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책에 기록된 이름처럼

< 본문 - 요한계시록 3:1-6 >

  우리나라에 여름철이 지나면서 태풍이 찾아옵니다. 남태평양에서 태풍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우리나라는 그 태풍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느냐 하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합니다. 왜냐하면 그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길로 올라오면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태풍이 휘몰아치고 가면 태풍이 주는 심각한 피해에 대해서 보도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태풍이 오면 우리에게 피해를 많이 준다고 생각하고, 태풍이 오는 것을 별로 반갑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태풍은 우리에게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태풍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유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태풍은 먼저 자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태풍은 저위도 지방에서 축적된 대기 중의 에너지를 고위도 지방으로 수송하여 지구상의 남북의 온도조절 기능을 하여 이상기후 현상을 막아줍니다. 어려운 말입니다만 쉽게 이야기 하면 적도 지역의 무더운 열기를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태풍으로 인해서 남미와 북미 등 여러 곳에 많은 비를 내려 수목이 자랄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 인간이 필요한 물 가운데 70% 이상이 태풍으로 인해 내린 비에 의해서 공급되고 있습니다. 태풍이 불면 바닷물이 뒤집어져 바닷물의 순환을 가져오게 되고, 이로 인해서 바다의 가장 작은 생명체인 플랑크톤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여 물고기들이 그 플랑크톤을 먹을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어족자원을 풍부하게 해 줍니다. 태풍이 없다면 물고기들의 먹잇감이 부족하여 물고기들이 제대로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태풍은 바다의 영양분 과잉으로 인해 생기는 적조 현상을 멈추게 해 줍니다. 뿐만 아니라 태풍은 대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등의 오염물질을 비에 씻겨가게 하여 대기를 맑아지게 해 주며, 바다에 모인 쓰레기와 오염된 물 등을 정화시키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태풍은 그만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많은 유익을 줍니다. 반대로 태풍이없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에 더 엄청난 재난이 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태풍이 주는 피해를 더 많이 생각하지만 실제로 태풍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은 그로 인해 생기는 피해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 인생에도 태풍이 불게 하십니다. 그로 인해서 나에게 여러 가지 유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거꾸로 태풍이 없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나 우리의 사회가 더 큰 피해를 입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 태풍이 없다면 우리의 삶이 평안할 것 같지만 그로 인해서 찾아오는 피해가 훨씬 더 많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예수님께서 사데 교회에 편지로 주신 말씀입니다. ‘사데’라는 지역은 당시 루디아 지방의 수도였습니다. 사데 지역은 크게 두 가지 산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던 도시였습니다. 하나는 섬유산업이고, 다른 하나는 보석산업입니다. 사데 지역은 의류산업이 굉장히 발달해서 당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칠 만큼 유명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데 지역의 사람들은 좋은 옷을 입고 멋 부리기를 좋아했고, 더군다나 보석산업까지 발달해서 금은보석으로 치장하며 아주 사치스럽게 살았습니다.

