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가자!’ 하실 때

< 본문 – 민수기 10:33-34 >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이자 일제강점기 때 교육자였던 고당(古堂) 조만식(曺晩植, 1883-1950) 장로님은 겸손한 분으로 유명합니다. 그분의 제자 가운데 순교자 주기철 목사님이 계십니다. 조만식 장로님이 오산학교 교장일 때 주기철 목사님이 학생이었습니다. 조만식 장로님이 평양 산정현교회를 섬기고 있을 때 마산 문창교회를 섬기던 주기철 목사님을 찾아가 정중하게 산정현교회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때 있었던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어느 주일이었습니다. 조만식 장로님께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독립운동을 하던 중요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잠시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그만 예배시간에 늦고 말았습니다. 장로님은 부랴부랴 교회로 뛰어왔지만 이미 예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이 설교를 하고 있던 중이라, 조만식 장로님은 조용히 자리를 찾아서 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다 말고 장로님을 향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로님, 오늘은 의자에 앉지 마시고 서서 예배를 드리십시오.” 아무리 목사님이지만 연세가 많은 장로님께, 그것도 옛 스승님께 너무 가혹한 처사임에 분명합니다. 더구나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상황에서 민족의 지도자요 연로하신 장로님께는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조만식 장로님은 주기철 목사님의 말씀을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그리고 설교가 끝났습니다. 주기철 목사님께서 조만식 장로님에게 말했습니다. “장로님, 앞으로 나오셔서 기도하십시오.” 그러자 조만식 장로님께서 앞으로 나와 울먹거리면서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이 죄인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죄인이 애국운동을 한답시고 사람을 만나다가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시간에 늦고 말았습니다. 목사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면 설교하던 도중에 이토록 책망하셨겠습니까? 하나님의 종의 마음을 아프게 한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은혜로운 설교를 듣는 교인들이 은혜받는 것을 방해한 이 죄인을 용서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민족의 지도자이셨던 조만식 장로님의 성품과 신앙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입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교훈해 주는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순종이야말로 신앙의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개성과 개인의 인격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교회나 목사님께 엄청난 시련이 닥칠 것이고, 예배시간에 한 사람을 지칭하여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목사님의 인품에도 덕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순종은 이해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긍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순종은 우리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고, 때로는 우리의 감정이 상한다 하더라도 윗사람의 말이나 의견에 순순히 따르는 것입니다. 때로는 내게 다른 의견이 있을지라도, 내게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게 분명해 보일지라도 명령을 따르는 게 순종입니다.

