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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2-23 10:44

내가 준비한 선물은? <12월 23일 - 대림절4>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내가 준비한 선물은?
본문 - 마태복음 2:9-12 >

성탄절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많은 들은 이야기입니다.
가진 것이라곤 고작 1달러 87센트(약 2천원) 밖에 없는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 부부는 비록 어려운 살림이긴 하지만 성탄절을 맞아 서로에게 멋진 선물을 하리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 좋은 선물을 하고 싶었지만, 부인에게는 선물을 살만한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인은 무릎까지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금발 머리카락을 잘라 그것을 팔아 선물을 사기로 했습니다. 평생 소중하게 길러온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것이 무척 마음 아프긴 했지만, 남편에게 줄 성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부인은 머리카락을 판 돈으로 남편의 시계줄을 샀습니다. 남편에게는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가보와 같은 금시계가 있었는데, 줄이 너무 낡아 시계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부인은 설레는 마음으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머리에는 수건을 뒤집어쓰고, 빡빡이 머리가 되어버린 자신을 그래도 예쁘게 봐 주기를 기대하면서 남편에게 줄 선물을 두 손에 고이 들고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남편의 손에도 자그마한 선물이 하나 들려 있었습니다. 사랑스런 마음으로 선물을 건네받은 부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남편의 선물은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예쁜 머리빗이었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를 위해서 자기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 내려온 소중한 시계를 팔아서 아내를 위한 예쁜 머리빗을 샀던 것입니다.
아내가 준비한 시계줄, 그리고 남편이 준비한 예쁜 머리빗, 이 두 선물은 서로에게 이제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의 머리카락을 팔아버렸고, 남편은 부인에게 줄 선물을 위해서 자기의 시계를 팔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비록 소용이 없는 선물이 되고 말았지만, 그들 부부는 가슴 가득히 솟아오르는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지막 잎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 오 헨리(O. Henry)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의 선물”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의 제목을 우리말로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고 번역했지만, 보다 정확하게 번역한다면 ‘동방박사의 선물’(The Gift of the Magi)입니다. ‘왜 오 헨리는 이 소설의 제목을 동방박사의 선물이라고 지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을 때 첫 번째 선물을 드렸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아기 예수님께 드렸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정말 값진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 선물 역시 지금 당장 아기 예수님께 필요한 것들이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그 선물은 성경에 기록된 어느 누가 드렸던 선물보다도 귀하고 값지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예수님의 생애에 언제 어떻게 쓰여졌는지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가난한 부부가 서로에게 주었던 선물은 지금 당장은 서로에게 아무 쓸모도 없는 것입니다. 머리카락을 깎아서 시계줄을 산 아내에게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빗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가보로 내려온 금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산 남편에게 좋은 시계줄은 있으나마나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선물들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값진 선물을 가져다 드렸습니다. 이 동방박사들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습니다. 사실 동방박사들이 몇 명인지도 모릅니다. 세 가지 예물을 드렸기 때문에 세 명일 것이라고 추론합니다만, 성경은 그것조차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또 동방박사들이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도 정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인류의 왕이신 예수님이 탄생했다는 소식을 전해준 ‘예루살렘의 별’ 역시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경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의 추론에 의하면, 동방박사들은 바벨론에서 별을 연구하는 학자들이었습니다. 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는 1400km나 되는 먼 길입니다. 그런데 박사들은 별을 따라서 3500리나 되는 그 먼 길을 여행해왔습니다. 우리가 성탄 카드에서 자주 보는 것처럼, 그들이 정말 낙타를 타고 예루살렘까지 왔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만일 그들이 정말로 낙타를 타고 왔다면, 낙타는 보통 하루에 약 200리 정도를 갈 수 있다고 하니까, 수치상으로 그들은 자기들의 고향 바벨론에서부터 예루살렘까지 오기 위해서는 최소한 20일은 걸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훨씬 더 오래 걸립니다. 에스라 7장에 보면, 에스라가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때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해 줍니다. 아닥사스다 왕이 다스리던 제7년 첫째 달 초하루에 바벨론에서 길을 떠났는데,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을 힘입어’ 다섯째 달 초 하루에 예루살렘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바벨론을 출발한 지 넉 달 만에 예루살렘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그 때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오는 길이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선한 손길이 도우셨는데도 넉 달이나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 오는 길을 보통 석 달은 족히 걸리는 길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 먼 길을 와서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했습니까? 사실 엄밀하게 따진다면 새로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은 그들 나라를 다스릴 왕이 아닙니다. 그들은 헤롯 왕에게 와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느냐?’고 물었습니다. 자기 나라 바벨론의 왕도 아닌 유대인의 왕이 태어나셨다는 데, 그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아기에게 경배하기 위해서 그 먼 길을 왔다는 것은 결코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다시 되돌아가는 것까지 한다면 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 먼 길을 오게 만들었을까요?
어쩌면 그들이 처음 이상한 별을 발견했을 때에는 그렇게 먼 길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별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그 길이 3500리나 되는 먼 길이었고, 험한 산들과 사막을 지나 석 달이나 가야 하는 험난한 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끝까지 그 별을 따라왔습니다. 아마도 그 별을 따라 가면 특별한 왕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이 보았던 그 별, 그들을 인도했던 그 별은 평소에 그들이 관찰하여 연구하던 그런 평범한 별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한 별을 따라 가면 분명 위대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그들로 하여금 그 먼 길을 오게 한 것입니다.

