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갖고 계십니까?(3)

< 본문 - 골로새서 3:5-11 >

  오래 전에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6.25 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오누이 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빠가 그만 폐결핵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전쟁통에 살길이 막막해진 여동생은 어쩔 수 없이 술집에 나가서 일을 하여 돈을 벌어다가 오빠의 병을 치료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오빠는 자기 여동생이 술집에 나가서 돈을 벌어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여동생의 극진한 간호와 정성 때문에 오빠의 병이 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쟁도 그쳤습니다.

   전쟁도 그치고 오빠의 병도 낫게 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서, 오누이는 한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둘 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많은 봉사를 하는 일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 교인 중 한 사람이 그 여동생이 전쟁 때에 술집에 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사실을 교인들에게 소문내기 시작했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은 결국 온 교회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 소문을 듣게 된 오빠는 자신 때문에 여동생이 술집에까지 나가서 돈을 벌어야 했다는 것에 너무 마음이 아팠고, 소문의 주인공인 여동생은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가 낱낱이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손가락질을 받게 되자,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비극적인 일이지만 두 오누이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조심성 없는 말 한마디 때문에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심지어는 생명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런 일들이 먼 옛날 과거에만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달 27일 우리 전주에서 한 여중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학교폭력에다가 다른 학생들이 그 학생에 대해서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소문을 내면서 중학교 3학년 아이가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만 것입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놀림거리로 소문을 만들어낼지 모르지만 그 말이 결국 귀중한 한 생명을 빼앗아가고 만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言)들을 구분하면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익한 말과 무의미한 말 그리고 해로운 말입니다. ‘유익한 말’이란 생명을 살리는 말, 화평케 하는 말, 덕을 세우는 말, 축복하는 말, 웃음과 기쁨을 주는 말 등입니다. ‘무의미한 말’은 우리가 ‘쓸데없는 말’이라고 하는 것들입니다.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말들입니다. ‘해로운 말’은 생명을 죽이는 말, 분쟁을 일으키는 말, 화를 자초하는 말, 험담하는 말,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말, 저주하는 말입니다. 오늘 본문 8절과 9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이 해로운 말에 속합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본문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버려야 할 못된 삶의 습성들 세 가지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분노’입니다. 화를 내는 것입니다. 화를 내는 것은 하나님의 의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우리 마음에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면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함으로 그 감정을 이겨야 합니다. 두 번째는 ‘악의’입니다. 분쟁을 일으키고 갈등을 만들어내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공동체를 깨는 악의를 버리고, 예수님처럼 섬김의 삶을 살아야 하고 섬김의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세 번째는 ‘비방’입니다. 비방은 하나님이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 악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헐뜯고 비방하고 나쁜 소문을 퍼뜨림으로 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 보면 우리가 버려야 할 못된 삶의 습관 두 가지를 더 말씀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입니다.

   오늘 본문 8절에서 말씀하고 부끄러운 말(αισχρολογια, filthy language)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란한 말, 더럽고 천박한 말, 어리석은 말, 추한 말, 욕하는 말 등입니다. 우리 인간은 본성적으로 아름답고 선한 말보다는 부끄러운 말 - 음란하고 더럽고 추악한 말, 어리석고 천한 말을 더 좋아하게 되어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치장하고 감추어도 그 내면에는 그런 부끄러운 말들에 대한 동경이 숨어 있습니다.

   단테(Dante), 페트라르카(Petrarca)와 함께 14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세 문인 중 한 사람이 보카치오(Boccaccio, 1313-1375)입니다. 보카치오가 쓴 가장 유명한 책이 <데카메론>(Decameron)입니다. 당시 사회를 풍자한 내용도 있지만, 거기에는 음란하고 외설적인 내용들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보카치오가 처음 그 책을 냈을 때 아무도 그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보카치오는 ‘어떻게 하면 책이 잘 팔릴까?’ 이런 저런 궁리를 하다가 한 가지 묘안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신부님들에게 그 책을 한 권씩 무료로 보내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보카치오는 자신의 책을 신부님들에게 보내주었고, 신부님들은 외설적인 내용이 많은 그 책을 잃어보고는 ‘이런 책을 교인들이 읽어서는 안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사 시간에 ‘지금 시중에 <데카메론>이란 책이 나와 있는데, 그 책은 너무 외설적인 내용들이 많은 음란한 책이니 절대로 사 보지 말라.’고 당부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날 이후로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답니다. 외설적이고 음란한 책이니 ‘읽지 말라’고 하니까, 교인들이 너도 나도 가서 사는 바람에 유명한 책이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죄악으로 물들어 있는 우리 인간의 마음에는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고, 못된 것이라 버려야 한다고 하면 더 갖고 싶어 합니다. 외설적이고 음란한 말, 어리석고 천한 말들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들이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요즘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 중에 폭력적이고 외설적인 내용들이 너무 많이 담겨있다는 우려의 소리들이 높습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조차도 음란하고 외설적인 영상이나 글들을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조차 갖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원인에는 어른들의 잘못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얼마 전 충격적인 사건을 뉴스를 통해서 들으셨을 것입니다. 남편과 아이까지 있는 30대 유부녀인 초등학교 여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남학생을 꼬드겨서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인 사고를 가지고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갈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음란한 문화, 부끄러운 말들이 판을 치는 사회로 변질되어 갈 것입니다.

