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인가? 포로인가?

< 본문 - 빌립보서 4:10-13 >

  대우중공업에서 근무했던 김규환 명장<사진1>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삼성전자 천안공장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렇습니다.

   그는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했고, 5대 독자 외아들에 일가친척 하나 없이 15살에 소년가장이 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대우중공업에 입사해서 훈장 2개, 대통령 표창 4번, 발명특허대상, 5번의 장영실상을 수상했고, 1992년에는 초정밀 가공분야에 명장으로 추대되었습니다. 그가 그런 인생을 살아온 여정은 이러했습니다.

   15살에 소년가장이 된 그는 어린 여동생을 안고 구걸하면서 지내다가 전혀 인연도 없는 마음씨 좋은 한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살았지만, 그 할머니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신문에 난 광고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기에 글을 읽을 수 없어 옆집 아주머니에게 무슨 글인가 물어보니 ‘대우가족을 모신다.’는 광고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대우중공업 사원을 모집한다.’는 광고인데, 그는 그 말을 ‘대우라는 사람이 자신처럼 너무 외로워서 가족을 모집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나중에야 사람을 채용하는 광고라는 것을 알고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회사 앞에서 수위에게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거지꼴에 너무나도 냄새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들어가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자 수위는 거의 한 시간가량 그를 심하게 구타했습니다. 그렇게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한 임원이 수위에게 ‘무슨 행패냐? 거둬줘!’라고 말했습니다. ‘거지에게 동냥 좀 해줘.’라는 뜻인데, 경상도 말로 ‘거둬주라.’는 말은 가족으로 받아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마침 수위가 경상도 사람이라, ‘사원으로 받아주라’는 뜻으로 이해하고는 부장에게 가서 ‘임원이 이 사람을 쓰라고 했다’고 전했고, 그렇게 해서 잡부로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사환으로 입사한 후 그는 매일 아침 5시에 출근했습니다. 그러자 매일 5시 20분에 출근하시던 사장님이 ‘넌 누구냐?’라고 묻더랍니다. 사장님이 누구인지 모르던 그는 ‘아저씨는 누구세요?’라고 되물었고, 사장님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진 않은 채 ‘왜 그렇게 일찍 오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선배들을 위해 미리 나와서 기계 워밍업을 한다.’고 대답했더니, 그 다음 날 바로 정식 기능공으로 승진을 시켜주었습니다. 2년 후에도 사장님이 똑같은 질문을 하기에 똑같은 대답을 했더니, 그 다음 날에 반장으로 승진을 시켜주었습니다. 어느 날 무서운 선배가 ‘하이타이로 기계를 다 닦으라.’고 일을 시키자 그는 모든 기계를 다 뜯어 하이타이로 깨끗이 닦았습니다. 그 때 뜯어서 닦은 기계가 무려 2612개나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을 했더니 6개월쯤 지나자 ‘야 이 새끼야!’라고 부르던 호칭이 ‘김군’으로 바뀌었고, 어떤 기계가 고장이 나면 그를 찾았다고 합니다. 기술이 좋아지니까 주변 사람들이 그를 무시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는 하루에 3시간씩만 잠을 잤다고 합니다. 보통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어 밤 12시나 새벽 1시에 일어나서 책을 보다가 출근했습니다. 그렇게 연구하고 노력한 결과 700여 가지의 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성실함과 노력의 결과로 그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것을 인정받는 ‘국가품질명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그가 계속 공부하여 나중에는 대학교 석좌교수까지 하게 됩니다.

  스포츠에 프로선수가 있습니다. 아마추어 선수와 달리 프로선수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만 붙여지는 이름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단순히 그가 받는 연봉의 차이가 아닙니다. 프로 선수는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고, 아마추어는 어렵고 힘든 일을 당하면 변명하는 사람입니다. 프로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아마추어는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프로는 자신이 최고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고, 아마추어는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만족해버립니다. 그런 면에서 앞서 말씀드린 김규환 명장은 프로 중에 프로입니다. 비록 스포츠 선수는 아니지만 자신의 삶에서 최고이며, 최고를 추구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노력한 것만큼 그의 인생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신앙생활에도 프로가 있고 아마추어가 있다는 것 아십니까? 전문 사역자인 목사나 전도사가 프로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바로 프로 신앙인입니다. 우리의 삶에 닥친 위기를 믿음으로 지혜롭게 풀어갈 줄 아는 사람이 프로 신앙인이고, 모든 일을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결정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프로 신앙인입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지라도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믿음 안에서 견디어내며 믿음으로 이겨내는 사람이 프로 신앙인입니다.