  여러분, 윗사람이 우리에게 부당한 명령을 했을 때 거부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협력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윗사람의 명령이라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단순히 순종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안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모두에게 유익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명령이라면 다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갈 때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내 생각으로 재단하고 판단해서 내 마음에 드는 것만 받아들여 순종하는 것은 결코 바른 믿음이 아닙니다. 어쩌면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들은 당시의 상황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시대의 분위기나 문화를 따르는 것이 세상 사람들이 가는 길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백성들은 때로 세상의 문화나 세상의 요구를 거부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길을 가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명령은 우리를 강압하여 당신께 복종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에게 유익을 주기 위함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온 후 약 1년 2개월이 지난 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지 3개월이 되던 날에 시내 광야에 도착했습니다.(출애굽기 19:1)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곳에 머물면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게 되고,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막과 하나님의 언약궤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11개월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11절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해 둘째 달 스무날에 구름이 증거의 성막에서 떠오르매 이스라엘 자손이 시내 광야에서 출발하여 자기 길을 가더니 바란 광야에 구름이 머무니라.” ‘둘째 해 둘째 달’이라는 말은 출애굽한 후 두 번째 맞이한 해, 두 번째 달이라는 뜻입니다. 그날부터 성막을 중심으로 진을 짜서 광야행진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들이 행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성막 위에서 구름이 떠오르면 이스라엘 자손은 자신의 장막을 정리하여 떠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구름이 가는 방향으로 그들은 행진을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장소에든지, 또 어느 때에든지 구름이 멈추면 그들은 그 자리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구름이 한 곳에 한 달을 머물러 있으면 그들도 구름이 떠오를 때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 합니다. 어느 순간엔가 구름이 떠올라서 진행을 하면 그들은 낮이고 밤이고 구름이 멈출 때까지 구름의 인도를 받아 행진해야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시내산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삼 일 길을 행진한 후에 바란 광야 쉴만한 곳에 구름이 멈춰서자 그곳에 머물게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여호와의 언약궤가 삼 일 길을 앞서 가서 쉴 곳을 찾았다’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신명기 1:19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대로 우리가 호렙산을 떠나 너희가 보았던 그 크고 두려운 광야를 지나.” 호렙산 즉 시내산을 떠나 그들이 들어갔던 광야를 ‘크고 두려운 광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씀한 ‘크고 두려운 광야’가 단순히 바란 광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이 그 이후 38년 동안 살아야 했던 모든 광야를 통칭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살았던 모든 광야의 시작은 바란 광야입니다. 광야생활은 그들에게 큰 두려움을 안겨주는 장소였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왜 광야를 ‘크고 두려운 곳’이라고 표현한 것일까요? 광야는 살아가기가 결코 쉬운 곳이 아닙니다. 그래서 ‘너희가 보았던’이라고 강조합니다. ‘너희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이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머리로만 아는 광야가 아닙니다. 직접 38년 동안이나 살았던 광야입니다. 38년을 살면서 그 광야가 얼마나 두려운 곳인지 그들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에서 출발한 이후 그렇게 크고 두려운 광야를 3일 동안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쉴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란 광야에서 쉴만한 곳을 누가 찾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합니다. ‘여호와의 언약궤가 앞서 가서 그들이 쉴 곳을 찾았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다. 그들은 시내산 아래에서 11개월이나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향해 출발합니다. 하나님께서 ‘일어나 가자!’라고 말씀하시듯 성막 위에서 구름이 떠올라 이스라엘 백성을 앞서서 인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가는 길은 광야입니다. 바란 광야입니다. 크고 두려운 광야입니다. 그들은 남자 장정만 60만 명이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쉴 수가 없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크고 넓은 광야이지만 그 많은 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머무를 곳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3일 길을 걸은 후에 쉴만한 곳을 찾으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곳에서 잠시마나 여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그 길을 걸어올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아마도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존재했을 것입니다. 하나는 설렘입니다. 11개월 동안 머물렀던 곳을 드디어 떠난다는 설렘,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 땅을 향해 간다는 설렘입니다. 하나님께서 구름 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실 때, 그 구름 기둥을 쳐다보며 가는 그들의 마음에 ‘이런 기적같은 일을 우리가 보다니!’라며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설렘이 그들의 마음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마음에 설렘만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들의 마음에 자리잡은 또 하나의 감정은 두려움입니다. 새롭게 시작된 광야생활에 대한 두려움, 자신들이 가야 하는 광야가 어떤 곳일지 알지 못한 채 가야 하는 두려움, 하나님께서 어디로 인도하실지 알지 못한 채 구름 기둥만 바라보며 가는 막연함에 대한 두려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는 불안감에 찾아든 두려움, 그리고 하루하루 광야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고달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 두려움과 설렘 가운데 그들은 구름 기둥의 인도를 따라 본격적으로 광야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이 두 가지 마음 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에 어떤 감정이 더 크게 느껴졌을까요? 설렘이었을까요? 아니면 두려움이었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어쩌면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더 컸을 것입니다. 그들은 광야가 얼마나 두려운 곳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야생활을 하면서 그런 감정들은 더욱 깊어져만 갔습니다. 광야는 겪으면 겪을수록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무섭고 두려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세는 38년의 광야생활을 마감하는 순간에 ‘너희가 크고 두려운 광야를 지나왔다.’고 회상했던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40년 가까이 광야생활하면서 그 생활에 적당히 적응되었다면 마지막에 가서 그렇게 회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제 광야생활 할만 하지?’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크고 두려운 광야를 지나왔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광야생활이라는 게 결코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 광야생활을 이제 그들은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크고 두려운 광야에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쉴만한 곳을 찾아내셨습니다. 어쩌면 3일 만에 쉴만한 곳을 찾아냈을 때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지도 모릅니다. 3일 길을 걸어오면서 가졌던 두려움에 대한 안도의 한숨입니다. 하나님께서 ‘자, 이제 시내산의 삶을 정리하고 광야를 향해 가자!’라고 말씀하실 때 그들은 분명 두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은 3일을 넘기지 못하고 안도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쉴만한 곳으로 인도하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설렘이 더 많습니까? 아니면 두려움이 더 많습니까?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두려운 감정이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겪어본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3년 4개월만에 코로나19 종식을 선포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마음에는 두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코로나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아직도 코로나는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써야할 것같은 생각이 들고, 실제로 공공장소에 갈 때면 아직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못지 않는 전염병이 앞으로도 자주 있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에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 코로나 때문에만 그렇겠습니까? 코로나19가 워낙 강력하게 우리의 삶을 강타해서 그렇지, 우리는 늘 두려움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글로벌 경제위기도 그렇거니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도 우리 사회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끌어가고 있습니다.