   외설적인 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들 가운데 욕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욕이 들어가지 않으면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제가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자주 보지 못해서 그렇지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영화 보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욕을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매스껍다고 느껴질 정도로 욕이 난무합니다. 영화가 우리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오늘 우리 시대의 언어에서 욕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큽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댓글을 읽다보면 역시 욕하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업신여기고 조롱하는 투로 쓴 글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문화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욕에 노출되고 욕을 습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오늘의 문화 속에서 이렇게 성적으로 부패해져가는 세상을 그냥 방관만 하고 있어야겠습니까? 타락한 문화에서 건져낼 수 있는 희망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욕과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말들이 난무한 이런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희망은 오직 하나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습니다. 사회가 갈수록 타락하고 부패져갈 때 우리 신앙인들은 더욱 바른 언어생활로 이 시대에 ‘참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 희망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언어생활의 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바른 말을 하면 부끄러운 말을 일삼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디도서 2:8절에서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책망할 것이 없는 바른 말을 하게 하라. 이는 대적하는 자로 하여금 부끄러워 우리를 악하다 할 것이 없게 하려 함이라.” 우리의 바른 언어생활이 우리의 대적자 - 세상을 음란한 문화로 바꾸어 가려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알게 해 줄 것입니다.

   어느 자리에 가서 음란하고 추하고 더러운 말들이 나오면, 우리가 앞장서서 그 말들을 가로막고 좋은 말, 선한 말, 아름다운 말, 은혜로운 말들을 할 수 있도록 화두를 바꾸어야 합니다. 맞장구치면서 시시덕거려서는 안 됩니다. 부끄러운 말에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를 욕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올 때에 우리가 조용히 그 분위기를 바꾸어야 합니다. 함께 욕하고, 함께 흉보고, 함께 저주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부끄러운 말은 우리 입 밖으로 내지도 말고, 우리 안에 머물러 있지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야고보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야고보서 3:9-10) 한 우물에서 단 물과 쓴 물이 동시에 나올 수 없는 것처럼, 하나님의 찬양하는 우리의 입에서 어찌 저주하는 말, 부끄러운 말, 어리석은 말을 내뱉을 수가 있겠느냐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입술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입술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말을 해야 할 거룩한 입술입니다. 그러기에 에베소서 5:4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우리는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을 버리고 오히려 감사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그게 우리의 언어생활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버려야할 또 하나의 못된 습성은 ‘거짓말’(ψευδομι, lie)입니다. 한 번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 됩니다. 그래서 거짓말은 습관과도 같은 것입니다.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늘 수밖에 없습니다. 앞에 한 거짓말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잘 짜맞춰진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그 거짓말은 결국 꼬리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 아무리 머리가 좋은 천재라 하더라도 거짓말을 계속 이어 맞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우리 인간은 분명히 거짓말인줄을 알고 있는데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려면 말부터 더듬거리고 눈빛이 달라지는 것처럼, 어른들도 그렇게 거짓말이 금방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설혹 거짓말로 사람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의 폐부까지도 감찰하시는 하나님까지 속일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시는 분’(갈라디아서 6:7)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속아 넘어가시는 분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거짓말에 결코 속지 않으십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젊은 네티즌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남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난 여자를 만날 때 얼굴은 안 따져!’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로는 ‘남자요? 학벌이나 재산 같은 것은 상관없고,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요.’라는 말입니다. 말로는 그렇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어떤 직업의 사람들이 가장 거짓말을 잘 할 것 같습니까?’ 라고 물었더니 76%의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래서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연필을 잡으면 학자가 되고, 돈을 잡으면 부자가 되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 정치인이 된다.’ 그런데 여러분, 어디 정치인들만 그렇습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거짓말을 일삼으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로버트 펠드먼 저, 이재경 옮김, 예담)는 제목의 책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수없이 거짓말을 하며 살아갑니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믿을 수 없는 말, 속이는 말, 사실과 다른 말, 과장된 말, 그런 것 모두를 다 포함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는 거짓말을 권하는 사회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정직한 것이 오히려 바보스럽고 손해를 보게 만듭니다. 거짓이 판을 치는 사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큰 권력을 가진 부자가 자기 집에 도둑이 들지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잘 훈련된 사나운 개 한 마리를 집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그 개는 도둑놈만 보면 짖도록 훈련된 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에 그 부잣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집안에 있는 모든 패물과 돈을 다 쓸어 가버렸습니다. 도둑이 들었으면 개가 짖어야 할텐데 그 날 저녁 개는 전혀 짖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주인은 개를 청문회에 불러 앉혔습니다. 한 가운데 개가 앉아 있고, 주위에는 국회의원들이 빙 둘러앉아서 개에게 질문을 합니다. 