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까지 찾아야 하는 사람
< 본문 - 누가복음 15:1-7 >
꽤 오래된 이야기라 혹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1992년 9월 제4회 세계주니어 육상선수권대회가 우리나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그 대회에 참가했던 에티오피아의 ‘모에세르트 베켈레 모하메드’라는 여자 선수가 대회가 끝난 뒤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 선수는 한국의 한 공장에 취업해 있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나갔다가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대회를 마친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모두 자기나라로 돌아갔고, 에티오피아 선수 한 명이 출국하지 않는 것을 안 우리나라 경찰이 사라진 그 선수를 찾아 수색에 나선 결과 그 다음 날 새벽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 선수는 경찰에서 ‘자기 나라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어 미국으로 망명하기를 원한다.’며 망명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육상 연맹은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에 팩스를 보내 그 상황을 설명하고 그 선수를 데려갈 것을 요청했는데, 에티오피아 대사관측에서는 ‘정식공문을 가지고 오면 본국에 연락을 하고, 그 다음에 지시를 받아야 한다.’며 그 선수를 인도해 가지 않았습니다. 에티오피아 선수단은 출국할 때 자국 선수 한 명이 보이지 않았는데도 그 선수를 찾으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출국해 버렸고, 에티오피아 대사관에서는 자국 선수가 자기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전갈을 받고도 시큰둥한 태도로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대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 일을 일어났을까요? 그 선수가 잘 하는 선수도 아니고 장래성도 없어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무관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나라의 선수가 사라졌는데도 선수단은 아무도 그 선수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모두 자기나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사관도 그런 사람 하나쯤 없어진다 하더라도 별일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 나라에서 그 선수는 별로 존재가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자기나라를 대표해서 세계대회에 출전한 선수이지만 말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서글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 ‘나라는 존재의 가치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간혹 여러 가지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상점 앞을 지나다가 이런 생각을 해 보곤 합니다. ‘만일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이 상품들처럼 상품화하여 진열되어 있다면, 나라고 하는 상품에는 얼마짜리 가격표가 붙여질까?’ 물론 오늘날의 가치관으로는 사람을 상품화할 수 없고, 일정한 수치로 가격을 정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고대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다 보면 노예 시장에서 노예들이 팔려가기 위해서 마치 상품을 진열해 놓은 것처럼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노예시장에 내가 서 있다면 나는 얼마의 가격으로 팔려갈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실상 오늘날에도 사람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직장에서는 월급이나 연봉에 의해서 그 사람의 가격이 결정됩니다. 물론 그것이 사람에 대한 가치가 아니라 그 사람의 노동력과 일한 업적에 따른 가격책정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어떤 사고로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보상에도 나름대로의 기준에 의해서 다른 가치를 인정받게 됩니다. 동일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 나이가 얼마나 되었나 하는 것에 때라서 보상금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무의식적으로 사람에 대해서 등급을 정하려 하거나, 어떤 사람에게 가격표를 붙이려고 하는 습관을 가진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가치는 ‘천하보다 귀하다’고 말입니다. 그건 우리 인간이 처음 지으심을 받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해 줍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세기 1:27)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았습니다. 남자나 여자를 막론하고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존재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똑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힘이 있는 남자는 여자를 남자보다 못한 존재처럼 여겨왔습니다. 어린아이를 어른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남자라 하더라도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 위에 군림하여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합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노예라는 것입니다. 노예나 귀족이나, 양반이나 상놈이나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똑같은 존재인데, 우리 인간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부려먹으려고 등급을 매겨놓았습니다.
