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 본문 - 여호수아 1:1-9 >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Abebe Bikila, 1932-1973)는 ‘맨발의 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선수입니다. 그는 28세 때인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사진1> 그는 원래 로마 올림픽에 참여할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왕의 근위대에서 근무하고 있던 현역 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에 나갈 대표선수가 취미활동으로 하던 축구경기에서 부상을 당하자, 급하게 대신해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일본의 아디다스에서 모든 에티오피아 선수들에게 운동화를 협찬해 주었지만, 갑자기 출전하게 된 아베베에게 맞는 운동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펴소 연습한 것처럼 맨발로 뛰게 되었고,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당시까지 올림픽 마라톤에서 아프리카 흑인선수가 메달을 딴 적은 없었습니다. 로마올림픽에서도 마라톤 출발선에 선 69명의 선수 가운데 아프리카의 무명 흑인선수인 아베베를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2시간 15분 16초라는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아프리카 흑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마라톤에서 메달을 따낸 것입니다.
그리고 4년 후인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그는 또 한 번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해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합니다.<사진2> 당시 일본은 아베베가 또 다시 올림픽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고, 에티오피아의 국가를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당시까지 어느 누구도 마라톤에서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사람은 없었을 뿐만 아니라, 32세의 아베베가 우승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베베는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게 됩니다. 아베베가 시상대에 올라서자 에티오피아 국가가 울려 퍼져야 하는데, 에티오피아 국가를 준비하지 못한 탓에 일본가요가 울려 퍼지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불과 6주 전에 그는 맹장수술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올림픽 3년패에 도전을 했습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 아베베는 36세의 나이로 출전을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경기 도중에 다리에 부상을 입게 되어 기권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6개월 뒤 아베베는 황제가 선물해 준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었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게 됩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뛸 수도 없을뿐더러, 걸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맨발의 왕자 아베베’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4년 뒤인 노르웨이에서 열린 장애인 올림픽에 아베베가 휠체어를 탄 채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탁구와 양궁 선수로 말입니다.<사진3> 그리고 양궁에서 그는 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 때 그의 나이는 40세였습니다. 비록 그 다음해에 또다시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만, 어떤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아베베의 도전정신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아베베가 그렇게 절망의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갖고 있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두 다리를 읽고 휠체어에 탄 채 장애인 올림픽에 참여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지만 잃은 두 다리를 생각하기 보다는 아직도 쓸 수 있는 두 팔을 봄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믿음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올림픽 마라톤에서 두 번 다 세계신기록으로 2연패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 올림픽에서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습니다.
그가 4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장례식에는 무려 7만 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고,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아베베 비킬라’라고 지어주었습니다. ‘아베베 비킬라’는 에티오피아 말로 ‘꽃봉오리가 핀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비록 꽃봉오리를 다 피우지 못하고 4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도전과 희망의 감동을 전하는 향기가 되고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는 절망의 자리에 서게 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아베베와 같은 큰 절망이 아닐 수도 있고, 때로는 아베베보다 더 큰 절망의 늪이 우리 앞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절망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삶을 포기하거나 좌절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절망은 희망을 꽃 피우기 위한 거름과도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절망이 깊어질수록 더욱 간절한 희망을 바라게 되고, 희망을 꿈꾸어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2014년도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도 며칠의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2014년이라는 시간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져다 주었습니까?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수많은 시간들 가운데 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진 않으셨습니까? 2014년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날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2014년의 남은 시간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날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때로 우리 앞에 주어질 시간들이 희망 부풀게 만드는 시간일 수도 있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절망과도 같은 시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을 기대하든 우리의 마음속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라는 것입니다. 더구나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점에 섰을 때에는 두려움이 우리의 가슴에 물밀듯 밀려옵니다. 그 두려움을 이겨낼 때 우리가 살아갈 날들이 행복할 수 있고,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여기 두려움 가운데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여호수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생활 40년을 마치고 이제 요단강만 건너가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들의 마음에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들의 조상들은 400여 년 동안 애굽에서 종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종살이를 끝내고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가나안을 바라보며 지난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말이 40년이지 그 40년은 여간 힘든 기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 경치를 구경하면서 여행하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광야생활입니다. 며칠을 걸어도 매일 똑같은 광경만 펼쳐질 뿐입니다.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40년 동안 매일 만나만 먹어야 했습니다. 때로는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해 목마름에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 광야 40년은 자기들이 가고 싶은 대로 갈 수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 가야할 뿐입니다. 그러니 40년의 광야생활은 지루함과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40년을 견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된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조상들과 같이 노예생활을 하지 않고 자유인이 되어서 하나님께서 주실 땅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 것을 기대하면서 그 힘든 시간들을 견뎌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이 그렇게도 기대하던 가나안 땅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이제 요단강만 건너면 그 땅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들은 큰 슬픔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을 40년 동안 인도했던 모세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망은 가져다 준 사람입니다.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을 때, 모세가 나타나서 ‘여기서 나가자.’고,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으로 가자.’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광야생활 도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좌절하고 불신에 빠져 고통을 겪을 때마다 모세는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었습니다. 끝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을 포기하지 않고 가나안 땅 바로 앞에까지 그들을 인도했습니다.
