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갖고 계십니까?(2)

< 본문 - 골로새서 3:5-11 >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이 있습니다. 코비 박사는 200년의 미국 역사를 연구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7가지 공통적인 습관을 발견했고 그걸 정리하여 책으로 출간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2,500만부 이상 팔렸고 우리나라에서만도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코비 박사가 제시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이렇습니다.

  ①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거나 외부의 힘에 반응하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자신의 선택과 결과에 책임을 집니다.

  ②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인생목표를 포함해 최종목표를 정해야 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반드시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삶의 지침으로 삼습니다.

  ③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 성공한 사람들은 긴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노력을 집중합니다. 우리는 흔히 중요한 것보다 급한 것을 먼저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을 먼저 해야 합니다.

  ④ 승-승을 생각하라. - 내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와 다른 사람의 이익을 동시에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고 산다는 것입니다.

  ⑤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 -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기 앞서 진지하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공감적 경청)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⑥ 시너지를 내라. - ‘시너지’란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힘이 합해지면 둘 보다도 훨씬 더 큰 힘(효과)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를 받아들이면 더욱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⑦ 끊임없이 쇄신하라. - 4가지 차원의 쇄신이 이루어져 합니다. 신체적, 정신적, 영적 및 사회/감정적 차원입니다. 이 4가지 차원의 쇄신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런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은 성공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 대부분의 행동들을 습관에 따라 하게 됩니다. 우리가 습관이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것들까지도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대부분이 습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습관에 따라 사는 존재라고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그 습관이 우리의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칩니다. 자신도 모르게 몸에 익어버린 습관은 일을 처리할 때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습관은 이성보다 강하다”고 갈파했고,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인 몽테뉴((Michel de Montaine)는 습관을 “제2의 천성”이라고 했습니다.

   습관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동안 몸에 배여 있는 작은 행동들이 우리의 습관을 만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습관을 만들어내는 작은 행동 하나 하나를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행동 하나 하나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착한 행실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도 하고(마태복음 5:16), 때로는 우리의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본문의 말씀을 통해서 행동을 만드는 마음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못된 성품들이 있는데, 그게 바로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입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그런 못된 성품들을 버릴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진노하심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는 새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마음의 문제인 성품에 대해서만 말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문제인 습관의 문제에 대해서는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옛 사람의 성품을 벗어버리고 그 성품을 극복할 때 우리가 바른 신앙으로 살 수 있고 성숙한 신앙인으로살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 나타나는 못된 습관이나 습성을 버려야만 신앙인다운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버려야할 못된 습성으로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이 ‘분함과 노여움’’(οργη-wrath, θυμος-anger)입니다. 이 두 단어는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합하여 ‘분노’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분노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잘못된 분노’와 ‘의로운 분노’(義憤)입니다. 죄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것, 옳지 못한 것을 향해서 내뿜는 분노를 우리는 ‘의분’- 의로운 분노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고서 화를 내시며 채찍으로 장사꾼들을 몰아내셨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분노하신 그 분노가 의분(의로운 분노)입니다. 이 의로운 분노는 이기적인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죄나 어떤 잘못된 관습이나 행동들에 대해서 일어나는 분노입니다. 우리 신앙인에게 그런 의분(의로운 분노)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말하는 ‘분노’는 그런 ‘의분’(의로운 본노)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분노, 즉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분노를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속에 일어나는 분노는 대부분 우리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들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아주 민감합니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민감하고 세밀한 것이 감정입니다. 아무리 컴퓨터나 그 어떤 기계가 정밀하다 하더라도 우리의 감정보다 더 정밀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감정이 정밀하고 민감하기에 ‘그 감정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 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들 가운데 우리가 정말 다루기 힘든 감정 중에 하나가 바로 ‘분노의 감정’입니다. 내 안에서 분노가 일어나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때론 내 스스로 절제하지 못하고 그 감정에 끌려 행동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순간적인 분노의 감정에 끌려 행동하거나 감정이 섞인 말을 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합니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우리는 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감정에 끌려 행동하고 맙니다.

