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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9-11 10:17

증언 <9월 11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증 언
본문 - 요한복음 4:39-42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어느 날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이 물건을 포장하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걸어가는 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옷에는 포장용 천에 쓰여져 있는 ‘잘 깨짐’(Breakable)이라는 글자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고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사람은 깨지기 쉬운 존재로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고흐 앞을 지나간 그 사람의 뒷모습이 보이는데, 등 뒤에는 ‘취급 주의’(Be Careful)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고흐의 마음에는 더욱 강하게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래 사람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지!”

여러분, 그렇습니다. 사람은 유리병처럼 깨어지기 쉬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유리병은 깨지기 쉬울 뿐만 아니라, 깨진 후에는 다시금 회복시키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쇠처럼 강한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두들기고 땅에 떨어뜨려서 깨지지 않는 유리병이 없듯이, 두들기거나 땅에 떨어뜨리면 사람의 마음도 깨어지고 맙니다. 땅에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힘껏 두들겨도 깨지지 않는 무쇠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깨어진 후에는 회복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여기 깨어진 마음으로 살던 한 여인이 있습니다. 사마리아 수가라는 동네에서 살고 있던 여인입니다. 그녀는 다섯 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결혼에 계속해서 실패를 했고, 지금도 한 남자와 살고 있지만 그 남자와는 결혼식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언제 또다시 결혼이 깨어질지 몰라 결혼식을 미루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섯 번의 결혼 실패는 그녀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한 번의 결혼 실패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상처를 주는데, 다섯 번이나 실패했다면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갈기갈기 찢겨졌을 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를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주변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다섯 번의 결혼실패는 그녀를 철저하게 외톨이로 만들었습니다. 아무도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그 동네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를 만나는 사람마다 그녀를 피해갑니다. 마치 벌레를 쳐다보듯이 찡그린 얼굴을 하고서 피해 가버립니다. 친구라곤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자 그녀 역시 사람들 만나기가 싫어졌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을 욕하고 저주하는 것만 같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수가라는 동네에는 ‘야곱의 우물’이라는 공동우물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곳에 와서 물을 길어다가 사용했습니다. 이 여인도 야곱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가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물을 길러 온 시간이 참 이상합니다. 낮 12시에 물을 길러 온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낮 12시에는 물을 길러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지역은 낮에 너무 뜨거워서 사람들이 바깥출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물을 긷기 좋은 시간을 피해 -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녘이나 해거름을 피해 일부러 낮 12시에 야곱의 우물에 나왔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만나봐야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업신여기듯 자신을 무시할 것이고, 자신을 보면 사람들은 서로 수군거리며 자신의 흉을 볼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일부러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시간을 피해 아무도 활동하지 않는 뜨거운 낮 12시에 우물물을 길러 온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낮 12시가 되면 야곱의 우물가에 사람이 없어야 맞습니다. 태양이 뜨거움을 내뿜는 그곳에 찾아온 사람이 하나도 없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웬 낯선 남자가 우물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 남자는 유대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아주 싫어했기 때문에 사마리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고사하고 사마리아 사람들과 만나는 것조차 불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잘 알기에 여인은 유대인 남자가 우물곁에 앉아 있어도 그 남자를 외면한 채 조용히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유대인 남자가 여인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먼 길을 걸어오느라 목이 마르니 우물물을 한 대접만 달라’고 말입니다.
야곱의 우물은 그 깊이가 약 30m나 된다고 합니다. 그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긷기 위해서는 긴 두레박이 필요한데, 여행자들에게는 두레박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 유대인이 자신에게 물을 좀 달라고 말하자 여인을 깜짝 놀랬습니다.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지역으로 오는 것조차 꺼려하는데, 이 남자는 사마리아 지역으로 왔습니다. 대부분의 유대인은 사마리아 사람들과 말하는 것은 고사하고 가까이 하는 것조차 싫어하는데, 이 남자는 사마리아 사람인 자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더구나 그는 남자이고 자신은 여자인데, 유대인 남자가 사마리아 여자인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다니, 너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이 여자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같은 동네 사람들조차도 말을 건네려고 다가서면 모두 그녀를 외면했습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그녀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대화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낯 설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유대인 남자가 사마리아 여자인 자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에서 그녀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물을 달라고 한 그 분이 보통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지나간 과거를 그는 다 알고 있었습니다. 다섯 번이나 결혼에 실패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또다시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여 결혼식도 하지 않은 채 살고 있는 지금의 상황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문제도 명확하게 풀어주었습니다.
