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때문입니까?

< 본문 - 여호수아 7:10-13 >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에 대한 결과가 있습니다.

  <사진1> 이 사진은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 모습입니다. 강수진 씨는 남들보다 늦게 발레를 시작했지만, 발레를 시작한지 불과 4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스위스 로잔 발레 콩코르에 1위로 입상하게 되었고, 세계적인 발레단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한국인 최초로 입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1999년에는 무용계의 최고의 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우수 여성 무용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강수진 씨가 그렇게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이었습니다. 남들보다 뒤늦게 발레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녀는 남들보다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하루에 19시간씩 연습을 했고, 그런 피나는 연습을 했기에 1년이면 천여 컬레의 토슈즈가 닳아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런 혹독한 노력과 훈련의 결과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었지만, 그의 발은 아름다운 여인의 발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발 모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발레리나 강예나 씨의 발도 그렇습니다.<사진2> 이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김용호)의 평에 의하면 ‘가냘프면서도 우아해 보이는 몸에 어떻게 저런 손과 발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메말라 있습니다. 바싹 마른 겨울나무의 가지처럼 손으로 움켜쥐면 바스러질 것만 같은 발과 손입니다.

   발레리나의 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거가 된 박지성도 다르지 않습니다.<사진3> 그는 평발이어서 축구하기에 적합한 신체조건이 아니었습니다. 평발을 가진 사람은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축구에서 90분을 뛰려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박지성은 ‘심장을 2개 가진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 결과 그의 발도 망가질 대로 망가졌습니다. 굳은살이 가득한 발에는 수없이 많은 상처자국이 남아 있고, 발톱은 아주 심각한 상태로 쪼개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였던 펠레는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제외하고 나머지 9개의 발가락에 발톱이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딱딱한 공을 차며 훈련했다는 증거입니다.

   축구선수 김영광 씨의 손도 그의 노력을 보여줍니다.<사진4> 김영광 씨는 국가대표 골키퍼입니다. 강하고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축구공을 손으로 막아내다 보니 보시는 것처럼 왼손 약지가 구부러져 있고, 마디가 굵어졌습니다. 손이 저 정도가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고통을 참아가며 공을 막아내는 훈련을 했을지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첼로의 신동이라 불리던 장한나 씨의 손도 그렇습니다.<사진5> 오래 전 한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나와서 휘어져 비대칭이 된 자신의 손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첼로를 연주하다 보니 손에 변형이 와서 친구들이 ‘개구리 손’이라고 놀렸다고 합니다. 줄을 만지는 왼손이 오른손보다 길고, 활을 잡는 오른손은 휘어 있습니다. 오랜 연습으로 인해 손 모양이 그렇게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바이올리스트인 숙명여대 유시연 교수의 손가락도 감동을 줍니다.<사진6> 오랜 연습으로 인해 손끝이 너무 닳아서 손가락 반 마디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손톱 역시 휘어져 있습니다. 손톱 밑에 보이는 검은 부분은 연주할 때 손가락을 빨리 움직이다 보니 바이올린 줄의 은가루가 뭍은 것입니다.

   그렇게 유명한 사람들의 모습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어르신들의 몸에도 그런 영광의 상처들이 있습니다.<사진7> 할머니의 굽어진 허리는 그 동안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서, 또 먹고 살기 위해서 밤낮 들에 나가 땅을 파고 거름을 주는 등 농사일에 여념이 없이 살아온 삶의 결과물입니다.

