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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11-20 10:28

어디가 '여호와 삼마'입니까? <11월 20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어디가 ‘여호와 삼마’입니까?
본문 - 에스겔 48:35

임종이 가까운 노인 한 분이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점점 병세가 악화되더니 이제 사경을 헤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더구나 몇 시간 전에 맞은 강한 진통제로 인해서 할아버지의 정신은 몽롱해졌고, 눈을 뜰 힘도 없었습니다. 말할 힘조차 없습니다. 이제 곧 죽음의 때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이 노인을 간호하던 간호사가 할아버지의 귀에 대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아드님이 오셨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떤 반응도 보일 힘이 없었습니다. 간호사가 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할아버지, 아드님이 오셨다구요. 그렇게도 기다리시던 아드님이 오셨어요.” 그 순간 건장하게 생긴 해병대 복장을 한 청년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쇠약해진 자신의 손을 힘없이 내밀었습니다. 청년은 할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아 주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대화도 없었습니다. 그저 밤새도록 서로가 손을 꼭 붙잡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간호사가 청년에게 ‘피곤하니까 잠시 가서 눈을 붙이고 오라’고 해도 청년은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고, 꼭 붙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새벽녘이 되어 노인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숨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간호사가 산소마스크를 떼고 할아버지의 몸에 꽂혀 있던 주사바늘을 떼고 있는데, 청년이 간호사에게 묻습니다. “그런데 이 노인은 누구입니까?” 간호사가 이상하다는 듯이 되물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이 할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란 말입니까?” “아닙니다.” “아니, 그러면 왜 할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밤을 새웠습니까?” 그러자 청년이 다시 대답합니다. “제가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와서 이 병실 문을 여는 순간 ‘아차 무슨 착오가 생겼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아들과 제가 동명이인이어서 저에게 잘못 연락이 온 모양입니다. 그러나 나는 할아버지의 눈빛을 보는 순간 도저히 ‘나는 당신의 아들이 아닙니다.’ 라고 말할 수 없어서 이 할아버지 곁을 떠날 수가 없었고, 끝까지 임종을 지켜 본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저술가이자 카운슬러인 잭 캔필드(Jack Canfield)가 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A 6th Bowl of Chicken Soup for the Soul)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 사랑은 결코 큰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사랑은 함께 있어주는 것입니다. 기쁠 때에나 슬플 때에도, 즐거울 때에나 힘들 때에도, 일이 잘 풀리고 형통할 때뿐만 아니라 고통과 고난의 순간에도 늘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너무너무 사랑하시는 예수님께서 이렇게 약속하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20) 항상 함께 있어주시겠다는 말씀은 앞에 표현한대로 기쁠 때에나 슬플 때에, 즐거울 때에나 힘들 때에, 형통과 승리의 순간만이 아니라 고통과 고난의 순간에도 늘 같이 있어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외면하고 나를 떠날지라도 우리 주님은 그럴 때에도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늘 우리와 같이 해 주십니다. 사람들은 조건을 따져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늘 우리 곁에 계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 곁에 늘 동행해 주십니다. 우리의 생명 다하는 그 때까지 우리의 손을 꼭 붙잡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을 이렇게 표현해 주십니다. ‘여호와 삼마.’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이 말씀은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고백입니다.
구약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날은 주전 586년입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당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시기 전에 여러 번에 걸쳐 경고를 보내셨습니다. 주전 605년에 바벨론의 침공을 받아 큰 전쟁을 치러야 했고, 그로부터 약 8년 후인 주전 597년에 두 번째 침공을 받아 또 한 번의 큰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말이 전쟁이지, 사실은 전쟁이 아니라 침략이요 찬탈을 당한 것입니다. 특별히 두 번째 침공 때인 주전 597년에는 여호야긴 왕까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갑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아주 비참했습니다. 여호야긴은 불과 8살에 왕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여호야김 왕이 36살에 죽었기 때문에 아주 이른 나이에 왕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왕이 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바벨론의 침공을 받게 되었고, 바벨론에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가 8살의 나이에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갈 때에 그의 어머니와 아내들, 그리고 유다의 관리들과 왕궁에서 왕을 모시던 사람들이 다 포로로 함께 잡혀 갔습니다. 당시 유다에서 내노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잡혀갔는데, 그 수가 만 명이 넘었습니다. 그 때의 상황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성경은 아주 간단하게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비천한 자 외에는 그 땅에 남은 자가 없었더라.”(열왕기하 24:14) 비록 나라가 아직 망한 것은 아니었지만, 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입니다. 남아 있는 백성들을 이끌만한 지도자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왕궁에 있는 모든 보물들을 빼앗아가고, 성전에 있던 것들은 부숴버리든지 아니면 다 가져가버렸습니다.
