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므낫세 그리고 에브라임
본문 - 창세기 41:46-52


  티티안(Titian)으로 잘 알려진 티치아노 베첼리오(Tiziano Vecellio, 1488/90년경-1576년)라는 이탈리아 화가가 있습니다. 16세기에 활동했던 화가인데, 그가 그린 그림 가운데 ‘신중함에 의해 지배받은 시기에 대한 비유’(Allegory of Time Governed by Prudence)라는 좀 긴 제목의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
  이 그림에는 세 개의 머리를 가진 사람과 짐승이 등장합니다. 오른쪽의 머리는 젊은이의 머리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고, 가운데 그림은 장년의 머리로 현재를 주시하고 있고, 왼쪽의 머리는 지혜로운 노인의 머리로 과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짐승의 머리도 똑같이 세 개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머리 위에 라틴어로 쓰여진 글자가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남자는 과거의 교훈으로 신중히 행하여 미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미래를 지혜롭게 준비하는 사람은 과거가 발판이 됩니다. 그리고 그 과거를 발판 삼아 오늘을 신중하게 살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지혜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티티안은 사람의 그림 아래에 짐승의 머리를 사람과 똑같이 세 개로 그려놓았습니다. 세 개의 머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그려놓은 그림에 왜 짐승도 사람과 똑같이 세 개의 머리를 그려놓았을까요? 과거를 교훈삼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비단 사람만이 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짐승들도 과거를 통해 오늘을 살고, 오늘을 통해 내일을 준비합니다.
  그렇다면 짐승과 사람은 어떤 면에서 다른 것일까요? 사람에게는 과거를 걸러낼 수 있는 지혜가 있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사람과 짐승의 차이입니다.

  오늘 본문은 애굽의 국무총리가 된 요셉에게 두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을 말씀해 줍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 때문에 형들에게 미움을 사게 되고, 결국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노예로 팔려온 요셉은 당시 최고 권력자 중에 한 사람인 보디발의 집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바로 왕의 꿈을 해몽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국무총리로 발탁되었습니다.
  요셉이 국무총리로 발탁된 나이가 불과 30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젊었을 때 당시 세계 최강대국인 애굽에서 바로 왕 다음의 권력의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국무총리가 된 요셉은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됩니다. 본문 50절에 보면 “온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낫”을 아내로 맞아 결혼했다고 말씀합니다. 제사장의 딸과 결혼한 것은 요셉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45절에 보면 바로 왕이 제사장의 딸을 요셉에게 주어 결혼하게 했습니다. 이것은 바로가 요셉을 얼마나 특별하게 대우했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제사장의 가문에서 아내를 선택해 주었다는 것은 요셉을 왕족에 준하는 대접을 해 주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왕들은 대개 왕비를 구할 때에 제사장의 가문에서 구했습니다. 물론 애굽의 제사장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은 아닙니다. 요셉의 장인의 이름이 보디베라입니다. ‘보디베라’라는 말은 ‘태양신 라(Ra)가 준 사람’이란 뜻입니다. 태양신을 최고의 신으로 섬기던 애굽의 문화에서 보디베라는 그 태양신을 섬기는 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임을 말해주는 이름입니다. 최고의 가문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은 아니지만, 당시 애굽에서 최고의 가문인 보디베라의 사위가 되었다는 것은 요셉의 지위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암시해주는 말씀입니다.

  요셉은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므낫세와 에브라임이라고 지었습니다. 므낫세라는 이름의 뜻은 ‘잊어버렸다’는 뜻입니다. 본문 51절에 요셉이 그의 첫 아들의 이름을 므낫세라고 지은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로 나의 모든 고난과 나의 아비의 온 집 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 함이요.”
  여러분, 요셉처럼 한 많은 인생을 산 사람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가슴 깊숙이에는 큰 상처가 있습니다. 어쩌면 형들에 대한 원한이 사무쳤을 것입니다.

  애굽에 노예로 팔려올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형들이 양을 치고 있을 때, 아버지 야곱이 요셉을 형들에게 보냈습니다. 뭣 모르고 형들에게 갔다가 요셉은 죽을 위기를 겪게 됩니다. 형들이 요셉을 큰 구덩이에 던져버렸던 것입니다. 그 구덩이는 물을 저장해 놓는 구덩이였습니다. 이스라엘 땅에는 건기와 우기가 분명하게 구분됩니다. 보통 4월-9월은 건기입니다. 거의 비가 오지 않습니다. 반면 10월-3월은 우기로 비가 제법 많이 옵니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 때에는 먹을 물을 구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곳곳에 큰 구덩이를 파놓고, 비가 많이 오는 우기 때에 거기에 물을 저장해 놓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 때에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물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구덩이를 크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또 저장된 물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 아래쪽은 넓게 판 반면 위쪽 입구는 작게 만들었습니다. 그러기에 사람이 거기 빠지면 혼자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요셉의 형들이 요셉을 그 구덩이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때에 구덩이에 물이 없었습니다. 구덩이에 물이 없었다는 것은 아마도 그 때가 건기가 끝나갈 무렵인 8월 말이나 9월쯤 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좀 더 이른 시기에 요셉이 구덩이에 던져졌다면 요셉은 물구덩이에 빠져 죽었을지 모릅니다.

