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짊어지신 메시야

< 본문 - 마태복음 8:14-17 >

  출애굽기 15장에 이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400년 동안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모세의 인도를 따라 애굽에서의 탈출에 성공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내보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 애굽 왕 바로에게 하나님께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셨고, 마지막에는 애굽 땅에 있는 모든 가정의 장자와 가축들의 첫 새끼들이 죽는 열 번째 재앙을 경험하고서야 바로 왕은 이스라엘을 해방시켜 줍니다. 유여곡절 끝에 홍해를 건너 수르 광야에 들어오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부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첫 번째 고비가 마실 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광야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마실 물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할 때 가지고 온 물과 음식이 있긴 했지만 그것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물은 그랬습니다. 음식이야 말려서 가져오면 한 달 이상 먹을 수 있지만, 물은 그렇게 많이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홍해를 건넌 지 불과 3일 만에 그들은 마실 물이 없어 큰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런데 광야에 들어온 지 3일째 되던 날 그들은 우물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기쁜 마음에 우물로 달려가 그 물을 퍼서 마시려 했지만, 그 물은 너무 써서 도저히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마실 물이 없다고 모세를 원망합니다. 그 원망의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셨고, 모세는 그 나무를 우물에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써서 도저히 마실 수 없었던 물이 달게 변하여 백성들이 그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마라의 우물입니다.