그런 모세가 어느 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느보산에 올라가더니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모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물론 모세는 죽기 전에 여호수아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지명해 놓았습니다. 모세가 죽고 난 후에는 이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을 인도하여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 모든 사실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 일러놓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죽으면 여호수아가 자기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할 지도자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불안합니다. 정말 이 여호수아가 자기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는 모세만큼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지 못했습니다. 모세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을 잘 인도할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들이 들어가 차지할 가나안 땅에는 아낙 자손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거인입니다. 40년 전에 그 아낙 자손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결코 들어갈 수 없다고 절망했습니다. 그 아낙 자손이 지금도 그 땅에 살고 있습니다. 그들과 싸워야 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밀여옵니다.
그건 여호수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승인 모세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짐이 자신의 어깨에 메워졌습니다. 이제 이 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자신이 이끌어야 합니다. 자신에게 모세와 같은 지도력이 있는지 불안한 여호수아는 마음에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아낙 자손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여호수아의 마음에는 두려움이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오늘 본문의 말씀을 주십니다. ‘너는 이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라. 내가 모세와 함께 한 것처럼 너와 함께 할 것이니, 너를 능히 대적할 자가 없을 것이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고 강하고 담대하라.’ 그렇게 여호수아에게 용기를 주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여호수아가 ‘두려움에 떨었다’라든가, ‘여호수아가 백성을 이끌 자신감을 얻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었다.’는 표현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 6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그리고 7절에서도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라.”고 말씀하고 있고, 9절에서도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지금 여호수아가 어떤 상태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연속해서 세 번씩이나 ‘강하고 담대하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겠습니까? 지금 여호수아의 마음 상태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에 휩싸여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주신 약속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는 약속입니다. 5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9절에서도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고 약속하십니다.
여러분, 우리의 마음이 두렵고 떨릴 때 누군가가 내 옆에 있어준다면 우리는 두려움을 이길 수 있습니다. 혼자 길을 가는 것보다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가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강아지 한 마리만 옆에 있어도 우리가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진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광야생활하면서 하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직접 다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수종자가 되어 모세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어떤 기적을 베푸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애굽 땅에서 종살이할 때 하나님께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심으로 바로 왕이 하나님께 항복을 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줄 수밖에 없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 백성을 건너게 하시고, 먹을 것을 없을 때 만나를 내려 주시고 마실 물이 없을 때 반석을 깨뜨려 물을 주어 먹게 하신 것. 그리고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을 때의 상황까지 그 모든 일을 모세 옆에서 가장 정확하게 보았던 사람이 여호수아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내가 모세와 함께 하던 것처럼 너와도 함께 할 것이다.’는 말씀을 하실 때, 그 말씀을 들은 여호수아는 이제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백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편이 되어주시고,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주신다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앞으로의 날들을 생각하면 우리 마음속에 때로 불안한 마음이 생겨나기도 하고 두려움이 우리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그럴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그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나가십니다. 오늘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은 성경에서 당신의 능력을 분명하게 보여주신 하나님이십니다. 세상을 만드신 분이고, 홍해를 가르신 분이고, 먹을 것이 없는 광야에서 만나를 주신 분이고, 어떤 대적 앞에서도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신 분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독생자를 주셨습니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데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할 수 있겠습니까? 때론 우리의 삶 앞에 홍해가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에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홍해를 갈라 우리로 건너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우리의 삶에서 메마른 광야와 같은 고통의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좌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당신의 백성을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얻어지는 것이 없어 궁핍함이 우리를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광야에서 만나를 내려 이스라엘 백성들을 먹이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굶주림 가운데 방치해 두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하나님을 철저하게 의지하고 살았던 사도 바울은 그 모든 사실을 깨닫고 이렇게 선언합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로마서 8:32)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리고 기꺼이 모든 것을 주십니다. 