당시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리심 산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후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 건축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리심산에 그들 나름대로 성전을 건축했고, 약 200여년 동안 그리심산 성전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다가 주전 129년에 그리심산 성전이 파괴당하고 말았지만, 사마리아 사람들은 여전히 사마리아 성전이 있던 그리심산에서 예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밖에 인정하지 않던 유대인들은 그리심산에서 예배하는 사마리아 사람들의 예배를 인정하지 않았고,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리심산에서 드리는 자기들의 예배가 참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여인은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맞는지, 유대인 남자에게 묻습니다. 그러자 그는 유대인다운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유대인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예배는 어디에서 드리느냐 하는 것보다, 어떻게 드리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합니다. ‘영과 진리로 드려지는 예배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참 예배’라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명쾌한 대답이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 남자는 이런 말을 합니다. “너희가 오랫동안 메시야를 기다렸지? 그 메시야가 바로 나란다.” 그 말을 하는 사이 그분의 제자들이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이 여인의 마음에 분명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분이야말로 정말로 메시야가 맞구나.’ 그분 혼자 있을 때에는 설마 했습니다. ‘메시야가 맞긴 맞는 것 같은데 메시야가 어째서 혼자 다니실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러 명의 제자들이 그분을 스승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 메시야가 분명하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그녀는 동네로 뛰어내려갔습니다. 동네에 가서 사람들에게 소리쳤습니다. ‘내가 메시야를 만났다’고. ‘나의 부끄러운 과거뿐만 아니라 내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 메시야를 내가 만났다’고 말입니다.
처음에는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던 수가 성 사람들은 너무나도 분명하게 말하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인은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자세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분이 메시야가 분명하다고 확신있게 전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수가 성 사람들이 그 여인이 말한 메시야가 계시다는 야곱의 우물로 몰려들었습니다. 수가 성의 한 여인을 만나 당신이 메시야이심을 분명하게 말씀하셨던 예수님은 여전히 야곱의 우물 곁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야곱의 우물로 몰려든 수가 성 사람들은 그 여인이 말한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신 예수님을 보자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증언’이라는 말은 자신이 직접 목격한 일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증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기에 증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경험한 목격담이 있어야 합니다. 목격하지 않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증인만이 증언을 할 수 있습니다.
수가성 여인은 증인이었습니다. 수가성의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만났고, 자신이 만난 예수님이 메시야이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경험한 일에 대해서 증언할 수 있었습니다.
증인의 증언이 증언이 되기 위해서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입으로 자신이 경험한 것을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경험했고 또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증인의 자리에 서서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경험한 것이 많든 적든, 그가 알고 있는 것이 많든 적든 자신이 경험하고 알고 있는 범위에서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증인의 증언은 아주 큰 힘이 있습니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려울 때 증인이 나타나 증언을 해주면 시시비비가 분명하게 가려집니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누가 잘못했는지 판별하기 어려울 때 증인이 한 명 나타나면 사건이 빨리 해결이 됩니다.
증인이 증언을 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인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는 것을 추측해서 말해서는 안 됩니다. 증인의 사명은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서만 거짓 없이 사실 그대로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마리아 수가 성의 이 여인도 증인입니다.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먼저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분명히 메시야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만난 메시야를 수가 성 사람들에게 증언하지 않았다면 사마리아 수가성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증인으로서의 사명을 다 했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분명하게 수가 성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랬기에 비록 사마리아 지역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증인의 증언이 예수님을 믿게 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 증언을 듣고 예수님 앞으로 와서 예수님으로부터 말씀을 들을 때에 믿음이 생깁니다. 증인으로서 이 여인은 수가 성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난 예수님에 대해서 말해주면 됩니다. ‘가서 그분을 만나 보라’고 말할 필요도 없고, ‘그분을 믿어야 한다’고 강요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만났다고 말해주었을 뿐입니다. 오늘 본문 42절에서 수가 성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네 말로 인함이 아니니 이는 우리가 친히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 참으로 세상의 구주(메시야)신 줄 앎이라.” 여인의 말 때문에 믿음이 생긴 게 아닙니다. 믿음은 그들이 예수님을 만났고, 에수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먼저 믿는 우리는 증인입니다. 먼저 예수님을 만난 우리는 예수님의 증인입니다. 먼저 은혜를 체험하고 깨달은 우리는 증인입니다. 증인은 증언해야 합니다. 내가 믿는 예수님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내가 받은 은혜와 사랑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대로를 말입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하면 그것은 거짓 증인이 됩니다. 그 증언 역시 거짓입니다. 거짓을 통해서는 역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만을 전하면 됩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추석연휴를 보내게 됩니다. 평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이나 친구도 있습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눌 것입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무엇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시겠습니까?
우리의 대화 가운데 내가 만난 예수님, 나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증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말 가운데 하나님에 대해서 증언할 수 있는 말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다 가슴에 담아놓은 채 침묵만 하고 계시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은혜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것을 내 입을 통해 드러내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증인의 사명을 잊는 것입니다. ‘누가 내 말을 듣고 예수 믿겠어?’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다. ‘나는 말 재주가 없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어’ 그렇게도 생각하지 마십시다. 우리에게는 분명 재주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말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의 증언 한 마디로 예수 믿지 않는 사람을 예수 믿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소개해 주는 것뿐입니다. 말을 잘하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경험한 것을 그대로 말해주면 됩니다. 감동시키려고 하지 마십시오. 감동은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것이지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를 예수 믿게 만드는 것은 절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증인일 뿐입니다. 증언하는 것뿐입니다. 교회에 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증언하기만 하면 됩니다.

