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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1-23 10:38

우리 시대의 왜곡된 사랑 <1월 23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우리 시대의 왜곡된 사랑
본문 - 디모데후서 3:1-5

우리나라는 지금 구제역으로 인해 나라가 온통 뒤숭숭합니다. 지난해 11월 말에 시작된 구제역은 추위를 틈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된 가축이 200만 마리가 넘었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며칠 전 참으로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강원도 횡성에서 구제역에 걸린 암소를 살처분해야 했습니다. 이 암소는 얼마 전에 송아지를 낳은 어미소였습니다. 살처분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암소를 안락사 시키기 위해서 근이완제인 석시콜린을 주사하자, 갓 태어난 듯한 송아지가 어미소 곁으로 다가와 젖을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어미의 고통을 알 리가 없는 송아지의 천진난한만 그 모습에 살처분을 담당했던 공무원의 마음이 무거웠다고 합니다. 보통 살처분하기 위해서 주사를 투입하면 주사를 맞은 소는 10초에서 1분 사이에 숨을 거둔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사를 맞은 이 어미소는 젖을 달라고 보채는 송아지에게 태연하게 젖을 먹였습니다.
그 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늦어도 1분 안에 쓰러져 죽어야 하는 어미소는 1분이 지나도록 죽지 않았습니다. 고통으로 인해 다리를 부르르 떨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텨내며 끝까지 송아지에게 젖을 먹였습니다. 그리고 2-3분이 지난 후, 송아지가 어미소의 젖에서 입을 떼자 어미소는 이내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영문을 모른 송아지는 쓰러져 죽어있는 어미소 곁을 계속 맴돌았고, 그 모습을 본 살처분 공무원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살처분 대상자인 송아지도 살처분되어 어미소 곁에 나란히 묻혔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며칠 전 자신의 딸을 살해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여인은 지난 해 2월 가정불화로 갈등을 겪던 중 두 살배기 자신의 딸이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딸을 유모차에 태워 울산 자신의 집 근처 놀이터로 데리고 가서 주먹으로 아이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숨진 아이의 시체를 이불에 감싸 시외버스를 타고 경남 양산으로 가서 한 야산에 암매장했습니다. 이 여인은 지난 2002년에도 동거하는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생후 4개월 된 딸아이를 죽인 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습니다.

어미소는 자신이 죽어가면서도, 다리를 부들거리며 떨면서도 죽을 힘을 다해 송아지에게 젖을 먹였는데, 인간인 한 어머니는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자신의 두 살배기 딸을 자신의 손으로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참으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적인 일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 어쩌면 오늘 우리 사회에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아마 사랑일 것입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i, 1828-1910)가 말한 것처럼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인데, 오늘 우리 사회는 점점 사랑을 공급해 주는 사랑의 공급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 우리를 사랑받을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야 참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 하나님의 사랑을 누구나 받아 누릴 수 있도록 부모님들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랑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는 ‘사랑을 잃어 가는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장 조건 없이 베풀어져야 할 부모의 사랑조차조 점차 상실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는 말세가 되면 일어날 일들에 대해 경고해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때가 되면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인데, 그 모든 현상을 한 마디로 말하면 사랑을 잃어버린 세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3절에 나오는 “무정”(無情)이라는 말은 ‘사랑이 없는 것’(unloving)을 말합니다. 사랑을 잃어버리고 사랑 없는 사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 없는 사회라는 말을 다른 말로 바꾸면 사랑이 왜곡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있으되, 잘못된 사랑이 넘쳐나게 됩니다.

성경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은 하나님과 사람이라고 가르쳐줍니다. 온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건강한 사랑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랑이 아닌 왜곡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왜곡된 사랑을 강요하는 사회입니다.