그런 비참한 역사의 현장 속에 에스겔이 있었습니다. 제2차 바벨론 침공 때에 제사장 가문에 속했던 에스겔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것입니다. 그 때 에스겔의 나이는 불과 25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나라는 망하지 않았습니다. 유다가 멸망한 것은 그로부터 11년 후인 주전 586년입니다. 그런데 상황은 나라가 멸망당한 것이나 별로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사람이나 고향 땅에 남아 있는 사람이나 비참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온 지 5년 째 되던 해에 에스겔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와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아직 나라가 멸망당하진 않았지만, 주전 605년 1차 침공 때에 포로로 잡혀온 사람들이나 2차 침공 때에 잡혀온 사람들이나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와 있는 사람들은 큰 낙담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벨론에서 70년 동안 포로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아무도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더 낙담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주전 586년에는 바벨론의 세 번째 침공으로 인해 나라가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들에게는 고향 땅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씨만한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그 때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에게 희망의 말씀을 주십니다. 그게 에스겔 33장 이하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40장 이하에서는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예루살렘 성전의 환상을 보여주십니다. 이미 나라가 멸망당할 때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성전을 환상 가운데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냥 막연한 조감도 정도만 보여주신 것이 아닙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성전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성전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시는 중 마지막으로 그 성전이 있는 땅을 보여주십니다. 그게 에스겔 마지막 장인 48장의 내용입니다. 이스라엘 전역을 보여주시면서 그 땅을 모두 12지파별로 분배를 해 주십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 땅에 들어왔을 때 각 지파별로 땅을 분배해 주셨던 것처럼, 나라가 멸망당한 시점에 하나님께서는 환상 중에 에스겔 선지자에게 다시 한 번 지파별로 땅을 분배해 주십니다. 땅을 분배해 주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회복시켜 주실 것이란 약속입니다.
그리고 멸망과 포로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회복시켜주실 것을 약속하시면서 그 땅의 중심부에 한 성읍이 있음을 말씀해 주십니다. 그게 에스겔 48:30절 이하입니다. 그 성읍은 물론 예루살렘을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 성읍의 이름을 예루살렘이라고 부르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여호와 삼마’입니다. 여호와 삼마라는 말은 ‘여호와께서 거기에 계시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라가 멸망당하면서 하나님께서 더 이상 이스라엘 가운데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지 않으신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왜냐하면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한 이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이 성전에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한 후 이런 말을 합니다. “내가 주를 위하여 거하실 성전을 건축하였사오니 주께서 영원히 계실 처소로소이다.”(역대하 6:2) 이것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각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 영원히 거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숭배할지라도 하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 거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영원히 거하실 처소라고 생각했던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서 영원히 떠나셨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거하실 처소가 파괴되었기에 하나님께서 거하실 곳이 없어졌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서 ‘그게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비록 나라가 멸망당하고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었지만, 하나님께서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성읍을 건축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거기에 머무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떠나신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떠났을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결코 떠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새로운 성읍을 건축하시고 거기에 하나님께서 영원히 거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그 성읍을 아예 ‘여호와 삼마’라고 이름 지어 주십니다.

