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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2-07 10:31

곤고할 때에 더욱 <2월 7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곤고할 때 더욱
본문 - 역대하 28:16-23

1937년 5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한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녀는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그녀 곁에 고난이 찾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뇌일혈로 쓰러지고 만 것입니다. 그러다가 4년 후인 그녀가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어머니를 잃고 난 후 깊은 인생의 절망감 때문에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목숨을 잃진 않았지만 두 다리와 팔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오른팔에도 손가락이 세 개만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 불행한 모습으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에 수면제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면제를 모으고 있던 어느 날, 병원에 전도하러 온 타하라 아키토시라는 한 신학생으로부터 복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인 그녀는 복음 안에서 자신을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팔에 손가락이 3개나 붙어 있다는 사실을 감격적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의 마음은 여유로워지고 얼굴에는 늘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 청년이 청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청년이 바로 그녀에게 복음을 전해주었던 타하라였습니다. 그녀는 가정을 이루어 두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다하라 요네꼬입니다. 그녀가 지은 책이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황홀하다』는 제목의 책입니다. 그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그녀가 음식 준비를 위해 감자 껍질을 벗기려는데 손가락 세 개로 껍질을 벗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감자가 이리저리 굴러가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치 감자가 손가락 세 개만 남은 자신을 놀리며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무서운 절망감이 엄습했고, 식칼로 자신을 찌르고 싶은 충동까지 느껴졌습니다.
그때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도 남편과 자녀를 주신 사랑의 하나님!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를 위해 감자 요리를 하게 도와주세요.”
그러자 곧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감자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식칼로 반을 잘랐습니다. 그러자 감자는 더 이상 도망가지 않았고, 감자껍질을 잘 벗겨서 맛있는 감자요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주 평범한 삶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감자를 반으로 쪼갠 후에 껍질을 벗기게 한 것은 너무나도 평범한 하나님의 기도의 응답입니다. 감자의 껍질을 벗기지 못해 쩔쩔매고 있을 때 천사가 와서 감자의 껍질을 벗겨준 것도 아닙니다. 어떤 유명한 회사가 감자 깎는 기계를 만들어다 준 것도 아닙니다. 평범하지만 어찌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을 때 그녀는 하나님께 잠시 기도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녀에게 지혜를 주셨습니다. 감자를 반으로 쪼개라고 말입니다.
두 다리와 왼쪽 팔이 없고, 남아 있는 것이라곤 오른손에 손가락 3개뿐인 그녀는 요리, 청소 등 모든 살림을 다 하면서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몸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힘내세요. 하나님은 나 같은 장애인도 사랑합니다. 당신이 귀한 것을 잃었겠지만 그래도 남은 것이 있습니다. 당신 자신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목적을 따라 살면 삶은 여전히 황홀한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매일 황홀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상적인 몸을 가지고도 지금 내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지를 모른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중증 장애인인 그녀는 ‘사는 것이 황홀하다’고 고백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헬렌 켈러는 평생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한 채 살았습니다. 평범한 우리들에 비하면 정말 불행한 삶을 산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행복했습니다. 헬렌 켈러가 살던 집 앞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하루도 행복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

