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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7-12 14:36

'괜찮아'의 은혜 <7월 12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괜찮아’의 은혜
본문 - 디모데전서 1:12-16

서울에서 부목사로 사역할 때 겪었던 일입니다. 경로대학에서 울릉도로 2박 3일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동해 묵호항에서 울릉도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새벽 5:30분에 교회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을 했습니다. 여주휴게소에 들려 아침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휴게소에서 경로대학 학생들에게 아침 식사 안내를 하고 막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어떤 분이 같은 자리에 앉아왔던 할머니 한 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숫자를 세어보니 한 명이 모자랐습니다. 혹시 화장실에서 아직 오지 않는 분이 계신가 하고 여자 교수님에게 화장실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다 두들겨 보았는데, 화장실 맨 끝 문이 잠겨 있고 밖에서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 반응이 없었습니다. 휴게소 직을 불러 화장실 칸막이 위로 들어가 보았더니, 경로대학 학생이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화장실에 들렸는데,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에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진 것입니다.
급하게 앰블런스를 불러 가까운 병원에 모시고 갔는데, 이미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울릉도에 가려고 했던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학생들과 봉사자들을 모두 서울로 돌려보냈습니다. 책임자인 저와 봉사자 한 분만 병원에 남았습니다. 경찰과 함께 시신을 확인하고 경찰서에 가서 조서도 써야 했습니다. 급하게 연락을 받고 온 그분의 아들과 의논한 끝에 시신을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할머니를 화장실에서 발견한 때부터 시신을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기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한 나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저에게는 얼마나 긴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처음 이런 일을 당해보았고, 경찰과 함께 시신을 확인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쓰는 일도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경황이 없는 사이에 일을 처리하고 시신을 모시고 서울 병원에 도착했더니, 그 사이 연락을 받았던 가족들과 많은 교인들이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놀랬지만 가족들이나 교인들도 모두 놀랬고, 담임목사님은 더 많이 놀라셨을 것입니다.
병원에 들어서자 거기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담임목사님과 사모님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을 보는 순간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 때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안 목사님, 힘들었지요. 괜찮아요.”

걱정과 두려운 마음이 가득했던 제게 “괜찮아요.” 하신 그 말씀 한 마디는 제 평생 들었던 어떤 위로의 말씀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돌아가신 그 할머니는 우리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막내아들 내외가 우리 교회에 다니셨는데, 사돈을 따라서 경로대학에 나오셨던 분입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에 우리 교회에 다니던 아들 부부가 저에게 찾아와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어머님이 평소 여행을 아주 좋아 하셨는데, 당신이 좋아하신 여행을 가시다가 떠나가셨으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아마 평생 그 아픈 기억을 지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때 목사님께서 해 주셨던 그 한 마디 “괜찮아요.” 하시던 그 말씀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괜찮아요.’ 라는 그 짧은 한 마디가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저희 집에 TV가 없기 때문에 잘 보지 못합니다만, 고등학생들이 나와서 문제를 푸는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학교의 명예를 걸고 마지막까지 문제를 풀다가 최후의 도전자가 골든벨을 울리지 못할 때, 친구들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친구를 격려해 줍니다.
저는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마지막 남은 학생이 마지막 문제를 풀어 골든벨을 울릴 때에도 가슴이 찡하지만, 마지막 문제를 풀지 못했지만 친구들이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할 때 가슴에 찡한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괜찮아!” 아주 짧은 말이지만 이 말 속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정도면 아주 잘 했어.’ 라는 칭찬의 의미도 있습니다.
‘네가 어떤 일을 했든지 다 이해할 수 있어.’ 라는 포용의 의미도 있습니다.
‘네가 한 일은 다 없던 것으로 해 줄게.’ 라는 용서의 의미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너를 믿어.’ 라는 신뢰의 의미도 있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곧 좋아질 테니 용기를 잃지 마.’ 라는 격려의 의미도 있습니다.
‘네가 힘든 것 내가 다 알아. 내가 네 힘든 짐을 나눠질게.’ 라는 책임의 의미도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에게 ‘괜찮아’라는 말씀을 참으로 많이 하시는 분입니다. 물론 성경에 “괜찮아” 라는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용상으로 보면 수도 없이 우리를 향하여 ‘괜찮아’라고 말씀하십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돌아온 탕자를 맞아주시는 아버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물려줄 유산을 미리 달라고 하여 먼 외국으로 떠나고 맙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중동지역에서 살아계신 아버지에게 ‘유산을 물려 달라.’고 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유산은 반드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만 물려받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유산을 미리 달라’고 한 것은 살아계신 아버지를 죽은 사람 취급했거나, 아니면 ‘아버지 빨리 죽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불효막심하기 짝이 없는 아들입니다.
그 아들은 물려받은 유산을 가지고 먼 나라(아버지의 간섭이 없고, 누구에게 눈치 볼 필요도 없는 곳)로 가서 허랑방탕하며 돈을 다 써버리고 맙니다. 결국 거지가 된 아들은 돼지를 치는 자가 됩니다. 유대인들은 돼지를 아주 싫어합니다. 율법에 돼지는 부정한 짐승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유대인은 돼지를 치지 않습니다. 둘째 아들이 거지가 되어 먹고살기 위해서 돼지 치는 자가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 유대인임을 포기했다는 말입니다. 살아계신 아버지에게 유산을 물려달라고 해서 아버지의 아들이기를 포기했습니다. 돼지 치는 자가 되어서 유대인임을 포기했습니다. 그것 뿐 만이 아닙니다. 나중에는 돼지들이 먹는 쥐엄열매 조차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돼지들은 쥐엄열매를 먹는데, 이 아들은 그것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돼지보다 못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인생을 막장인생이라고 말합니다. 더 이상 내려갈래야 내려갈 수 없는 막장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굶어죽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 때 이 아들은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아버지를 떠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굶어죽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자 아버지에게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런데 영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아버지 앞에 가서 ‘아버지,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몇 번이고 아버지를 만났을 때 할 말을 생각했습니다. 이 아들이 연습한 말이 뭔지 아십니까? “아버지여,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눅 15:18-19)