   사데 교회는 그런 지역적인 특성상 아주 큰 교회로 부흥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큰 도시에 자리 잡고 있었고, 섬유산업과 보석산업으로 교인들의 가정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누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황제숭배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로마정부로부터 황제숭배를 위한 신전을 건립하도록 허락을 받았지만, 그것마저도 서머나에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황제숭배를 위한 신전이 없었기 때문에 황제숭배를 강요받지 않아, 기독교인들이 자유롭게 신앙생활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방 우상의 신전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모든 게 신앙생활하는 데 너무나도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요한계시록 2장에 언급된 네 개의 모든 교회에는 교회 안에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에베소 교회에는 니골라당이 있었고, 서머나 교회에는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버가모 교회에는 발람의 교훈을 좇는 무리들이 있었고, 두아디라 교회에는 이세벨주의로 인해서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데 교회에는 교회 내에 그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아주 순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사데 교회를 향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로다.” 사데 교회는 신앙생활하는데 아무런 풍랑도 없던 무풍지대였습니다. 그곳에는 풍랑이 일지 않았습니다. 핍박이라는 풍랑도 없었고, 가난의 고통이라는 광풍도 없었습니다. 교회의 내적인 혼란도 없었고, 황제숭배와 같은 박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형적으로는 아주 큰 교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죽은 교회였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그것 아십니까? 사실 박해나 이단의 유혹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무사안일주의’입니다. 풍랑이 닥치지 않는 삶이 평안할 것 같지만, 그 때가 가장 큰 위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이 너무 잘 풀려나갈 때 조심해야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역사가라고 하는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문제로 인해서 도전을 받게 되면, 그 도전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는 응전이 있어야 역사가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도전이 없으면 역사는 죽어갈 뿐입니다. 새로운 것을 위해서 전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데 교회가 꼭 그랬습니다. 사데 교회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갔습니다. 걱정할 것이 없었습니다. 교인들의 숫자는 날로 늘어나지요,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요, 더구나 박해도 없지요,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무리들도 없지요 - 그렇게 모든 게 잘 풀려나갔습니다.

   그런데 역사가 토인비의 공식이 사데 교회에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도전이 없는 곳에는 응전도 없습니다. 응전이 없는 곳에는 발전이 없습니다. 사실 니골라당으로 인해서 애를 먹던 에베소 교회나, 박해로 인해서 순교자를 내는 등 어렵게 신앙생활했던 서머나 교회, 그리고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발람의 교훈을 좇는 무리들 때문에 어지럽던 버가모 교회, 또 자칭 선지자라 하는 이세벨 때문에 교회 전체가 흔들거렸던 두아디라 교회, 그 모든 교회는 그래도 죽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생명은 있었습니다. 그런 어려운 문제들이 도전해 올 때마다 교회는 그에 대해서 응전을 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생명을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데 교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죽은 교회였습니다. 여러분, 교회 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그래도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살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문제를 일으키고 교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잘한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고, 유혹이 있고, 혼란이 있다는 것은 그 교회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히브리서 1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히브리서 12:8) 그렇습니다. 징계를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고난도 없고, 징계도 없고,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잘 풀릴 때에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조심스럽게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마귀는 생명이 있는 곳에 찾아와서 유혹합니다. ‘사자는 죽은 고기를 싫어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마귀도 죽어 있는 교회 - 죽어 있는 신앙인들에게는 찾아가지 않습니다. 마귀는 죽은 교회 - 생명이 없는 교회에는 절대로 흥미를 갖지 않습니다. 유혹할 필요도 없고, 박해를 가할 가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놔둬도 그냥 죽어 가는데, 뭐 하러 건드리겠습니까?

  사데 교회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좋은 조건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 환경이 사데 교회로 하여금 죽게 만들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교회처럼 보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모두가 부러워하는 교회입니다. 교인도 많지요, 재정도 풍부하지요, 교회 안에 아무런 걱정도 없지요. 그러나 죽었습니다. 영적 생명력이 없습니다.

