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갈망

< 본문 - 역대상 11:15-19 >

  지난 금요일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고, 91일 만인 지난 금요일(3월 10일)에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의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이 선고되었습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말았습니다. 그 91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참으로 많은 아픔을 겪어야 했고,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해야 했습니다.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 반목과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국론분열이라는 고통을 겪어내야 했습니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끝났습니다. 헌재의 결정이 나기까지 서로 자기들의 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웠던 사람들도 이제는 헌재의 결정을 기꺼이 수용해서 그 동안 탄핵정국으로 인해 감수해야 했던 온갖 아픔과 국제정세 속에서 감내해야 했던 불이익을 극복해 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실업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이고,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지난 외환위기 때보다도 많다고 합니다. 공식통계는 실업자 수가 100만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300만 명이 넘을 것이고, 청년 실업자만 100만이나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거기에다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내수 침체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자국보호주의, 그리고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등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딱 맞는 우리 시대의 상태입니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 우리는 대통령의 공백상태로 인해 더욱 힘든 시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 또다시 국론이 분열되면서 이념과 사상의 대립, 그리고 저항으로만 일관한다면 우리는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더 큰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성숙한 시민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위기에는 분명 혁신과 새로움으로 나아갈 기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는 지도자 한 사람으로 인해서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지내왔습니다. 이제는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지도자 한 사람의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가장 존경받는 왕입니다. 그런데 그런 다윗에게도 치명적인 실수가 몇 가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이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오늘 본문의 말씀을 기록한 의도는 다윗에게는 참으로 훌륭한 신하들과 용사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다윗이 왕이 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사울이 왕으로 있을 때 엘라 골짜기에서 이스라엘과 블레셋 사이에 큰 전투가 있었습니다. 그 때 이스라엘 장수들과 군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어린 다윗이 무찌릅니다. 그로 인해서 다윗은 백성들에게 인기를 얻지만, 사울 왕은 다윗이 자신의 왕좌를 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윗을 죽이려 합니다. 사울의 살해 위협에 결국 다윗은 도망자 생활을 해야 했고, 심지어는 자신이 죽였던 골리앗의 고향으로 도망을 가기도 했습니다. 그런 혹독한 고난의 생활은 사울 왕이 길보아 전투에서 전사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사울 왕과 사울 왕의 세 아들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전사하자 다윗은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와 헤브론에서 유다 지파의 왕이 됩니다. 사울 왕의 아들 이스보셋이 이스라엘의 나머지 지파를 다스리는 왕이 되었고, 다윗은 열두 지파 중 오직 한 지파인 유다 지파의 왕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7년 6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에 이스보셋이 살해당하자 다윗은 공식적으로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바로 앞인 9절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다윗의 등장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양치기 목동으로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악기를 다루는 솜씨가 남달랐던 다윗의 소문의 들은 사울 왕의 신하가 다윗을 왕궁으로 불러 사울 왕 앞에서 수금을 타게 하면서 다윗과 사울 왕은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다윗이 수금을 타기 위해서 왕궁에 출입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어떤 권력을 얻거나 사울 왕에게 큰 관심을 얻게 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왕궁을 출입하는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였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골리앗을 죽임으로 인해서 다윗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었지만, 사울 왕에게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블랙리스트에 오른 첫 번째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다윗이 왕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출신도 변변치 않습니다. 그의 가문이나 아버지가 힘이 있거나 유명한 사람도 아닙니다.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닙니다. 가장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양을 치며 목동생활을 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자란 것이 아닙니다. 왕이 될 만한 어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채 자랐습니다. 그래서 다윗이 왕이 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다윗이 왕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본문 바로 앞에서는 ‘다윗이 점점 강성해져갔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왕이 될 만한 어떤 자격이나 조건을 갖추지도 못한 다윗이 왕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정직한 신앙입니다. 때묻지 않는 순수한 신앙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보셨습니다. 그래서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서 다윗에게 기름을 부으실 때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사무엘상 16:7) 하나님께서는 외적인 어떤 조건을 따져 사람을 쓰시는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그 마음이 하나님을 향해 있고,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 바르게 살려 하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시고 그를 쓰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께서 다윗을 사용하시기 위해서 다윗에게 참 좋은 사람들을 붙여주셨다는 사실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본문에 나오는 세 사람은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 다윗 왕을 위해 충성을 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본문에 소개된 삼십 우두머리 중 세 사람은 다윗의 부하 장수 중 두 번째 그룹에 속한 사람입니다. 첫 번째 그룹의 세 사람은 본문 바로 앞인 11절과 12절에 소개되고 있는 야소브암과 엘르아살, 그리고 사무엘하 23:11절에 소개되고 있는 삼마입니다. 오늘 본문에 소개된 두 번째 그룹의 세 사람은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20절과 22절에 소개되고 있는 아비새와 브나야, 그리고 그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또 한 사람을 말합니다.