그러면 우리 시대의 왜곡된 사랑의 모습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오늘 본문 2절에 말씀합니다. “자기를 사랑하며.” 마지막 때가 되면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합니다. 물론 누구나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실 때, 그 사랑 속에는 자기 자신을 포함합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이웃을 바르게 사랑할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겨줍니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도 압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는 ‘자기 사랑’이라는 것은 병적인 자기 사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사랑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만족을 위한 사랑일 뿐, 그를 배려하거나 그를 위해주는 사랑이 아닙니다. 오직 이기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파출부생활을 하면서 근근이 가정을 꾸려가던 한 가정주부가 어린 자식 세 명과 함께 아파트 15층에서 투신자살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3,000만원의 카드빚을 졌는데 그것을 갚을 길도 없고, 앞으로 살아갈 길을 생각하니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택한 길이 죽음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죽었겠느냐’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그렇다고 어린 자식들까지 죽여야 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7살짜리와 5살짜리 아이가 “엄마, 나 죽기 싫어, 안 죽을래” 라고 울부짖으며 한사코 죽기를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두 아이를 먼저 창밖으로 내던지고, 자기는 3살짜리 막내를 품에 앉고 투신해서 모두가 죽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삶이 힘들다 하더라도, 어떻게 ‘죽기 싫다’고 울부짖는 어린 자식들을 창 밖으로 내던져 죽일 수 있습니까?
이것이 바로 ‘자기 사랑’이라는 왜곡된 사랑의 한 단면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잘못된 사랑입니다. 내가 힘드니까 아이들 앞날도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자식을 위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마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세 명의 귀한 생명을 죽게 만들었습니다.

‘자기 사랑’의 특징은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세상을 온통 비극으로만 보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의 중심에서 밀려난다고 생각하면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괜히 미워집니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인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꼴을 보지 못하고 그들의 행복을 앗아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불행을 안겨줌으로써 자신의 불행을 앙갚음하려 합니다. 한 때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막가파’가 왜곡된 자기 사랑의 한 단면입니다.

자기 사랑의 대표적인 사람이 ‘가인’입니다. 가인은 자기가 드린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시자, 마치 그 원인이 동생 아벨에게 있는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자기의 사랑이 거절당하자 하나님께 열납된 제사를 드린 아벨이 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인은 자기 동생 아벨을 죽이고 맙니다.
이기적인 자기 사랑 때문에 동생을 죽인 가인의 후예들이 우리 시대에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혹 우리 안에도 가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이 하나님께 복 받는 모습을 보면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하기보다는 시샘하는 마음이 있다면 내 안에 아직도 가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나보다 더 부유하게 사는 사람을 보면 괜히 질투가 나서 ‘부정한 돈으로 부자 되었을 것’이라고 치부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여전히 내 안에 가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나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보면 기쁘기보다는 괜히 질투가 난다면 역시 내 안에 가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성공하면 박수 쳐주어야 함에도 어떻게든 헐뜯어서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면 역시 우리는 가인의 후예들입니다.

우리가 닮아가야 할 우리 주님은 그런 이기적인 사랑으로 사신 분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셨습니다. 심지어 당신의 생명까지도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셨음에도 당신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으로 행복해 하셨고, 우리가 하나님의 복을 누리며 사는 것으로 당신의 기쁨을 삼으셨습니다.
그 예수님의 사랑을 닮을 때에만 우리는 이기적인 사랑이 가득한 세상에 참된 사랑의 사도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를 강권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 머물 때에만 우리는 세상을 사랑으로 품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왜곡된 사랑 가운데 또 하나가 2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돈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돈이 우리 삶에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랑으로 가득해야 할 우리의 마음이 돈에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사랑을 따라 살아야 할 우리의 삶이 돈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황금만능주의라고 말합니다.

지난 2003년에 중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리원란’(李文蘭)이라는 여자 걸인이 한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구걸했습니다. 그런데 그 음식점에는 중학생 3명이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생일파티를 즐기던 중학생들은 초라한 거지가 들어와서 자기들의 파티를 망친다며 어머니와 뻘 되는 그 여인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발로 차서 쫓아버렸습니다. 학생들에게 죽도록 맞은 이 여인은 병원을 찾아갔지만 이미 늦은 저녁이라 병원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의사가 병원 문 앞에서 신음하던 이 여인을 발견한 것은 새벽 5시쯤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사는 그가 병원비를 낼 수 없는 걸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쫓아버렸습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던 여인은 파출서로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호소해 보았지만 경찰들마저도 그를 외면했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당서기의 집에서는 “집에 돌아가라”는 호통만 들었을 뿐입니다.
그 여인은 더 이상 자기의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당서기의 집 근처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당서기는 다음 날 자기 집 근처에 쓰러져 있는 그 걸인을 발견하고는 파출소에 연락해서 ‘다른 곳으로 끌고 가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결국 그 여인은 경찰차에 태워져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에 버려졌고, 한참 후에야 주민들에 의해서 발견되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죽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 사건을 놓고 중국 언론들은 ‘왜 중국이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개탄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사회주의 체제에 20년 전부터 개방과 개혁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사회 전반에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져서 생겨난 일’이라는 것입니다. 돈을 사랑하는 마음이 인간들의 가슴에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에, 사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자리 잡을 틈이 없어졌다는 슬픈 진단을 내린 것입니다.

