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일하기를 힘씁시다.

< 본문 - 데살로니가전서 4:11-12 >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건강입니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린다 하여도 건강을 잃으면 그 모든 것이 다 쓸모가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이 행복하게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소망이 있어야 합니다. 현실보다 더 나은 내일을 바라보는 소망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자기 목숨을 바칠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내 생명을 다 바쳐도 좋다 할만큼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록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고, 상황이 절박하더라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네 번째 요소는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할 일이 없다는 것만큼 비참한 것이 없습니다. 노인학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현대 노인들이 겪는 4가지 고통 가운데 하나가 ‘역할 상실’입니다. 할 일이 없다는 것이 노년을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말입니다. 나이 많으신 분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한참 일해야 할 때에 할 일이 없다는 것,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일이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내게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이 기록될 당시 유행했던 헬라철학에서는 육체적인 노동을 천히 여겼습니다. 귀족들은 머리를 쓰는 사람들이고, 천민들은 몸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그랬지 않습니까? 천한 사람들이나 일을 하지, 양반들은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 옛날 그림들을 보면, 산 아래나 큰 정자나무 아래 앉아서 바둑을 두며 신선놀음을 하던 그림들이 참 많습니다. 조선 후기에 서민들의 일상을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렸던 단원 김홍도(1745-1806)가 그린 ‘벼타작’이란 그림에도 그것이 잘 보여줍니다.<사진1> 농부들은 볏단을 통나무에 내리치며 타작하는 일을 열심하고 있는데, 마당 한켠에서는 갓을 비껴쓰고 술병을 옆에 놓고 장죽을 입에 문 채 비스듬하게 누워 농부들을 감사하고 있는 양반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풍습이었습니다. 양반들은 힘든 육체적인 노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육체적인 노동은 머슴이나 상것들이 하는 것으로 취급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것 아세요? 우리 인간은 본래부터 일하는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 사람을 만드실 때에 일하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세기 1:28) 만물을 다스리는 것이 에덴동산에 창조된 아담과 하와에게 주신 사명이었습니다. 그게 그들에게는 일거리였다는 말씀입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창세기 2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창조된 모든 들짐승과 새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면서 아담에게 그것들의 이름을 짓도록 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가만히 앉아서 놀고먹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시편 128:2) ‘일하지 않고 수고하지 않고 놀고먹는 것이 복이라’ 그렇게 말씀하지 않고, ‘열심히 땀흘려 일하고 일한 만큼, 수고한 만큼 소득을 얻는 것이 복되다’ 그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의 배경이 되는 데살로니가 교회는 여러 교회 중에서 아주 모범적이고 열심이 있는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게 편지를 쓰면서 맨 먼저 이렇게 칭찬해 줍니다. “우리가 너희 모두로 말미암아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도할 때에 너희를 기억함은 너희의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함이니.”(데살로니가전서 1:2-3) 그리고 이어서 “너희가 마게도냐와 아가야에 있는 모든 믿는 자의 본이 되었느니라.”(1:7)고 말씀합니다. 데살로니가 교회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대해서 다른 교회에 본이 되고, 소문이 난 교회였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데살로니가 교회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린다고 하면서 ‘주님이 곧 오시는데 일해서 뭐 하느냐’고 생각하고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 편지를 써서 ‘주님의 재림을 기다린다고 그저 앉아서 놀고먹기만 하면 안 된다. 주님이 곧 오실지라도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주님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말씀합니다. “조용히 자기 일을 하고 너희 손으로 일하기를 힘쓰라.”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서 데살로니가 교회에게 ‘조용히 일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조용히 일하라.’는 말씀은 일을 하긴 하되 조용히, 잠잠히 하라는 말입니다. 데살로니가 교회에는 영지주의의 영향을 받아 여기 저기 다니면서 토론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봉사하거나 일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교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만하는 사람들이 건설적인 이야기만 하고 끝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면서 교회에 분란을 만들어 내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데살로니가후서 3:11절에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들은즉 너희 가운데 게으르게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 있다 하니.” 대개의 경우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일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이 이곳저곳 다니면서 이 사람 험담하고 저 사람 험담하고, 또는 교회에 대해서나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사람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교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여러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불평하거나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바쁜 사람은 자기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못합니다. 내 하는 일에 온 정신을 쏟아 일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떤지 그런 것에 관심 기울일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하지 않는 사람은 멀리서 누가 뭔 일을 하는지, 누가 어떻게 일하는지 가만히 보고 있다가 한두 가지 잘못을 하면 그걸 가지고 비판하고 험담합니다.