사람에 의해서, 또는 가진 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사회제도에 의해서 등급으로 매겨져 차별받던 우리 인간을 원래의 모습대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회복시켜 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신 당신의 사명을 이렇게 선언하셨습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태복음 9:13) 사람들에 의해서 죄인이라고 낙인 찍혀 차별받는 사람들을 불러 구원하시기 위해서, 그래서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자로 대접받고 인정받게 하시기 위해서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시 사회로부터 죄인이라고 차별받던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셨고, 그들에게 손 내밀어 그들의 손을 붙잡아 주셨고, 그들을 품에 안으시고 그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에서 그들을 해방시켜주셨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사람들을 차별하는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들은 아니러니하게도 종교지도자들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1-2절에 그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존귀한 사람들이라고 가르치시고, 그 가르치심대로 모든 사람들을 존귀하게 여겨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종교지도자들인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시며 식사하시는 모습이 영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자기들끼리 수군거렸습니다. ‘이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어찌 죄인들을 가까이 하고, 죄인들과 음식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마음속에는 죄인들을 가까이하고 죄인들과 거리낌 없이 식사를 하는 예수님이 못마땅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도 그런 죄인들과 같은 종류의 사람일 것이라고 그들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비난하고 있었습니다.
본문 1절에 의하면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예수님 가까이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종교지도자들에 의해서 ‘상종하지 못한 종자들’이라고 분류되던 사람들입니다. ‘세리’는 당시 유대를 지배했던 로마를 대신해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서 고용된 유대인입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본에 압제당할 때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조선인들과 같습니다. 자기 나라를 지배하는 로마의 앞잡이 노릇하는 것도 얄미웠는데, 당시 세리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남용해서 자기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강탈과 비행을 일삼아 왔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에게 ‘쌀 한 가마니를 세금으로 내라’는 세금 고지서가 부과되면, 세리가 중간에서 쌀 두 가마니를 세금으로 거두어서 한 가마니는 로마에 세금으로 바치고 한 가마니는 자기가 착복하는 것입니다. 그런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리들은 유대인임에도 동족 유대인들에게 미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죄악을 일삼았던 세리들은 모두가 다 하나님의 심판과 징벌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세리들과 함께 예수님 곁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죄인들’이었습니다. 당시에 율법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 놓은 수많은 종교적인 금기사항과 의무사항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조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람들 모두를 가리키는 말이 바로 이 ‘죄인들’이라는 말입니다. 당시에 죄인으로 취급받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비도덕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들입니다. 간음을 행하였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는 자들, 다른 사람에게 폭행을 행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는 불명예스러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당시 불명예스러운 직업이라 하면 세리나 행상인들과 같이 사회 밑바닥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창녀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세 번째는 하나님에 의해서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입니다. 소경이나 나병에 걸린 사람들과 같이 사회 통념상 ‘하나님에 의해서 징벌을 받아 버린바 된 사람들’입니다. 흔히 고칠 수 없는 불치의 병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은 사회적인 모든 권한을 제한받았고, 심지어는 보통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는 권리까지도 박탈당하며 억울하게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들은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거나 제사를 드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과 식사하는 것을 대단한 수치로 생각했고, 그들과 길거리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는 재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스스로 의인이라고 여기던 서기관이나 바리새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죄인들과 어울려 식사를 하는 예수님은 그들과 똑같은 죄인처럼 보였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죄인의 친구라고 자처하면서 그들을 가까이 하고,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면서 같은 식탁을 쓰고, 그들의 말동무가 되어주셨습니다. 결코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죄인들을 가까이 하는 예수님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눈에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을 사칭한 사이비 선지자, 거짓 선지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에게 예수님께는 그들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비유의 말씀을 통해서 깨닫게 해 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세 가지 비유입니다. 그 세 가지 비유 가운데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첫 번째 비유의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마리가 대열에서 이탈했습니다. 예수님 당시 양을 키웠던 목초지는 대부분 평균 약 500m나 되는 높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이 일단 목자와 양떼를 떠나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사고를 당할 위험에 처해있음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서는 양의 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많지 않은 양을 치는 목자라면 풀밭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양들의 숫자를 헤아려 자기 양이 다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양떼들을 돌보아야 하는 경우에는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거나 놀고 있을 때에는 양을 잃어버렸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저녁이 되어 양떼를 우리에 넣을 때에야 잃어버린 양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떼를 우리에 넣으면서 잃어버린 양이 있나 없나 확인하기 위해서 반드시 양떼를 세어봅니다. 그리고는 혹 양이 없어졌으면 그 양을 찾아 그날 지나온 길을 되짚어 이곳저곳을 헤매며 잃어버린 양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 한 마리를 잃어버린 양의 주인도 그랬습니다.