   그리고 나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의 말을 들어 순종하고 내가 보기에 의를 행하며 내 계명에 귀를 기울이며 내 모든 규례를 지키면 내가 애굽 사람에게 내린 모든 질병 중 하나도 너희에게 내리지 아니하리니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출애굽기 15:26)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마라에서 마실 수 없는 쓴 물을 마실 수 있는 단물로 바꾸어주실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병을 치료하셨다는 이야기는 전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의 마지막은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라는 말씀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의 병을 치료해주신 것도 아닌 사건의 결말에서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다.’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물론 거기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계명과 규례를 지켜 행하면 애굽 사람들에게 내린 질병을 내리지 않겠다.’는 말씀입니다. ‘질병을 내리지 않겠다.’는 말씀은 병을 치료하시는 하나님보다는 징벌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나는 내 말을 잘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사람에게는 징벌을 내리지 않아!’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하나님이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두 가지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 번째는 때로 우리가 질병으로 고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순종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을 잘 따라 행하면 우리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따라 살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을 잃고 병마와 싸워야 하는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신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의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늘 질병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치료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을 마셔야 할 때 마시지 못하면 그것이 병이 됩니다. 먹어야 할 때 제대로 먹지 못하면 우리는 질병으로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광야의 힘든 삶을 살아갈 때 병들지 않고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늘 질병이라는 짐을 지고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치료자이신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마실 물이 없어 고통을 당할 때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쓴 물이 단 물로 바뀌어 물을 마실 수 있었던 것처럼, 평생 질병이라는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는 늘 치료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특별히 우리 인생은 늘 질병이라는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치료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야만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질병을 치료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치료의 하나님께서 이 땅에 구원자로 보내주신 메시야 역시 치료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래서 치료자이십니다.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하고 있는 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하신 사역 가운데 아주 중요한 사역이 병을 고쳐주시는 치유의 사역이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4:23-24절은 예수님의 사역을 요약해주신 말씀인데,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시며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그의 소문이 온 수리아에 퍼진지라. 사람들이 모든 앓는 자 곧 각종 병에 걸려서 고통당하는 자,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을 데려오니 그들을 고치시더라.” 예수님의 사역을 크게 세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첫 번째는 말씀을 가르치시는 일이고, 두 번째는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는 일이고, 세 번째는 병을 고치시는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역을 요약하면서 복음서 저자는 예수님께서 병을 고치신 사건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예수님의 사역에서 병을 고치신 사역이 크고 중요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의 말씀도 예수님께서 병을 고쳐주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만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복음서 저자는 예수님의 사역을 요약하면서 말씀을 가르치시고 천국복음을 전파하시고 각종 병을 고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태복음 5-7장은 산상수훈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말씀을 가르치신 것을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상수훈의 말씀이 끝난 후에 산에서 내려오신 예수님께서 하신 사역이 바로 병을 고쳐주시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마태복음 8장에서부터 9장까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0장에서는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면서 제자들을 세워 그들로 복음을 전하게 하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8:1절 이하에 보면, 나병환자를 고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중풍병으로 쓰러져 있는 백부장의 하인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는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도 고쳐주셨고, 병을 고쳐주신다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모든 병자들의 질병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 마태복음서 저자가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고쳐주신 모습을 보면서 이사야 53장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그렇게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이사야 53장의 말씀은 고난 받은 종, 고난 받는 메시야에 대한 예언의 말씀입니다. 이사야에는 네 번에 걸쳐 ‘여호와의 종’에 대한 노래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종의 노래가 우리가 지난주에 말씀을 나눴던 이사야 42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이사야 421-9)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공의를 베풀리라”(이사야 42:1)는 말씀으로 시작된 첫 번째 종의 노래에서는 이 땅에 오실 메시야는 이방에 공의를 베푸시고 어두움에 갇힌 자들에게 빛을 비추시는 분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종의 노래는 이사야 49장(이사야 49:1-13)에, 그리고 세 번째 종의 노래는 이사야 50장(이사야 50:4-11)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종의 노래가 우리가 잘 아는 이사야 52:13-53:12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고난 받는 종의 노래’라고 말하는 이 네 번째 종의 노래에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고난 받으시는 메시야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고난 받는 메시야에 대한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오늘 본문의 복음서 저자는 병을 치료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이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대신 짊어지신 메시야, 우리의 허물 때문에 찔림을 당하고 우리의 죄악 때문에 고통을 당하시는 메시야의 모습이 바로 예수님의 삶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의미를 우리에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질병을 고쳐주신 것은 단순히 의사가 환자의 병을 고쳐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함에 있어서 자신이 고통을 당하지 않습니다. 물론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환경이나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어떤 환자를 보면 저 사람을 정말 꼭 고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환자가 겪고 있는 고통을 다 알진 못합니다. 마음이 아플 순 있지만 그 아픔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난 받는 종으로 이 땅에 오신 메시야는 다릅니다. 그분은 단순히 병들고 고통당하는 사람을 동정하는 분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연약한 것을 담당하셨다.’는 말씀은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연약함을 이동시켜 제거해 주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병을 짊어지셨다.’는 말씀은 대신 떠안아 짊어짐으로 고통을 참아내면서 없이해 주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질병을 대신 짊어지셨다는 말씀은 단순히 우리에게서 고통을 제거해 주시고 우리의 아픔을 없애주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을 주님이 가져가셔서 주님이 대신 고통을 당해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질병이라는 힘든 인생의 짐을 주님이 대신 져 주신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능력의 하나님이십니다. 말씀 한 마디로 세상을 창조하신 것처럼 말씀 한 마디로 우리의 고통을 없애 주실 수도 있고, 말씀 한 마디로 우리의 질병을 고쳐주실 수도 있습니다. 능력을 가지신 주님께 그것은 아주 쉬운 일입니다. 어쩌면 의사가 감기를 치료하는 것보다, 의사가 몸에 작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보다 예수님께서 중풍병자를 치료하시는 것이 더 쉬운 일입니다. 우리 주님에게는 눈 먼 자의 눈을 뜨게 하는 일이나 귀먹은 사람의 귀를 열어 주시는 일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시는 능력이 우리 주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다르게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병을 치료하시고 고쳐주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병을 치료해 주신다는 것은 병을 없애주시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대신 짊어져 주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등에 지워진 질병이라는 무거운 짐을 주님이 대신 져 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인생의 무거운 과제를 주님이 대신 짊어지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고통의 길을 걸어가신 것입니다.

