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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3-20 10:26

그들과 우리 <3월 20일 - 사순절2>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그들과 우리
본문 - 누가복음 13:1-9

지난 한 주 세계의 언론과 관심은 온통 일본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진도 9.0의 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해 일본이 어머어마한 피해를 입었고, 설상가상으로 원전폭발 사고까지 겹쳐지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대참사의 현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은 연일 방송되는 일본의 참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가장 먼저는 참사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일 것입니다. 일본경찰청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18일 0시 기준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1만 5천명이 넘어셨습니다. 이것은 공식적인 집계이고,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까지 합하면, 이번 지진과 해일로 인해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데, 그 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었으니 너무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참사를 보는 또 하나의 생각은 대자연 앞에 우리 인간이 얼마나 약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일본처럼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서 지진 대비를 가장 잘 한 나라가 일본입니다. 그런데도 이번 지진과 지진해일 앞에서는 어떤 대책을 강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최첨단을 걷는 현대의 과학과 기술도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높이 10m의 파도가 시속 600km가 넘는 속도로 덮치는데, 아무리 빨리 달려도 시속 150-200km밖에 되지 않는 자동차를 타고 피한다 한들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태풍 앞에서도 우리 인간의 약함을 느끼는데, 이번 지진과 지진해일은 우리로 더욱 그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체 하더라도 자연현상 앞에서조차 그렇게 약한 존재인데, 하나님 앞에 교만하게 떠들어대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도 생각해 봅니다.

또 하나, 일본의 원전사고는 인간의 탐욕과 자만심에 대한 경고임을 깨닫게 됩니다. 원전사고를 키웠던 원인 가운데 하나가 경제논리 때문이었습니다. 24년전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겪은 후 원전에 대한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원전의 책임자들은 경제논리를 앞세워 안전보강을 외면했고, 일본정부와 전력회사가 유착해서 위험을 방치해왔습니다. 지금은 원전사고와 계속된 폭발에 대한 두려움이 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해 당한 고통보다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전사고는 수만명이 인명피해를 당한 지진과 지진해일보다 더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자본주의가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있는 현 시대에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경제우선주의입니다. 모든 것이 경제를 앞세우면 다 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이건 참으로 더 큰 재앙을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지난 겨울 우리나라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도 모두 경제논리를 앞세운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얼마 전에 말썽이 되었던 스쿠크 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이슬람의 돈을 들여오자는 것인데, 경제 논리로 한다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경제논리가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고, 한국사회를 무너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간과해버립니다. 이슬람권의 어마어마한 돈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경제는 좀 나아질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와 가치를 잃고 맙니다.

이슬람권의 대부분 나라들이 경제빈국입니다. 인구의 34%가 절대빈곤층입니다. 3명 가운데 한 명은 굶주림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슬람권 나라들의 1인당 실제 국민소득은 5천불이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2만불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보다 몇 배나 못사는 나라들입니다. 국민들은 그렇게 가난하게 굶주림 가운데 사는데, 일부 독재들과 부유층 그리고 나라에는 돈을 쌓을 곳이 없습니다. 그것 때문에 요즘 중동에 민주화 요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많은 돈으로 자국민들을 살리는 데 쓰지 않고, 왜 서방이나 다른 나라에 엄청난 돈을 빌려준다는 것입니까? 거기에는 뭔가 숨은 속셈이 분명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하고 단순히 이자 없이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그 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신앙인의 입장에서는 이슬람권의 돈이 들어오면 이슬람 종교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국입니다. 영국은 기독교가 국교인 나라입니다. 그런데 영국이 스쿠크를 통해서 이슬람의 돈을 들여왔습니다. 그결과 지금은 영국이 기독교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2년 전 쯤에 영국의 버스와 지하철 외벽에 이런 광고가 실렸습니다. “신은 없다. 이제부터 걱정 그만하고 인생을 즐겨라.” 이것이 스쿠크를 통해서 이슬람의 돈이 들어온 한 결과물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십자가가 세워져 있던 교회당들이 줄줄이 초승달을 달고 있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바뀌어가고 있고, 이 모스크를 거점으로 과격 테러조직이 유입되면서 테러의 공포에 휩싸고 있습니다. 스쿠크를 통해서 이슬람권의 사람들이 대규모 이민자로 들어오면서 엄청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영국이 스쿠크 법을 도입한 것을 후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논리를 앞세워 스쿠크 법을 반대하는 것을 마치 매국노처럼 취급합니다. 지금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경제적 이득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한 대참사를 잘못 해석하는 문제로 기독교가 곤혹을 치루기도 했습니다. ‘지진과 해일은 예수를 믿지 않고 우상을 숭배한 일본이 하나님께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조용기 목사님뿐만 아니라 기독교 전체가 매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조용기 목사님의 원래 말씀은 그런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의 문제 발언을 처음 보도한 ‘뉴스 미션’에 의하면 원래의 내용은 이런 것입니다. “일본은 원래 지진이 많은 나라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애통스럽다. 이번 지진으로 수많은 재산이 피해를 입고 목숨을 잃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바란다... 이번을 계기로 이런 것(일본인들이 다신을 믿는 것)에서부터 돌이키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경고는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일본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전화위복이 돼 주님께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용기 목사님은 ‘일본의 지진은 예수 믿지 않은 일본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천벌’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에 대한 충분한 애정을 품고서 이번 지진을 기회로 일본인들도 하나님을 믿었으면 좋겠다는 목사의 희망을 피력한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라면 누구나 갖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일부 안티 기독교 세력과 일부 언론에 의해서 왜곡되면서 조용기 목사님만이 아니라 전체 기독교가 혹독하게 욕을 먹고 있습니다.