한 국회의원이 개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너는 도둑을 보면 짖도록 훈련을 받지 않았느냐? 그런데 왜 지난밤에는 네 주인집에 도둑이 들었는데도, 네 본분을 망각하고서 한 번도 짖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그랬더니 개가 이렇게 대답을 했답니다. “예, 저는 도둑을 보면 짖도록 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인집에 들어가 보니까 앞집에 사는 사람도, 뒷집에 사는 사람도, 옆집에 사는 사람도 모두 도둑놈들뿐이었습니다. 더구나 저를 데리고 간 주인도 도둑놈인데, 제가 누구를 보고 짖어야 합니까? 도둑놈을 보고 짖어야 한다면 저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짖어야 하고, 지금도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을 보면서 계속 짖어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직보다는 거짓이, 의로움보다는 부정이 더 활개를 치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인들도 적당하게 거짓과 불의에 타협해야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정직하게 장사를 하면 손해를 보고 거짓말을 해야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거짓으로 장사를 하면 당장은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손해를 보게 되어 있는 게 세상의 이치이고, 그게 하나님의 법입니다. 정직하게 살면 사람들에게 바보같은 놈, 어리석은 놈이라고 놀림 받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거짓 없는 진실한 삶은 반드시 그 빛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도우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은 진실해야 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거짓을 말해도 우리 신앙인들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 신앙인의 입에서 진실을 잃어버린다면 하나님의 복음도 능력을 잃고 맙니다. 복음을 전해야 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어야 할 신앙인들의 입에 진실이 없어지고 거짓을 말하는 것만 남아 있다면 우리 신앙인들이 전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를 누군들 믿으려 하겠습니까? 그러기에 신앙인의 입에 거짓말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그래서 십계명에서도 “거짓 증거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성경 곳곳에 보면, 거짓말이 얼마나 악한 것인가를 잘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8:44절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마귀에게서 났다.’고 말씀습니다. 마귀는 거짓의 아비요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러기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마귀의 자식이라는 뜻입니다. 디모데전서 4:2절에서는 ‘거짓말하는 자를 가리켜 양심이 화인 맞은 자’라고 말씀합니다. 요한계시록 21장과 22장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자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유황불이 불타는 지옥에 들어가게 된다.’고 엄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왜 그렇게 거짓말을 엄중한 죄로 취급합니까? 시편 5:5-6절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는 모든 행악자를 미워하시며 거짓말하는 자를 멸하시리이다. 여호와께서는 피 흘리기를 즐기고 속이는 자를 싫어하시나이다.” 하나님은 피 흘린 자, 곧 살인자와 거짓말하고 남을 속이는 자를 동등하게 취급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거짓말을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잠깐 양심의 소리와 신앙의 소리에 귀를 막아도 아무런 문제도 없이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것을 사람을 죽인 죄와 같은 것으로 보십니다. 아주 중한 죄악 가운데 하나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는 엄중한 죄 가운데 하나가 거짓말입니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때론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하얀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탈무드>에서는 두 가지 경우에는 거짓말을 해도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누가 이미 물건을 산 후 “이 물건 어때? 좋아?” 그렇게 의견을 물어오면, 설령 그것이 좋지 않아도 좋은 것이라고 말해 주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친구가 결혼을 했을 때 그 부인이 비록 미인은 아닐지라도 거짓말로라도 “미인이니, 행복하게 살아라.”고 말해 주라고 합니다. 이 두 가지의 경우에는 거짓말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르게 말해주어서 결코 유익이 되지 않을 때에는 상대방의 행복과 기쁨을 위해서 거짓말을 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행복을 주고, 기쁨을 주는 거짓말, 그걸 우리는 ‘하얀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 9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은 하얀 거짓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속이기 위해서, 때로는 하나님까지 속일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내뱉는 말이 거짓말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 중에서 ‘서로’라는 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여기서 ‘서로’라는 말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면 그 사람도 나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거짓말로 다른 사람을 속였다고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를 때에, 나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속임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짓이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나의 거짓말은 나에게서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내도록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내가 거짓으로 속임을 당하게 만듭니다.

  여러분, 내가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로 속임을 당한다 하더라도 그 거짓말과 속임을 내게서 끝내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진실을 행하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편 141편에서 시인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시편 141:3) 우리 입에 파수꾼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짓이 만연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 우리 입술에 세우신 그 파수꾼으로 하여금 모든 부끄러운 말, 그리고 거짓말은 우리 입 밖으로 절대 나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은 옛사람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데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우리의 신앙을 파괴하는 무서운 적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라고 고백한 시인의 고백처럼, 우리의 입술에서 부끄러운 말이나 거짓말이 새어나오지 않게 하십시다. 시인이 그렇게 기도했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적 노력으로는 거짓말이나 부끄러운 말을 끊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만이 우리는 부끄러운 말을 하는 습관, 거짓말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며 사는 우리의 못된 습관을 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우리 입에 파수꾼을 세워 주소서. 내 입술의 문을 지켜 아름답고 복된 말만 하게 하옵소서.”라고 말입니다.

< 2017년 9월 17일 -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