  아무튼 구덩이에 물이 없었기 때문에 요셉은 구덩이에 던져졌는데도 죽진 않았습니다. 여러분, 구덩이에 던져진 요셉이 무엇을 했겠습니까? 가만히 않아서 죽기만을 기다렸겠습니까? 아닙니다.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창 42:21)
  그러면 요셉이 살려달라고 형들에게 애걸복걸할 때 형들은 무엇을 했는지 아십니까? 그 구덩이 옆에 앉아서 요셉이 가져온 도시락을 먹고 있었습니다.(창 37:25) 어쩌면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 있습니까? 형들이 요셉을 죽이진 않고 골탕만 먹이기 위해서 구덩이에 던진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요셉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요셉을 죽인 후에 그 구덩이에 던져 넣으려고 했는데, 큰형 르우벤이 우리 손으로 피를 흘리진 말자고 강력하게 주장해서 죽이진 않고 구덩이에 넣은 것입니다. 구덩이에 던져놓으면 어차피 죽을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요셉의 형들은 정말로 요셉을 죽이기 위해서 요셉을 구덩이에 던진 것입니다. 요셉이 그것을 몰랐겠습니까?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해서 장난삼아 구덩이에 던진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죽이기 위해서 구덩이에 던진 것인지 느낌으로도 다 압니다. 그래서 요셉은 형들에게 살려달라고 애걸복걸 애원했습니다.
  그런데 형들은 구덩이 옆에 앉아서 태연하게 요셉이 가져다 준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그 때 구덩이 아래서 살려달라고 울면서 아우성치는 요셉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했겠습니까? 형들이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구덩이에 던져놓고는 히히덕거리면서 자신이 가져다준 도시락을 먹고 있는 형들에게 얼마나 분노가 치밀어 올라겠습니까?

  요셉은 그 구덩이 안에서 죽지 않고 애굽에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노예로 팔려갈 때에는, 그리고 노예 시장에서 경매가 붙여질 때에는 옷을 하나도 입지 않습니다. 발가벗겨진 채로 - 마치 정육점에 고기가 진열된 것처럼 노예시장에 진열되어 자신을 사갈 사람을 기다려야 합니다. 요셉이 그런 꼴을 당해야 했습니다.
  요셉은 어렸을 때부터 채색옷을 입고 자랐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를 특별히 사랑하여 형들은 입어보지도 못한 채색옷을 입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노예로 끌려갈 때, 또 노예 시장에서 팔릴 때 그는 아무 것도 걸치지 못한 채 발가벗겨져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 속에서 채색옷을 입고 자란 요셉과 발가벗겨져 매매에 붙여진 노예 요셉과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입니다. 그런 치욕을 당하면서 자신을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이 얼마나 미웠겠습니까?
  어디 그것뿐입니까? 노예 생활은 또 얼마나 고달프겠습니까?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서 가정 총무가 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보디발의 집에 팔려간 후에 바로 가정 총무가 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오랫동안 노예로서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아야 했습니다. 노예는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는 신분입니다.

  온갖 멸시와 수치 속에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보디발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고, 드디어 가정 총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잘 나갈 때 - 모든 일이 형통하여 잘 풀릴 것만 같을 때, 요셉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에게 성추행을 했다고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것입니다. 정말 정직하게 살려고 했는데 - 하나님 앞에 떳떳하고 바르게 살려고 했는데 억울한 일을 당하고 만 것입니다.

  요셉은 그런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이 30세가 되었을 때에 드디어 바로 왕에게 인정을 받아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물론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마음 한 구석에는 슬픔이 있었겠지만, 이제 지난날의 모든 힘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아들을 낳자 그 이름을 므낫세라고 지은 것입니다. 그 동안 형들에게서 당한 원통한 일들, 노예로 팔려오면서 당했던 수치와 치욕들, 보디발의 집에서 당한 억울한 일들, 모두가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잊어버렸다’는 뜻으로 므낫세라고 아들의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요셉은 정말로 지난날의 고통스럽고, 치욕스럽고, 억울했던 일들을 다 잊어버렸습니다. 그냥 말로만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속에서 그 모든 것들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셉을 참 훌륭한 신앙인으로 보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좋은 추억과 좋지 않는 추억이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좋은 추억이 더 많습니까? 안 좋은 추억이 더 많습니까? 만일 우리에게 안 좋은 추억이 더 많다면 우리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없습니다. 안 좋은 추억은 빨리 잊어버려야 합니다. 좋은 추억은 오래오래 간직하되 안 좋은 추억을 빨리 기억에서 지워버려야 합니다. 잊어버려야 할 것을 빨리 잊어버릴 수 있는 사람이 복된 사람입니다.