  그 세 사람이 다윗에게 얼마나 충성했는지의 한 예가 오늘 본문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다윗이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블레셋 사람들이 다윗의 왕국 이스라엘을 공격해 들어옵니다. 다윗은 한 때 사울 왕을 피해 블레셋 땅으로 망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다윗이 이스라엘에서 왕이 되었다고 하니 블레셋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윗이 자기들에게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처럼 보였던 다윗이 날로 강성해져 가더니 이제는 자기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니까 블레셋 사람들이 그런 다윗을 치기 위해서 공격해 왔고, 다윗의 고향인 베들레헴에 수비대를 갖추고서 르바임 골짜기에 군대를 전열시키고 있었습니다.

  당시 아둘람 굴에 머물러 있던 다윗 왕은 블레셋이 침공해 와서 르바임 골짜기에 진을 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군대를 이끌고 그곳으로 갑니다. 블레셋과 전쟁을 하기 위해서 갔던 다윗은 멀리 높은 산성에서 블레셋 군대가 수비대를 갖춘 베들레헴을 보자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그 베들레헴에서 자랐습니다. 양떼를 이끌고 다닐 때에 베들레헴 입구에 놓여 있는 우물에서 물을 마시곤 했습니다. 비록 오래 전 이야기이지만, 다윗은 그 우물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는 그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윗은 사울 왕의 눈을 피하여 도망다니기 위해 고향인 베들레헴을 떠난 후에 어쩌면 고향을 찾아간 적이 없었을 것입니다. 사울이 자신을 죽이려 할 때에는 가능하면 사울 왕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베들레헴에 갈 수 없었고, 사울 왕이 죽은 후 헤브론에서 유다 지파의 왕으로 있을 때에도 사울의 지파인 베냐민과 가까이에 있는 베들레헴을 방문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기에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고향 베들레헴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다윗의 마음속에 강한 열망이 생겼습니다. 어릴 적에 마셨던 그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한 모금만 마시면 좋겠다. 누군가가 저 우물물을 퍼다 주면 얼마나 좋을까.’

   분명 다윗은 부하들에게 ‘그 우물물을 퍼오라!’고 명령한 것이 아닙니다. 그냥 옛날 어릴 적에 그 우물물을 마시고 놀던 그 때가 그리워 그렇게 말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장수 세 명이 베들레헴을 향해 돌진해 갑니다. 그 베들레헴에는 블레셋의 수비대가 이미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보다 훨씬 더 강한 무기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사울 왕 시대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변변한 무기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철로 된 칼이나 창을 가진 사람은 왕과 왕자인 요나단뿐일 정도로(사무엘상 13:22) 이스라엘 군대의 무기는 형편없었습니다. 사무엘상 13장의 말씀에 의하면, 이스라엘 땅에는 대장장이가 없었습니다. 철기문화를 일찍 받아들인 블레셋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철을 만드는 기술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농구기를 벼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블레셋 사람들을 찾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런 블레셋은 철로 칼과 창을 만들어 전쟁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울 왕 시대에는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투를 하면 늘 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윗의 시대라고 별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다윗의 시대에도 블레셋은 철로 된 무기를 갖춘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서 이스라엘은 그렇게 좋은 무기를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다윗의 세 용사가 막강한 무기를 갖추고 있는 블레셋 진영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거의 죽음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세 용사는 다윗이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는 그 중얼거림을 듣고 블레셋 군대를 뚫고 지나서 그 우물물을 길어옵니다. 목숨을 건 행동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에게는 그렇게 다윗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충성을 다한 용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기록입니다. 그런 목숨을 걸고 충성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윗의 세력은 점점 더 강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측면에서 오늘 본문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 용사가 적진을 뚫고 가서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떠오자 다윗은 그 물을 마시지 않습니다. 그 물을 하나님께 부어드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결코 이런 일을 하지 아니하리이다. 생명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갔던 이 사람들의 피를 어찌 마시리요.” 자신이 괜한 짓을 했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한 그 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는 말입니다. 자기는 물을 떠오라고 명령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어릴 적 그 우물물을 마셨던 그 때의 생각이 나서 중얼거렸을 뿐입니다. 그런데 부하 세 사람은 자기들의 생명을 걸고 가서 그 우물물을 떠 왔습니다.

