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점에 선 신앙

< 본문 - 여호수아 5:2-9 >

  시인 이해인 수녀가 쓴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시를 읽어드립니다. 언제 읽어보아도 참 가슴에 와 닿는 시입니다.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여러분, 여러분은 새해를 맞이하면서 어떤 기도를 드리셨습니까? 새해에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으십니까?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나름대로 소망을 갖습니다. 지나간 시간들보다 더 좋은 일이 많아지고, 지난 시간들 속에서 이루지 못했던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갖는 마음일 것입니다. 특별히 사람들은 지금 자신이 갖지 못하거나 누리지 못한 것들을 갖고 싶어 합니다.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 가지 범주의 대답을 합니다. 첫 번째는 ‘경제가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대답합니다. 나라의 경제만이 아니라 집안의 살림살이가 좋아지고, 월급을 비롯한 자신의 수입이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건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소망을 물으면 ‘새해에는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합니다.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만 그런 소망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 건강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런 소망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소망은 ‘행복’입니다. 가정이 행복하고 삶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누군가와 불화하거나 갈등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것들이 우리의 삶에서 행복을 앗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최고의 관심사는 행복입니다. 그 행복을 저해하는 것들이 내 삶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갖는 마음입니다.

   신앙을 갖고 사는 우리라고 별반 다를 바는 없습니다. 우리도 모두 삶이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다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신앙을 갖지 않고 사는 사람이 누구나 갖고 있는 그런 바람이나 소망 말고 신앙인으로서 갖는 바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은 새해 어떤 소망을 갖고 계십니까?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새해라는 시간의 첫 출발점에 선 우리에게 어떤 삶을 소망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년 동안 노예생활하던 애굽에서 탈출한 후에 그들은 또다시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광야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 40년의 광야생활은 400년 동안의 노예생활 못지않게 힘든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때로는 마실 물을 얻지 못해 갈증으로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매일 만나를 주셨지만, 40년 동안 그 만나를 주식(主食)으로 먹는다는 것이 힘든 때도 있습니다. 처음 만나를 먹었을 때에는 ‘꿀 섞은 과자’(출애굽기 16:31)같이 맛있었는데, 나중에는 ‘이 만나 외에는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민수기 11:6)고 불평할 정도로 만나만 먹는다는 것이 결코 즐거운 식사는 아니었습니다. 또 비가 많이 오지 않는 광야,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밤이 되면 차가운 공기가 밀려오는 그런 광야에서 산다는 것이 결코 즐거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나 한두 달이 아니라 40년 동안이나 그렇게 힘든 광야를 헤매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힘든 삶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힘든 광야의 삶을 견딜 수 있는 힘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광야에서 사는 것이 힘들고 때론 고통이지만 그 고생이 끝나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들지라도 참았습니다. 고통의 순간에도 참아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왔습니다.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왔다고 해서 그들이 바라는 그런 세상이 곧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요단강을 건너 들어간 순간 가나안 땅에 그들의 품에 안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부터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전쟁을 해야 합니다. 가나안 백성들이 자기들의 땅을 점령하러 들어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순순히 자기들의 땅을 내어줄리 만무합니다. 어떻게든 자기들의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몸부림을 칠 것입니다. 더군다나 열두 명의 정탐꾼들이 보고했던 것처럼 그 가나안 땅에는 네피림의 후손 아낙 자손들이 살고 있었습니다.(민수기 13:33) 아낙 자손은 거인들입니다. 가나안 땅에 살던 그 거인들을 정탐꾼들이 ‘네피림의 후손’이라고 말한 것은 그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네피림은 노아 시대에 명성을 날리던 사람들입니다. 강포함으로 대변되는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힘으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얻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크고 강포한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가나안 사람들의 성읍은 크고 견고했습니다.(민수기 13:28) 사람들도 사납고 강포한데다 그들이 진을 치고 있는 성읍이 크고 견고하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점령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오긴 했지만 어쩌면 이제부터 새로운 모험을 시작해야 할 시점입니다. 가나안 땅을 점령해야 하는 또 다른 삶의 시작점에 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것이 바로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5:1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가나안 백성들의 상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나안 사람들은 마음이 녹았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마음이 녹았다’는 말은 거대한 공포나 두려움 때문에 깊은 절망에 빠졌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는 말은 직역하자면 ‘영혼이 남아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대항하여 싸울 용기를 상실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어떻게 인도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어떤 일들을 행하셨는지를 가나안 사람들이 들었을 때에도 마음이 녹았고 정신을 잃었었습니다.(여호수아 2:11) 그런데 그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건너게 하시려고 요단 언덕을 넘쳐흐르던 그 강물을 멈추게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들은 더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광야에서 행하셨다는 그 이야기들이 거짓된 소문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왜 ‘다시 할례를 행하라’고 말씀하셨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나안 땅에 들어온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애굽에서 탈출할 때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할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40년 광야생활을 하던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은 할례를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가데스바네아에서 정탐꾼들의 보고를 듣고 ‘아낙 자손들 앞에 선 우리들이 마치 메뚜기 같다.’고 말하면서, 그 땅에 들어갈 수 없다는 생각에 울고불고 했던 사람들은 모두 광야에서 죽었습니다. 만 20세 이상 된 사람들은 다 죽고 당시로 만 20세 이하의 사람들과 광야에서 태어난 사람들만 가나안 땅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가나안 땅에 들어온 사람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할례는 하나님과의 언약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언약백성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례는 성결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할례를 행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하나님과의 언약백성임을 기억하고, 언약백성답게 성결한 백성으로 회복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바라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인 우리가 뭔가 큰일을 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결하고 거룩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 먼저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의 정황을 잘 기억해 보십시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기적 같은 역사로 요단강을 건너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나안 백성들은 마음이 녹았습니다. 정신을 잃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과 싸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낙 자손들입니다. 대장부들입니다. 전쟁에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전쟁을 하겠다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고만 있습니다. 그럴 때 ‘돌격 앞으로!’ 그러면서 가나안 땅의 성읍들을 향해 고함치며 달려간다면 어쩌면 좀 더 쉽게 가나안 땅을 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나안 백성들이 전쟁할 용기를 잃어버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그들과 싸울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지금은 전쟁할 때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전쟁할 때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때라고 말씀하시면서 할레를 행하라고 하십니다. 전쟁을 하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결한 백성으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할례를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어떤 큰 업적을 이루고 큰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것을 더 원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우리가 뭔가 큰 업적을 이루는 것을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성결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성결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장 먼저 요구하시는 것이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당장 가나안 땅 구석구석을 다 점령하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할례를 행하라는 것입니다. 성결한 모습을 회복함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회복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도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께 사랑받을만한 백성으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성결함을 회복할 때 가능해집니다.