여러분, 분명한 것은 일본의 지진이나 해일로 인한 참사가 하나님의 천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혹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성경을 잘못 해석한 사람이고 성경적인 바른 사고를 갖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 분명한 근거가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입니다. 몇 사람이 예수님께 와서 로마 총독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죽인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줍니다. 갈릴리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양을 잡고 있는데, 빌라도가 제사를 드리고 있는 갈릴리 사람들을 죽여서 그들의 피를 제사드릴 피에 섞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유대 역사학자인 요세푸스(Josephus)에 의하면 어떤 유월절 제사를 드릴 대에 유대인 3천 명이 제단에 드려진 짐승처럼 학살을 당했다고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사건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엇 때문에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갈릴리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총독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함으로써 보복을 당한 것이 아니었겠나 추측할 뿐입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에게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단순히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성전을 더럽혔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 가장 신성시 하는 제사를 멸시한 이런 행위는 유대인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더구나 갈릴리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갈릴리 사람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습니다. 로마와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빌라도의 군사들에게 죽임당한 사람들은 지은 죄가 많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들은 예수님은 전혀 의외의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예수님도 분명 유대인입니다. 그런데도 갈릴리 사람들을 학살한 빌라도에게 분노하지도 않으셨고, 예루살렘 성전과 제사를 더럽혔다고 화를 내지도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같이 해 받음으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이 말씀 속에는 당시 많은 갈릴리 사람들의 사고를 반영해 주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죄가 많아서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이라는 사고입니다. 그런 사고방식은 예수님 시대에 일반적인 것이었습니다.
요한복음 9장에 보면, 태어나면서부터 맹인인 사람을 두고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렇게 묻습니다. “선생님, 이 사람이 맹인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자기 죄 때문입니까?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치의 병에 걸리거나 어떤 큰 재앙을 당하면 그건 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태어나면서부터 맹인이 된 이 사람도 그 부모가 죄를 지었든지, 본인이 죄를 지었든지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사고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18명이 죽은 사건을 말씀하십니다. 실로암은 연못입니다. 예루살렘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예루살렘 성 안에 만들어놓은 연못인데, 이 연못을 지키기 위해서 망대를 세워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망대가 무너지면서 18명이 깔려 죽고만 것입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죽은 18명은 뭔가 죄가 많기 때문에 천벌을 받아 죽은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일본의 대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을 두고 하나님을 믿지 않기 때문에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 그건 결코 바른 사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경적 바른 가르침도 아닙니다.
지난 2004년 성탄절 다음날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엄청난 지진해일(쓰나미)이 덮쳤습니다. 그 지진해일로 무려 24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울의 한 큰 교회 목사님이 ‘쓰나미로 수십만명이 죽은 것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 무슬렘을 믿는 나라에 내린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목사님이라고 하지만, 성경을 바르게 읽지 못한 잘못된 사고에서 나온 말입니다. 마치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졌던 사고와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사고가 잘못되었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빌라도에게 죽임 당한 사람들이나 실로암 망대가 무너질 때 죽은 18명이 모두 죄가 많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생각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각을 과감하게 책망하십니다. 그딴 소리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 비유를 들어 설명해 주십니다. 6절 이하에 나오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는 잘못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향해 바른 깨우침을 주시기 위해 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6절 처음에 “이에 비유로 말씀하시되”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비유는 그냥 독립적으로 주신 비유가 아니라, ‘성전에서 빌라도에게 죽임당한 사람들이나 실로암 망대가 무너질 때 죽은 18명은 모두 죄가 많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시기 위해 하신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비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어놓았습니다.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은 것은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포도원이라고 해서 포도나무만 심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나무를 함께 심습니다.
포도원 주인이 자신의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은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무화과 열매가 맺힐 때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은 무화과 열매를 얻으려고 포도원에 가보았지만, 열매가 없었습니다. 마땅히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열매를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를 보고서 포도원 주인은 무화과나무를 베어버리려고 했습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대신 다른 나무를 심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포도원지기가 주인에게 간청합니다. 한 해만 더 참아달라고 말입니다. 한 해만 더 참아주시면 열심히 거름도 주고 잘 가꾸어서 내년에는 꼭 좋은 열매를 맺게 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포도원 주인은 무화과나무를 베어버리지 못하고 남겨두었습니다.