  ‘고난의 종’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 이사야 53장의 말씀이 바로 그것을 의미합니다. 말씀 한 마디로 우리의 허물을 덮어 주신다고 선언하실 수도 있습니다. 말씀 한 마디로 우리의 죄악을 용서해 주신다고 선언하실 수도 있습니다. 말씀 한 마디로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징계를 철회한다고 말씀해 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의 허물 때문에 주님께서 허리에 찔림을 받으셨습니다. 우리의 죄악 때문에 우리 주님께서 채찍에 맞으시고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에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메시야로 이 땅에 오신 우리 주님이셨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병을 짊어지고 사는 인생입니다. 단순히 육체적인 질병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우리 가운데는 마음의 병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뭔지 모를 불안감에 밤을 지새야 하는 사람도 있고,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분노가 절제되지 못해서 힘들게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절히 원하는 일이 잘 풀려지지 않아서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적인 병을 안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하지만 뭔가가 자꾸만 신앙의 삶에 걸림돌로 작용해서 하나님이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음에 평안을 누리고 싶지만 죄를 해결하지 못해서 평안함 대신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군가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자꾸만 자신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맺지 못하는 관계의 병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병폐와 부조리로 인해서 힘들게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 힘으로 깨뜨릴 수 없는 사회적인 장벽이 너무 커서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고, 삶의 환경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한 현실로 인해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슬픈 인생을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적인 병입니다.

  우리 주님은 그런 여러 가지 질병을 고쳐주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분입니다. 우리를 대신해서 고난을 당하시고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여러 가지 질병을 대신 짊어지시고 골고다에 올라가신 분입니다. 2천 년 전에만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살아 계신 우리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짊을 대신 짊어지시는 분이십니다. 지금도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온갖 질병들을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해결해 주신 분이십니다.

  19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작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버나드 쇼가 어느 날 담당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선생, 내가 지금 굉장히 아픕니다. 마치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고통이 느껴집니다. 빨리 와주십시오.” 그 전화를 받은 의사가 재빨리 달려왔습니다. 정신없이 달려온 의사는 층계를 세 개씩 뛰어오르느라 많은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 선 의사는 곧바로 쓰러지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버나드 쇼가 깜짝 놀라 침대에서 뛰쳐나오면서 소리쳤습니다. “선생, 무슨 일입니까?” 의사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무 말 마세요. 나는 곧 죽을 것 같습니다. 심장마비요.” 버나드 쇼는 즉시 마실 차를 가져오고 집안에 있는 아스피린을 찾아오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응급 처치를 모두 취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의사를 돌보느라 30분 쯤 지나자, 의사는 기운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버나드 쇼에게 “자, 이제 나는 가야겠으니 진료비를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버나드 쇼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습니다. “이봐요, 선생. 오히려 당신이 나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 거 아니오? 나는 거의 반시간 동안이나 당신을 위해 뛰어다녔소. 그런데 당신은 아직 내 병에 대해서는 한 가지도 치료 한 것이 없지 않소.” 그러자 의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이것이 내 치료 방법입니다. 어쨌든 당신은 완쾌됐으니 나에게 치료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아픈 환자가 다른 사람을 돕느라 정신없이 일을 할 때 자신의 병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한 의사의 치료방법이었습니다. 다른 의사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어쩌면 다른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버나드 쇼를 치료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치료해 주시는 방법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주님은 말씀 한 마디로 모든 질병을 치료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평범한 방법으로 우리를 치료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의 질병을 대신 짊어지시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고, 치료해 주셨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방법으로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어떤 질병이든지 내가 내 힘으로 짊어지고 가려 하지 마십시다. 하나님께 다 맡기십시다. 주님께서 ‘내가 대신 짊어져 주마!’라고 말씀하실 때 기꺼이 주님께 우리의 질병과 고통을 맡겨 드리십시다. 이 땅에 오신 메시야는 우리의 병을 짊어지시기 위해서 오신 분입니다. 우리의 죄와 허물 그리고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그런 질병들을 대신 짊어지시고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치료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주님 역시 우리의 짐을 대신 짊어지심으로 우리를 치료하시는 메시야이십니다.

< 2016년 12월 4일 주일낮예배 - 대림절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