오늘 본문에 아하스라는 남 유다의 왕이 나옵니다. 그는 스무살에 왕이 되어 16년 동안 유다를 통치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참으로 험난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가 험난한 인생을 살게 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앞인 28:1절 이하에 보면, 아하스가 왕위에 오르자마자 우상숭배하는 일을 가장 먼저 했다고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아하스가 얼마나 우상숭배에 열중했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28:3절 마지막 부분입니다. “...이방 사람의 가증한 일을 본받아 그의 자녀들을 불사르고.” 당시 몰렉이라는 우상을 섬길 때에 어린아이들을 불에 태워 인신제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아주 강력하게 금지하셨습니다. 레위기 20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르라. 그가 이스라엘 자손이든지 이스라엘에 거류하는 거류민이든지 그의 자식을 몰렉에게 주면 반드시 죽이되, 그 지방 사람들이 돌로 칠 것이요.”(레 20:2) 몰렉에게 자기 자식을 주는 사람은 돌로 쳐 죽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마만큼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것이란 말씀입니다. 그런데 아하스는 자기 아들들을 불에 태워 몰렉에게 주었습니다. 더군다나 자식 하나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닙니다. “그의 자녀들을 불살랐다.”고 말씀한 것을 보면 최소한 두 명 이상을 그렇게 불에 태워 몰렉에게 주었습니다.
여러분, 자기 자식을 불에 태워죽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내 어린 자식이 뜨거운 불에 손가락만 데어도 가슴이 불에 타는 것같이 고통을 느끼는 것이 부모입니다. 그런데 자기 어린 자식을 둘 이상이나 불에 태워 죽게 했다는 것은 아하스 왕이 얼마나 우상숭배에 깊이 빠졌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숭배에 몰두한 아하스를 하나님께서는 곤고한 중에 처하게 하셨습니다. 28:5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를 아람 왕의 손에 넘기시매 그들이 쳐서 심히 많은 무리를 사로잡아 다메섹으로 갔으며, 또 이스라엘 왕의 손에 넘기시매 그가 쳐서 크게 살육하였으니.” 여기에 보면 “넘기시매”라는 말씀이 두 번 반복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아하스가 다스리고 있는 유다를 아람 왕의 손에 붙여 곤고함을 당하게 하셨고, 또 북 이스라엘 왕의 손에 붙여 큰 환난을 당하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그 때 유다가 당한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바로 이어서 6절과 8절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왕 베가가 유다에서 하루 동안에 용사 십이만 명을 죽였고, 이십만 명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하루 동안에 12만 명이 죽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징벌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그것에 그친 것이 아닙니다. 북 이스라엘에게 참패를 당하고, 아람 군대에게도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17절에 보면, 에돔 사람들도 유다를 침공했습니다. 또 18절에 보면, 블레셋이 유다를 침공해서 성읍들을 빼앗아버렸습니다. 유다가 연이어 전쟁에 패해 힘을 잃자 주변 나라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유다를 공격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하스 왕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왜 자신과 자신의 조국이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의도를 깨닫지 못한 아하스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본문에 그것이 나옵니다. 아하스 왕이 앗수르 왕에게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당시 앗수르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앗수르의 도움을 받으면 주변 나라들이 우리를 얕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사야 선지자는 이런 아하스 왕에게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이사야 7장에서 ‘주변 나라들로 인해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아무리 맹렬하다 할지라도 그들은 ‘연기 나는 부지깽이 그루터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연기 나는 두 부지깽이 그루터기에 불과하니 두려워하지 말며 낙심하지 말라.”(사 7:4)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만일 너희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너희는 굳게 서지 못하리라.”(사 7:9) 하나님만을 신뢰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면 세상 그 어디에도 굳게 설만한 땅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하스 왕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앗수르 왕의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 아하스는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아하스가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에게 도움을 청하자 앗수르 왕이 지원군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유다에 도착한 앗수르 군대는 유다를 돕지 않았습니다. 본문 20절입니다.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이 그에게 이르렀으나 돕지 아니하고 도리어 그를 공격하였더라.” 도와주겠다고 유다에 왔지만, 사실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다 백성들에게 고통만 더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20절 마지막에 “공격하였더라.”는 말이 우리가 지난주까지 보았던 개역성경에는 “군박하였더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억압했다는 뜻입니다.
도와주기 위해서 와놓고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유다 백성들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노략했다는 말입니다. 힘이 없는 약소국가라는 것 때문에 지배자 행세를 했습니다. 재물을 약탈하고, 힘없는 백성들을 괴롭히고, 심지어 아하스 왕에게 뇌물을 바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21절에 보면, 아하스 왕은 앗수르 왕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하나님의 성전과 왕궁에 있는 모든 재물을 가져다가 앗수르 왕에게 주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백성의 관리들을 채근해서 집안에 갖고 있는 모든 재물을 가져오라고 해서 전부 앗수르 왕에게 뇌물로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앗수르 왕은 아하스 왕에게 전혀 도움이 되어 않았습니다. 21절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에게 유익이 없었더라.”