그리고는 아버지 집 가까이에 왔습니다. 상거지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보고는 아버지가 달려나와 그를 끌어안고 입을 맞춥니다. 어떨 결에 아버지 품에 안긴 아들이 길에 오면서 연습했던 말을 합니다. “아버지여,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그런데 연습한 말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더 이상 그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종들에게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라고 말씀하십니다. 손에는 가락지를 끼워주고 발에 신발을 신겨주라고 말씀하십니다. 살진 송아지를 잡아 큰 잔치를 베풀자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아들로 맞아주신 것입니다.
이 모든 행동 - 아들에게 달려가 아들을 끌어안고 입 맞춘 것, 제일 좋은 옷을 입혀준 것,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고, 발에 신을 신겨준 것, 그리고 큰 잔치를 베푼 것 - 의 배후에는 “괜찮아.” 라는 말 한마디가 숨겨져 있습니다.
‘네가 어떤 짓을 했건 괜찮아. 나는 네가 무엇을 했는지 따지지 않을거야. 네가 왜 돌아왔건 괜찮아. 잘 왔어. 넌 여전히 내 아들이야. 괜찮아. 네가 어떤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다 용서할 수 있어. 괜찮아!’

여러분, 돌아온 탕자를 향하여 ‘괜찮아. 나는 너를 다 용서했어.’ 라고 말씀하시는 이 아버지가 누구입니까?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용서하시면서 ‘괜찮아!’ 라고 말씀하시는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죄의 자리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올 때에 지난날의 죄를 따지지 않으시고 ‘괜찮아’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지난날의 부끄러움 때문에 창피해서 얼굴을 들지 못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괜찮아. 나는 다 잊었어.’ 라고 말씀하십니다.

