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하자보수

< 본문 - 욥기 19:1-6 >

  우리 인간은 완벽한 존재로 지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죄를 짓기도 하고, 허물을 끌어안고 살기도 합니다. 성경에 나와 있는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그들도 모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처럼 실수하고 허물을 가진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이라고 말하는 아브라함도 그의 일생에 얼마나 많은 실수를 겪으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인 모세 역시 참 많은 허물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라고 칭찬하셨던 다윗도 살인교사죄와 간음죄라고 하는 치명적인 죄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도라고 칭송을 받고 있는 사도 바울 역시 급한 성격 때문에 때론 실수하곤 했습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고 훌륭한 사역을 감당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실수하고 죄의 유혹 앞에서 흔들리는 연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사람 가운데 가장 하나님께 칭찬받는 믿음으로 살았던 사람이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욥입니다. 욥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었는지 하는 것을 우리는 욥기 1-2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욥은 자신만 신앙생활을 잘 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자녀들이 혹시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며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한 예가 욥기 1장에 소개됩니다. 욥의 자녀들이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의 생일을 맞아 형제들과 누이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생일 찬지를 열었습니다. 그러면 욥은 생일잔치를 끝마치고 난 후에 자기 자녀들을 다 불러놓고는 ‘혹시 생일잔치를 하던 중에 죄를 지은 것이 없나’ 하는 것 때문에 자녀들을 모두 성결하게 하고, 그 자녀들을 위해서 번제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녀들이 혹 부지중에 죄를 범하였다면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고, 더 나아가 그렇게 함으로써 자녀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죄를 범하지 않도록 경고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욥기 1:5절 마지막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욥의 행위가 항상 이러하였더라.” ‘욥의 행위가 항상 이러했다.’는 말은 욥의 평소 행실이 그랬다는 뜻입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의 자녀들까지도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죄를 짓지 않고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욥을 하나님께서 칭찬하셨습니다. 성경은 사탄을 등장시켜 하나님께서 그 사탄 앞에서 욥을 칭찬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1:8) 여러분, 이 말씀은 그냥 읽어서는 안 되는 말씀입니다. 욥을 칭찬하고 싶은 하나님의 간절한 마음을 갖고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욥을 바라보실 때 얼마나 사랑스럽고 기특해 하셨는지를 느끼며 읽어야 합니다. 사탄 앞에서조차도 칭찬하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 칭찬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욥을 칭찬하시는 하나님께 사탄이 이렇게 말합니다. ‘욥이 아무 이유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그에게 복을 주시고, 그를 지켜주시니까 욥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겠지요?’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결코 그런 것이 아니야. 욥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래서 결국 욥은 어떤 시련이 닥친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배신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신 하나님의 허락 하에 사탄에게 시험을 받게 됩니다. 가진 것 다 잃고, 사랑스러운 자식들을 한 날에 다 잃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것은 욥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무한 신뢰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나님께 칭찬을 듣고 신뢰를 받았던 욥에게는 허물이 없었을까? 욥은 그의 일생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온전한’ 삶을 살았을까? 우리가 앞서 전제한 것처럼, 아무리 하나님께 온전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았던 욥이라 하더라도 그에게도 실수가 있고 허물이 있었습니다. 욥기 1장에서 욥이 ‘번제를 드렸다.’는 표현에서 욥 역시 하나님 앞에 용서받아야 할 모습이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욥의 실수와 허물에 대한 자기 고백이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욥이 고난을 받고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자 욥의 친한 친구들이 욥을 위로하기 위해서 찾아옵니다. 욥을 찾아온 친구들이 처음 1주일 동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욥의 처지가 너무나도 처절했기 때문입니다.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품위가 있던 욥이었는데, 그가 가진 양이나 낙타나 소 등을 합하면 1만 마리가 넘을 정도로 부유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욥이 완전 거지의 몰골을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의 자식들도 다 죽고 없습니다. 그의 아내조차도 욥을 동정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욥의 온 몸에는 종기가 나서 눈을 뜨고는 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욥을 위로하겠다고 찾아온 친구들이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1주일을 지낸 후에 드디어 욥과 친구들 사이에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이 욥기 3장에서부터 기록되어 있습니다. 욥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욥에게 ‘네가 뭔가 잘못한 것이 있으니까 그런 벌을 받은 것 아니겠냐?’고, ‘네가 하나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런 벌을 내리신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죄 없는 사람을 벌하지 않으시는데, 네가 이런 일을 당한 것을 보면 분명 우리가 모르는 죄를 하나님께 지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욥을 몰아붙였습니다.

