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기둥 가운데에서
< 본문 - 민수기 14:11-16 >
여러분, 지난 한 주 무척 더우셨지요? 엊그제는 울산이 38.8도를 기록해 1932년 울산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같은 날 울산 일부 지역에서는 40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최고온도가 40도를 기록한 이래 71년 만에 또다시 40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낮에만 더운 것이 아니라, 밤에도 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강릉에서는 최저온도가 30.9도를 기록해 역시 최저온도에서도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해 ‘초 열대야 현상’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중부지방에서는 49일 동안이나 장마가 지속되더니, 이제는 무더위와 열대야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습도까지 높아 모든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불쾌지수 80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기상청의 보고에 의하면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3.7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평균기온이 3.7도 올라간다는 것이 수치상으로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평균기온이 3.7도 올라가면 우리나라 생태계의 70-80%가 멸종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물 문제가 심각해지고, 식량부족 사태 역시 심각한 상황이 됩니다. 전염병이 창궐하게 되고, 강력한 사막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이 없어짐으로 해서 사계절이 사라지게 됩니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당장 무더위 때문에 힘들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우리 다음 세대는 이런 기후가 곧 생존의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등 환경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갖고 대처하지 않으면 어쩌면 인류에게 정말 큰 재앙이 닥치게 될지 모릅니다. 이제 환경의 문제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존의 문제입니다.
여기 더위가 생존의 문제였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00여 년 동안 노예 생활하던 애굽에서 탈출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곧바로 광야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그들이 가야할 길은 줄곧 광야였습니다. 40여 년 동안 그들이 살았던 시내반도는 신광야와 바란광야 등 광야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광야라고 해서 드넓은 모래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험악한 바위산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 광야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낮에는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반대로 밤이 되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가는 그 뜨거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의 40년 가까이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런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보호해 주지 않으셨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또 밤에는 추위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야만 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당신의 백성을 인도하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얼마나 정밀하게 인도하시는지를 잘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오늘 본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신광야와 시내광야를 거쳐 바란광야에 이르렀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애굽에서 탈출한 지 2년째가 되던 해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광야생활한 지 2년째 접어들었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바란광야는 ‘가나안 땅 턱 밑’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가나안 땅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 바란광야 가데스 바네아에 이르렀을 때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에 보내게 하십니다. 그들이 들어갈 가나안 땅 -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주시기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어떤 곳인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미리 알아보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각 지파에서 1명씩 뽑아 모두 12명이 40일 동안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옵니다. 그런데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곳을 보고 돌아온 12명의 정탐꾼들의 보고는 두 가지로 명확하게 나눠졌습니다. 그 땅이 얼마나 비옥하고 좋은 땅인지에 대해서는 12명의 정탐꾼 모두 같은 의견을 냈습니다. ‘그 땅은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더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실제로 가나안 땅에서 포도송이와 석류와 무화과를 따가지고 왔습니다. 포도송이가 달린 가지를 가져올 때에는 두 사람이 메고 와야 할 정도로 그 땅은 먹을 것이 풍부한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땅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서는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12명 중 10명은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와서는 ‘우리는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보고합니다.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은 강하고, 성읍도 크고 견고하여 그 땅을 점령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 땅에는 신장이 크고 장대한 아낙 자손이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우리는 그들 앞에 메뚜기처럼 보일 뿐이고, 그들 눈에도 우리가 메뚜기처럼 보일 것이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로 쉽게 표현하면 ‘우리는 그 땅에 죽어다 깨나도 못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머지 두 사람의 보고는 달랐습니다. ‘우리가 지금이라도 당장 올라가서 그 땅을 차지하자.’고 말합니다. 이미 10명의 정탐꾼의 보고를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땅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에 동요되어 대성통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와 갈렙 두 사람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가자.’고 말합니다.
12명 모두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똑같은 상황을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땅이 얼마나 아름다운 땅인지, 또 얼마나 살기 좋은 땅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땅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서는 완전히 다른 보고를 한 것입니다. 2명은 그 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한 반면, 10명은 그 땅에 사는 백성들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의 힘으로는 그 땅에 들어갈 엄두도 낼 수 없다고 보고합니다.