당신의 독생자까지도 아낌없이 주셨는데, 우리를 위해 무엇인들 아끼시겠습니까? 그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한 해를 사십시다. 때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하는 믿음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 나가십시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주신 두 번째 약속은 ‘가나안 땅을 반드시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신다.’는 것입니다. 본문 2-3절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약속해 주십니다. ‘이 요단을 건너 내가 그들에게 줄 땅으로 들어가라. 내가 너희 발바닥이 밟는 곳을 모두 너희에게 주리라.’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긴 이유는 ‘여기까지 왔는데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여기서 죽으면 어떻게 하지’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살아 있다면 모세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그 땅에 들어가게 하실 것인데, 지금 모세는 죽고 없습니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긴 했지만, 여호수아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통해서 ‘그 땅에 반드시 들어가게 해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도와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힘으로 가나안 백성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가나안 백성과 싸워 그들을 물리치고 그 땅을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자기들만의 힘으로 가나안 땅을 정복하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겠다는 이 약속을 믿고 가면 됩니다. 이 약속을 믿고 가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안심해도 됩니다. 여호수아의 능력을 믿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분명한 약속을 받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향해 힘차게 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떨쳐낼 수 있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그 땅에 사는 아낙 자손 거인들을 물리치고 그 땅을 차지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떨쳐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말씀에 보면,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들어가자.’고 말합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도 건너가서 그 땅을 차지하자고 호응해 줍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갈 용기를 얻고 담대하게 그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을 들어가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광야시대를 접고 가나안 시대를 열기 위한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출발점입니다. 그 출발점에 서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새롭게 직임을 맡게된 여호수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두려워하는 그들에게 두 가지 분명한 약속을 해 주심으로 그들로 하여금 다시 용기를 내어 출발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도 2014년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고, 두려움과 설렘으로 새 날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4년이라는 새로운 날을 시작한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해 주신 약속을 똑같이 해 주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마.’라고 약속해 주십니다. 우리와 함께 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나간다면 우리도 우리의 삶에 밀려오는 두려움과 불안을 이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하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도 ‘내가 너를 도와주마.’라고 약속하십니다.
인터넷에서 UN사무총장인 ‘반기문 총장의 송년사’라는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지난 2013년도를 보내면서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고,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기쁨은 더 줄어들었고,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부족하고,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소중한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더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더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돈을 버는 법은 배웠지만 나누는 법은 잊어 버렸고,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은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고, 우주를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을 부수지는 못한다. 자유는 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고, 세계평화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마음의 평화는 더 줄어들었다.”
여러분, 공감이 되십니까? 올해 우리가 살아갈 삶은 그것과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내 삶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며 살지 않고, 참된 가치와 보람된 일을 위해서 우리의 에너지를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나 혼자 가는 여행길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의 손을 잡고 하나님과 함께 가는 행복한 여행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힘만 의지하다가 실패와 좌절을 겪고서 고통의 쓴 잔을 마시는 삶이 아니라, ‘내가 너를 도와주마.’ 약속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전적으로 신뢰함으로 내가 가진 능력 이상의 열정을 이루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현수 시인이 쓴 <이런 모습으로 살게 하소서>라는 기도가 우리의 기도이기를 소망합니다.
등 뒤에 짐을 지고 있는 이들에게
내 등을
빌려줄 수 있으면
빌려주며 살게 하소서.
슬픈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내 기쁨을
전할 수 있으면
전하며 살게 하소서.
두 팔이 없는 이들에게
내 두 팔 중에
한 팔을 나누어 가질 수 있게 하소서.
말이 없는 이들에게
내 입을 통하여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며 살게 하소서.
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내 가슴을 열어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며 살게 하소서.
삶의 모습 중에
가장 닮고 싶은 모습으로
잔잔한 향기를
남기며 살게 하소서.
여러분, 우리를 또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2014년이라는 시간을 여행할 때에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 우리를 도와주마 약속하신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우리의 삶에서 진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며 믿음의 승리자로 살아가십시다. 하나님께서 분명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능력의 손길로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 2014년 1월 5일 주일낮예배 - 신년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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