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세례를 받으셨습니까?
< 본문 - 사도행전 19:1-7 >
우리나라에 복음이 처음 들어온 것은 1884년입니다. 그러나 복음이 들어왔다고 해서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884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어온 알렌(Horace Newton Allen, 1858-1932) 선교사는 의료선교사로 들어와서 병원을 세우고 병을 치료하면서 복음을 전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14년 후인 1898년이 되어서야 복음을 전하는 일이 자유로워졌습니다.
1884년 복음이 들어온 이후에 처음으로 우리나라 안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 노춘경(盧春京)이라는 분입니다. 물론 그가 우리나라 사람으로 최초로 세례를 받은 사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오기 5년 전인 1879년 백홍준(白鴻俊, 1848-1894)이라는 분이 만주에서 매킨타이어(J. McIntyre)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은 것이 한국인 최초의 세례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땅에서는 1886년 노춘경이라는 분이 최초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유학자였던 노춘경은 우연히 한문으로 된 기독교 배척문서를 읽게 되었고, 기독교를 배척하는 문서를 읽으면서 오히려 기독교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양종교인 기독교를 알기 위해서는 서양인과 사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그는 알렌 선교사를 찾아가 그의 어학선생이 됩니다. 그러다가 알렌 선교사의 방에서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한문으로 쓰여진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을 몰래 가져다가 밤새도록 읽게 됩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노춘경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두 개의 복음서를 들고 언더우드 선교사를 찾아가 의문 나는 것을 질문하면서 신앙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사복음서를 비롯해서 여러 권의 책자를 얻어 읽게 되었고, 결국 완전히 기독교인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세례를 받고 정식으로 신자가 되기로 작정하고 언더우드 선교사에게 세례문답을 받았습니다. 세례문답을 마칠 즈음에 언더우드 선교사는 노춘경에게 마지막으로 ‘이 나라의 법이 아직 신앙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고 있으며 한번 믿기로 작정한 사람이 마음을 바꾸어 돌아서면 안 된다.’는 것을 주지시켜 주었습니다. 노춘경은 ‘세례 받기로 한 자신의 결심은 분명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당시 선교사들은 이 세례문제에 아주 민감했습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노춘경에게 세례를 베풀고 난 후 며칠이 지난 1886년 7월 24일자 일기에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우리로서는 그 (세례)의식이 대단히 진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은 한국인들의 분노를 사게 될 매우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새로운 삶으로 이끄신 분께서 그를 지키시리라고 확신한다.” 이런 논의와 기도의 과정을 거쳐서 1886년 7월 18일 주일에 헤론 선교사의 집에서 노춘경은 세례를 받게 됩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최초로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세례는 목숨을 건 세례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세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례받을 때에는 어떤 경우에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 믿음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약속을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믿음을 저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초대교회 때에도 그랬거니와, 우리나라 선교초기에도 세례는 목숨을 건 변화를 의미했습니다. 세례를 받은 후에는 목숨이 위험해질지라도 세례 받을 때 가졌던 믿음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세례는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세례 받으실 때 가졌던 결심을 지금까지 잘 지키고 계십니까?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두 종류의 세례가 있다고 가르쳐줍니다. 하나는 요한의 세례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입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제3차 선교여행 중에 에베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제3차 선교여행을 시작하면서 사도 바울은 소아시아 여러 지방을 거쳐 에베소에 이르게 됩니다. 사도행전 18:23절에 의하면, 사도 바울은 3차 전도여행을 시작하면서 소아시아의 갈라디아와 부르기아 지역을 통과해서 에베소에 갔지만, 그 갈라디아와 부르기아 지역에서 어떤 사역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3차 선교여행의 첫 번째 보고서는 에베소에서의 활동입니다. 그게 오늘 본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를 처음 방문한 것은 제2차 선교여행 때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사도행전 18:19절 이하의 기록에 의하면, 사도 바울은 제2차 선교여행 때 에베소에 들렀지만, 에베소에 오래 머물지 않았습니다. 회당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고 유대인들과 신앙에 대해서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에베소에 있는 여러 사람들은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 더 오래 머물기를 바랬지만,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다시 너희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는 급하게 에베소를 떠나게 되었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제2차 선교여행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이제 제3차 선교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분명 사도 바울은 소아시아 지역 여러 곳을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소아시아 다른 지역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는 것은 에베소에서의 사역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도 바울이 사도행전 18:21절에서 에베소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이면 다시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사도 바울의 에베소 사역은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에베소에서 하나님께서 이루실 뜻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제2차 선교여행을 마칠 때에 최종적인 사역지가 에베소였다고 기록하고 있고, 제3차 선교여행의 첫 번째 사역지 역시 에베소였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에베소에서 사도 바울을 통해서 이루실 당신의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바울은 제3차 선교여행 중에 에베소에서 2년 동안이나 머물렀습니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복음을 전하는 사도 바울이 한 지역에 그렇게 오랫동안 머문 적이 없습니다. 여러 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제3차 선교여행 중에 에베소에서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머물며 사역했습니다. 그 2년 동안 에베소에서 복음을 전했고, 특별히 두란노서원에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을 통해서 놀라운 능력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2년 동안 에베소에서 행한 일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사역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역이 있다면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본문 1절에 의하며,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 도착해서 제자들을 만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사도 바울에게서 복음을 들었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아마도 18:24절 이하에 나오는 아볼로를 통해서 복음을 들었던 사람들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가르쳐주었던 아볼로는 성경에 대해서 아주 능통한 사람이었고, 설교를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볼로는 요한의 세례만 알 뿐 성령세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예수님과 복음에 대해서 가르치기는 했지만, 세례 요한의 수준에서 말씀을 가르칠 뿐이었습니다. 나중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통해서 아볼로는 복음의 더 깊은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자들은 그런 아볼로를 통해서 복음을 전해 들었고,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예수 안에서 새롭게 되는 세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습니다. 오직 요한의 세례에 대해서만 들었을 뿐입니다.
