도 삶과 행동에서 늘 정직함이 묻어납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내 삶이 그렇게 말씀을 따라 살도록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늘 좋은 생각을 하고 바르고 정직하게 말하도록 사고와 생각 자체가 늘 진실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평강과 안식의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3절은 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그의 마음에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않는 것과 그의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는 것, 그리고 이웃을 비방하지 않는 것’입니다.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않는다.’는 말은 몰래 다니며 다른 사람의 잘못을 캐내어 그것을 사방에 퍼뜨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않는다.’는 말은 말로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웃을 비방하지 않는다.’는 말은 이웃에 대해서 악한 말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이웃에 대해서 악의적인 말을 할 때 그것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3절의 내용은 남의 험담을 늘어놓지 않으며, 말로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상처를 주지 않으며, 남에 대한 비난을 들어도 그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안식과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이웃을 비난이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뿐더러, 이웃의 불행을 즐거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그런 사람에게 마음의 평안과 안식을 주십니다. 그런 사람이 드리는 예배를 기쁘게 받으십니다.

   4절에서는 ‘망령된 자를 멸시하고,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를 존대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망령된 자’라는 말은 하나님에 의해서 버림받은 사람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경멸하여 신앙공동체에서 쫓겨난 악인을 말합니다. 그런 악인들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부모를 존경하고 공경하듯이 항상 그들과 교제하여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을 나도 좋아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아니하시는 사람과는 가까이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어떤 사람과 가까이 하는 것이 내게 유익이 된다 할지라도 그의 삶이나 성품에 하나님께서 좋아하실 모습이 없다면 그를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을 잘 사귀어놓으면 그 사람이 내게 유익이 되고, 세상에서 출세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면 그를 가까이 하려 합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고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를 가까이 할 때 세상적으로 내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으면 그를 가까이 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세상적인 사고에 물들어 사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모습은 다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은혜를 받는 사람이 되려면, 하나님께서 좋아하시고 기뻐하시는 사람과 가까이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좋아하시지 않는 일을 즐겨 하는 사람과는 멀리 해야 합니다.

   그런 모습이 그 다음의 성품에서도 드러납니다. 서원한 것은 내게 손해가 된다 할지라도 지키는 사람이 주의 장막과 성산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과 한 약속을 지키려다 보면 세상적으로는 분명 손해가 됩니다. 때로는 내가 바보가 아닌가 할 정도로 어리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한 약속이기에 손해가 된다 할지라도 지키는 사람, 그를 하나님께서는 사랑하시고 그를 기뻐하십니다.

  5절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의 장막에 머물 수 있는 사람은 이자놀이를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구약성경에서는 동족에게 이자를 받기 위해서 돈을 빌려주는 것을 철저하게 금하고 있습니다. 혹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돈을 빌려 줄 수 있는 있습니다. 그런데 내 주머니를 더 풍족하게 채우겠다는 목적으로 돈을 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내게 돈을 빌리려 하는 사람은 삶이 그 만큼 힘들고 절박하기 때문에 돈을 빌리려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그런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서 유익을 얻으려 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당시 고대 중동에서는 고리대금이 성행했다고 합니다. 고대 바벨론에서는 33.3%의 이자를 요구했고, 앗수르에서는 50%에 해당하는 이자를 내야 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 결코 이자놀음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엄청난 획기적인 명령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런 하나님의 요구를 따라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품에 머무르려 하는 사람은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하고, 무죄한 자를 해하려고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됩니다. 재판관이나 증인은 모두 공정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시대이고 뇌물은 재판의 공정성을 해쳐 정의를 무너뜨립니다. 돈이라는 거대한 힘과 유혹 앞에서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만이 하나님이 계신 성소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오늘 본문은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시가 성소나 성전에 들어갈 때 부르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희생제나 성결의식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직 윤리적인 삶만을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누가 성소에 들어가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고 묻는다면 ‘좋은 예물을 드리는 사람’이라거나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사무엘 선지자의 말씀처럼 성경에서는 제사나 예배보다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마땅히 살아야 할 정직하고 바른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 앞에 바른 삶을 사는 사람이 주의 장막에 머무를 수 있고, 주의 성산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문 5절 마지막에서는 바로 그런 사람은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은 단순히 ‘복을 받는다.’거나, ‘위험한 순간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도움을 주신다.’는 의미를 넘어선 귀한 뜻이 있는 말씀입니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이 표현은 시편에서만도 25번이나 기록될 정도로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반석이 되어주시는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원한 반석이신 하나님께서 그의 인생의 기초가 되어 그로 영원히 흔들리지 않게 지켜주신다는 약속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배당에 들어왔다고 다 진정한 예배자는 아닙니다.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만이 진정한 예배자입니다.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지금 예배 시간에 내가 어떤 마음을 갖느냐 하는 것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의 자리에 나올 때까지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중요합니다. 비록 지금 우리가 예배의 자리에 앉아 있는다 하더라도 여기에 올 때까지 내 삶이 거짓과 불의로 가득 차 있었다면, 그런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께서 결코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드리는 예배를 기뻐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예배당에 올 때에 옛날 성전 문지기가 그런 것처럼 ‘당신은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올 자격이 없는 사람이오!’라고 들어오는 것을 막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품에 머무를만한 삶을 살지 않았다면, 우리가 아무리 하나님의 품에 안기고 싶어도 하나님의 품에 머무르며 안식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교회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만을 기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당 밖에서 우리의 삶이 예배자처럼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우리의 예배는 가식이 되고 맙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진실한 삶, 정직한 삶, 의로운 삶을 살 때 그런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십니다. 그런 우리를 하나님께서 당신의 품에 품어 주십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머무를 곳은 어디입니까? 그곳은 바로 하나님의 품입니다. 거기에 진정한 안식과 평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안식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우리 정직하고 진실한 삶을 사십시다.

< 2016년 7월 1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