이 동방박사들을 생각하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생각납니다. 아브라함은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고, 머물고 있던 땅을 떠나옵니다. 그에게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확실하게 보여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신 언약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75세의 나이에 아버지를 그 땅에 남겨둔 채 그는 하란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언약만을 믿고 말씀에 순종한 것인비다. 그게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시작이었습니다.
동방박사들도 그랬습니다. 자신들을 인도한 별이 언제 어디에서 멈출지 아무도 모릅니다. 얼마나 가야 할지, 또 어떤 길로 인도할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동방박사들은 밤에만 길을 가야 했습니다. 별은 밤에만 보이기 때문에 낮에는 쉬고 밤에만 별을 보고 길을 가야 했습니다. 때론 캄캄한 밤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경치 구경을 할 틈도 없습니다. 사람들도 잘 다니지 않습니다. 좋은 길도 아닙니다. 험한 산과 밤이면 몹시도 추워지는 사막을 가로질러 가야 합니다. 그들은 석 달 동안이나 그렇게 외롭고 힘든 길을 걸으며 예루살렘까지 가야 했습니다.

여러분, 메시야를 만나는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는 길은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닙니다. 예수의 제자로 사는 길은 결코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가야하는 길은 쉬운 길도, 평탄한 길만도 아닙니다. 때로는 아브라함과 같이, 때로는 동방박사들과 같이 험난한 길을 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좁고 협착한 길’입니다. 너무 힘들어서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입니다.(마태복음 7:14) 그런 길을 우리는 가야 하고, 지금 가고 있는 우리 신앙의 길 역시 바로 그런 길입니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분명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지금은 비록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 끝에서 반드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 날을 맞이할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그 확신이 없으면 신앙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그 확신 없다면 우리는 험한 인생길을, 또 힘든 신앙의 길을 마지막까지 달려갈 수 없습니다.

