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꾀하고 있습니까?
< 본문 - 나훔 1:9-13 >
북 이스라엘의 일곱 번째 왕인 아합은 꾀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 아합 왕은 자기영토였던 길르앗 라못을 아람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길르앗 라못을 되찾아오려고 마음먹습니다. 그런데 자기나라 군사만을 가지고는 아람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남 유다 왕인 여호사밧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결국 아합 왕이 이끄는 북 이스라엘과 여호사밧이 왕이 이끄는 남 유다의 연합군은 길르앗 라못을 되찾기 위해서 아람과 전쟁을 벌입니다. 전쟁터에 나가면서 아합 왕이 여호사밧 왕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 ‘당신이 왕복을 입으십시오. 나는 변장을 하고 전쟁에 참여하겠습니다.’ 아합 왕이 이렇게 제안한 이유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여호사밧을 높여준 것처럼 보입니다. 두 나라가 연합해서 전쟁에 참여했는데, 지휘관이 두 명이나 되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에 모든 군사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여호사밧에게 위임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평범한 병사처럼 옷을 입고 여호사밧이 왕복을 입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아합 왕의 속내는 달랐습니다. 아합 왕은 아람의 전략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람 군대에는 출중한 지휘관들로 구성된 특수부대가 있었습니다. 32명으로 구성된 이 특수부대의 임무는 왕을 죽이는 것입니다. 다른 군사들과 싸우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들은 오직 이스라엘의 왕을 죽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것을 위해서 조직되었고, 그것을 임무로 부여받았습니다. 그러기에 야합 왕이 왕복을 입고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면 아합 왕은 그 특수부대의 목표물이 되고 목숨을 잃을 위험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그걸 알기에 아합 왕은 자신은 왕이 아닌 것처럼 변장하고 전쟁에 참여하면서 여호사밧에게 왕복을 입고 전쟁에 나가도록 했습니다. 여호사밧을 위하는 것처럼 했지만, 사실은 자신이 살려고, 그리고 자신의 목적인 길르앗 라못을 빼앗기 위한 철저한 계략이었습니다.
드디어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작전대로 아합 왕은 왕복을 입지 않고 변장을 하고 군사들 틈바구니에 끼어 있었고, 여호사밧 왕은 왕복을 입고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이스라엘 왕을 죽이기 위한 특수부대 장수들이 왕복을 입은 여호사밧 왕을 발견하고는 여호사밧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갑작스런 적의 공격을 받고 깜짝 놀란 여호사밧 왕이 소리를 지르자, 아람의 특수부대 장수들이 왕복을 입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아님을 알고는 여호사밧 왕 쫓기를 그치고 맙니다. 그래서 여호사밧 왕은 그 전쟁에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변장을 하고 군사들의 틈바구니로 들어간 아합 왕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사람이 무심코 쏜 화살이 아합 왕이 입고 있던 갑옷 솔기로 뚫고 들어가 아합 왕은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갑옷 솔기라는 것은 가슴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윗 갑옷과 허리 아래를 보호하기 위한 아래 갑옷을 연결시켜주는 부분입니다. 누가 쏜 화살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우연히 쏜 화살이 갑옷과 갑옷을 이어주는 그 솔기 사이를 정확히 맞춰 아합 왕은 큰 부상을 입게 되었고, 그날 저녁 아합왕은 죽고 맙니다. 물론 전쟁은 큰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합 왕은 나름대로 잔꾀를 부렸습니다. 변장하고 들어가면 자신의 목숨은 안전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런 잔꾀에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어쩌면 인생을 깊이 묵상한 전도자가 한 교훈이 딱 맞는 말일 것입니다. “내가 깨달은 것은 오직 이것이라. 곧 하나님이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이 많은 꾀들을 낸 것이니라.”(전도서 7:29)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정직하게 살도록 지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실과 타협하고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서 잔꾀를 부립니다. 그리고 잔꾀를 부리며 사는 것이 세상을 잘 사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인간의 그 잔꾀가 하나님 앞에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알고 계십니까?
오늘 본문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훔서는 앗수르 제국에 대한 심판의 예언입니다. 나훔 1:1절에 보면 나훔서가 느니웨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니느웨는 앗수르의 수도입니다. 구약성경에 이 니느웨에 대한 예언의 말씀이 집중적으로 기록된 책이 두 개가 있는데, 그 하나가 오늘 본문인 나훔서이고 다른 하나는 요나서입이다. 요나서는 오늘 본문인 나훔서가 기록되기 약 7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일을 기록한 책입니다.