그러자 아하스 왕은 더 큰 곤고함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아하스 왕이 얼마나 곤고했는지를 보여주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열왕기하 16:18절입니다. “또 안식일에 쓰기 위하여 성전에 건축한 낭실과 왕이 밖에서 들어가는 낭실을 앗수르 왕을 두려워하여 여호와의 성전에 옮겨 세웠더라.” 낭실이라는 것은 왕이 성전에 들어가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입구를 말합니다. 이 입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낭실을 옮겨버렸습니다. 왜 낭실을 옮겼을까? 앗수르 왕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아하스 왕은 자기들을 도와달라고 앗수르 왕을 불렀는데, 앗수르 왕이 와서 행하는 일들을 보니 도움은커녕 노략하고 약탈을 일사는 것을 보면서 두려움만 더해졌습니다. 더군다나 뇌물을 자꾸만 요구하고, 요구한대로 뇌물을 주었지만 앗수르 왕의 요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제 앗수르 왕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아하스 왕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것입니다. 아하스 왕은 그래서 두려웠습니다. 언제 자신의 생명을 빼앗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에 앗수르 왕이 자신이 성전에 올라갈 때 낭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을 체포할지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 때문에 낭실을 옮겨버린 것입니다. 아하스 왕의 두려움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 아하스가 곤고할 때에 더욱 여호와께 범죄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되면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 맞습니다. 성경의 많은 이야기들이나 오늘날 우리들이 모습에서도 그렇습니다. 내 힘과 내 생각대로 다 해보다가 도저히 안 되면 하나님께 항복하고 나옵니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나오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하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아하스 왕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곤고할 때에 더욱 여호와께 범죄하여.” 이것만큼 어리석은 모습은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 번에 걸쳐서 경고를 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와야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말씀해 주셨고, 주변 나라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회초리로 때려가면서 정신 차리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아하스 왕은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더욱 우상을 섬기는데 열심했습니다. 우상이 자기의 그 곤고함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본문 23절에 말씀합니다. “자기를 친 다메섹 신들에게 제사하여 이르되 아람 왕들의 신들이 그들을 도왔으니 나도 그 신에게 제사하여 나를 돕게 하리라 하였으나 그 신이 아하스와 온 이스라엘을 망하게 하였더라.” 아하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았습니다. 바알을 섬겨보기도 하고, 몰렉에게 자기 어린 자식들까지 불에 태워 드려보기도 했습니다. 또 앗수르 왕에게 도움을 청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곤궁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메섹의 신들을 섬겼습니다. 전에 아람이 군대를 이끌고 왔을 때 유다가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하스는 아람의 신이 자신이 섬기는 바알이나 몰렉보다 더 힘이 세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신에게 도움을 받으면 힘든 것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람의 신들을 섬긴 것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신들로 인해서 아하스는 망하고 맙니다. “그 신이 아하스와 온 이스라엘을 망하게 하였더라.”

여러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언덕과 골짜기가 많이 있습니다. 내 삶을 힘들게 하고 내 마음을 곤고케 하는 일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아하스와 같이 우상을 숭배하는 사람들에게만 곤고함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바르고 정직하게 믿음을 따라 살려는 우리에게도 때로 곤고한 일들이 찾아옵니다. 곤고한 일이 내 앞에 찾아왔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십니까?
여러분, 아하스 같이는 하지 마십시다. 아하스는 바알을 섬겨보기도 했습니다. 몰렉에게 자기의 어린 자식을 불태워 드려보기도 했습니다. 힘 있는 앗수르 왕에게 도움도 청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다 헛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깨닫지 못하고 그는 다메섹의 신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러다가 망하고 말았습니다.

내 인생에 곤고함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기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야곱이라는 사람입니다. 그는 하란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습니다. 혈혈단신으로 갔지만, 20년 후에 고향으로 돌아올 때 야곱은 오늘로 말하면 크게 성공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야곱 자신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창 32:10) 그는 큰 거부가 되었습니다. 아내와 자식들도 많이 얻었습니다.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금의환향하는 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형 에서 때문입니다. 형 에서가 군사 400명을 이끌고 온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했습니다. ‘심히 두렵고 답답했다’는 말은 자신의 능력이나 지혜를 가지고는 지금 닥친 이 문제를 도저히 풀어낼 수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는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보았습니다. 자신이 이끌고 온 재산을 둘로 나누었습니다. 에서의 군대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다른 한 떼를 재빨리 피신시켜 절반만이라도 건져보자는 심산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두렵고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형에게 줄 뇌물을 잔뜩 준비했습니다. 그 많은 뇌물도 한꺼번에 주는 것이 아닙니다. 세 번으로 나눠주도록 했습니다. 뇌물을 받으면서 형의 마음이 점점 누그러질 것이라고 기대하고서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 마음을 곤고케 하는 두려움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마지막 남아 있는 가족들을 다 얍복강을 건너게 했습니다. 그리고 야곱 홀로 납았습니다.