별을 따라 예루살렘 근처에까지 온 동방박사들은 ‘유대인의 왕이 태어나신다면 아마도 왕궁에서 태어나실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예루살렘 왕궁에 있는 헤롯왕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왕궁에는 새로운 왕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왕이 태어나신다면 메시야일 것이라고 생각한 헤롯왕은 종교지도자들을 불러 ‘메시야가 어디에서 태어나신다고 성경에 약속되어 있는지’를 묻습니다. 종교지도자들에게 메시야가 태어날 장소는 베들레헴이라는 것을 들은 헤롯은 동방박사들에게 베들레헴이라고 가르쳐줍니다. / 예루살렘 왕궁으로 가서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시느냐’고 묻던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으로 가기 위해서 왕궁을 나서는 순간 바벨론에서부터 그들을 인도했던 그 별이 다시금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왜 동방박사들은 예루살렘 왕궁에 가서 태어나실 아기 예수님을 찾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바벨론에서부터 그들을 인도하던 별이 그들을 예루살렘으로 인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별의 목적지는 분명 베들레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동방박사들이 헤롯을 만나기 위해서 예루살렘 궁궐로 들어간 것은 별이 그들을 그리로 인도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마도 그들은 예루살렘 근처에 이르렀을 때, ‘이제는 별의 인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불과 20리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예루살렘에서 아주 가까운 곳입니다. 그래서 베들레헴 근처까지 별이 인도했을 때, 동방박사들은 계속 별을 주시하고 따라가지 않고 자기들 스스로 ‘이제 예루살렘으로 가면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해버린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동방박사들이 끝까지 별을 바라보고 따라 갔더라면 아기 예수님이 탄생한 베들레헴에 훨씬 더 빨리 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루살렘 가까이에 왔을 때에 그들은 인간적인 생각으로 판단해버렸습니다. ‘왕궁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면 되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우리가 종종 신앙생활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신앙생활할 때에는 우리의 삶이 복된 길로 인도하심을 받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엔가 우리의 마음속에 인간적인 생각이 파고듭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지 않아도, 성경말씀의 지도를 받지 않아도 충분히 우리의 생각대로 모든 것을 잘 풀어갈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늘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굳이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생각대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가 우리는 큰 문제에 부딪히게 되고,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의 인도를 무시하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헤롯의 왕궁에 들어간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십니까? 마태복음 2:3절에 보면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했다”고 말씀합니다. “소동했다”는 말은 당황했다는 말이고, 또한 공포에 떨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왕이 버젓이 눈뜨고 살아 있는데 새로운 왕이 탄생했다고 하니까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난폭한 헤롯이 가만 있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이 나라 정국이 어떻게 될지 공포에 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혼돈과 생존에의 위협 때문에 심각한 두려움이 예루살렘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헤롯은 베들레헴 지경 내에 있는 2살 아래의 사내아이들을 다 죽이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동방박사들 때문입니다. 별만 바라보고, 별만 따라 갔더라면 그런 공포와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별을 따라가지 않고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우고, 인간적인 판단으로 일을 처리하다가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동방박사들은 계속 인도하셨습니다. 왕궁에서 나오자마자 별이 그들을 또다시 인도해 주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한두 번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우리를 포기하시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믿어주십니다. 그게 ‘하나님의 신실하심’입니다.

동방박사들은 별을 따라서 예루살렘에서 약 20리쯤 떨어진 베들레헴에 도착했고,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이 강보에 싸여 어머니 마리아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만왕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을 만난 동방박사들은 아기에게 엎드려 경배하고는, 자기들이 가지고 온 보배합을 열어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만왕의 왕 아기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옛날에는 백성들이 왕을 알현할 때에 예물을 가지고 가는 것이 일반적인 풍습이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님께 보배합을 열어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린 것은, 비록 아기이긴 하지만 이 아기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왕이요 만왕의 왕이심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예물은 오래 전 바벨론에서 떠나올 때 가지고 온 것입니다. 이상한 별이 나타나서 새로운 왕의 탄생을 가르쳐줄 때,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 가운데 가장 소중하고 값진 것을 보배합에 넣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황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가장 값진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유향은 태우면 향긋한 향기가 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고가의 귀중품입니다. 이 유향은 북동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남부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관목에서 얻어지는데,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고 몇 달 후에 돌아와서 보면, 나무의 진액이 상처가 난 곳에 흘러나와 흰색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그 나무의 진액으로 만든 것이 유향입니다. 몰약은 에티오피아나 케냐 지역에서 자라난 나무에서 추출하는 것으로, 상처를 치료할 때 쓰기도 했고, 특별히 장례식 때에는 시체를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나 마취제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에 미라가 썩지 않도록 사용했던 것이 몰약입니다. 이런 예물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서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아주 값지고 귀중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동방박사들은 이런 값비싸고 귀중한 예물을 아기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동방박사들은 세 달이 넘는 먼 길을 달려온 사람들입니다. 아기 예수께 경배를 드리고 나면 또다시 그 먼 길을 가야 합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더 이상 별이 그들을 인도해주지 않습니다.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박사들에게 더 이상 별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올 때에는 별의 인도를 받아서 왔지만, 갈 때에는 자기들이 알아서 가야 합니다. 그 길에는 어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오랜 여행 때문에 몸이 약해지고 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바벨론을 떠나 올 때에는 그렇게 먼 길을 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노잣돈을 여유 있게 준비해 오지 않았을 것이고, 돌아갈 때에는 여비가 분명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자신들이 가지고 온 이 귀중품은 여행경비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방박사들은 그 소중한 예물을 아기 예수님께 드리고 맙니다. 자기들을 위해서 분명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 예물을 자신들을 위해서 쓰지 않고 만왕의 왕이신 아기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 귀중한 보배들은 나중에 예수님께서 애굽으로 피난가실 때에 아주 귀하게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가난한 목수에게는 재산이 넉넉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천사의 지시를 받고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애굽으로 피난길을 떠나야 했습니다. 갈릴리 나사렛에 살던 목수 요셉으로서는 애굽으로 피난을 가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모험인지 모릅니다. 평생 시골에서 목수질만 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먼 애굽까지 - 그것도 아기와 산모를 데리고 피난길을 떠나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님의 목숨을 노리고 군사들을 풀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아기 예수님이 뒤쫓아 오는 군사들에게 발각될 위기에 놓였을 때에, 요셉은 동방박사에게 받은 그 예물 가운데 하나를 군사들에게 뇌물로 주어서 아기 예수님의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동방박사들이 예수님께 드린 예물이 아기 예수님의 생명을 건진 것입니다. 내게도 소중하지만 아기 예수님께 예물로 드렸더니, 그게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생명을 구한 것입니다.