여호와 삼마! 하나님이 거기에 계십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있을 때에만 거기에 계신 것이 아닙니다. 예루살렘 성전에 있을 때에도 거기에 계셨고, 나라가 멸망당하고 성전이 파괴된 지금도 하나님은 거기에 계십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토록 하나님께서는 거기에 계실 것입니다. 그게 바로 여호와 삼마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삶도 여호와 삼마입니다. 지난 날 우리가 살아왔던 모든 순간들에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손을 놔버릴 때조차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손을 꼭 붙잡고 계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손에 이끌리어 우리가 여기까지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모래 위의 발자국’이란 시는 그런 의미에서 읽어도 읽어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네. 주와 함께 바닷가를 거니는 꿈을.
하늘을 가로질러 빛이 임한 그 바닷가 모래 위에서 두 짝의 발자국을 보았네.
한 짝은 내 것, 또 한 짝은 주님의 것.
거기서 내 인생의 장면들을 보았네.
마지막 내 발자국이 멈춘 곳에서...
내 삶의 길을 돌이켜 보았을 때
자주 내 삶의 길에 오직 한 짝의 발자국만 있는 것을 보았네.
그때는 내 인생이 가장 비참하고 슬픈 계절이었네.
나는 의아해서 주님께 물었네.
“주님, 제가 당신을 따르기로 했을 때
주님은 저와 항상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셨지요.
그러나 보십시오. 제가 주님을 가장 필요로 했을 때 그 때 거기에는
한 짝의 발자국 밖에는 없었습니다. 주님은 그 때 어디 계셨나요?”
주님이 대답하시었네.
“나의 귀하고 소중한 아들아,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를 결코 떠나지 않았단다.
네 시련의 때, 고통의 때에도...
네가 본 한 짝의 발자국, 그것은 내 발자국이니라.
그 때 내가 너를 등에 업고 걸었노라.”

그렇습니다. 때로는 주님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우리를 홀로 버려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힘겹게 내 인생의 길을 비틀거리며 걸을 그 때에도 주님은 언제나 내 곁에 계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힘들다고 부르짖을 때 조용히 다가오셔서 우리의 손을 꼭 붙잡아 주셨고, 우리의 삶의 길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주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오늘의 현장에서도 우리는 주님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우리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님이 내 곁에 계시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며 살 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에도 주님은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누가복음 24장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후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큰 낙심과 절망 가운데 이 두 제자도 엠마오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거기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엠마오에 이르도록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대화를 나누시고 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말씀을 깨우쳐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두 제자는 그가 예수님이심을 알지 못했습니다. 날이 저물어 한 집에 들어가 저녁 식사를 하던 도중에 그들은 지금까지 자기들과 함께 걸어온 낯선 사람이 예수님이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 왜 그들은 그들과 함께 걷고 계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까? 성경은 이렇게 대답해 줍니다.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누가복음 24:16) 여러분, 혹 지금 우리의 눈도 가리어져 있진 않습니까?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시는데, 우리의 눈이 가리어져서 주님을 보지 못한 채 홀로 무거운 발걸음으로 걷고 계시지 않습니까? 때로는 슬픔이 우리의 눈을 가리기도 합니다. 욕망이 우리의 눈을 가리어 주님을 보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성공이라는 목표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뛰어가다가 정작 보아야할 나와 동행하시는 주님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때때로 가던 길을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주님께서 내 곁에 계심을 확인하며 사십시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약속하신 주님께서 오늘도 내 곁에서 나와 동행하고 계심을 확인해 보십시다. 우리 영의 눈을 떠서 지금도 내 손을 꼭 붙잡고 계신 주님을 의식하며, 나도 힘주어 주님의 손을 붙잡아 보십시다.
주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는 이 믿음보다 더 귀한 믿음은 없습니다.
감리교 창시자인 요한 웨슬리(John Wesley)는 1791년 3월 2일 오전 6시에 8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열흘 전에 마지막 설교를 하고 기력이 쇠해져서 병석에 누웠습니다. 병석 누워 있을 때 무언가를 쓰려고 하는데 힘이 없어 펜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비서인 릿치 양이 “선생님 무슨 말을 쓰시려 합니까? 제가 쓰지요.” 그러자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별로 쓸 것도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 밖에.” 그리고 임종이 가까운 줄 알고 사람들이 그를 방문했을 때 웨슬리는 사람들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이것보다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없고, 이것보다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게 이끌어주는 것도 없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의 삶에 말없는 동행자로 늘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그 주님께서 우리가 우리의 삶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20)