요나서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유다의 선지자인 요나에게 앗수르의 수도인 니느웨로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그 니느웨에 죄악이 가득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야 할 정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니느웨로 가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선지자 요나는 니느웨로 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니느웨로 가는 방향과 반대인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맙니다. 요나가 니느웨에 가서 죄악을 책망하고 심판의 말씀을 선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다시스로 간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앗수르는 막강한 나라였습니다. 그 막강한 힘을 이용해서 이스라엘을 많이 괴롭혔습니다. 이스라엘 왕 베가 때에는 앗수르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공해 와서는 갈릴리를 비롯해 여러 성읍을 빼앗았고, 많은 백성들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그리고 베가 다음으로 왕이 된 호세아 왕 때에는 이스라엘을 침공하여 아예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말았습니다. 북 이스라엘을 패망시킨 앗수르 왕은 바벨론을 비롯한 여러 지방의 사람들을 강제로 사마리아에 이주시켜 살게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통적으로 이방민족과 섞이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앗수르 왕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멸망시킨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싫어하는 짓을 강제로 시킨 것입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들이 앗수르를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앗수르가 북 이스라엘에게만 그렇게 잔인한 짓을 한 것이 아닙니다. 남 유다 아하스 왕 때에 유다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엄청난 이득을 챙겼습니다. 아하스는 앗수르 왕에게 성전과 왕궁 곳간에 있는 은금을 모두 앗수르 왕에게 바쳐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수르는 그 여세를 몰아 남 유다까지 침공해 들어와서는 유다까지 집어 삼키려고 합니다. 당시 유다 왕이었던 히스기야가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 앗수르를 물리치긴 했지만, 앗수르는 북 이스라엘이나 남 유다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나라입니다. 그러니 ‘앗수르’ 그러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요나에게 그 나라의 수도인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신 것은 그들이 회개하면 용서해 주시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면 선지자를 보내지 않고 바로 멸망시켜버리면 됩니다. 그런데 요나를 그곳으로 보내시겠다는 것은 그 나라를 용서해 주실 수 있음을 말합니다. 요나는 그 나라가 하루라도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요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나는 니느웨로 가지 않고 다시스로 도망가려 했습니다. 요나가 니느웨에 가지 않으면 니느웨는 하나님의 경고를 들을 수 없게 되고, 계속 죄악 가운데 있다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멸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도망치는 요나를 붙들어다가 니느웨로 가게 만드십니다. 어쩔 수 없이 끌려오다 시피 니느웨에 온 요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도 요나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니느웨와 앗수르가 하루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나가 외친 말씀을 듣고 니느웨에는 회개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왕으로부터 시작해서 일반 백성까지 모두 회개하게 되었고, 심지어 모든 짐승들에게까지도 금식을 선포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니느웨를 멸망시키실 계획을 취소하셨습니다. 회개한 백성을 긍휼히 여기신 것입니다.
그리고 약 70년의 세워이 흘렀습니다. 전 국가적으로 엄청난 회개의 역사가 일어난 후 니느웨와 앗수르는 다시금 죄악으로 물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죄악이 가득해졌습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 10절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시덤불 같이 엉크러졌고 술을 마신 것같이 취했다.’ ‘가시덤불 같이 엉크러졌다’는 말은 가시덤불이 서로 얽혀져 풀어지지 않는 것을 비유한 말씀입니다. 그만큼 니느웨의 죄악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리고 사회 구석구석에 깊숙이 뿌리내려서 어떻게 풀어 볼래야 풀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술을 마신 것같이 취해 있다’고 말씀합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사리분별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술에 취하면 제정신이 아닙니다. 그래서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바른 행동을 하지 못합니다. 술이 시키는 대로 합니다. 술이 죄로 이끌면 죄 가운데 빠져 죄가 죄인 줄도 모른 채 죄를 짓습니다. 여러분, 성령 충만과 술 취하는 것에 공동점이 많다는 것을 아십니까? 이런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말수가 많아집니다. 술에 취하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는 말을 끊임없이 주절댑니다. 성령 충만하면 담대하게 ‘예수 믿으라.’고 복음을 전하고 자신이 받은 은혜를 증언하고 싶어 합니다.
둘째, 노래를 합니다. 술에 취하면 잘 부르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도 않고 큰 소리로 유행가를 불러댑니다. 성령 충만하면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세 번째 공통점은 권한다는 것입니다. 술에 취한 사람은 자꾸만 옆에 있는 사람에게 술 마시라고 권하고, 성령 충만한 사람도 주변 사람들에게 ‘예수 믿으라.’고 ‘예수 믿으니까 너무 좋다고’ 자꾸만 권합니다.
넷째는 운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시면 인생이 허무하다며 울고, 성령에 충만해지면 자신의 부끄러움과 죄악을 바라보며 웁니다.
