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식하며 사는 인생

< 본문 - 로마서 8:22-26 >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로마서 7장에 보면 사도 바울의 탄식하는 고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로마서 7:24)

   옛날 로마제국에서 죄인을 사형시키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죄인을 살아 있는 채로 죽은 시체와 함께 꽁꽁 묶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아주 잔인하고 끔찍한 형벌이었습니다. 시체와 살아 있는 사람의 코와 코를 맞대고 입술과 입술을 맞대어 놓습니다. 배와 배를 맞대고, 무릎과 무릎을 맞대어 밧줄로 함께 묶어버립니다. 그러면 시체와 묶어져 있는 살아 있는 사람은 처음 며칠 동안은 구역질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계속하여 굶게 되면 혀로 냄새나는 시체를 핥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결국 시체에서 배어나오는 독기가 살아 있는 사람의 몸에 서서히 스며들면서 살아 있는 사람도 죽은 시체와 함께 썩어가면서 죽게 되는 아주 무서운 형벌입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7장에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탄식하는 그 장면은 마치 자신이 지금 시체와 살아 있는 사람을 맞대어 묶어 놓은 것과 같은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절규입니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 탄식하며 절규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 안에 두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 때문입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어 그리스도의 기쁨이 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사는 선하고 거룩한 존재로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자아이고, 다른 하나는 죄의 본성에 사로잡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죄의 속박 아래 놓여 죄의 종노릇하고 있는 자아입니다. 이 두 자아가 자신 안에서 서로 갈등을 하는데, 분명 믿음을 따라 살려하는 자신은 거룩한 자아를 따라 거룩한 삶을 살기 원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자신이 원하는 선을 행하지 못하고 늘 죄된 자아에 이끌려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선을 행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이 죄의 세력 앞에 얼마나 나약하고 초라한지를 처절하게 깨달으면서 한 탄식이 바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는 탄식입니다.

  여러분, 사도 바울이 의지가 약해서 죄된 자아에 잣ls이 끌려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며 살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사도 바울의 믿음이 약해서 그가 선을 행하고 싶어 하면서도 악에 끌려 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사도 바울은 우리들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의지가 강한 사람입니다. 그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보다도 더 좋은 믿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예수 믿기 이전, 바리새인으로 살던 시절을 추억하면서 빌립보서 3장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입니다.’(빌립보서 3:6) ‘율법의 의로 흠이 없다’는 말은 율법을 거스리지 않고 살았다는 고백입니다. 그는 바리새인으로서 철저하게 율법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남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살려 한 그의 삶은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사도행전 20:24절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그는 어떤 핍박과 박해를 받아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결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삶의 길이 힘들어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위해서 한평생을 살았습니다. 자신에게 주신 복음전도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뒷걸음길 쳐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생을 다 살고난 후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입니다.”(디모데후서 4:7-8) 그는 한결같이 믿음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의 길을 달려감에 있어서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결연한 믿음으로 살았던 사도 바울인데, 로마서 7장에서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탄식합니다. 아무리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한 의지나 율법의 노력을 따라 살려고 해도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죄로 인한 고통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세 가지의 탄식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22절에서는 피조물이 탄식한다고 말씀하고 있고, 23절에서는 성령의 처음 익은 열매인 우리도 속으로 탄식하고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6절에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고 우리를 위해서 친히 간구하시는 성령께서도 탄식하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피조물과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성도들, 그리고 심지어는 하나님이신 성령께서도 탄식하신다는 말씀은 온 우주가 탄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피조물의 탄식은 오늘 본문 바로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썩어짐의 종노릇하는데서 해방되기 위한 탄식입니다. 에덴동산에 있던 우리 인류의 조상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함으로 죄를 지은 이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하나님의 형벌 아래 놓이게 됩니다.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아름답게 창조된 이 세상에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납니다.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난다.’는 말은 아름다운 질서 가운데 창조된 이 세상에 고통이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거룩하고 아름답게 창조된 피조물에 질서가 깨어지고, 고통이 찾아왔다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피조물이 그런 고통 가운데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피조물도 그 고통에서 해방될 날을 고대하며 탄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통 가운데서 탄식하며 거룩하고 아름답게 회복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도 피조물은 여전히 탄식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회복되기 위해서 탄식하며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자연을 인간의 욕심을 따라 정복해 왔습니다. 인간의 편리성이라는 이유로, 또는 경제적인 가치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연을 파괴해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4대강 사업입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재해로 인하여 자연이 파괴되었다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이 세상을 다스리고 정복하도록 위임을 받은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자연을 파서 뒤집어엎어 놓았습니다. 섬은 섬으로 남겨두어야 하는데, 섬마다 다리로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섬을 오가는 길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하겠다는 인간의 편협된 욕망이 섬을 섬으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빌딩을 짓고 아파트를 짓는다는 명목으로 아름다운 산들을 깎아내립니다.