  욥은 친구들의 그런 주장에 대해서 ‘답답한 소리 하지 말라.’고 항변을 합니다. 그러다가 오늘 본문에 이르러서 욥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왜 이렇게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느냐? 너희가 내 친구라고 하면서 왜 나를 그렇게 학대하는 자처럼 말하느냐? 내가 만일 죄와 허물 때문에 이런 고난을 당한다면 너희인들 그런 죄와 허물이 없다는 말이냐?’ 이 말은 비록 욥이 자신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의 처지를 공감하지 못한 채 자신을 정죄하기만 하는 친구들에게 항의하는 투로 하는 말이지만, 이 말씀 안에는 아주 중요한 인생의 진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건 사람은 누구나 허물을 가진 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허물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그 죄와 허물에 대해서 당장에 벌하진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욥이 친구들에게 ‘그래, 내게 허물이 있다고 치자. 그 허물 때문에 내가 지금 이런 고난을 겪는다고 하자. 그러면 너희에게는 그런 허물이 없단 말이냐? 너희는 허물이 없는 깨끗한 삶만을 살아왔느냐?’ 그렇게 반문합니다. 이 물음은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허물이 없습니까? 허물이 없는 인생을 살고 계십니까? 부끄럽게도 저나 여러분이나 우리 모두는 허물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은 허물을 품고 살고 있습니다. 그 허물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도 많은 허물이 보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허물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허물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 허물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허물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허물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허물을 그냥 그대로 끌어안고만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유한하고 어리석은 인간이기 때문에 때로 실수도 하고, 때로는 죄를 짓기도 합니다. 수없이 많은 허물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핑계를 대고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산다면 그의 인생은 멸망으로 치닫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런 연약한 인간임을 아십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을 그대로 갖고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런 실수나 허물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건물로 비유한다면 우리 인생에 하자보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어떤 건물을 아무리 훌륭하고 멋지게 잘 지었다 하더라도 그 건물에 이상이 생기면 그 건물을 보수해야 합니다. 이상(하자)가 생겼을 때 그것을 고치는 것을 하자보수라고 말합니다. 우리네 인생에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훌륭하고 멋지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삶에 분명 실수가 있고 허물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우리 인생에 하자보수를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자보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을 때 보수를 해야 합니다. 그 때를 놓치고 보수를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자보수를 하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게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건물을 잘 지어놓았다 하더라도 이상이 생기면 고쳐야 합니다. 멋지게 지어졌다는 것에만 감탄하고 이상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 건물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되고, 언젠가는 삼풍백화점이 그런 것처럼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과 내 모습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실수와 허물이 있는지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욥은 자녀들이 생일잔치를 하고 나면 혹 잘못하고 죄를 범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자녀들을 불러다가 성결케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자녀들은 물론이고 욥 자신도 하나님 앞에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은 것은 없는지 돌아보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욥과 욥의 자녀들에게는 잘못과 실수와 허물을 줄이는 방법이었습니다.

   우리도 늘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내어놓고 돌아보아야 합니다. 나는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모습은 아닌지, 나의 말과 행동과 습관이 혹시 죄를 만들어내지는 않았는지,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내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나를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허물과 실수, 나의 죄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죄와 허물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회개의 자리에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죄와 허물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새롭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좀 더 새로워지고, 좀 더 성숙해지려는 사람은 늘 하나님 앞에 부끄럽게 설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을 보아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나를 보아야 하고, 말씀을 읽거나 들으면서 그 말씀에 비춰진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혹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준 나의 부족한 모습에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내 귀에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 해서는 결코 우리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늘 새롭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좀 더 새로워지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좀 더 성숙해지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의 허물과 실수, 우리가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그런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려 해야 합니다. 때로는 그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듣기 싫은 말처럼 들려지기도 하겠지만 그 말씀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으려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들려진 말씀을 통해서 우리의 허물이 보여지고 나에게 있는 실수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우리는 그것을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우리 인간은 우리의 실수와 허물을 잘 깨닫지도 못할뿐더러, 그것을 안다 하더라도 잘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쳐나가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고난과 연단이라는 방법입니다.