   여러분, 2017년도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우리의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성결함이 가장 먼저 회복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하나님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하나님을 아버지처럼 가까이 하려 해도, 우리 안에 여전히 죄가 남아 있고 우리가 성결하지 못하다면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하나님을 부르며 기도할지라도 우리의 마음과 삶이 깨끗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십니다. 우리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성결한 마음, 성결한 삶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두 번째 사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고 말씀하시면서 당신이 친히 할례를 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으셨다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가나안 백성들은 마음이 녹았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지금 아무 것도 할 마음이 없는 완전히 절망 가운데 빠져버린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조금만 정신이 들었다면, 뭔가 이스라엘 백성들과 싸워보자는 소리들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례를 행했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마자 진멸당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할례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할례를 행하면 약 일주일 가량은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고 불편합니다.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40세 이하 젊은이들이 모두 할례를 받은 상태입니다. 전쟁을 할 때 가장 앞장서서 나가 싸워야할 젊은이들이 모두 할례를 받았습니다. 만일 그 때 가나안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이 때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이스라엘이 꼼짝하지 못할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다면 이스라엘은 가나안 군대와 맞서 싸울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창세기 34장에 보면 하란에서 돌아온 야곱의 가족들이 세겜에 머물고 있을 때 세겜 족장 하몰의 아들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몹쓸 짓을 했습니다. 자기의 여동생이 몹쓸 짓을 당했다는 사실을 안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 족장 하몰이 야곱을 찾아왔을 때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당신의 아들과 우리 누이 디나를 결혼시킵시다.’ 그렇게 제안을 합니다. 그러면서 조건을 하나 겁니다. ‘우리는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 없으니, 우리 누이와 결혼하고 싶으면 당신의 부족 모든 남자가 할레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 제안을 받은 세겜의 족장은 자기 아들이 디나를 너무너무 사랑하기에 어떻게든 디나를 며느리로 맞아들이고 싶어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자기 부족에게로 돌아가서는 모든 남자들에게 할례를 행하도록 합니다. 그렇게 해서 세겜 족속의 모든 남자들이 할례 받게 됩니다. 세겜 족속이 할례를 받은 지 3일째 되던 날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에 가서는 모든 남자들을 죽이고 맙니다. 야곱의 아들들보다 세겜의 남자들이 숫자적으로는 더 많지만, 할례를 받은 후에 아파서 움직이지 못한 상태인지라 세겜 족속은 야곱의 아들들의 칼날에 무참히 살해당하고 맙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런 꼴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할례를 받은 후에 그 고통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때 가나안 백성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다면 이스라엘은 꼼짝없이 당하고 말 것입니다.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가나안 백성들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야곱의 아들들에게 세겜 족속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가나안 땅에서 할례를 행하고 있는데도 가나안 백성 가운데 어느 누구 하나 이스라엘을 공격해 오지 않았습니다. 가나안 백성 가운데는 네피림의 후손 아낙 자손의 거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조차도 이스라엘 백성들을 공격해 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보호하셨기 때문입니다. 가나안 백성들의 마음이 녹게 하셨고, 정신을 잃게 만들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공격하겠다는 생각조차 갖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할례를 행함에 있어서 조금도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성결한 삶을 살려 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지켜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몸부림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환경을 정리시켜 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기쁨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모든 여건을 주장해 주십니다. 그 믿음만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에 전혀 두려움 없이 힘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바른 신앙으로 살려 할 때 손해 보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고, 하나님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지켜주십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아메리칸 인디언 청년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던 뉴욕시내 한 가운데에 살고 있는 백인 친구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두 친구가 자동차와 사람들로 붐비는 뉴욕시내의 시가지를 걷고 있었는데, 인디언 친구가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이런 시내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네!’라고 말했습니다. 그 복잡하고 시끄러운 소음 가운데서도 귀뚜라미 소리를 들은 겁니다. 그때에 백인 친구는 ‘야! 이 뉴욕 한가운데에 무슨 놈의 귀뚜라미 소리야?’라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인디언 청년은 친구를 따라와 보라고 하더니 길모퉁이에 있는 넝쿨로 된 집의 벽 틈에서 귀뚜라미를 찾아냈습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 사람들은 영적인 귀머거리로 살고 있습니다. 돈의 소리에는 민감합니다. 욕망의 소리에는 민감합니다.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할 소리에는 귀를 닫고 살아갑니다.

  여러분, 지금 새해 첫 출발점에 선 우리의 귀에 무슨 소리가 들리십니까? 우리를 향하여 애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십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신앙인으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2017년 새해의 출발점에 선 우리가 하나님 앞에 보다 더 성결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십니다. 세상의 소리에 민감하기보다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 음성을 듣는 한 해로 살아가십시다. 그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 2017년 1월 1일 주일낮예배 - 신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