당연히 이스라엘 백성들은 10명의 정탐꾼이 말한 보고를 수용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우리는 그 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두 정탐꾼을 돌로 쳐 죽이려고 합니다. 거짓된 말로 백성들을 현혹한다는 뜻이겠지요. 당연히 모세도 수세에 몰리게 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어낸 지도자입니다. 모세가 그들을 애굽에서 이끌어내며 그들에게 약속한 말이 ‘가나안 땅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반드시 인도해 들이시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오직 그 땅을 바라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난 1년이 넘는 동안 광야의 그 고달픈 삶을 참고 견딘 이유도 바로 ‘곧 하나님께서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해 들이실 것야.’ 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귀에 들려진 말은 ‘가나안 땅에는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는 절망적인 보고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에 우리는 그 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두 정탐꾼의 말은 귀에 들리지도 않습니다. 오직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그들의 귀에 꽂혔습니다.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두 정탐꾼과 자기들을 여기까지 인도한 모세 모두 자기들에게 거짓말을 한 사람으로 취급해 버립니다. 그래서 그들을 돌로 쳐 죽이려 한 것입니다.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시고는 하나님께서는 적지 않게 실망하셨습니다. 아니 대단히 실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굉장히 실망하셨습니다. 그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 자기들의 힘으로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깊은 절망에 빠졌고, 모세와 두 정탐꾼을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세와 두 정탐꾼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는 그것을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분이라고 멸시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기들을 그 땅으로 들이지도 못하는 무능력한 분이라고 멸시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들이실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하나님을 능력 없는 분이라고 치부해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전염병으로 죽이시겠다.’고 모세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놈들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했던 모세를 통해서 지금의 이스라엘보다 훨씬 더 크고 강한 나라를 만들어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모세가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 백성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백성을 이곳 광야에서 다 죽이신다면 정말로 하나님은 능력이 없는 분이라고 소문날 것이라고 말씀을 아룁니다. 주변 나라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지난 시간들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어떻게 행하셨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백성들을 죽게 하신다면 주변나라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할 능력이 없어서 여기서 죽게 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 백성을 멸하시면 안 된다고 간곡하게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그러면서 모세가 지난 1년 이상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그것이 본문 14절입니다. 지난 1년 이상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행하신 일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일들 가운데 모세는 단 두 가지 일만 말씀합니다. 첫 번째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대면하여 보이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의 얼굴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주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맺으셨는지를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에는 구름 기둥 가운데에서, 밤에는 불기둥 가운데에서 그들보다 앞서 행하시며 그들을 인도하셨다’는 것입니다. ‘구름 기둥과 불기둥 가운데에서 그들 앞서 행하셨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친히 함께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호하시기 위해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시며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 구름 기둥과 불기둥이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도구였다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그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이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했던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어디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는지 아십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 할 때 그들은 지파별로 자기들의 자리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유다지파를 중심으로 세 지파는 동쪽에 자리하고, 르우벤 지파를 중심으로 세 지파는 남쪽에 위치하고, 에브라임 지파를 중심으로 세 지파는 서쪽에 위치하고, 단 지파를 중심으로 세 지파는 북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서남북 한 가운데 레위지파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동쪽에 있는 세 지파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한 것입니까? 아니면 맨 뒤쪽에 있었습니까?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이스라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무리 한 가운데 위치해 있던 레위지파가 성막을 관리하는데, 그 성막의 지성소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올라와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했습니다. 지성소는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장소입니다. 그러기에 그 지성소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올라왔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 한 가운데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있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늘 함께하셨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구름기둥과 불기둥 가운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셨다는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힘들 때에나 고생할 때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 함께하셨고, 그 모든 힘들고 고생하는 것들을 다 보고 계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힘들게 광야 생활할 때에 저 멀리 하늘보좌에서 편하고 앉아계신 것이 아니라, 고생하는 이스라엘 백성 한 가운데 오셔서 그들의 고통에 함께하셨고, 그들이 힘들어 할 때 그들의 힘든 과정에도 함께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 힘든 것만 생각할 뿐 하나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고통당하고 계셨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닥친 문제 때문에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고,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위하여 아무 것도 해 주지 못 하실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지금 내 눈앞에 일어난 작은 일 때문에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생각하지 못한 채 살아갈 때가 많은 게 우리 인간입니다.