지난날 예루살렘 성전에 계시던 주님은 오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에스겔 선지자에게 ‘여호와 삼마’로 계시하시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우리 주님은 오늘도 우리의 삶에 동행하십니다.
이제 우리의 삶이 여호와 삼마입니다. 우리가 사는 모든 삶의 영역이 여호와 삼마라는 성읍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곳, 그곳이 바로 성소입니다.

미국 기독교 베스트셀러의 작가인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 목사님의 책 가운데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분이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과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기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내일 아침 여러분이 버스에 올라 손님을 태우기 전에 문을 닫고 빈자리들을 쳐다보며 이렇게 외쳐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지금부터 내가 이 버스를 운전하는 8시간 동안 이 버스를 성소(聖所)로 선포한다. 그리고 이 성소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이 알든 모르든 나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을 선포한다.’” 그러자 같이 성경공부를 하던 기사들은 목사님을 미친 사람 쳐다보듯이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시험 삼아 목사님의 말씀대로 해 보기로 했습니다.
2주가 지난 어느 날, 목사님이 그 버스에 올라타서 기사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오늘 당신은 버스를 운전하고 계십니까? 성소를 운전하고 계십니까?” 그러자 그 기사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성소입니다. 성소를 운전하고 있구 말구요.”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 기사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목사님, 당신이 내 삶을 변화시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어떻게 말입니까?”
“물론 성소 얘깁니다. 지금까지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해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는 겁니다. 날마다 내 버스를 성소로 바꾸자 내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 줍니다. 하루는 어떤 남자가 불법정차 지역에서 내려달라고 하기에 안 된다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것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같이 한바탕 싸웠을텐데, 그 날 아침도 그 버스를 성소로 선포를 했기 때문에 성소에서 싸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정거장에서 그를 내려주면서 “선생님,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 차에 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뒷좌석에 앉은 아주머니가 놀래서 묻는 것입니다. “아니, 저런 못된 사람한테 어쩌면 그렇게 잘 해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지금 버스를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성소를 운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듣고 그 날 그 버스에 타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간증을 하자 같이 성경공부를 했던 많은 버스기사들이 ‘나도 한 번 그런 시도를 해보겠노라’고 다짐했고, 여러 곳에서 성소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는 비행기를 운항하는 것이 아니라, 성소를 운항하고 있었고, 수술실에 근무하는 의사는 성소에서 수술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수술에 임했습니다.

여러분, 이게 여호와 삼마입니다. 여호와 삼마는 예배당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예배드리는 이 예배당도 여호와 삼마입니다. 하나님께서 여기에 임재하셔서 우리의 예배를 받으시고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과 함께 있는 자리라면 그곳이 어디이든지 바로 거기가 여호와 삼마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이 바로 여호와 삼마입니다. 우리의 가정이 여호와 삼마입니다. 우리의 직장이 여호와 삼마입니다. 우리가 다니는 학교가 여호와 삼마입니다. 친구들과 만나 차를 마시는 커피숍이 여호와 삼마입니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갈 때면 그 자동차 안이 여호와 삼마입니다.
여호와 삼마!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삶의 현장이 여호와 삼마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의 현장을 ‘여호와 삼마’라고 선포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선포하면 그곳이 곧 여호와 삼마입니다.

<2011년 11월 20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