요한복음 8장에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 말씀을 가르치고 계실 때에 신앙생활 잘 한다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왔습니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여인을 향해 돌을 던질 기세로 손에 돌맹이를 꼭 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묻습니다. “이 여자는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율법에는 이런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했는데, 당신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이 말은 예수님을 시험하는 말이었습니다. 율법에 말한 대로 돌로 쳐 죽이라고 대답하면 예수님은 사랑을 외치면서도 사람을 죽게 만드는 가식적인 사람이 되고 맙니다. 또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어기는 사람이 됩니다.
뭐라고 대답하실까 기다리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을 듣고는 살기가 가득했던 그 사람들이 양심에 가책을 받고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과 예수님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은 여전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부끄러이 서 있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이 말은 ‘괜찮아. 나는 너는 정죄하지 않을거야. 대신 이후로는 죄를 짓지 마.’ 라는 말씀입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은 분명 돌에 맞아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을 향하여 ‘괜찮다’고 말씀하십니다. ‘괜찮아’ 라는 말은 사랑이 가득 담긴 말씀입니다. ‘괜찮아’ 라는 말은 모든 것을 용서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주님 앞에 오기만 하면 ‘괜찮아’ 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를 향하여 손가락질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괜찮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실패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괜찮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실패로 인해 부끄러울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는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내가 도와줄게 힘내.’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가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괜찮아. 내가 네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줄게.’ 라고 말씀하십니다.
많이 배우지 못해도, 그래서 성경을 읽을 수 없고 찬송가 가사를 볼 수 없어도 하나님께서는 ‘괜찮다’고 말씀하십니다. ‘괜찮아. 나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아. 남들처럼 배우지 못했어도, 남들처럼 똑똑하지 못해도, 나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을 더 기뻐한단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남들처럼 많이 봉사하지 못하고, 남들만큼 많은 헌금을 드리지 못해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 ‘괜찮아.’ 라고 말씀하십니다. ‘괜찮아. 나는 수치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아. 네 형편 내가 다 알아.’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마음에 두려움이 가득 차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조용히 속삭이십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나를 믿어. 내가 하늘의 평강으로 네게 채워줄게.”
신체적으로 몸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어떤 장애가 있다 하더라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시면서 ‘괜찮아’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체적인 장애나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것, 또는 연세가 많다는 것이 결코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괜찮아.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해.”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를 책망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지난 과거를 꾸짖고 나무라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의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하나님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열심했는데, 지내고 보니 그게 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었고,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스데반을 죽이는데도 앞장섰습니다. 교회를 잔멸하려 했습니다. 이 지구상에서 교회를 아예 없애버리려 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 잡아오는데도 앞장섰습니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들 잡아오기 위해서 다메섹으로 가던 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가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에 하나님을 몰랐던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게으르게 살았던 것도 아닙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하나님께 열심하려 했습니다. 누구 못지 않게 충성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고백한 것처럼 그 모든 것이 죄악이었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운 짓이었습니다. 그래서는 그는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내가 전에는 훼방자요 핍박자요 포행자였다.”고 고백합니다. 더 나아가서 15절에서는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고 고백합니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사도가 될 수 있었습니까? ‘괜찮아’의 은혜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나님 앞에 훼방자요 핍박자요 포행자였던 자신을 하나님께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는 ‘괜찮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날 그가 한 일로 따진다면 그는 큰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괜찮아’ 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를 더 큰 일에 사용하셨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자신은 이런 사랑, 이런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 하나님께서 지난날의 모든 허물과 죄를 ‘괜찮아’ 라는 말씀과 함께 다 용서하셨습니다. ‘네가 지난날 어떤 사람이었든지 괜찮아. 나는 너를 용서했거든. 부끄러워할 것 없어. 괜찮아. 나는 네가 필요해.’ 그게 하나님의 사랑이었고 은혜였습니다. 그래서 14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주의 은혜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넘치도록 풍성하도다.”
괜찮아의 은혜는 풍성한 은혜입니다. 자신의 모든 허물과 죄까지도 모두 쓸어 담을 수 있을 만큼 큰 사랑입니다.