   그러나 어렵지만 반드시 다스려야 하는 것 역시 ‘분노의 감정’입니다. 잠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 분노의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끊임없이 권면하십니다. 몇 가지만 보겠습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16:32) “노하는 자는 다툼을 일으키고 성내는 자는 범죄함이 많으니라.”(잠언 29:22)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낭패를 본 사람 가운데 하나가 모세입니다. 민수기 20장에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여 광야생활을 할 때 므리바라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그곳에는 마실 물이 없었습니다. 광야의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이는데 마실 물이 없자 백성들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먹고 마실 것 풍부한 애굽 땅에서 우리를 이끌어내어 이 물도 없는 광야에서 이 고생을 하게 하느냐? 우리를 죽게 할 작정이냐? 이렇게 고생하느니 차라리 우리가 예전에 죽었더라면 이런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그러면서 여기저기서 불평과 원망의 소리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물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지팡이를 들고 반석 위에 섰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백성들을 보는 순간 모세의 마음속에 격한 감정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못된 놈들! 하나님께서 너희를 위해 얼마나 많은 기적을 베푸셨지 아느냐? 배고프다고 할 때에 만나를 주셨고,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할 때에는 메추라기를 주셨고, 낮에는 태양빛을 가리기 위해서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추위 속에서 보호하시기 위해 불기둥으로 인도하셨건만, 이 패역한 백성들은 왜 그런 하나님의 은혜를 잊는단 말인가? 그 사이 물이 없다고 그렇게 원망하고 불평한단 말인가?’ 그런 생각에 모세는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여러분, 모세가 얼마나 온유한 사람입니까? 세상의 모든 사람보다 그 온유함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사람이 모세였습니다.(민수기 12:3) 그런데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고 불평하는 백성들을 보자 마음속에 격한 감정이 일어나서 그만 화가 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반석 위에 서서 이렇게 외칩니다. “패역한 너희여! 들으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민수기 20:10) 그리고는 반석을 힘껏 두 번 내리쳤습니다. 반석에서는 물이 나왔습니다. 원망하고 불평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반석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을 부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쉽게 말하면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누가 벌을 받아야 합니까? 하나님의 말씀대로 반석에서 물을 낸 모세와 아론이 벌을 받아야 합니까? 아니면 수없이 많은 기적과 은혜를 체험했으면서도 물이 없다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한 백성들입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책망하셨습니다. 책망하신 정도가 아니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선언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격한 감정으로 백성들을 향하여 화를 낸 모세를 책망하고 계신 것입니다. 화를 낸 모세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화를 냄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웠던 모세는 결국 그렇게도 들어가고 싶었던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노는 결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고보 사도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야고보서 1:19-20)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한다.’ 모세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모세의 분노는 의분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올바른 일을 위해서 분을 내어도, 자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그 행위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화를 안내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건 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화를 내고 분노하는 것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고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데 방해가 된다면 하나님의 책망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화를 내고 분노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을 주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작은 일에도 조급하게 화를 내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볼 때에는 ‘왜 그만한 일에 그렇게 화를 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신앙인격이 아직 훈련이 덜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화가 나도 그 화가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지 않게 해야 합니다. 분노의 감정이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으면 그게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듭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에베소서 4:26-27) 우리는 흔히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디 두고 보자. 내 반드시 언젠가 원수를 갚을 거야.’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결국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시다. 화를 내고 분노하는 것은 절대로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없습니다. 화가 나고 마음속에 분노의 감정이 폭발할 때는 잠시 감정을 자제하고 5분만 주님을 묵상하십시다. 히브리서에서 가르쳐줍니다. “너희가 피곤하여 낙심하지 않기 위하여 죄인들이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이를 생각하라.”(히브리서 12:3) 우리 주님께서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당하셨던 억울함과 분함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이 진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버려야 할 또 하나의 못된 습관은 ‘악의’입니다. ‘악의’(κακια, malice)라는 것은 ‘사악함, 미워함, 갈등’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마음 속 깊이 사무친 감정과 지속적인 증오 때문에 미워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말 성경에 표현된 대로 단순히 ‘악한 의도’(惡意)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악한 의도에서 나오는 모든 행위, 특별히 갈등을 일으키고 분쟁을 만들어내는 행위까지를 포함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그가 가는 곳마다 분쟁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모임에 그 사람이 들어옴으로 해서 분쟁이 일어나고 싸움이 일어나서, 결국에는 모임을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악의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되면 대개는 축하해주고 함께 기뻐하는데, 악의로 가득 찬 사람은 마음속에 시기심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를 해도 곱게 하지 못하고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을 내뱉습니다.