   사도 바울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런 프로 신앙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라.” ‘어떠한 형편에든지’라는 말을 성경언어 그대로 직역한다면 ‘어떤 환경에서라도 나는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때로는 삶이 궁핍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몸이 약해져서 활동하기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로 인해서 마음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원치 않는 일을 겪어야 하기에 마음이 무거울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의 어깨에 지워져 있는 인생의 무거운 짐으로 인해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환경과 형편이 어떠하든지 간에 자신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삶이 궁핍하다고 그것 때문에 믿음이 변하는 것 아닙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신앙인의 품위를 유지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0절의 말씀에 의하면 사도 바울과 빌립보 교인들은 한 때 힘든 관계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이제 다시 싹이 남이니.’라는 말씀은 이전에는 빌립보 교인들이 사도 바울을 협력하지 않았다가 이제 다시 사도 바울을 돕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지금 사도 바울은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몸도 몹시 연약한 상태입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데다 몸까지 약하기 때문에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사도 바울은 아주 힘들게 삶을 버텨나가야 했습니다. 실제로 사도 바울은 그랬습니다. 그 동안은 빌립보 교인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그나마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빌립보 교인들의 도움이 끊기자 삶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11절에서 ‘내가 궁핍함으로’라고 말합니다. 감옥에 갇힌 사도 바울은 아주 궁핍한 상태였습니다.

   너무너무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을 때 사람들은 절망하기 쉽습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이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극단적인 생각에 극단적인 행동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또 평소에는 친한 것처럼 하던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마음은 더욱 힘이 듭니다. 사도 바울도 감옥에 갇혀 있는데, 그 힘든 시기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힘들고 궁핍했습니다.

  그런데 신앙의 프로인 사도 바울은 그런 궁핍함이 자신의 신앙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런 형편에서도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라.’ ‘자족하기를 배웠다’는 말은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은 만족함을 누리며 견뎌왔다는 뜻입니다. 여기 나오는 ‘자족’이라는 말은 신약성경에서 오직 한 번 본문에서만 쓰인 단어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 당시에 유행했던 스토아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자주 사용된 말입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어떤 상황이나 형편을 도저히 바꿀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에 놓였을 때, 그 상황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 초조해 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숙명으로 여겨 그 가운데서 만족함을 추구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 스스로 온전한 독립적 존재로 서 있는 상태를 자족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기에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자족이라는 말은 자신의 의지와 자신의 결단으로부터 오는 만족입니다. 스스로 자족하겠다는 마음의 다짐에서 오는 자기 만족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이 말하는 자족은 자신의 힘이나 자신의 어떤 의지적 노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이 자족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에게 능력 주시는 주님으로 인함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3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우리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가지면 주님의 도우심으로 못할 것이 없다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좋아합니다. 물론 그 말씀에는 그런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의 본래적인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고 선언하기 앞서 사도 바울은 12절에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이 말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요약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과 아픔을 견디어내야 했습니다. 고린도후서 11장에서 고백한 것처럼,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이나 맞았고, 태장으로 맞은 것도 세 번이고, 돌로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있고, 거센 풍랑을 만나 일주일 동안이나 바다 깊은 곳에서 두려움 가운데 지내야 했습니다. 여러 차례 동족 유대인들로부터 살해 위협도 당하기도 하고, 이방인들에게도 그런 위협을 당해야 했습니다. 먹지 못하고 목이 말라 갈증에 허덕이며 추위에 얼어 죽을 것만 같은 상황도 여러 번 만났습니다.(고린도후서 11:24-28) 그러나 사도 바울은 그런 모든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다 이겨냈습니다. 그라고 왜 불평이 없었겠습니까? 왜 그의 마음 속에 두려움이 없었겠습니까? 어찌 힘들지 않았겠습니까? 이 힘들 길 포기하고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때로는 그런 마음이 들지라도 그는 그 모든 상황을 이겨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런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 자신에게 있지 않음을 잘 압니다. 그래서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그 모든 상황을 이겨냈노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말씀은 때로는 궁핍하고, 때로는 박해로 인해서 죽을 고비를 겪어야 하고, 때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천한 자리에 내려간다 할지라도 주님께서 능력을 주시기에 그 모든 상황을 견디어낼 수 있었고, 앞으로도 견디어낼 수 있다고 고백하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그것이 진짜 프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가난하고 궁핍하던 삶이 신앙생활하면서 사라지고 풍요롭게 되는 것만이 주님의 능력을 경험한 것 아닙니다. 여전히 궁핍해도, 여전히 삶은 가난하고 힘들어도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사는 것이 프로 신앙인입니다. 몸이 병들어 힘든 상황에서 신앙생활 잘 하고 기도 열심히 해서 건강이 회복되는 것만이 능력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 아닙니다. 여전히 건강은 좋지 않습니다. 여전히 몸은 힘들고 날마다 고통을 겪으며 지내야 합니다. 그래도 주님을 생각하면 마음에 기쁨이 넘쳐나고 기쁨의 찬양을 부를 수 있는 것이 프로 신앙인입니다. 잘이 잘 풀리고 좋은 일이 있을 때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들이 잘 풀려지지 않고 때로는 너무 답답하여 미칠 지경이 될 정도로 앞뒤가 꽉 막힌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감사할 수 있는 것이 프로 신앙인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지금 사도 바울의 상황이 그렇습니다. 빌립보 교회가 사도 바울을 돕지 않는 사이에 사도 바울은 너무나도 생활이 궁핍해졌습니다. 감옥에 갇혀 마음이 지쳤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아지면서 몸도 너무나 약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사도 바울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빌립보 교인들에게 원망하거나 힘든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주님을 위해서 죽도록 수고한 자신의 말년을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느냐?’고 하나님을 향해서 분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그 모든 힘든 상황을 주님이 주신 힘으로 견디어냈습니다. 상황은 힘들지만 그의 마음에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빌립보서 4:4절에서는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그렇게 힘들지만 자신에게 능력 주시는 주님 안에 머물러 있는 한 그의 마음속에는 세상이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신앙에 프로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왜 우리가 신앙에 프로가 되어야 하는지 아십니까? 신앙에 프로가 되지 못하면 우리의 신앙이 아마추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이 아마추어 정도만 되어도 괜찮습니다. 조금은 서툴러도 신앙으로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때로는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신앙은 우리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아니 세상이 우리를 그냥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러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신앙의 프로는 힘들어도 힘든 그 상황 때문에 좌절하지 않습니다. 고통이 있어도 그 고통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막지 못합니다. 가난하고 궁핍해도 그것이 하늘의 기쁨을 누리는 데 결코 방해가 되지 못합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프로 신앙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프로가 되지 못하면 우리는 세상의 것에 포로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신앙에 아마추어만 되어도 괜찮은데, 아마추어가 겪게 될 위험은 프로가 되지 못하고 포로가 되고 만다는 데에 있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능력으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의 삶과 상황에 지배를 당하는 포로가 되고 맙니다. 갈라디아서에서 말씀하십니다. “성령의 소욕은 육체를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갈라디아서 5:17) 성령을 따라 신앙의 프로로 사는 사람은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살지 않습니다. 반대로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사는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사는 사람은 육체의 포로가 된 사람이기에 육체의 욕망과 이기심이 추구하는 것에 끌려 살게 됩니다.