여러분, 내일 모레가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성탄절입니다. 여러분은 아기 예수께 드릴 선물을 준비하셨습니까? 동방박사들은 3500리나 되는 멀 길을 세 달 넘게 달려와 경배하며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기 예수님께 무얼 드릴 수 있습니까?
동방박사들이 드린 예물은 아주 소중한 것들이었습니다. 우리도 소중한 것으로 예물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의 생명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만왕의 왕이신데, 왕의 자리를 버리고 가장 낮고 천한 자리에 오셨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신 주님이십니다. 우리를 부하게 하시려고 친히 가난한 자로 오셨고, 우리를 높여 주시기 위해서 당신은 친히 낮은 자리에 오셨습니다. 그 주님을 위해서 우리가 무언가를 준비하여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굳이 비싼 것, 값이 많이 나가는 것으로 선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가장 소중한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서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주신 날입니다. 그 선물 때문에 우리가 구원을 받았고, 그 선물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선물로 주셨다면, 우리도 하나님께 가장 소중한 것으로 예물을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황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 몸을 드리면 됩니다. 유향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향내 나는 사랑을 드리면 됩니다. 몰약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우리의 인생 전부를 드리면 됩니다. 가장 값진 독생자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도 하나님께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리기를 원하십니다. 쓰다가 남은 것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게 가장 소중한 것으로 드리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내가 드리는 소중한 예물은 우리 주님을 위해서 아름답게 쓰일 것입니다. 동방박사들이 드린 예물이 예수님의 생명을 건지는데 사용된 것처럼, 때로 우리가 소중한 것을 드리면 그게 우리 주님과 하나님 나라에 생명의 역사를 일으키는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또 한 번의 성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 한 번의 성탄절을 맞게 될 것이지만, 언젠가는 ‘인생의 마지막 성탄절’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매년 성탄절이 되기만 하면 우리는 ‘아기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까?’ 하는 설교를 듣습니다. 그런데 그런 설교를 수없이 들어왔으면서도 아직까지 한 번도 성탄절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 인생의 마지막 성탄절에도 주님을 만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주님의 영접을 받지 못하고, 바깥 어두운 데로 쫓겨나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애통의 순간이 찾아오고야 말 것입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꼭 아기 예수님을 만나시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아기 예수님께 우리의 정성을 다한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해 드리십시다. 주님을 위해 귀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2012년 12월 23일 주일 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