   교회 공동체의 하나됨을 깨는 가장 무서운 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악의’입니다.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여야 합니다. 그런데 악의의 사람이 있으면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왜 악의의 사람이 됩니까? 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마땅함을 알면서도 왜 우리 인간의 마음이 악의에 사로잡히게 됩니까? 그 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신이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모든 일에 주도적이 되어서 자기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분쟁을 일으키고 갈등을 일으켜 결국에는 공동체를 깨고 맙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십니다. “너희 중에 누구근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태복음 20:26-27) 그렇습니다. 섬김의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악의의 습성을 이길 수 있는 삶의 비결입니다. 예수님처럼 섬김의 삶을 살아갈 때만이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삶에 드러나는 악의라는 못된 습성을 이길 수 있습니다. 악의라는 못된 습관을 이기기 위해서는 섬김의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버려야 할 또 하나의 못된 습관으로 ‘비방’을 말씀합니다. ‘비방’(βλασφημια, blasphemy)은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거나 하나님에 대해서 불경건하게 말하는 것과 이웃에 대해서 모욕을 하거나 그가 듣지 않는 곳에서 그에 대해 악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를 반드시 죽이라고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모독하면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 온 회중이 돌로 그를 칠 것이라 거류민이든지 본토인이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모독하면 그를 죽일지니라.”(레위기 24:16) 시대가 흐를수록 하나님을 대적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요즘 인권이라는 이름 하에 성경에서 죄라고 규정되고 있는 동성애를 ‘성소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둔갑되어 동성애가 확산되고, 동성애를 포용하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으면 마치 편협된 사고를 가진 사람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 가장 비성서적인 문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하게 만듭니다.

   본문에 나오는 ‘비방’이라는 말은 하나님께 대한 것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악하게 말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합니다. 다른 사람을 향하여 중상모략하고, 모욕을 주고, 상처를 주고, 경멸적인 태도로 말을 하는 모든 것을 다 포함합니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흔히 ‘함부로 말하는 사람’, 또는 ‘생각 없이 말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을 향하여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그렇게 말할 때에는 굉장한 화를 냅니다.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그런 것은 전혀 용납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고 살아갑니다. 그 마음의 상처 가운데 가장 많은 상처가 바로 비방하는 말 때문에 생겨나는 것입니다. 다윗도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편 69편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비방이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하여 근심이 충만하니 불쌍히 여길 자를 바라나 없고 긍휼히 여길 자를 바라나 찾지 못하였나이다.”(시편 69:20) 다윗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아주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비방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 비방의 말을 들을 때 그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하게 아팠습니다. ‘마음이 상했다.’는 말은 산산이 부셔졌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자기 마음을 추스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도 믿음이 좋은 다윗도 비방하는 말을 들을 때에 그렇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어 어찌해 볼 수 없을 정도로 아팠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모두 유리그릇과 같습니다. 깨지기 쉬운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 유리그릇과 같은 인간의 마음을 깨뜨리는 가장 큰 돌맹이는 바로 비방입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중상모략을 하고, 은근히 무시하는 말투로 모멸감을 줍니다. 그러면 유리그릇과 같은 우리의 마음은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고 깨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야고보 사도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의 생애 전체를 망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야고보서 3:6)

  여러분, 우리가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모욕적인 말, 경멸적인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그 사람을 모욕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때로는 유리그릇과 같은 그 사람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누군가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이기에 그것은 곧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비방’이라는 말 속에는 다른 사람의 약점을 소문내는 것도 포함합니다. 의도적으로 악하게 말하거나 나쁘게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 것도 비방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사실이기 때문에 말해도 될 거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의도 없이 말하지만, 그게 그 말의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신앙인들은 말할 때에 항상 선한 말 좋은 말만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말은 칭찬하는 말, 덕을 세우는 말, 축복하는 말, 은혜스러운 말, 감사하는 말, 웃음을 주는 말입니다. 저주하는 말, 모욕하는 말, 남의 실수나 험담을 소문내는 말, 유리그릇과 같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은 우리 입 밖에라도 내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을 입은 우리는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분노와 악의와 비방은 우리의 삶에서 반드시 버려야 하는 못된 습성들입니다. 그게 우리의 습관이 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화도 반복해서 내면 그것이 습관이 됩니다. 악한 의도를 가지고 갈등을 만들어내고 분쟁을 만들어내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고 말로 다른 사람을 모독하고 경멸하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 우리의 삶에서 습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예 뿌리부터 뽑아버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삶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겨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새 사람들은 버릴 것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의 습관 속에 남아 있는 옛사람의 습관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아름다운 성도의 삶을 살아가십시다.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성공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마찬가지고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신앙인들만이 갖는 신앙의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집니다.

<2017년 9월 10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