다섯째는 용감해진다는 것입니다. 술에 취하면 아무와도 한 판 싸워보자고 덤벼듭니다. 예수 믿고 성령 충만해지면 복음의 담대함을 얻어 예수를 증언합니다.
여섯 번째는 중독이 됩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 없으면 못살 것 같고, 성령 충만한 사람은 예수님 없이는 못삽니다.
일곱 번째는 안주가 필요합니다.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먹듯이, 예수 믿고 성령 충만한 사람은 말씀을 먹습니다.
여덟 번째는 냄새가 납니다. 술에 취해 살면 역겨운 술 냄새가 납니다. 예수에 취해 사는 사람에게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납니다.
아홉 번째는 지배당한다는 것입니다. 술에 취하면 술에 지배당합니다. 그래서 술이 시키는 대로 합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 역시 하나님의 영인 성령에 지배를 받고 하나님의 말씀에 지배를 받습니다. 그래서 에베소서 5장에서는 ‘술에 취하지 말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에베소서 5:18)고 말씀합니다.
니느웨 사람들은 지금 술에 취해 있는 사람 같이 죄악에 취해 살아갑니다. 죄를 행해도 부끄러운 줄 모릅니다. 술에 지배를 받습니다. 술이 시키는 대로 살아갑니다. 술에서 깨어나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
그리고 11절에서는 ‘여호와께 악을 꾀하는 한 사람이 그들 중에서 사악을 권한다’고 고발합니다. 그 ‘여호와께 악을 꾀하는 한 사람’은 앗수르의 왕을 지칭한 말입니다. 나라를 바르게 통치해야 할 왕이 앞장서서 악을 꾀하고 있습니다. 자기 백성들이 악을 행할 때에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해야 할 왕이 백성들에게 악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악행하는 것을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을 자행하도록 권장합니다. 그러니 그 나라, 그 사회가 얼마나 죄악으로 가득 차 있겠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악을 행해도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습니다. 서로 악을 권장합니다. 누가 더 악을 많이 행하나 겨루기를 하는 것처럼 악이 판치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니느웨 향하여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심판을 선언하십니다. 9절에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온전히 멸하실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10절에서는 ‘마른 지푸라기 같이 모두 탈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12절에서는 ‘그들이 비록 강하고 많을지라도 반드시 멸절을 당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12절 말씀처럼 그들은 강한 민족이었습니다. 군사도 많고 백성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당시 앗수르는 전통적인 강대국인 애굽과 신흥강대국인 바벨론을 정복할 정도로 강한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재물도 많았습니다. 앗수르의 왕궁에는 전쟁에서 탈취한 재물들로 가득 차 있었고, 나무 우상에 금으로 도금을 하거나, 금으로 우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강하고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지자 요나의 말씀을 듣고는 회개했던 니느웨 사람들이 이제는 자기들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하나님의 경고를 듣지 않았습니다. 요나 때에는 하나님께서 진노하시면 망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겸손해졌습니다. 그런데 7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은 스스로 강하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도 두렵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진노하신다 하더라도 자신들을 멸망시키진 못하실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 본문 9절에서는 ‘니느웨가 여호와께 대하여 꾀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강대함과 부귀영화가 자기 자신의 꾀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내 삶을 망가뜨릴 수는 존재는 세상에 없다’고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무너뜨릴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그런 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노아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죄악으로 가득 찬 세상을 물로 심판하셨습니다. 그리고 노아의 후손들을 통해서 새로운 세대를 만들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또 다시 하나님께 도전장을 내밀게 됩니다. 그게 바로 바벨탑 사건입니다. 여러분, 번창하던 인간이 왜 바벨탑을 쌓은 줄 아십니까? 그리고 왜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쌓고 있던 그 바벨탑을 무너뜨리시고 인간을 흩어버리신 줄 아십니까? 노아 홍수 이후 인간은 하나님의 두려움을 알았습니다. 죄를 짓는 인간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줄 직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점점 숫자가 많아지면서 하나님에게 도전장을 내게 됩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견고한 벽돌을 만들어 성읍과 탑을 쌓기 시작합니다. 그 탑의 꼭대기를 하늘에 닿도록 쌓으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탑의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쌓으려 했다는 말은 노아 때처럼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홍수를 보내어 세상을 심판하신다 하더라도 죽음과 흩어짐을 면할 수 있게 탑을 높이 쌓고 싶어 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바벨탑의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면, 구름 높이까지 쌓으면 아무리 비가 많이 온다 하더라도 죽지 않을 것입니다. 거기까지 물이 차오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벽돌을 굽는 기술이 있었습니다. 그 높이까지 쌓는데 필요한 돌을 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돌 대신에 벽돌을 만들어 그 높이까지 쌓으려 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우습게 만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인간의 잔꾀는 하나님의 개입으로 처참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니느웨도 그랬습니다. 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세계 어느 누구와 싸워도 이길 수 있을 만큼 부강해졌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 하더라도 자기들의 능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것이 우리 스스로를 속이는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우리는 그런 어리석음을 ‘꾀’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그 어리석음에 갇히고 맙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힘보다 내 능력이 더 탁월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지 않고 내 능력으로 일을 처리합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지 않으셔도 내 방법으로 세상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방법을 찾지 않고,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내 생각대로 일을 처리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스스로 ‘나는 세상에서 유능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삽니다.