  여러분,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행복할 것 같습니까? 러시아의 심리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인 알렉산드르 로마노비치 루리야(Alexander Romanovich Luria;, 1902-1977)가 쓴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루리야 교수가 기억력 검사를 받고 싶다고 찾아온 한 신문사 기자를 30년 동안 관찰하면서 쓴 책입니다. 그 신문기자에게는 놀라운 기억력이 있었습니다. 15년 전에 딱 한 번 들었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기억해 냅니다. 홀을 가득 메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어도, 그는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만 들어도 그 들은 이름으로 그 수많은 사람들을 다 기억해냅니다. 30년 동안 관찰하면서 오래 전에 실험했던 내용을 물으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다 기억해냅니다. 이 사람의 머리에 들어온 것은 거의 반영구적으로 그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습니다.
  여러분, 부러우시죠? 특별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런 기억력이 있다면 그는 굉장히 공부 잘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자,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것입니다. 30년 동안 그를 관찰한 루리야 교수가 내린 결론은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는 책조차 읽을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단어를 보면 그 단어에 연관된 지난날의 기억들이 다 떠올라 책의 내용을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그의 기억력 속에 있는 수많은 단어와 숫자들, 그리고 수많은 기억들이 그로 하여금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우리가 때로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 - 이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머리가 똑똑하지 못하고 천재가 아닌 것이 때론 축복입니다. IQ가 150이나 200이 아닌 것이 감사할 일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잊어버려야 할 것이 있고,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잊어버려야 할 것은 빨리 잊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것은 잊지 말아야 하고, 어떤 것은 빨리 잊어야 합니까? 우리의 삶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반대로 우리의 삶을 불행하게 하고, 우리의 삶에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빨리 잊어야 합니다.

  성경에도 보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을 주시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우리가 예전에 애굽에서 종살이 했었다는 것과 종살이하던 우리를 하나님께서 해방시켜주셨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계명을 말씀하시기 전에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출 20:2)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4계명을 말씀하시면서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를 명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신 5:15)
  애굽 땅에서 종살이를 하던 수치스러웠던 때를 잊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 수치스러운 자리에서 너를 건져 내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총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호수아 4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을 건넌 후에 여호수아가 길갈에다 12개의 돌로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기념비를 세운 이유가 있습니다. 나중에 후손들이 이 돌로 된 기념비를 보면서 ‘이게 뭡니까?’라고 물으면 요단강을 건넌 이야기를 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40년 동안 광야 생활을 했던 이야기, 그리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오기 위해서 어떻게 이 요단강을 건넜는지를 자세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 사건은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않아야 하지만, 잊어야 할 것은 잊어야 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잊어버려야 할 것은 지난날 우리가 당했던 고통스러웠던 일들, 억울했던 일들, 원망스러웠던 일들입니다. 그런 것들은 기억할수록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내 삶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기쁘게 살다가고 그것을 기억하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잊어버린 것 같다가도 누군가에게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생각나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내 마음에서 기쁨을 빼앗아가버립니다.