   지금 자연은 자연재해로 인해 탄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난 자연 파괴로 인해서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 인간의 욕망은 바로 죄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자연을 잘 관리해야 할 책임을 외면한 채, 편리성과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탄식하는 피조물의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피조물이 탄식하며 고대하는 것은 19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믿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서 피조물을 하나님께서 위임하여 맡겨주신 대로 바르게 회복시켜주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피조물의 탄식과 기대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면 피조물의 탄식소리를 들어야 하고, 피조물들이 고대하는 그 일을 우리가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가야 합니다. 그 책임이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탄식은 성도들의 탄식입니다. 우리가 탄식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속량을 위해서입니다. 본문 23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뿐 아니라 또한 우리 곧 성령의 처음 익은 열매를 받은 우리까지도 속으로 탄식하여 양자 될 것 곧 우리 몸의 속량을 기다리느니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구원은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의 몸이 하나님의 거룩하심으로 온전히 회복될 때 완성됩니다. 그것을 신학적으로는 성화(聖化)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 등 우리의 전부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다운 모습으로 거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우리가 성화되는 그날까지 거룩함에 이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거룩함에 이르는 연습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를 거룩하지 못하게 만드는 죄와 싸우는 것입니다. 우리로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마귀를 대적하는 것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해서 범죄하게 만든 마귀, 공생애를 시작하시려고 금식하며 준비하신 예수님을 시험했던 마귀는 오늘도 우리 믿는 사람을 넘어뜨리기 위해서 온갖 방법으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히 하여 그를 대적하라.”(베드로전서 5:8-9) 그렇습니다. 우리의 대적 마귀는 지금도 굶주림에 시달린 사자가 먹잇감을 찾아 울부짖으며 헤매듯이 우리를 집어삼키기 위해서 달려들고 있습니다. 마귀가 우리에게 달려든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죄의 유혹 앞으로 끌고가서 그 유혹에 넘어가 죄를 짓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마귀의 유혹을 다 이기며 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7장에서 탄식하며 고백했던 것처럼, 내가 아무리 선을 행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려고 몸부림친다 하더라도 죄의 습성을 가진 우리의 자아는 너무나도 쉽게 죄의 유혹 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그래서 믿는 자로서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고 거룩하게 살려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탄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죄에 빠지고 싶지 않은데 너무 쉽게 죄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바라보면서 말입니다.