지난 시간들 속에서 우리에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일, 마음 상한 일, 가슴 아팠던 일만 기억하고 나눈다면 우리는 불행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좋은 경험들, 받은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며 그것을 나눈다면 우리는 복음의 증인이 됩니다.

『좋은 생각』이란 잡지 9월호에서 이런 우화를 읽었습니다.
어느 마을에 벌통 하나씩을 가지고 벌을 치는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벌통에는 모두 천 마리의 벌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두 벌통 모두 천 마리 가운데 200마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꿀을 따오며 일하는 벌이었습니다. 600마리는 그저 대충대충 일하는 벌이었고, 나머지 200마리는 빈둥빈둥 놀면서 열심히 일하는 벌들이 모아온 꿀만 축내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 세 종류의 벌들 가운데 어떤 벌이 불평하며 화를 낼까요? 당연히 열심히 일하는 벌들이 놀고먹는 벌들에게 화를 낼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두 주인이 자세히 관찰해 보니, 열심히 일하는 벌은 화를 내거나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일하기에 바빠 화를 낼 틈도 없었습니다. 빈둥빈둥 노는 200마리의 벌이 불평하고 화를 내는 것입니다.
한 주인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빈둥빈둥 놀면서 꿀만 먹어치우는 200마리를 없애버리면 꿀이 더 많이 모아지겠지!’ 그리고는 빈둥빈둥 노는 벌 200마리를 옆집 벌통으로 몰래 옮겨놔버렸습니다. 이제 옆집 벌통에는 빈둥빈둥 노는 벌이 400마리가 되기 때문에 그 벌통에는 꿀이 바닥날 것이고, 자신의 벌통에는 꿀이 가득하게 찰 것입니다.
가을이 되어 꿀을 거둘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빈둥빈둥 노는 벌 200마리가 더 가서 모두 1200마리가 들어있는 벌통에서 더 많은 꿀을 따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1200마리가 들어있는 벌통에는 빈둥빈둥 노는 벌이 400마리가 아니었습니다. 1200마리 가운데 240마리는 열심히 꿀을 따오고 있었고, 720마리는 대충대충 일하고 있었고, 240마리만 빈둥빈둥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800마리가 들어있는 벌통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800마리 가운데 160마리만 열심히 꿀을 따오고, 480마리는 대충대충 일하고, 160마리는 여전히 빈둥거리며 놀고 있었습니다.
벌은 어떤 벌을 모아놓는다 하더라도 전체의 20%는 열심히 일하고, 60%는 대충대충 일하고, 나머지 20%는 언제나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200마리 가운데 240마리가 열심히 꿀을 따온 벌통이 800마리 중에 160마리만 열심히 꿀을 따온 벌통보다 꿀이 더 많이 모아진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쁨의 손뼉을 치며 즐거워할 일은 20%정도이고, 60%는 그저그런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걱정스럽게 만드는 일은 20%정도입니다. 그 힘든 20%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다. 그것이 사라진다고 우리의 삶에 걱정거리가 없어지는 것 아닙니다.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일이 마지막 20%의 힘든 삶일지라도 그것이 있음으로 기쁘고 행복한 20%의 시간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더 많이 기억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기쁜 일, 행복했던 일, 감사했던 일을 많이 기억하면 우리의 삶에 일어난 그 20%로 인해서 우리의 삶은 행복이 가득한 삶이 됩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웠던 다른 20%만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삶은 전체가 불행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신앙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20% 정도는 은혜 충만한 삶을 살게 됩니다. 60% 정도는 그저 그런 모습으로 신앙생활합니다. 나머지 20% 정도는 신앙생활하면서도 기쁨이 없는 때를 보내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어느 것을 더 많이 기억하며 살고 있습니까? 행복하고 은혜 충만했던 20%입니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20%입니까?
수가 성의 여인은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20%가 아니라 90%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순간의 기쁨 - 메시야를 만난 그 기쁨을 수가 성 사람들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그 증언이 수가 성을 기쁨의 성으로 만들었습니다. 메시야를 만났다는 기쁨의 소리가 가득한 동네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증인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 1:8) 땅 끝까지 가서 증언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오늘 우리가 만나는 사람에게 증인이 되십시다. 거창한 것 말할 필요 없습니다. 내가 받은 은혜, 내가 예수님으로 인해 행복했던 이야기를 기쁜 마음으로 전할 수 있습니다. 그게 우리에게 예루살렘입니다. 예루살렘이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내 삶의 현장입니다. 다른 먼 곳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내가 만나는 그 사람에게 내가 경험한 예수님의 이야기, 은혜 받은 이야기를 증언하면 됩니다. 그게 증인의 삶입니다. 그리고 내가 전한 그 행복한 증언을 통해 누군가가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이고, 누군가의 삶이 행복해질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가 쓴 ‘나를 키우는 말’이란 제목의 시를 소개합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이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여러분, 우리는 증인입니다. 예수님 만난 증인이고, 은혜를 체험한 증인이고,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은 증인입니다. 증인은 누군가에게 증언해야 합니다.

<2011년 9월 11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