그 양이 언제 어디에서 대열에서 이탈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양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모릅니다. 대열에서 이탈하여 목자의 보호를 받지 못한 양에게는 두 가지 위험이 찾아옵니다. 하나는 맹수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목자가 있을 때에는 맹수들이 양을 쉽게 공격하지 못합니다. 목자가 막대기와 지팡이로 양을 보호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목자의 시야에서 사라진 양은 언제든지 맹수의 먹잇감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대열에서 이탈한 양이 겪는 두 번째 위험은 깊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목자가 양떼를 이끌고 푸른 초장을 찾아갈 때, 그 길이 언제나 평탄하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아슬아슬한 비탈길을 가로질러 가야 할 때도 있고, 험난한 계곡을 건너야 할 때도 있습니다. 시편 23편에서 시인 다윗이 고백한 것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도 같은 길을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목자가 보지 못하는 사이에 양은 깊은 낭떠러지나 험한 계곡 아래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대부분 양들은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큰 상처를 입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길을 잃어버린 양, 목자의 품에서 떠난 양이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됨을 알기에 목자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우리에 가두어놓은 채 그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서 온 들녘을 헤매며 다녔습니다. 혹시나 맹수에게 잡혀 먹지는 않았는지, 어떤 낭떠러지에 떨어져 고통 속에서 울부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양을 찾아다닙니다.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한 목자의 노력은 잃어버린 자식을 찾으려는 엄마의 마음과도 흡사합니다.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본문 4절에서는 목자가 잃어버린 양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닌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찾아보다가 내 몸이 힘들고 귀찮아지면 포기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찾을 때까지 찾아다닙니다. 그 양을 찾기 위해서는 때로 식사를 거를 수도 있습니다. 밤새도록 등불을 켜들고 찾아다녀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며칠씩 찾아다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 양을 찾기 위해서 깊은 낭떠러지 아래로 내려가 보기도 합니다. 위험한 계곡으로 가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넘어져 무릎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때로는 가시에 찔려 고통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는 것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야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만큼 귀중하기 때문입니다. 자식 같이 귀한 양이기 때문에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귀중하기 때문에 그 한 마리를 찾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본문 5-6절에 보면, 잃어버린 양을 찾았을 때 목자는 즐거워서 어깨에 메고 왔습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을 불러모아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나와 함께 즐기자.” 여기서 말하는 ‘즐거워했다’는 말의 뜻은 너무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을 만큼 흥분된 상태였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기쁘고 흥분된 기분으로 찾은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왔습니다. 온 세상을 정복하고 돌아오는 승리자의 깃발과도 같이, 온 동네에 내보여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어깨에 메고 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을 다 불러 모아놓고 잔치를 연 것입니다. 여러분! 양 한 마리가 값어치로 따지면 얼마나 되겠습니까? 동네 사람 다 불러놓고 잔치를 열었다고 한다면 잔치비용이 훨씬 더 많이 지출되었을 것입니다. 양 한 마리를 찾았다고 그렇게 잔치까지 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인에게는 그것이 상관없습니다. 잃었다가 찾은 양 그 한 마리는 값어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귀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여기서 양은 누구를 가리킵니까? 예수님은 누구를 ‘잃어버린 양’으로 비유하고 있습니까? 여기서 ‘잃어버린 양’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 의해서, 그리고 당시 사람들로부터 사람취급도 받지 못한 채 언제나 고개를 떨구고 살아야 했던 세리들과 죄인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분명 자의든 타의든 당시의 일반 사회에서 잃어버린바 된 사람들입니다. 어느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았고, 가까이 하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의롭고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절망의 낭떠러지로 떠밀려진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의 저주와 손가락질로 인해서 마음에 상처가 나서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 예배하고 싶어도 깨끗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죄인이라고 정죄했고, 멀리멀리 밀어내버렸습니다.