여러분, 죄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는 우리가 탄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의 존재가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죄라고 하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우리가 그 유혹을 다 이겨낼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이나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얻어야만 그 죄의 유혹을 이기는데, 우리는 너무 자주 우리의 이기적인 욕심이나 욕망 때문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지 못하고 적당하게 죄와 타협하고 맙니다. 죄 앞에서 무력한 우리는 죄의 유혹에 넘어선 우리의 연약함에 탄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죄의 유혹 앞에서 너무나도 연약한 우리 자신을 바라보며 거룩한 탄식을 하는 사람은 그래도 믿음이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죄를 지어도 죄의 고통을 알지 못하고, 죄의 유혹 앞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보면서도 전혀 감각이 없다면 그는 믿음에 죽은 사람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소유하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해 탄식하는 것이 아니라, 죄 아래로 끌려가는 우리의 못난 자아를 보면서 탄식을 한다면 그것은 거룩한 탄식입니다. 믿음이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탄식하며 살아야 합니다. 믿음의 거룩한 탄식 말입니다. 죄의 유혹 앞에서 나약한 자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악을 행하고 있는 못난 자아를 바라보면서 하나님 앞에 눈물을 흘리며 탄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 탄식은 성령의 탄식입니다. 본문 26절에서 말씀합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성령의 탄식은 우리를 향한 탄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보혜사로 보내주신 성령은 우리의 연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가 믿음 안에서 강건한 자로 살아가도록 늘 우리를 도우십니다. 그 도우심을 의지하여 사는 사람이 바로 성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의 연약함을 도와주신다면 연약한 우리들은 우리들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깨달아 바른 믿음으로 살려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못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본문 26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때로 우리는 우리가 마땅히 구해야 할 것조차 모른 채 살아갑니다.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한다.’는 말씀은 우리의 기도 가운데 너무 많은 부분이 잘못된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 기도하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31-33) 여러분, 우리가 지금 기도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라는 범주에 있는 것들이란 사실을 아십니까?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서 기도할 때, 우리의 가정이나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 우리의 직장이나 사업을 위해서 기도할 때, 그것들이 정말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위한 기도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나 하나님의 마음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우리의 행복과 우리의 평안과 우리의 부유함을 위해서 기도한다면 그것은 이방인들이 기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배고파하며 고통스럽게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세상의 온갖 것들로 인해 걱정하며 불안한 가운데 사는 것 원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런 것들을 얻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기도하면서 정작 중요하고 더 본질적인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나를 생각하다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내 삶의 모든 무게 중심이 나에게로 쏠려 있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삶을 산다 하면서도 종종 그런 연약함에 빠지곤 합니다. 열심히 기도하긴 하는데, 그게 모두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내 욕구나 내 욕망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라면 그 기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한다면 그런 잘못된 기도는 오히려 성령으로 하여금 탄식하게 만들 뿐입니다.

  내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내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가정에 하늘의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고 평안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우리 가정에 행복하고 평안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지를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의 목적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우리의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해야 하는 이유도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고,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사랑하는 내 가족이 행복하고 고통 속에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잘하고 직장에서 승진을 해야 하는 이유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어야 하고, 내가 직장생활을 잘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직장생활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직장생활 잘해서 명퇴 당하지 않고, 승진해서 내가 사람들로부터 존귀함을 얻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하는 사업을 위해서 기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사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셔야 합니다. 내 사업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내 사업에 찾아온 어려움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나의 약함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내 건강이 좋지 않는 모습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약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면 우리는 우리가 연약함의 자리에 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쳐서 고통스럽게 하심으로 우리의 잘못된 생각을 깨우치게 하셨다면, 내가 고통의 자리에 있었던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부유하고 넉넉하고 편안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잊고 산다면 하나님을 잊지 않도록 때로는 우리의 부유함이나 평안함을 잠시 거두어가시라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기도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부유하고, 평안하고, 행복하고, 어려움 없이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기도합니다.

  믿음을 따라 산다고 하는 우리가 그렇게 어리석기 때문에 지금도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제발 정신 차리고 바른 믿음에 서도록 말입니다. 우리가 잘못 간구한 것에는 탄식함으로 하나님께 다시 간구해서 우리에게 정말 유익된 것으로 응답해 주시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성령의 탄식입니다. 우리는 그 성령의 탄식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바른 믿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시는 성령의 탄식소리를 듣지 못하면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의 욕심에 가득 찬 모습으로 살아갈 뿐입니다. 우리 욕심의 노예가 된 채 살아가면서도 스스로 믿음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게 됩니다.

  여러분, 세상의 것을 얻지 못해 탄식하며 사는 그런 인생은 되지 마십시다. 믿음의 사람으로 믿는 자답게 살기 위해서 우리의 귀를 열어 거룩한 탄식소리를 들으십시다. 우리의 욕심과 죄악 때문에 신음하는 피조물의 탄식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잘못된 기도를 할 때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는 그 탄식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연약하기 때문에 늘 죄의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 그래서 죄에 종노릇하는 데에로 끌려가는 우리의 자아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탄식할 수 있는 믿음이어야 합니다.

  세상 것을 얻기 위한 탄식은 우리의 영혼을 쇠잔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한 우리 자신을 바라보면서 믿음을 따라 살기 위해서 외치는 탄식은 우리로 거룩함에 이르도록 만들어줄 것입니다.

<2016년 10월 16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