   오늘 본문의 욥을 생각해 보십시다. 말씀드린 것처럼 욥은 하나님께서 칭찬하실 정도로 정말 좋은 믿음을 가지고 바르게 살려 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친구들이 와서 ‘네가 하나님 앞에 잘못한 것이 있지 않나 잘 생각해 보라’고 충고를 해도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이런 고난을 받을 만큼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는 정말 훌륭한 믿음의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그가 그의 친구들에게 반박한 말들이 어느 정도 맞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욥도 고난을 통해서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가셨습니다. 하나님의 그런 의도를 조금씩 깨달아가면서 욥은 욥기 23:10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지금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왜 이런 고난을 주셨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통해서 자신을 단련하신 후에 자신이 순금과 같이 되어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욥기 42장에서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42:6) ‘거두어들인다.’는 말은 뉘우친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한 말,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이런 고난을 받아야 할만큼 잘못한 것이 없다고 항변했던 그 모든 말들이 어리석은 말들이었음을 뉘우치고 회개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뉘우치고 회개한 욥에게 하나님께서는 고난 받기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복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욥에게 닥친 고난은 잘못이 없는데도 당하는 고난처럼 여겨졌습니다. 욥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난을 겪으면서 그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 앞에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그는 성숙해졌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고난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형통한 일만 있고 인생의 굴곡이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 착각하며 삽니다. 내가 잘 살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런 복을 주신다고 말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정직하고 바르게 살려 할 때 우리의 삶에 복을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받아 누리는 그 모든 복이 정말 내가 잘해서 받은 복인지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잘 했기 때문에 복을 받은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우리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내가 이러이러한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런 고난과 어려움을 내게 주신거야.’ 그렇게 생각하거나, 반대로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런 벌을 주신 건가?’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 두 가지 생각이 모두 잘못된 것입니다. 고난을 당할 때 우리 자신을 살펴보며, 내가 하나님 앞에 잘못한 죄가 없나 살펴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고난을 당할 때마다, 내게 작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신앙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욥을 찾아왔던 그의 친구들이 그런 잘못된 신앙관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욥의 친구들이 욥을 비난한 이유는 욥이 이런 고난을 당한 것이 그에게 감추어진 죄가 분명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욥을 몰아세웠습니다. 고난당한 욥을 위로하거나 욥의 아픈 마음을 쓰다듬어 주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욥을 죄인으로 몰아세우고 말았습니다. 고난이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욥의 친구들처럼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고난에 대해서 정죄하는 또 다른 죄를 범하고 맙니다.

  여러분, 때로 고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훈련시키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잘못하고 실수할 때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방법으로 고난을 주시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좀 더 성숙한 믿음의 사람이 되도록 하시기 위해서 고난을 주시기도 합니다. 그런 고난은 우리의 신앙을 단련시키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안에 실수가 있고 허물이 있다면 그것을 그냥 방치하면 안 됩니다. 만약 그것을 우리 안에 그대로 담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더욱 부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말 것입니다. 깨끗하고 신선한 음식물 안에 썩은 음식이 조금만 들어가도 그 음식물을 며칠 가지 못해서 전체를 부패하게 만듭니다. 우리 몸 안에 작은 염증이 생겼을 때 그것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그 염증이 우리의 몸을 파괴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과 생각 속에 죄와 허물과 실수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그것이 우리의 인생 전부를 파괴하는 무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s Theory)이라는 게 있습니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James Wilson)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Fixing Broken Windows)이란 글에 처음 소개한 것인데,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해 두면 지나가는 행인들이 버려진 건물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쓰레기를 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그 건물은 점점 더 더러워진 장소가 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자연스레 범죄의 장소가 되고 맙니다. 그건 비단 깨진 유리창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떤 곳에 작은 쓰레기가 하나 놓였는데 그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거기에 쓰레기를 하나둘 버리게 되면서 그곳이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맙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쓰레기와 같은 죄가 우리 안에 남아 있으면 그것이 점점 더 큰 죄를 만들어내게 되고, 우리 안에 작은 허물을 해결하지 못한 채 남겨두면 우리 안에 더 많은 허물로 채워지는 것은 쉬워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것을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 죄와 허물이 있을 때 그것을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더욱 온전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인생에 하자보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 삶에 보수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볼 뿐만 아니라, 고난과 연단을 통해서 우리를 온전하게 바꾸어가시는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난 가운데 의미 없는 고난은 없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죄를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때로는 우리를 연단하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우리의 삶에 찾아오는 작은 고난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기회 삼아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고 멋지게 하자보수하는 신앙으로 사십시다. 우리의 인생을 하자보수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 2016년 7월 2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