그러나 목자에게는 달랐습니다. 그 목자에게 있어서 잃어버린 양 한 마리는 나머지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들녘이나 우리에 놔두고서라도 반드시 찾아야 하는 귀한 존재였습니다. 너무너무 귀한 존재이기에 찾을 때까지 찾아야 합니다. 도중에 그만 둘 수 없습니다.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세리와 죄인들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버린 양, 세리와 죄인들을 찾으셨습니다. 찾을 때까지 찾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사랑을 베푸셨고, 그들과 함께 즐기는 잔치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여러분, 그 잃어버린 양, 목자가 찾을 때까지 반드시 찾아야 할 양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주님의 눈에 발견되기까지 세상에 살면서 깊은 절망의 낭떠리지 아래에서 신음하며 살던 양들이었습니다. 죄가 우리를 단단히 묶어 절망과 저주의 자리로 끌어갔습니다. 더 이상 희망도 없고 살아야 할 용기도 없을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셨습니다. 양 한 마리에 불과한 우리를 말입니다.
주님께 우리는 그저 몇 만원, 몇 십 만원 하는 양 한 마리가 아닙니다. 찾기까지 찾아야 할 귀한 존재입니다. 그랬기에 주님께서 우리를 끝까지 찾아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찾아내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어깨에 메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기뻐하셨습니다. 우리가 죄악으로 인해서 더럽혀졌어도, 세상살이에 찌들어 지저분하여 아무도 가까이 하기 싫어하는 모습이어도 우리 주님은 그 모습 그대로 우리를 사랑하셔서 기쁘게 찾아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당신의 어깨에 메고 기쁨의 춤을 추셨습니다.
여러분! 이걸 꼭 기억하십시다. 나는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가치 있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세상에서는 우리를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 주님의 눈에는 우리가 그렇게 귀한 존재입니다. 우리를 찾기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버리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실패했어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죄악에 때묻어 더러운 냄새가 나는 삶을 살아왔어도 우리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세리와 죄인들처럼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멀리하고 우리를 향하여 돌팔매질을 한다 하더라도, 그럴수록 우리 주님은 우리를 더욱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못나고 가난하여 가진 것 없어도 우리 주님은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분의 양이고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는 우리의 목자이기 때문입니다.
사막을 여행하던 어떤 사람이 길을 잃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며칠간 먹지도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하여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는 물을 찾아 방황하다가 모래 속에서 배낭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배낭을 열어보니 거기엔 큼직한 금덩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금덩이를 보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얼마지 않아 그는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금덩어리가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그 사람에게 금덩어리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물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황금이 귀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항상 귀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세상에서는 천하게 여겨지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언제나 천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 주님께서 반드시 찾아내야 할 존재, 찾아내기까지 찾기를 결코 쉴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우리를 위해서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우리가 받아야 할 고난을 우리 주님께서 대신 받으시기 위해서 우리 주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고난의 길을 묵묵히 가셨습니다.
그렇게 주님께서 찾기까지 반드시 찾아야 할 사람은 비단 우리 자신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귀한 존재입니다.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멸시를 받아야 할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해도 괜찮은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중에 어느 누구도 내 말 한마디로 가슴 아프게 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정죄해도 되는 사람 없고, 내가 무관심하고 무시해도 되는 사람 역시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귀한 존재로 여겨주셨다면, 귀한 존재답게 우리의 삶을 사십시다. 귀한 존재답게 사는 첫 번째 방법은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겨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 물들지 않고, 나를 찾으내신 주님 품에 꼭 안겨 사는 것입니다. 나를 어깨에 메고 덩실덩실 춤을 추시는 주님과 함께 하늘의 기쁨을 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를 찾기까지 찾아내신 주님의 마음입니다.
< 2014년 3월 2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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