  ‘조용히 일하라’는 말씀 속에는 내게 맡겨주신 일에 불평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보는 참 안타까운 모습 가운데 하나는 일은 열심히 하는데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칭찬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앞장서서 일하는 데 왜 칭찬을 받지 못합니까? 그 이유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 하나는 열심히 하긴 하는데 불평하며 하기 때문입니다. 기쁨으로 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하거나 봉사할 때 주변에 다른 사람이 불평하면 같이 하는 사람의 마음도 기쁘지 않습니다. 불평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있는 기쁨이나 섬김의 행복까지도 앗아가는 무서운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데도 칭찬받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기 입으로 다 까먹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바리새인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남들보다 열심히 신앙생활 했습니다. 구제도 많이 하고, 금식이나 기도도 참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 칭찬받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기들이 떠벌리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금식하면 얼굴을 초췌하게 하여 금식한 티를 내서 사람들에게 스스로 칭찬받으려 했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선 자지가 착한 일을 했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습니다. 기도도 열심히 했지만 자신이 기도 많이 한다는 것 때문에 하루 벌어먹고 사느라 기도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기도하지 않는 불경건한 사람들’이라고 정죄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지만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칭찬을 받지 못했습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던 묵묵히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참된 신앙을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 본문의 편지를 쓴 사도 바울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복음을 전하며 주의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복음전도의 일을 감당하면서 힘든 경험도 참 많이 했습니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겪어야 했고, 매를 맞는 일이나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일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사도 바울은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기쁨으로 그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힘든 일을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를 디모데전서 1:12절에서 한 그의 고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힘든 일이지만 그것을 자신에게 맡겨주신 것에 감사한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를 이 귀한 일에 쓰임 받게 하셨다’는 자부심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는데 그것보다 귀하고 복된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힘들어도, 때론 죽음의 위협이 눈앞에서 자신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기쁨과 감사함으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혹 지금 내게 맡겨진 일이 내게 너무 버겁다는 생각을 해 보진 않으셨습니까? 왜 나에게는 이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맡겨 주셨나 하고 불평하고 싶은 때는 없으셨습니까? 아무리 무겁고 힘든 일이라 하더라도 감사함으로, 즐거움으로 감당하면 어떤 일이든지 다 감당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일을 맡았든지 그것을 기쁨으로 감당하려 할 때 우리에게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베드로전서 4:11) 봉사할 때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의 이면에는 우리가 주님을 위해서 봉사하고 주님을 위해서 뭔가를 하려 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능히 감당할 힘을 주신다는 말씀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우리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할 때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기 일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조용히 자기 일을 하고.”(11절)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밭은 내가 해야 할 내 일이 있습니다. 학생이 해야 할 자기 일이 무엇입니까? 학생이 해야 할 자기 일은 공부하는 것입니다. 학생은 공부하는 일에 결코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은 공부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그에게 맡겨주신 일입니다. 그러기에 학생이 공부하는 것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가정주부에게는 가정의 살림살이가 자기 일입니다. 가정에서 살림살이하는 일을 내팽개쳐놓고 교회에 와서 봉사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교회에서 봉사하려면 가정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잘 해놓고 교회에 와서 봉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에서 살림살이 하는 일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봉사하는 일만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가정의 일도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일입니다.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은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의 일은 세상의 일이고, 교회에 나와서 봉사하는 것만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그 직장에 나를 보내셨습니다. 그 직장에 유익을 주기 위해서 나를 보내셔서 내게 일을 맡겨주셨습니다. 그러면 직장에서 일할 때에도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신 힘으로 최선을 다해서 직장을 섬겨야 합니다. 장사를 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일하는 그곳이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 일하게 하신 일터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그 일을 하게 하셨다면 그 일이 하나님의 일입니다. 교회에서 직분을 주셔서 감당하게 하신 일이 있다면 그것도 하나님의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을 맡기시고 그 일을 하게 하신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만드시고는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세계를 우리에게 맡겨주셨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그 일을 감당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 고린도전서 10:3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합니다. 먹고 마시는 가장 기본적이고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어떤 일을 하든지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과 모습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맡겨진 우리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삶의 현장에서 성실하게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일은 반드시 내가 해야 합니다. 비록 그 일이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내게 맡겨주신 일은 내가 해야 합니다. 내가 감당해야 할 그 일이 내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십자가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지고 가야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내가 짊어지지 않으면 아무도 지지 않는 그 짐이기에 내가 져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너희 손으로 일하기를 힘쓰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손으로 하는 일에만 해당되는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모든 일에 성실하고 부지런해야 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건강해서 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봉사함으로 건강을 유지해 가야 합니다. 교회에서 봉사하시는 분들 보면 건강하기 때문에 봉사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몸이 약합니다. 그런데도 열심히 기쁨으로 봉사합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가운데는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여자들 중에서도 아이가 다섯 이상인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너무 바쁘게 살기 때문에 정신병원에 올 틈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독신으로 사는 분, 자녀가 하나인 분, 그런 분들이 정신병원에 많이 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한가하기 때문입니다. 4-50대 여성분이 많이 걸린다는 주부 우울증도 사실 한가하기 때문에 걸리는 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매일 같이 바쁘게 일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우울증에 걸릴 틈이 없습니다.