  여러분, 이런 사진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아마도 나름대로 느낀 것들이 다르고, 생각나는 것들도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사진들을 모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우리가 보았던 모든 사진들과 같은 결과는 수없이 많은 세월 동안 쌓아온 삶의 열매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그들이 고통을 참아내며 훈련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이라는 열매가 그들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훈련과 연습의 결과로 그들의 발이 뭉개지고 그들의 손이 휘어지게 되었지만, 그들의 그런 손과 발은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를 생생하게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과정이 있고, 그 과정에 따른 결과가 있습니다. 과정을 무시하고 좋은 결과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삶의 이치를 거역하는 것입니다. 농부도 이름 봄에 씨를 뿌린 후에 가을에 추수를 기다립니다. 씨를 뿌릴 뿐만 아니라 틈틈이 곡식을 돌봅니다. 물이 필요할 때에는 물을 대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거름이 필요하거나 비료가 필요할 때는 거름이나 비료를 뿌려줍니다. 병충해가 예상되면 미리 농약을 해서 병충해 피해를 막습니다. 잡초나 가라지가 생기면 뜨거운 태양볕 아래서도 잡초나 가라지를 뽑기 위해서 구슬땀을 흘립니다. 그래야 가을에 풍성한 추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수고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가을에 풍성한 추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농부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섭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치를 우리는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시켜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일어난 어떤 결과는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삶의 열매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동시에 내 삶에 나타난 어떤 잘못된 결과가 있다면 우리가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야만 앞으로의 삶에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 그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의 광야생활을 마치고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왔습니다. 길갈에서 할례를 행하며 다시 거룩한 백성으로 회복된 후에 그들은 가나안 땅을 점령하기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 관문이 여리고성이었습니다. 여리고 성의 성벽은 내벽과 외벽 그렇게 두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외벽은 그 두께가 무려 12m나 되고, 높이는 7m나 됩니다. 그리고 내벽은 높이가 지상으로부터 14m나 됩니다.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견고한 성읍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리고 성을 점령한 다음 이스라엘 백성들이 점령할 두 번째 성읍은 아이라는 성읍입니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을 점령하기 앞서 정탐꾼을 보내서 아이 성의 상황을 알아보게 합니다. 그 견고한 여리고 성벽을 무너뜨릴 때에는 하나님께서 무너뜨려 주셨기 때문에 쉽게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아이 성을 점령할 때에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기적적인 방법으로 돕겠다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힘으로 그 성을 점령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중한 여호수아는 정탐꾼을 먼저 보내 그 성의 상황을 알아보게 한 것입니다. 아이 성을 정탐하고 돌아온 정탐꾼들은 ‘아이 성은 작기 때문에 많은 군사를 보낼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군사 2-3천 명만 가도 충분히 그 성을 점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3천 명의 군사를 보냈습니다. 2-3천 명만 있어도 족하다는 정탐꾼들의 이야기를 듣고 3천 명을 보냈다는 것은 최대한 많이 보낸 것입니다.

  그런데 3천 명의 군사를 보내면 아이 성을 쉽게 점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이스라엘은 아이 성 전투에서 패하고 맙니다. 그 크고 견고한 성 여리고를 쉽게 점령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작은 아이 성 전투에서의 패배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여호수아 7:5절에서 전쟁에서 패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태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백성의 마음이 녹아 물 같이 된지라.” 지금까지 여호수아서에서 ‘마음이 녹았다’는 표현은 가나안 백성들의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였습니다. 여호수아 2:11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고 난 후에 가나안 백성들의 ‘마음이 녹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 5:1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넜다는 소식을 들고 가나안 백들의 마음이 또 녹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습니다. 아이 성 전투에서 패배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녹았습니다. ‘마음이 녹았다’는 말은 어떤 큰 공포나 두려움 때문에 낙심하여 다른 뭔가를 할 용기를 상실한 상태를 말합니다. 오늘 우리가 자주 쓰는 말로 표현한다면 ‘멘붕상태’가 된 것입니다. 가나안 백성들의 마음이 녹아 멘붕상태가 되었을 때에는 자신들의 땅에 점령해 들어온 이스라엘 백성들과 싸워볼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갈에서 할례를 행할 때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도 그들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 성을 점령하기 위해서 매일 아침 여리고 성을 돌고 있을 때에도 여리고 백성들은 성문을 굳게 걸어 잠가놓은 채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마음이 녹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녹아 멘붕상태가 되었습니다. 아이 성 전투에서 패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려움과 절망감에 빠져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아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두려움이 그들을 엄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에서 물어야 합니다. 2-3천 명만 있어도 아이 성을 충분히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 아이 성 전투에서 이스라엘이 패하고 만 것입니까? 분명 정탐꾼들의 보고에 의하면 3천 명의 군사를 보내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기에 패하고 말았습니까?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아이 성을 너무 쉽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이 성은 정탐꾼들이 보고한 것처럼 그렇게 쉽게 점령할 수 있는 성읍이 아니었습니다. 크고 견고한 여리고 성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너무 쉽게 점령하다 보니, 정탐꾼들의 마음속에 여리고 성읍보다 작은 아이 성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이 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리고 성은 평지에 있습니다. 그러나 성서고고학의 발굴을 통해서 드러난 바에 의하면, 아이 성은 해발 800m에 위치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견고한 성읍이었습니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에 위치한 성읍을 공격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싸움입니다. 더군다나 여호수아 8:25절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 아이 성의 인구는 12,000명이나 되었습니다. 인구가 12,000명이었다면 적어도 싸움에 나설 수 있는 숫자가 약 4천 명은 됩니다. 3천 명의 군사를 가지고는 결코 쉽게 점령할 수 없는 성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정탐꾼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이 성을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운다 하더라도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은 적군을 너무 얕잡아보았습니다. 어쩌면 정탐꾼들이 정탐을 성실하게 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정탐꾼들이 정탐을 성실히 하지 않았던지, 아니면 그들을 너무 얕잡아보았던지 간에 분명한 것은 그들이 아이 성을 점령하려 할 때에 준비를 잘못했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이 성 전투에서 이스라엘이 패할 수밖에 없었던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중에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한 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나안 땅의 첫 번째 점령지였던 여리고성을 점령할 때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령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생 라합과 그 집에 동거하는 자를 살려주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온전히 바치라.’(여호수아 6:17-18)는 것입니다. 여기서 ‘온전히 바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표현입니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어로 ‘헤렘’(herem)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완전히 멸하다, 저주 아래 두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헤렘으로 선포하신 것은 완전히 멸해 없애야 합니다. 그것을 저주 아래 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저주 아래 둔 그것을 가져가는 사람은 그 자신이 저주를 받아 죽임을 면치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리고 성의 모든 물건을 ‘헤렘’이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그것이 첫 번째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점령지에서 불태워 없앨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얻어지는 것은 모두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이후에 가나안 땅을 점령할 때 언제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전쟁을 하라는 뜻이고, 더 나아가 가나안 땅에서 얻어지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소유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여리고 성의 모든 것에 대해서 ‘헤렘’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긴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간입니다. 아간이 여리고 성을 점령하면서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오십 세겔짜리 금덩이 하나를 몰래 빼돌려 감추어두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여리고 성에서 그 어떤 것도 개인이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심지어 그것을 ‘헤렘’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그런데 아간은 손대서는 안 되는 것에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욕심내서는 안 되는 것에 욕심을 내서 그것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패하게 하신 것입니다.