   왜 사데 교회가 그렇게 죽어버린 교회가 되었습니까? 본문 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하나님 앞에 네 행위의 온전한 것을 찾지 못하였노니.” 여기에서 ‘온전하다’는 말은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온전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신앙적인 열심을 보여야 하는데, 그 열심이 없다는 말입니다. 사데 교회 교인들에게는 신앙적인 열심이나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저 습관에 따라서 교회에 다닐 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구원의 은혜에 감격해서 기쁨으로 성전을 찾는 사람들이 아니라 주일이 되면 형식적으로 예배를 드릴 뿐 마음에 구원의 감격이나 은혜에 대한 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여러분, 구원의 확신이나 구원의 감격을 잃어버리고, 신앙적인 열심도 없이 그저 형식적으로 교회에 다니고, 형식적으로 예배드리는 사람은 사데 교회 교인들처럼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들’처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어떻습니까? 우리의 신앙은 살아 있습니까? 살았다 하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은 자로 신앙생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신앙이 살아 있는지 죽어 가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도하고 싶은 열망이 있고, 찬송하고픈 열정이 있으면 우리의 영은 살아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싶은 감동이나 믿지 않은 영혼을 보면 불쌍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영은 죽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 싶어 하는 간절함이 있고, 말씀대로 살려고 몸부림 치기도 합니다. 봉사할 때면 마음에 기쁨이 있고 주님께서 기뻐하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에 뭉클함이 있습니다. 그러면 살아 있는 신앙인입니다. 예배드릴 때에 예배 가운데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마음으로 만나고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면 우리의 신앙은 살아 있는 것입니다. 내 안에 하나님으로 인해 기쁨이 있습니다. 환경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하나님이 주신 평강으로 인해 마음이 평안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영혼은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생명을 사라지면 예배를 드려도 기쁨이나 감격이 없습니다. 기도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찬송하고픈 열망도 없고, 복음을 전하고픈 감동도 없습니다. 말씀을 들어도 맨송맨송합니다. 주님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주일이 다가오는 것조차 두렵습니다. 교회에 가긴 가야 하겠는데, 마치 소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억지로 교회당에 나옵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의 영과 우리의 신앙은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죽어 가는 사데 교회를 향하여 주님께서 애타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2절입니다. “너는 일깨어 그 남은 바 죽게 된 것을 굳건하게 하라.” 죽어 가는 교회이지만 아직까지 생명의 불씨는 남아 있습니다. 살아날 가망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희망을 주님께서 보셨습니다. 그래서 ‘너는 깨어나라. 정신 차려라.’ 그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일깨어’라는 말씀은 ‘신앙상태가 바로 되어 있는지를, 잘못되었다면 무엇에 잘못되었는지를 점검하라’는 말씀입니다. 진찰을 받아보라는 말씀입니다.

   교회는 영적인 병원입니다. 몸이 좋지 않은 분들은 병원을 찾아갑니다.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청진기를 대보면서 진찰을 합니다. 진찰을 하다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더욱 정밀하게 검진하기 위해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라.’고 하기도 하고, ‘CT나 MRI를 찍어 보라.’고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조직검사를 해보아야겠다.’고 우리 몸의 일부(조직)를 떼내기도 하고, 다른 검사를 위해서 피를 빼기도 합니다. 때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서 우리의 건강을 체크해 줍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죽어갈 때에는 영혼의 의사가 되시는 예수님 앞에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청진기 앞에 서서 우리의 영혼을 검진 받아야 합니다. 아무리 몸이 아픈 사람이라 하더라도 의사 선생님 앞에 가지 않으면 어디가 아픈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내 마음대로 진단하고 내 생각대로 판단하면 병을 크게 키우게 될 뿐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앞에 나오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인 상태에 대해서 점검을 받을 수 없습니다. 말씀이라는 엑스레이로 우리의 영혼 깊은 곳을 날마다 찍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병들지 않고 바르게 신앙생활할 수가 있습니다. 죽어가던 영혼도 예수님 앞에 나와서 자신의 병든 신앙을 회개하고, 말씀 앞에 서서 치료를 받으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죽어가던 사데 교회가 살아나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3절에서 예수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네가 어떻게 받았으며 어떻게 들었는지 생각하고 지키어 회개하라.”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얼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까? 언제 복음을 들었는지, 그리고 그 복음을 받았을 때 어떠했는지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지난 날 처음 예수 믿을 때 가졌던 그 순수하고 열성적인 믿음을 추억해 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건망증이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건망증이 더욱 심해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건망증이 심하다 하더라도 절대로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신앙인들은 언제나 이 두 가지는 절대로 잊지 않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죄인이었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죄인이었던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걸 잊어버리면 곧 생명을 상실하고 맙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꿈에라도 잊어서는 안 될 크신 은혜입니다.