  왜 주부 우울증에 걸리는 줄 아십니까? 젊었을 때에는 자식들 뒷바라지 하랴, 남편 뒷바라지 하랴,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40 중반이나 50대 초반이 되면 자식들도 어느 정도 다 자랐습니다. 대학에 가고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신경 쓸 것도 별로 없습니다. 남편은 직장이나 사업에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어 남편 뒷바라지나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까 부인들이 집 안팎으로 별로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인생이나 삶에 대해서 깊은 사색을 하게 됩니다. 결혼하고 20년 30년 살아왔는데 자신을 위해서는 해 놓은 것이 저의 없습니다. 꿈 많던 소녀 시절에 꿈꾸던 것들 중에서 이루어진 것도 없습니다. 자식들을 위해서, 또 남편과 가정을 위해서 참 많은 일을 했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해 놓은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옛날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주부 우울증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일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우울증이 틈타지 못합니다. 가정에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면 교회에서, 또 이웃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삶의 여유를 주셨다면 그 여유를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습니다.

  데살로니가후서 3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데살로니가후서 3:10)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에게 맡겨주신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먹을 자격도 없다는 말씀입니다. 먹을 것을 주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오늘 내가 서 있는 자리에 있게 하신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그 자리가 직장이든 가정이든, 아니면 교회에서 맡겨진 어떤 직분의 자리이든 나를 그곳으로 부르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나를 사용하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그곳에 있게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일이 어떤 일이든지 간에 최선을 다해 사십시다. 가정에서 해야 할 일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일입니다. 내가 그것을 잘 감당하면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그저 내 생계를 위해서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으로 보내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직장에서 나를 통해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일하는 것이 그곳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십시다. 교회에서도 나를 부르시고 구원하셔서 은혜 가운데 살게 하시고 나를 충성되이 여겨 직분을 맡겨주신 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나를 통해서 주님의 몸된 교회가 세상 속에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떠벌린다고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것 아닙니다. 조용히 내게 맡겨주신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을 통해서 주님께서 영광을 받으십니다.

< 2017년 2월 19일 주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