요한의 세례는 회개하게 하는 세례입니다. 요한이 세례를 베풀고 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기 위해서 몰려들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그들을 향하여 회개하라고 외치자, 사람들이 요한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 때 세례 요한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이 없는 자에게 나눠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은 먹을 것이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어라.’ 세리들도 와서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부과된 세금 외에 것을 거두지 말라.’고 대답합니다. 군인들에게는 ‘사람에게서 강제로 물건을 빼앗지 말고, 거짓으로 고발하지도 말고, 받은 급료로 족한 줄을 알아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이것이 요한이 베푼 세례의 핵심입니다. 회개했다면, 그래서 세례를 받았다면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권력이나 어떤 힘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압제하고 다른 사람의 것을 뺏았았다면, 이제부터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먹을 것을 나눠주고, 추위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옷을 나눠주어야 합니다. 세례 요한의 세례는 사람들을 변화시키는데, 윤리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삶이 변하고 습관이 변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것처럼, 예수를 믿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음에도 세례 요한의 세례만 알고 있었다는 것은 세례를 받고 삶이 변화되는 단계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 믿고 삶이 변화된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변화되어야 합니다. 예수 믿은 후에는 지난날 잘못된 삶을 버려야 합니다. 잘못된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예수 믿은 후에도 삶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예수를 잘못 믿는 것입니다. 예수 믿은 후에는 거짓말하던 못된 버릇이 고쳐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험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주는 언행을 버려야 합니다. 남들 앞에서 자기 자랑거리를 늘어놓고 칭찬받으려 하는 습관도 버려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속여 내가 이득을 취하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손해를 볼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부당하게 행하거나 내 유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내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내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그게 신앙인입니다. 윤리적으로 우리는 세상 사람들보다 좀 더 고상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법이 없어도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다. ‘정말 선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바르게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말을 잘하는데, 행동이 말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온갖 좋은 말을 다 하면서 삶은 엉터리입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예수 믿는 사람들을 존경하지 않습니다. 아니 존경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독을 합니다.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바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신앙인의 윤리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사람들로부터 칭찬받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윤리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신앙의 완성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신앙이 삶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 윤리일 뿐입니다. 신앙과 윤리는 분명 다릅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에서는 ‘예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는 요한의 세례와 두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를 다른 말로 하면 ‘성령 세례’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임재하시어 우리를 변화시키는 세례입니다. 오늘 본문 5-6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듣고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니, 바울이 그들에게 안수하매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시므로 방언도 하고 예언도 했다.” 그렇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을 때 그들 가운데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세례 요한의 세례는 성령께서 임하시는 세례가 아닙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은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풀 때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희로 회개하게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마태복음 3:11)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과 불로 우리에게 세례를 베푸십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내 안에 임재하시는 성령께서 나를 변화시켜주십니다.
물론 예수 믿는 사람이 되어서 세례를 받은 후에 내가 의지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서 내 삶을 변화시켜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안에서 변화되어 받는 세례는 내 안에 계신 성령께서 내 마음과 생각을 바꾸어 내 삶을 변화시키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변화된 내 모든 삶을 회상할 때, 내 힘으로 내 삶이 바뀐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내 삶을 바꾸어주셨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성령께서 내 안에 임재하시어 나를 변화시키시면 변화되어 가는 내 모습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전에는 교회를 다녀도 마지못해 다녔는데, 성령께서 내 안에 계셔서 나를 변화시켜주시면 교회에 나오는 것이 그렇게 기쁘고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예배드리는 것이 고역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비록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더라도 찬양하는 것이 기뻐서 입에서 찬양이 떠나지 않습니다. 늘 흥얼거리며 찬송을 부릅니다. 성경을 읽어도 기쁨이 없고 무슨 소리인지 전혀 깨닫지 못하던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성령께서 내 안에 내주해 계시면, 말씀을 읽을 때 그 말씀이 송이꿀보다 더 달게 느껴집니다. 말씀이 조금씩 조금씩 깨달아지기 때문입니다. 설교시간이 달콤한 단잠의 시간이 아니라, 목사의 설교가 아무리 죽을 써도 그 말씀을 사모합니다.