  영역을 좁혀 개인적인 상황을 생각해보아도 다르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대로 안정되지 못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그분들 나름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건강에 대한 두려움 등이 늘 마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에는 언제나 두려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생을 죽인 가인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창세기 4:14) 어저면 이것이 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우리 인간의 실존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땅에서 유리하는 되었다’는 실존에서 오는 두려움,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게 우리 인간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두려움입니다. 누구나 예외없이 느끼는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이 가인의 고백 속에 그 두려움이 이겨내는 비결이 있습니다. 가인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의 고백처럼 “주님께서 나를 쫓아내시면”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생에게 찾아오는 두려움입니다. 하나님을 잃어버린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두려움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를 만드신 창조주를 떠나는 순간 우리 마음에 두려움이 물밀 듯 밀려들어 옵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인간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품을 떠나서는 안식을 얻을 수도 없고, 평안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떠나사는 인간은 늘 두려움에 휩싸여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나님을 나의 주인으로 인정하며 사는 것입니다. 나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나를 이끄시는 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실지 몰라 때론 불안하고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환경이 ‘크고 두려운 광야’와 같다면 더더욱 우리 마음에 두려움이 밀려들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은 언제나 우리 인생에서 최선의 길입니다. 하나님께서 ‘자, 가자!’라고 말씀하실 땐 잠시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디로 이끌어가실지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가자고 하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길을 가라고 하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가 가야 하는 인생길은 언제나 처음 걷는 길입니다. 과거로 돌아가 두 번째 인생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20대 청년은 20대 청년의 때를 처음 살고 있는 것이고, 50대 장년은 50대의 인생을 처음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을 많이 살고 80을 넘어서신 분들도 80대를 처음 살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우리 인생을 처음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길을 가장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초보운전자와 같은 우리와 달리 하나님께서는 모든 길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의 운전대를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동쪽으로 인도하시든 서쪽으로 인도하시든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에게 쉴 곳을 마련해 놓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3일 만에 쉴 수 있도록 쉴 곳을 찾아내셨습니다. 크고 두려운 광야에서 쉴 곳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60만 명이 쉴 수 있는 곳을 찾아내셨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곳에서 쉬게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가는 길에 하나님께서는 구름으로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셨습니다. 본문 34절입니다. “그들이 진영을 떠날 때에 낮에는 여호와의 구름이 그 위에 덮였었더라.”

  하나님께서는 쉴만한 곳을 마련해 주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는 길목마다 지키시고 보호해 주십니다. ‘자. 가자!’라고 말씀하실 때 그 말씀에 순종하여 따라가면 그 가는 길에 안전하도록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십니다.

여러분, 혹 내가 가야할 길의 방향을 찾지 못해 두려운 분 계십니까? ‘자, 나와 함께 가자!’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주님의 인도하심에 나를 맡겨 보십시다. 내가 가야할 방향을 하나님께서 가장 잘 아시고, 최선의 길로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지금의 삶의 자리가 크고 두려운 광야와 같이 힘들어 고달픈 분 계십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크고 두려운 광야에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지금도 우리에게 ‘자, 나와 함께 가자!’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어디로 인도하실지 알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께 내 인생의 운전대를 맡기고 순종하여 따라가 보십시다.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삶에 반드시 ‘쉴만한 곳’이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 내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일 후면 우리에게 쉴만한 곳이 보일 것입니다. 우리가 천국문 앞에 다다르는 순간까지, 우리를 이끄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순종하며 사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최선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 2023년 6월 11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