우리에게 지혜가 생길수록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려 하지 않습니다. 내 지혜를 가지고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 삶에 여유가 생기고 내 생활이 풍요로워지면 기도하지 않습니다. 기도하지 않아도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을 가지고 충분히 만족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게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하나님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살아갑니다. 그래도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것들은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멀리하는데 쓰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내 지혜와 내 방법으로 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부를 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능력을 구하는 것은 내게 능력이 주어지면 내 힘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무리 우리가 많은 지혜를 얻는다 하더라도, 아무리 많은 부유함을 누린다 하더라도, 아무리 많은 능력을 가진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입김 하나보다 강하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불어버리시면 모든 것이 날아 가버립니다. 우리의 부유함도, 우리의 능력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도 말입니다.
여러분, 하나님 앞에 잔꾀를 부리며 살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이 아무리 많아도 ‘하나님 없이도 충분히 만족하며 살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에 빠지지 마십시다. 우리 주변에는 그리고 우리의 내면에서는 자꾸만 우리를 유혹합니다. ‘하나님 없이도 충분히 세상을 잘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네 능력과 네 지례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꾀입니다.
이 세상은 그런 잔꾀로 살려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의 잔꾀를 따르지 않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놀립니다.
공부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족집게 과외를 하고 벼락치기 공부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좋은 성적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의 잔꾀입니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도 내 실력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세상은 정직하게 일하지 않아도 일확천금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속삭입니다. 부동산 투기를 하고 로또 복권을 사서 당첨이 되면 힘들게 일하지 않고도 많은 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의 잔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잔꾀를 통해서 우리가 부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근면과 성실함으로 정직하게 일해서 버는 작은 것으로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복음적인 삶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성실하게 일해서 승진하는 것은 어리석은 방법인 것처럼 치부합니다.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뇌물을 갖다 바치면서 승진의 기회를 잡는 것이 세상을 사는 방법이라고 속삭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비정상적인 방법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것, 부지런히 일하는 것,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 일하는 것을 원하십니다. 그렇게 하면 승진이 늦어지거나 승진에서 매번 탈락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의 잔꾀를 따르지 말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연세대 총장을 지낸 백낙준 박사(1895-1985)가 계셨습니다. 이분이 젊었을 때 선교사님 집에서 허드렛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선교사님이 ‘나무를 패라’는 부탁을 하고 집을 나갔습니다. 백낙준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장작을 팼습니다. 늦은 저녁 선교사님이 집에 들어와서는 여전히 장작을 패고 있는 백낙준에게 ‘왜 이렇게 늦게까지 장작을 패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나무를 패라는 말씀은 들었지만 그만 두라는 말씀을 듣지 못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누군가가 보든 보지 않든 우직하게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하던 그 젊은이에게 선교사님이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젊은이라면 큰 인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를 미국으로 유학을 보냅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최초로 예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 초대 총장과 문교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세상의 꾀는 우리에게 멸망을 가져옵니다. 아합이 그랬습니다. 자기 꾀에 빠져 결국 누군가가 우연히 쏜 화살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강하고 가진 것이 많다는 것 때문에 자기 꾀에 빠진 니느웨는 결국 주전 612년에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시편 1편에서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여러분, 세상은 계속해서 우리를 꾈 것입니다. 세상의 방법대로 사는 것이 세상을 잘 사는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내면에서도 마귀는 속삭이는 말로 우리를 꾈 것입니다. ‘우직하게 살지 말고 적당하게 잔꾀를 부리며 살아야 손해보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꾀를 따라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진정 하나님께서 복 주시는 사람,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누리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라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방법을 우리가 다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하나님의 때를 기다림에 많은 인내가 필요할지라도 우리 신앙인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아야 합니다. 인간의 잔꾀를 따르지 않아야 합니다. 인간의 꾀가 만들어놓은 호화찬란한 세상의 영광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품 안에 거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만족과 기쁨을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 2013년 8월 4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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