   여러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십자가를 지는 삶이 신앙의 프로라고 한다면, 세상의 욕망을 좇아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은 세상에 포로가 된 사람입니다. 세상에 포로가 된 사람은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포로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할 뿐입니다. 세상의 욕망에 포로가 된 사람은 세상이 시키는 대로 할 뿐입니다. 육체적 욕구에 포로가 된 사람은 육체의 노예가 되어 육체가 원하는 죄를 만들어낼 뿐입니다.

  어느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귀하게 쓰던 당나귀가 어느 날 빈 우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우물에 빠진 당나귀는 자신을 구해 달라고 그러는지 구슬프게 울부짖지만 농부는 당나귀를 구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나귀를 구할 방법이 없자 농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마침 당나귀도 이제 늙었고, 우물도 물이 나오지 않아 쓸모없게 되었으니 당나귀와 함께 우물을 메워버리자.’ 그렇게 생각한 농부는 당나귀 건지는 것을 단념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농부를 돕기 위해서 동네 사람들은 제각기 삽을 가져와서는 주변에서 흙을 파서 우물을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우물 안으로 흙이 퍼부어지자 우물 안에 있던 당나귀는 더욱 구슬프게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쯤 지났을까. 당나귀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흙을 파서 우물을 메우던 동네 사람들이 궁금해서 우물 안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당나귀는 자신의 머리와 등으로 떨어진 흙더미를 털털 털어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발아래 쌓인 흙더미를 밟고서 점점 우물 위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당나귀는 자기를 파묻으려는 흙을 이용해서 무사히 우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동네 사람들이 당나귀를 파묻으려고 우물 안에 흙을 던져 넣지 않았다면 얼마 가지 못해서 당나귀는 그 우물 안에서 굶어죽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을 파묻기 위해서 사람들이 흙을 우물 안에 던져 넣자 당나귀는 그것을 밟고서 우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우리를 세상에 매장시키기 위해서 사람들이 우리 머리 위로 흙더미를 던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세상 사람들의 비방일 수도 있고 모함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세상의 포악함일 수도 있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우리를 억누르는 인생의 무거운 짐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나의 약점이나 부끄러움일 수도 있습니다. 가난과 궁핍일 수도 있고,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육체적인 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것이 결코 우리를 우물 안에 매장시킬 수 없습니다. 그런 우리의 약점과 부족함, 그리고 세상의 온갖 비난과 모욕조차도 우리가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는 능력 주시는 주님이 계십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의 손을 꼭 붙잡고 우리를 이끄시는 주님을 의지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에 프로가 되어야 합니다. 프로는 환경을 탓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프로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능력 주시는 주님을 힘입어 담대하게 나가십시다. 신앙에 프로가 되십시다. 우리가 신앙에 프로가 되지 못하면 우리는 세상에 포로가 되어 사는 부끄러운 인생이 되고 맙니다.

< 2017년 6월 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