여러분, 우리 하나님은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시고 우리가 하나님을 발견하지 못할 때에도 우리 곁에 찾아오셔서 우리에게 친밀한 언어로 말씀하시고, 능력의 손길로 우리의 삶에 울타리가 되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구름 기둥과 불기둥 가운데서 이스라엘 백성들 앞서 행하셨습니다. 그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알든 알지 못하든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단 한 순간의 오차도 없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렇게 인도하셨습니다. 만일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일 때, 그래서 기온이 30도, 40도, 50도 올라가는데 하나님께서 구름기둥을 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추운 밤 하나님께서 깜박 잊으시고 불기둥을 주시지 않았다면은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했던 행태로 보건대, 그들은 가만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뜨거우면 ‘뜨거워 죽을 것만 같다’고 아우성을 쳤을 것이고, 밤에 추우면 ‘추워 얼어 죽게 생겼다’고 아우성을 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 그 어디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날씨가 너무 뜨겁다고 불평하거나 밤에 너무 추워 못 살 것 같다고 아우성쳤다는 기록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구름기둥과 불기둥 가운데서 이스라엘을 날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들을 인도하셨기 때문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잠깐 실수하셔서 낮에 구름기둥 대신에 불기둥을 주셨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뜨거운 사막 한 가운데서 그들은 모두 엄청난 고통을 당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단 하루도 실수하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정확하게, 때에 맞게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실수 한 번 하지 않으실 수 있었을까요? 물론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으시지만, 오늘 본문에서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께서는 구름기둥 가운데에, 그리고 불기둥 가운데에 임재하셨습니다. 그들보다 앞서 행하셨습니다. 14절에서 ‘그들 앞에 행하셨다’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이 겪는 고통을 먼저 겪으셨고, 그들이 가야 할 길에 하나님께서 먼저 가셨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마실 물이 없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들보다 먼저 가셔서 그들이 마실 물이 없어 고통당할 것을 이미 다 겪으셨습니다. 그래서 때를 따라 가장 정확한 것들로 그들에게 주실 수 있었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계속된 무더위와 열대야 때문에 많이 힘들고 지쳐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힘들고 지쳐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시원한 호텔방 안에서 한가하게 휴가 보내고 계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무더위로 힘들어할 때 하나님께서는 구름기둥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일들을 행하시며 구름기둥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 앞서 가십니다.
계속된 무더위, 잠 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 사소한 일에도 짜증나게 만드는 높은 불쾌지수. 여러분, 우리는 그 가운데서 힘들다고 짜증내며 불평하고 싶겠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가운데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구름기둥을 주셔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시고, 구름기둥 가운데에서 우리 앞서 행하십니다. 그게 우리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우리에게 있다면, 그것이 오늘 나를 위해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구름기둥이라는 것을 우리가 잊지 마십시다. 시원하게 에어컨을 켤 수 있고, 그런 시원한 방에서 쉬거나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오늘도 구름기둥 가운데서 행하고 계심임을 잊지 마십시다.
그리고 때로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나려 할 때에 속으로 이렇게 외쳐 보십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인 다윗 왕이 한 세공인을 불러 반지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조건을 붙였습니다. ‘나를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되,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환호할 때 나로 교만하지 않게 하는, 그리고 깊은 절망에 빠져 낙심하게 되었을 때 결코 좌절하게 않고 스스로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거라.’ 세공인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야 적당한 글귀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혜롭기로 소문난 다윗 왕의 왕자 솔로몬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솔로몬의 도움으로 반지에 이런 글귀를 새겨넣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러분, 우리가 누리는 부귀영화도 지나갑니다.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시련과 고생이라 하더라도 이 또한 지나갑니다. 그 시련이 영원히 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 더위도 조금만 참으면 지나갈 것입니다. 여러분, 지난 겨울 많이 추웠지 않습니까? 눈도 많이 왔구요. 잘 기억도 안 나지요? 지나고 나니까 얼마나 추웠는지, 눈이 얼마나 오랫동안 녹지 않아서 힘들었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금방 지나갔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이 더위도 금새 물러갈 것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가 보다 하고 생각되는 순간, 우리는 또 다시 겨울 추위와 만나야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너무 더워 힘들 때 이렇게 생각하십시다. 그리고 그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그늘이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마련해 주신 구름기둥임을 잊지 마십시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우리 앞서 행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십시다. 그러면 작은 내 삶의 현장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축복의 자리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십니다. 구름기둥 가운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시고, 그들 앞서 행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 삶의 구름기둥 가운데서 우리를 만나시고, 우리 앞서 행하십니다. 그 하나님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하루하루 기쁨과 감사함으로 사십시다.
< 2013년 8월 11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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