어찌 이게 비단 중국만의 일이겠습니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이런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 그렇게 큰 충격을 받지도 않습니다. 며칠 전 서울역 앞에서 노숙자 한 사람이 4시간 동안이나 추위에 쓰러져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가 얼어 죽을 때까지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고, 119구조대나 경찰조차도 왔다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결국 그 노숙자는 4시간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그런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 방송사에서만 잠깐 언급했을 뿐입니다. 이제 그런 일이 너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니까, 그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는데도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버립니다.
어쩌면 한 걸인의 죽음을 보고서 중국이 경악하며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중국이, 더 잘 산다고 하는 우리보다도 도덕적으로 더 나은 마음을 갖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황금만능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도덕도 양심도 다 무시해버립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의 몸과 정절을 파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딸까지 유흥업소에 팔아버린 부모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돈 앞에서는 신앙도 하나님도 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돈을 사랑하는 마음을 성경은 ‘탐욕’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탐욕을 쫓다가 망한 사람들이 성경에 굉장히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인생을 망치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이 탐욕이라는 괴물입니다.
돈에 눈이 먼 아간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엄하게 경계하셨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값진 보물들을 숨겨두었다가 들통나서 온 가족이 죽임을 당해야 했습니다. 발람은 발락이 안겨준 돈에 눈이 멀어서 하나님의 백성을 저주하다가 비참하게 인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도 신임했던 가롯 유다는 은 30에 눈이 멀어서 스승이요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팔아먹고 말았습니다. 초대교회를 통해서 은혜를 받았던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헌납하기로 마음먹은 재산을 모두 드리기가 아까워서 절반을 감추어두었다가 성령을 속인 죄로 부부가 한 날에 죽는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습니다.

디모데전서 6:10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면서 돈과 무관하게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돈은 필요합니다. 돈에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사는데 돈은 단지 도구일 뿐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돈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돈이 삶의 목적이 되면 그 돈이 우리 인생을 멸망으로 끌고 가버립니다.
그리고 돈을 사랑하면 제 아무리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믿음 안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게 됩니다. 내가 사랑하는 돈이 우리를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과 재물(돈)을 함께 섬길 수 없기”(누가복음 16:13)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보다 돈이 위에 있으면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자리에 머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돈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야 합니다. 돈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돈에 전혀 관심 갖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돈이 내 삶에 최고의 가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돈의 노예가 되면 우리 눈에 돈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돈에 눈이 먼 사람은 이웃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눈이 없습니다. 오직 돈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돈이 되는 곳만 바라봅니다. 사랑 따윈 사치에 불과합니다.
돈을 사랑하는 잘못되고 왜곡된 사랑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자족할 줄 아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물론 당장 필요한 돈이 없어서 근심하게 될 상황이 되면 그걸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장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등록금이나 학원비를 마련할 수 없어 걱정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생활하기 힘든 어려운 처지가 되고, 장사를 하다가 가게세 주기도 벅차고, 원금 상환해야 할 돈이 모자랄 때에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걱정이 된다 하더라도 그 돈이 우리의 삶에 전부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당장 필요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에게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소망이 그렇습니다.