   사데 교회 교인들은 열심히 교회는 다녔지만 구원의 감격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형식적으로 치우치게 되었고,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복음을 받아들이고, 구원의 감격을 가졌던 바로 그 때를 생각하고 회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살아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데 교회가 죽어 가는 교회이지만 주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신 이유는 아직까지 생명이 살아 있고, 그 생명을 잘 잡으면 회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사데 교회에 그루터기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4절에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사데에 그 옷을 더럽히지 아니한 자 몇 명이 네게 있어 흰 옷을 입고 나와 함께 다니리니 그들은 합당한 자인 연고라.”

   죄악의 도성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때에도 그 성을 위해서 기도하던 아브라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롯이 멸망 가운데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이 온갖 폭력과 거짓으로 만연되어 있을 때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방주를 지었던 노아와 같은 의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 인류가 홍수로 멸망당할 때 인류이 계보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데 교회가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그 교회에도 순수한 믿음을 지키며 생명을 가지고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흰 옷을 입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사데 교회에 희망이 있습니다.

   당시 소아시아 지방에서는 얼룩이 묻은 옷을 입은 사람은 신에게 제사할 수 없었습니다. 만일 얼룩 묻은 옷을 입은 사람이 신에게 제사하려 한다면 그것은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전통적인 생각에다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데 지역은 섬유산업이 굉장히 발달해 있어서 모두들 좋은 옷, 깨끗한 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당연히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도 깨끗한 흰옷을 입고 예배당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겉을 보시는 분이 아닙니다. 겉으로는 깨끗하게 차려 입었을지라도, 그 사람들의 영혼을 보시는 주님의 눈에는 다 죽어 가는 환자처럼 보였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진정 살아 있는 사람은 겉으로 깨끗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아니라, 믿음을 지키며 구원의 감격을 가지고 살아가던 지극히 소수의 교인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생명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죽어 가는 많은 사람들보다도 순수하게 믿음을 지킨 소수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교회의 생명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에서는 비록 소수이지만 희망이 되는 사람들을 가리켜 ‘그루터기’라고 말합니다.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루터기가 남아 있는 것처럼, 나라가 멸망하여 폐허가 된다 하더라도 그 땅에 거룩한 씨인 그루터기를 하나님께서 남겨 두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그루터기가 그 나라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교회는 세상에 마지막 남은 그루터기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병들고 죄악으로 물들어도, 세상과는 다른 ‘거룩한 씨’가 되어서 세상을 구원해낼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에 물들지 않고 거룩한 흰옷을 입는 하나님의 그루터기들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약속해 주십니다.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와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생명책은 구원받은 성도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하나님의 책입니다. 그 안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언약의 책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이름을 기록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와 천사들 앞에서 우리를 인정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천국 문 앞에 다다랐을 때에 예수님께서 ‘아무개야 어서 오너라. 너는 세상에 살 때에 살아 있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던 거룩한 그루터기였다.’ 그렇게 칭찬해 주시면서, 하나님께는 “하나님 아버지, 이 아무개는 세상에서 순결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성도입니다.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그러면 우리 앞에 우리가 그렇게 소망하던 바로 그 영광스러운 천국 문이 활짝 열려질 것이고, 우리는 그 천국 문을 통해서 천국에 들어가서 주님과 함께 영원토록 왕 노릇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죽어가는 신앙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살아 있는 신앙, 살아 있는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구원의 감격이 있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아름다운 고백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죄악으로 물들어간다 하더라도, 우리는 마지막 남아 있는 하나님의 거룩한 씨 - 하나님의 거룩한 그루터기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생명의 불씨를 당길 수 있는 그루터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내가 우리 교회에 생명을 줄 수 있는 마지막 남은 그루터기’라고 생각하며 신앙생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이름이 생명책이 기록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책이 그 이름이 기록된 사람답게 생명력 있는 신앙으로 살아야 합니다.

< 2017년 2월 12일 주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