여러분, 얍복강 가에 홀로 남은 야곱이 무엇을 했는지 아시지요? 그는 밤새도록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했습니다. 환도뼈가 위골되었지만, 그는 천사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축복해 달라’고 말입니다. 축복해 달라는 말은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지 않으시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끝까지 하나님께 매달린 야곱, 드디어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형 에서를 만나러 갔더니 20년 전에 분노는 다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에서와 야곱은 서로 얼싸안고 눈물로 감격의 포옹하게 됩니다. 야곱의 마음을 심히 두렵고 답답하게 만들었던 모든 문제들이 깨끗이 해결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 두렵고 답답한 일로 인해 우리 마음이 곤고해질 때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눈을 돌리십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아하스 왕은 사람에게로 눈을 돌렸습니다. 앗수르 왕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앗수르 왕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앗수르 왕은 도움은커녕 오히려 아하스에게 고통만 가중시켰을 뿐입니다. 그것으로도 안 되니까 이번에는 이웃 나라의 신 - 자기 나라를 침공해왔던 다메섹의 신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다가 아하스는 망하고 맙니다.
반면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의 꾀를 다 짜내보았습니다.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그는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하나님만이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다고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야곱은 문제를 해결받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두렵고 답답한 일을 당할 때 아하스처럼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무 도울 힘이 없는 우상 앞에 빌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본문 22절은 이렇게 기록되어야 맞습니다. “이 아하스 왕이 곤고할 때에 더욱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랬다면 아하스는 쉽게 문제를 풀어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곤고할 때에 더욱 여호와께 범죄하여.” 그러니까 아하스는 망하고 말았습니다.

1924년 파리올림픽 때에 스코틀랜드 출신의 에릭 리들(Eric Liddell, 1902-1945)은 100미터 경주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습니다. 조국 영국은 리들에게 열렬하게 우승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리들은 경기 일정이 주일에 잡혀 있다는 이유로 경기 포기를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고국의 팬들과 언론들은 리들에게 비난과 비방을 쏟아부었습니다. “편협하고 옹졸한 신앙인,” “신앙을 소매 끝에 달고 다니는 신앙심 깊은 척하는 위선자,” “조국의 명예를 버린 위선자” 등등 비난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리들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주일이 되자 경기장 대신 교회에 갔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평소처럼 주일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올림픽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400m에 출전하기로 한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영국의 올림픽위원회에서 리들을 대타로 출전시키기로 한 것입니다. 리들의 주 종목은 100m이지만 어쩔 수 없이 리들을 400m에 출전시키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리들은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님에도 4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는 금메달을 딴 후에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100m는 내 힘으로 뛰었지만, 나머지 300m는 하나님의 힘으로 뛰었습니다.”
그는 국가적인 영웅이 되었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일주일 후 그는 에딘버러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식 축하식장에서 졸업 후의 소감을 묻자 그는 다시 한 번 영국 국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저는 중국으로 가서 생애의 남은 부분을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바치고자 합니다.” 당시 중국은 아편전쟁과 의화단 사건으로 가장 혼란스러울 때였습니다. 치안도 불았습니다. 그런데도 리들은 하나님과 헌신의 약속을 하고, 조국에서 주어질 모든 영광을 뒤로한 채 중국으로 선교하러 갔습니다.
중국에 온 그는 12년간 텐진에서 교사로 봉사하며 복음을 전했고, 그 후 7년 동안 산둥 반도의 곳곳을 다니며 농촌 지역에서 전도를 했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기 얼마 전에 1,800명의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일본군에 잡혀 포로수용소에 갇혀 지내게 됩니다. 그는 포로수용소 안에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의 열정적인 복음전도로 인해 포로수용소는 마치 거대한 예배당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리들은 영양실조와 과로, 뇌종양으로 쓰러지고 맙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기 몇 달 전인 1945년 2월 21일 리들은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 때 리들의 나이는 불과 43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나중에 대학 교수가 된 랭던 칼키는 에릭 리들에 대해서 이런 증언을 남겼습니다. “세상에서 성자를 만나볼 행운을 갖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나에게 그런 행운이 슬며시 다가왔습니다. 그 성자의 이름은 에릭 리들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불의 전차』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되었고, 나중에 같은 이름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만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살려할 때 때론 우리의 삶에도 곤고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에 우리의 얼굴을 하나님 쪽으로 돌려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더욱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고, 하나님 편에 서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하늘의 면류관을 씌워주십니다.

전도서 7:14절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우리의 삶에는 형통한 날도 있지만, 때론 곤고한 날도 있습니다.
곤고할 때 - 마음이 두렵고 답답할 때 여러분은 어느 편에 서시겠습니까? 아하스 왕처럼 하시겠습니까? 야곱처럼 하시겠습니까?

<2010년 2월 7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