  요셉은 바로 그런 것들을 잊어버렸습니다. 의도적으로 잊어버렸습니다. 깨끗이 정리했습니다. 요셉은 형들로부터 당했던 일들을 정말로 잊어버렸습니다. 나중에 요셉과 형들이 만났습니다. 당연히 형들은 두려웠습니다.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어 있는 요셉이 옛적 일을 생각하고 자신들에게 복수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 때문입니다. 그 때 요셉이 형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창 45:5) ‘나는 형들이 나를 팔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어려운 때에 우리 가족을 살리라고 나를 먼저 이 곳에 보내신 것입니다.’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또 한 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야곱이 애굽에 온지 17년 후에 죽었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에 형들이 두려웠습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는 아버지 때문에 우리에게 복수하지 않다가, 이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계시니까 요셉이 혹시 복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례식을 마치고 나서 형들이 요셉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 ‘형들에게 복수하지 말고 그 허물을 용서해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들을 때 요셉이 울었습니다. 자신은 다 잊었는데, 형들은 지난 17년 동안 늘 요셉에게 했던 그 일을 잊지 못하고 두려움 가운데 살았다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던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일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니 잊어버리라’고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요셉은 다 잊었습니다.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므낫세로 지으면서 형들에게 당했던 일들을 다 잊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쓰시기 위해서 이렇게 보내셨다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지난 역사를 그렇게 바꿔버렸습니다. 그러기에 형들에게 복수하지 않았습니다.
  보디발의 집에서 억울하게 당했던 일도 다 잊었습니다.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억울하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게 한 것이 누구입니까? 보디발의 아내입니다. 요셉이 국무총리가 되었다면, 요셉은 시위대장인 보디발보다 신분이 더 높습니다. 요셉이 그 일을 잊지 않았다면 자신에게 억울하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게 만들었던 보디발의 아내에게 복수했을 것입니다. 보디발에게도 복수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성경 어디를 보아도 보디발이나 보디발의 아내에게 복수했다는 말이 없습니다. 왜요? 다 잊었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지난날의 모든 고통과 원통함과 억울함을 다 잊었기 때문에 그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요셉은 두 번째 아들이 태어나자 그 이름을 에브라임이라고 지었습니다. 그 이유를 본문 52절에서 이렇게 말씀해 줍니다. “하나님이 나로 나의 수고한 땅에서 창성하게 하셨다 함이었더라.”
  에브라임이라는 이름의 뜻은 ‘창성하다, 풍요로워졌다.’입니다. 지난날의 고통과 억울함을 다 잊고나니까 그 때에야 비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풍요로움과 번성케 하심의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므낫세가 있어야 에브라임이 있습니다. 지난날의 고통을 다 잊은 후에야 행복이 찾아옵니다. 지난날의 원통함을 다 비워야 그 안에 행복이 찾아옵니다. 지난날의 수치를 다 잊어야 희망의 새날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부자가 되고 싶으십니까? 부자가 되는 비결 하나를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이진우 씨가 쓴 『39세 100억 젊은 부자의 믿음』이란 책이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1천만 원을 종자돈으로 해서 39세 때에 100억을 만든 자신의 노하우를 기록한 책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어떤 방법을 써야 부자가 되느냐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려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가운데 하나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과거의 모든 고통과 수모, 후회와 번민, 증오와 원망을 완전히 지워야 합니다.”
  고통스러웠던 지난날을 기억 속에 담고 있는 한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후회스러웠던 일들도 다 잊고, 남들을 향한 원망이나 증오도 다 잊어버릴 때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100억 부자는 아니지만,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가 말한 대로 고통과 수모, 후회와 번민, 증오와 원망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린다면, 우리는 100억을 가진 돈의 부자는 되지 못할지 모르지만, 100억을 가진 부자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기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아직도 지난날의 고통스러웠던 날들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지는 않습니까? 빨리 버리시기 바랍니다. 누군가 때문에 고생하거나 손해를 보았다고 생각한 억울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지 않습니까? 빨리 잊어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버리고 싶은데 그것이 잘 되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는 나쁜 기억들, 고통스러웠던 기억들, 억울하다고 생각된 기억들을 잊도록 하십니다. 그런데 마귀가 자꾸만 그것을 방해합니다. 마귀를 그런 것들을 자꾸만 생각나게 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살도록 만듭니다. 그러면 어떻게 그것을 잊을 수 있습니까? 에브라임으로 채워져야 잊을 수 있습니다. 에브라임은 감사의 고백입니다. 기쁨의 고백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남아 있는 나쁜 기억들을 버리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문제에 직면하여 해결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나쁜 감정이 남아 있어 그 사람만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고, 그 사람과 만나면 기분이 언짢아진다면 그와의 관계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내가 받은 은혜를 그에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에게 찾아가서 딱 한 마디만 하시면 됩니다. ‘므낫세!’(나 이제 잊어버렸어!) 찾아가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전화를 통해서 ‘므낫세!’를 선포하시기 바랍니다. 전화하는 것도 부끄럽다면 문자나 편지를 통해서라도 ‘므낫세’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므낫세를 선포하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도 ‘므낫세’로 응답해 주면 됩니다. 그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었는지 따져 물으면 안 됩니다. ‘무슨 감정이 있었는지’ 되물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또 한 번 상처를 만드는 것이고, 그것은 마귀가 하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내 마음 속에서 ‘므낫세!’를 선포하고, 나를 힘들게 하고, 나에게 고통을 주었던 그 사람에게 ‘므낫세!’를 선포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순간에 고통이 사라집니다. 억울함이 깨끗이 녹아내려 없어집니다. 내 행복의 발목을 잡았던 불행의 끈이 끊어집니다. 기쁨과 행복의 날개가 펼쳐집니다.
  그런 후에 우리에게 에브라임의 축복이 찾아옵니다. 창성함, 풍요로움, 큰 기쁨과 행복은 ‘므낫세!’라는 나쁜 기억들을 잊을 때 누리를 수 있는 축복입니다.

< 2009년 6월 28일 주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