우리교회 어르신들 가운데 그런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연로하셔서 몸은 많이 불편하고 생활이 무척 힘든 분들이지만, 그리고 교회에 나오신 지 얼마 되지 않는 분이지만, 가끔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몸은 아프고 건강을 좋지 않지만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그 힘으로 살아요.’ 그게 성령의 역사입니다. 때로 목사가 설교를 하면서도 ‘연로하신 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씀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역사하시면 인간의 이성이나 이해력으로는 깨달을 수 없는 말씀이 깨달아지고, 그 말씀에서 힘을 얻게 됩니다.
세례 요한의 세례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세례이지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는 우리의 영혼과 마음을 변화시키는 세례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임재하시므로 우리의 영혼이 변화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오셔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주시고, 우리의 마음이 주님의 은혜 안에 머물게 만들어줍니다.
며칠 전 신문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카이스트에 215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실렸습니다. 지난 2001년에도 3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카이스트에 기부했었습니다. 오래 전에 서울 소망교회 원로이신 곽선희 목사님께서 하시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문술 전 회장은 서울 소망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하시는 분입니다. 어느 날 정문술 회장이 카이스트에 300억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 회장을 만났을 때 곽선희 목사님께서 물으셨답니다.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기부할 생각을 했습니까?’ 그랬더니 정문술 전 회장이 아주 짧은 대답을 하시더랍니다. ‘목사님께서 설교시간에 그렇게 돈을 써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정문술 전 회장은 설교말씀을 들으면서 자신이 번 돈을 어떻게 써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를 생각하다가 자신만을 위해 쓰지 말고 선한 일에 값지게 써야 한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그 말씀대로 한 것입니다.
여러분, 그런 일이 인간의 어떤 결단만으로 가능하겠습니까? 성령께서 그의 마음에 감동을 주셨기에 그렇게 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의 감동과 인도하심에 순종함으로 그분은 그렇게 귀한 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가 요한의 세례와 다른 것은 그 세례가 우리에게 구원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구원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구원받은 사람은 세례를 사모하게 되고, 세례를 통해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임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세례 요한의 세례는 우리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는 하지만, 우리가 구원받고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갖고 살게 하진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성령충만함을 받는 사람은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누리며 삽니다. 그래서 구원받는 그 기쁨과 감격이 우리로 하여금 옛날의 삶을 살지 못하게 합니다.
만약 윤리적인 측면에서 선하고 바르게 사는 것만을 말한다면 예수 믿지 않고도 예수 믿는 사람보다 더 훌륭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보다 더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수 믿는다고 하는 우리가 부끄러울 정도로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인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산다 하더라도 그것이 그를 구원하지는 못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하여 죄사함을 받을 때,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성령의 임재하심을 경험할 때 우리는 구원받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근처에 약 1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솔로몬 군도(群島)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원주민들에게 선교했던 선교사님이 한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곳에 ‘킬링 스톤’(Killing Stone)이라는 바위가 있답니다. 말 그대로 ‘사람을 처형하여 죽이는 바위’입니다. 사람을 처형하는 방법이 참 많이 있습니다. 목을 베어 죽이는 방법도 있고, 불에 태워 죽이는 방법도 있고, 목을 매어 죽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극에서 많이 보는 것처럼 사약을 먹여 사형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 원주민들은 죽일 죄를 지은 사람이 있으면 동네 한 가운데 있는 ‘킬링 스톤’이라는 그 바위로 끌고 가서는 그 사람을 그 바위에다가 꽁꽁 붙들어 맵니다. 그리고는 온 동네 사람들이 그 죄 지은 사람의 머리를 바위에 짓이겨서 죽이는 것입니다. 머리를 바위에 짓이기면 머리에서 피가 흐릅니다. 그래도 그 피를 닦지 못하게 합니다. 사람을 처형하고 나면 킬링 스톤이라는 바위에는 벌건 피가 흘러내립니다.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죄를 지으면 저렇게 되는구나! 죄를 지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교사님은 그 지역에서 선교를 하면서 예수 믿는 사람에게 세례를 베푸는데 그 ‘킬링 스톤’이라는 바위 옆에서 세례를 베풀었다는 것입니다. 세례 받는 사람에게 ‘당신은 지금 예전에 지었던 죄로 죽은 것이오. 이 세례는 당신의 옛 사람이 완전히 죽는 시간입니다.’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가르쳐주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도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께는 용서받아야 할 죄가 없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 당신의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그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삶이 변화된 것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그것으로 신앙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성령을 받아야만 온전한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자아가 완전히 죽고, 성령 안에서 새 사람으로 거듭날 때 우리는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그런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 2014년 1월 12일 주일낮예배 - 주님수세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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