   만일 잘못되었다면 다윗은 자신의 훌륭한 부하 세 사람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블레셋 군대를 돌파하여 우물물을 떠온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다윗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우물물은 옛적에 마시던 그 물이 아니라 부하들의 피’라고 고백합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이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한 그것을 가리켜 ‘다윗의 열망’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열망이라는 말은 ‘간절히 바라다, 애를 태우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윗은 우물물을 마시고 싶은 열망이 간절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어릴 적에 살았던 고향이 베들레헴입니다. 그리고 그 때 늘 마셨던 우물물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고향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우물물을 마시고 싶은 열망이 얼마나 간절했을까 우리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시상황입니다. 블레셋 군대가 이미 베들레헴을 점령하고 그곳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베들레헴에만 진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르바임 골짜기에 블레셋 군대가 가득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그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는 것은 잘못된 열망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정말 그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블레셋 사람들을 르바임 골짜기와 베들레헴에서 몰아낸 후에 그런 생각을 가져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지금 가져서는 안 되는 잘못된 열망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용감한 세 용사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그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나중에야 그것을 안 다윗은 그 물을 마시지 않았고 하나님께 부어드리며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됩니다.

  여러분, 우리도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열망들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기독교 심리학자 래리 크랩(Larry Crabb)은 그의 책 『영적 가면을 벗어라』에서 우리 인간에게는 세 가지 욕구가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살면서 세 가지 갈망을 가지고 산다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가 일상적인 욕구입니다. 육체적인 편안함을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의식주라고 말하는 먹고 자고 입고 잠자는 데 불편함이 없는 그런 평안한 삶을 갈망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가벼운 갈망인데, 이 갈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사람들은 불안해지고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두 번째 욕구는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첫 번째 욕구가 해결되면 이제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데, 그것이 바로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가정을 꾸리고 사는 이유도, 또 교회에 나와서 성도들을 만나고 친교를 나누는 이유도 이 두 번째 욕구 때문입니다. 세 번째 욕구는 근본적인 욕구입니다. ‘결정적인 갈망’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이것은 영적인 갈증을 해결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하늘의 평안과 안식을 누리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적인 갈망이 해갈될 때 우리는 욕망과 세상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고, 진정한 행복과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무엇에 강한 열망을 갖고 계십니까? 지금 무엇이 우리의 마음에 갈급함이냐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참 많은 것이 호기심을 가지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것 아십니까? 우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것에 너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이에 정말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영적 갈망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특별이 우리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에 지나치게 호기심을 갖습니다. 낯선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누구일까? 뭐하는 사람일까? 나이는 얼마나 될까?’ 그런 것에서부터, ‘저 사람은 얼굴 표정이 왜 저래? 저 사람이 가진 저 가방은 명품일까 아니면 짝퉁일까?’하는 것까지 관심을 가집니다. 다른 사람의 사소한 행동이나 모습에까지 호기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에 전혀 유익되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 별 거 아닌 것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사이에 우리가 진짜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소홀해지고, 우리의 영혼이 갈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지고 맙니다.

  여러분, 사순절은 십자가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거룩한 절기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서 고난을 받으시고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우리 주님을 더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묵상은 예배당에 와 앉아 있을 때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우리는 주님을 생각해야 합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해야 합니다. 그런데 세상의 것들에 너무 많이 관심을 가지다 보니 주님이 내 생각 속에서 사라지고 없습니다. 십자가가 우리의 마음에서 멀어져버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전혀 영적인 갈망이 없습니다.

   다윗의 잘못된 갈망이 소중한 생명 셋을 잃을 수 있는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갈망이 우리의 영혼을 메마르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갈망이 때로는 내 영혼을 깊은 수렁 속으로 몰아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갈망이 내 주변 사람들을 고통과 아픔 속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습니다.

   지도자 한 사람의 잘못된 갈망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큰 혼란에 몰아넣었는지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대통령만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잘못된 갈망이 우리 자신을 그렇게 만들 수도 있고, 내 주변 사람을 그렇게 만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마땅히 갈망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며 사십시다. 말씀에 대한 갈망, 은혜에 대한 갈망, 영적 성숙을 위한 갈망이 우리의 관심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거룩한 절기 사순절 사는 우리의 갈망이어야 합니다.

< 2017년 3월 12일 주일낮예배 -사순절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