그 은혜를 받았기에 사도 바울은 사랑에 빚진 자로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사랑의 빚진 자가 되면 어떤 수모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내 자존심이 무너져내린다 하더라도 빚진 마음 때문에 견뎌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진 사랑의 빚 때문에 생명을 걸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그랬습니다. 그는 괜찮아의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 하는 일”을 위해서는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행 20:24)고 고백했고, 실제로도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괜찮아의 은혜는 낙심한 우리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괜찮아의 은혜는 죄를 지은 우리에게 다시금 하나님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공급해 줍니다.
괜찮아의 은혜는 두려움에 가득 찬 우리의 마음을 평강의 마음으로 바꿔줍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가 받은 그 괜찮아의 은혜를 이웃과 나누기를 원하십니다. 괜찮아의 은혜를 나누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마태복음 18장:23-35)
어떤 사람이 왕에게 1만 달란트의 빚을 졌습니다. 갚을 날이 다 되었는데 이 사람에게는 갚을 돈이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만 달란트는 보통 큰 액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달란트는 6000데나리온입니다.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 그렇다면 한 달란트는 노동자의 20년 치 품삯인 셈입니다. 1달란트를 갚기 위해서는 20년 동안 죽도록 일을 해서 한 푼도 쓰지 않고 다 모아 그대로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왕에게 한 달란트를 빚진 것이 아닙니다. 1만 달란트의 빚을 졌습니다. 20만년 동안 꼬박 일을 해야 갚을 수 있는 돈입니다. 그러기에 1만 달란트의 빚을 졌다는 것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빚을 졌다는 말입니다.
당시 빚을 졌는데 그 빚을 갚지 못하면 자기의 가족을 노예로 팔아야 합니다. 가족으로도 다 갚지 못한다면 자신도 노예가 되어야 합니다.
갚을 날이 되어도 빚을 갚을 수 없게 된 이 사람은 이제 꼼짝없이 노예로 팔려가야 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왕은 그를 불쌍히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 갚지 않아도 돼. 내가 다 탕감해 줄게.”

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평생 갚아도 갚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빚을 탕감 받았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종으로 팔려가서 평생 노예로 살아야 하는데, 용서를 받았습니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어마어마한 빚을 탕감 받은 그가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가던 중에 자신에게 100데나리온의 빚을 진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를 만나자마자 멱살을 움켜잡고 ‘내 돈 갚으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며칠만 참아주면 꼭 갚겠다.’고 애원하는 친구를 그는 감옥에 가둬버렸습니다. 자신은 일만 달란트의 빚을 탕감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100데나리온도 탕감해 주지 못하고 친구를 감옥에 가둬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왕이 그 사람을 불러들였습니다. 너무너무 괘씸해서 탕감해 준 일만 달란트 빚을 다 갚으라고 요구하고, 갚지 못한 그를 감옥에 가두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하십니다. “너희가 각각 중심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내 천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
우리가 용서 받은 것처럼, 우리도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괜찮아’ 그렇게 말씀하셨고 그 은혜로 오늘 우리가 살아간다면, 우리도 ‘괜찮아’의 은혜를 베풀어야 합니다.
‘괜찮아. 1만 달란트 갚지 않아도 돼.’ 하는 은혜를 받았다면 그보다 몇 십만 배 적은 100데나리온 빚진 친구에게 나도 ‘괜찮아. 갚지 않아도 돼.’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받은 은혜의 지극히 작은 것을 나누고 베풀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일만 달란트 빚진 자와 같은 나에게 오늘도 ‘괜찮아’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은혜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은 대로 하나님께서 벌을 내신다면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채찍을 맞아야 하고, 하루에 몇 번씩 죽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내게 오늘도 ‘괜찮아. 내가 용서해 줄게.’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내게 잘못한 사람을 향해 ‘괜찮아’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 없는 모습대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책망하신다면 우리는 하루 종일 양심의 가책과 책망 속에 살아야 합니다. 어쩌면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내게 늘 ‘괜찮아. 다시 시작해 봐.’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 ‘괜찮아’의 은혜를 받았다면 우리도 믿음 없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연약한 사람을 향하여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손을 놓쳐버리고 때로 낙심해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괜찮아. 힘을 내.’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도 낙심한 사람을 찾아가 ‘괜찮아 힘을 내’ 라고 말해야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게 살다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도 하나님께서는 ‘괜찮아. 이해할 수 있어’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우리도 때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에게 ‘괜찮아’ 라고 말해야 합니다.
내게 섭섭하게 한 사람에게도, 나에게 불친절하게 한 사람에게도, 나를 화나게 한 사람에게도 ‘괜찮아’ 라고 말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항하여 하루에게 몇 번씩이나 ‘괜찮아’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괜찮아의 은혜를 받은 우리도 누군가를 향하여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괜찮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모릅니다. 이 한마디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우리의 삶에 여유를 만들어 줍니다. 이 한마디가 우리의 인격을 성숙하게 만들어줍니다. ‘괜찮아!’ 이 한마디가 내 이웃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때론 한 영혼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입술에서 나온 ‘괜찮아’ 이 한마디로 세상을 향기롭고 살맛나게 만들어가기를 원하십니다.

< 2009년 7월 12일 주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