   아이 성 전투에서 패한 후에 여호수아는 주체할 수 없는 큰 슬픔 때문에 자기의 옷을 찢었고,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함께 하나님의 궤 앞에서 땅에 엎드렸습니다. 그리고는 머리에 티끌을 뒤집어썼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수모와 굴욕을 당했다는 사실에 통곡했다는 말씀입니다.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지금 자기들 앞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장로들만 그랬겠습니까? 아마도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런 상태였을 것입니다. 멘붕상태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퍼하고 있습니다. 아이 성의 가나안 백성들에게 당한 수치와 모욕 때문에 어찌 해야 할 바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 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하나님께 묻습니다. ‘하나님,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우리를 멸망시키려고 이 땅으로 불러오신 것입니까?’ 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아이 성 전투에서 이스라엘 패하고 이런 모욕을 당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하나님께서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십니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나의 언약을 어겼으며 또한 그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져가고 도둑질하며 속이고 그것을 그들의 물건들 가운데에 두었느니라.” 여기에 ‘온전히 바친 물건’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11-13절에서 무려 다섯 차례나 언급된 ‘온전히 바쳐진 물건’은 헤렘입니다. 그리고 11절에서 그 헤렘을 어긴 것에 대한 동사가 네 개가 나옵니다.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져가고’ ‘도둑질하며’ ‘속이고’ ‘그들의 물건 가운데 두었느니라.’ 이 네 개의 동사는 성경의 표현을 그대로 옮긴다면 ‘뿐만 아니라’라는 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뜻은 이렇습니다. ‘그들이 온전히 바쳐진 물건(헤렘)을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도둑질했고, 뿐만 아니라 나를 속이고 더 나아가 그것을 자기 것 삼고자 자기 것인 양 자기 집에 감추어 두었느니라.’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아주 엄하게 금하신 그 명령을 아주 독한 마음을 품고 어겼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이스라엘이 아이 성 전투에서 패배한 것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우리의 삶에 나타난 열매는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결과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유명한 운동선수나 예술가들이 그 자리에 오를 때까지 그들은 엄청난 노력과 연습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가 그들을 그렇게 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그 반대의 모습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하나님께 불순종했을 때에는 그 결과가 패배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잘 준비된 전쟁이라 하더라도 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과정에 죄가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 성 전투에서 패한 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자신들에게 그런 끔직한 일이 벌어져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아간의 범죄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이후에 하나님으로부터 헤렘을 어긴 범죄가 그들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아간을 제거합니다. 여호수아 7:16절 이하에서는 헤렘을 어긴 아간을 제거하기 위한 ‘아간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아간 프로젝트라는 것은 자기들 공동체 안에서 범죄자를 가려내고, 다시는 그런 범죄가 자신들의 삶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바로잡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아간 프로젝트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과 습관과 모습 가운데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죄와 거짓된 것들을 찾아내 도려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잘못된 것을 도려내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믿음의 결단과 용기가 없이는 바른 신앙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잘못된 것을 도려낼 뿐만 아니라, 그 잘못을 되풀이하려는 우리의 삶의 습관을 따라가지 않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 아간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그저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연민을 가지고 그대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작은 허물이지만 그것이 언젠가는 내 인생을 망가뜨리는 아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작은 일이지만 그것이 아간이라면 그것을 도려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삶이 하늘의 기쁨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죄를 도려내고,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 때 우리의 삶에 아름다운 은혜의 열매들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 2017년 1월 1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