돈이 없어도 사랑이 있다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돈은 없어도 우리에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를 걱정스럽게 만드는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그런 현실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없어서 장사가 망할 것 같아도 소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돈이 없다는 것 때문에 좌절하거나 불평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사실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우리에게 사랑이 있느냐, 믿음이 있느냐, 희망이 있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 시대의 왜곡된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은 쾌락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4절에서 말씀합니다.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이 말씀은 하나님을 사랑해야 할 사람이 쾌락에 빠져서 쾌락을 더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을 향해서 주신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들,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쾌락을 좇다가 하나님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쾌락이 그 마음에 가득 차서 하나님을 모시고 살 공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쾌락에 눈이 멀어서 하나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분, 쾌락에 우리의 마음 빼앗기면 다른 것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호숫가에서 우렁이를 잡아먹고 사는 두루미에게 백조 한 마리가 찾아왔습니다. 백조에게 두루미가 물었습니다. “너는 어디서 왔니?” 그러자 백조가 대답합니다. “난 천국에서 왔어!” 천국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두루미가 궁금해서 천국에서 왔다는 백조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봅니다. “천국은 여기서 얼마나 멀어?” “응 굉장히 멀어.” “천국은 여기보다 정말로 더 좋은 곳이니?” “그럼 좋구 말구. 얼마나 좋은 곳인데.” 그러면서 백조는 두루미에게 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백조의 설명을 다 듣고 난 두루미가 백조에게 다시 묻습니다. “천국에 우렁이가 있니?” 백조가 대답합니다. “그런 건 없어, 그런 지저분한 것들은 천국에 들어올 수 없단다.” 그러자 두루미가 실망했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 천국이라면 너나 가렴. 나는 그런 천국에 갈 마음이 없어. 나는 우렁이만 있으면 돼! 다른 것은 필요없어.”

두루미의 마음에는 오직 우렁이만 있을 뿐입니다. 아름다운 것도, 멋진 풍경도 필요 없습니다. 우선 당장 먹어야 할 우렁이가 없다면 천국이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날 많은 신앙인들이 두루미처럼 생각하며 신앙생활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이 땅에서 돈이나 명예만 얻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천국에 갈 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우선 당장 삶에 유익이 없다면 천국은 별볼이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우선 당장 내 손에 쥐어지는 작은 이익 하나가 천국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하늘나라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하늘의 상급보다도 지금 당장 사람들이 칭찬해주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아니 천국에서 상급이 없더라도 지금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으면 그것을 족하게 생각해 버립니다. 여러분, 그게 지금 내 모습은 아닙니까?

본문 5절에 ‘쾌락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경건의 능력이 없다’고 말씀합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습니다. 예배에 참석할 때에나 봉사할 때 보면 참 경건하게 신앙생활하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감각에 어떤 쾌락이 얻어지지 않는다면, 예배도 봉사도 다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것이 주어지지 않으면 기쁨이 없습니다. 만족할 수 없습니다. 때론 에배드릴 때에도 내게 기쁨이나 은혜가 없으면 예배가 무의미하게 여겨집니다.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가 아니라, 내가 만족을 얻기 위해서 예배를 드리니다. 여러분, 그게 하나님보다 쾌락을 더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우리에게 쾌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의 문화는 ‘오늘을 즐기라’고 유혹합니다. 문화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본성 역시 하나님보다 쾌락을 더 사랑하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디도서 3:3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전에는 여러 가지 정욕과 행락에 종노릇 하던 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 이후에 우리의 본성은 하나님을 찾아가기보다는 끊임없이 쾌락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정욕과 세상 행락에 종노릇하던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끊임없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유혹합니다.

여러분, 우리 시대에 우리의 신앙을 위협하는 무서운 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쾌락입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돈으로 쾌락을 많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돈만 주면 얼마든지 쾌락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널려 있습니다. 그게 윤리적인지 비윤리적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돈을 따라서 쾌락이 우리의 손 안으로 따라 들어옵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참된 기쁨과 행복은 점점 사라지고,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어느 대기업 회장은 몽둥이 한 대 값으로 100만원을 주겠다고 하고서, 직원을 수십 차례 폭행한 일까지 있었지 않습니까?
여러분, 이런 쾌락을 추구하고, 쾌락을 권하는 사회에서 올바른 신앙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경건의 훈련을 해야 합니다. 경건의 훈련을 통해서 신앙의 기쁨이 세상의 쾌락이 주는 기쁨보다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고 알아야 합니다.

갈수록 왜곡된 사랑으로 몰아가는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주셨습니다.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하나님의 사람들로 불러주셨습니다. 우리의 가슴에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기적인 자기 사랑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돈을 사랑하려 하는 우리 인간의 본성에 거스려 참된 사랑을 추구하고, 쾌락을 따라가기보다는 하나님의 사랑에 만족하며 사는 삶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풍성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 시대 우리 사회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그런 사랑의 사람들이 되어주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참 사랑을 잃어버리고, 참 사랑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우리 신앙인들에게 그런 사랑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왜곡된 사랑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왜곡된 사랑을 강요하는 시대에 희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2011년 1월 23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