이 비유가 뜻하는 바가 무엇입니까? 포도원은 이스라엘을 가리킵니다.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는 나무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열매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마땅히 열매를 맺어야 할 이스라엘 백성들이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당장이라고 베어버리고 싶지만, 하나님께서 참으십니다. 포도원지기가 한 해만 더 참아달라고 간청을 했기 때문입니다. 포도원지기의 간청이 없었다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찍어버리셨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왜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셨는가 하는 것입니다. 앞의 내용과 연결하면 그 뜻은 분명해집니다. ‘너희가 죄가 없어서 살아남은 줄 아느냐? 너희가 하나님 마음에 드는 열매를 잘 맺혔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 있는 줄 아느냐? 너희도 찍혀야 하고 베어버림 바 되어야 마땅한 무화과나무인데 하나님께서 참아주신 것뿐이다.’ 하는 것입니다.

갈릴리 사람들이 빌라도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그들에겐 뭔가 죄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실로암 망대가 무너질 때 죽은 18명은뭔가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너희 스스로 의인인 것처럼 착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참아주시고 긍휼히 여겨주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이지, 의인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재앙을 만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의롭기 때문이 아닙니다. 반대로 뭔가 큰 어려움을 만나고 재해나 재앙을 만난 사람들은 지은 죄가 많기 때문이 그런 일을 당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이나 우리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오직 하나 - 우리는 그들보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더 많은 받은 사람이라는 것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조금 더 참아주신 것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다른 사람에게 임한 재난을 보면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지은 죄가 많아서 재앙을 만났다고 그들을 향하여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서 우리의 죄악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도 죄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보다 더 큰 죄가 있는지 모릅니다. 내 안에 있는 죄를 보지 못한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 시대에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죄에 대한 이중적인 사고와 기준을 버려야 합니다.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은 죄가 있어서 죽은 것이고, 살아남은 사람은 죄가 없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라는 잘못된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그런 사고에 지배된 사람들은 모든 것을 그렇게 판단합니다. 돈 잘 벌고 부자가 된 사람은 무조건 하나님의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고, 돈을 잘 벌지 못하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은 지은 죄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런 잘못된 사고 때문입니다.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은 누군가가 병이 들면 죄가 많아서 그런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병들지 않은 것은 의인처럼 살기 때문이라고 착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자격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향하여 죄가 있다 없다 판단하는 권한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입니다. 설사 정말로 하나님의 징벌을 받은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재앙이 임하지 않았다면 부족하고 죄가 많은 나를 벌하지 않으시고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긍휼을 베풀어주심에 감사할 뿐입니다. 내게 건강을 주셨다면 건강을 지켜 주심에 감사드리면 됩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어려움을 당한다면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가 혹 하나님 앞에 잘못한 것이 없나, 하나님께서 이 어려움을 통해서 나로 무엇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일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잘못한 것이 생각나면 회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회개하지 않으면 더 큰 것으로 우리를 때리실지 모릅니다. 우리 자신을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20세기 영국 최고의 연극배우이며, 셰익스피어 해석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로렌스 올리비에(Sir Laurence Olivier, 1907~1989)이란 분이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40세에 기사(騎士) 작위를 받았고, 63세에는 남작의 칭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배우로서는 최초로 종신귀족이 되었고, 영국 국민들에게 많은 칭송을 받았습니다.
올리비에가 그렇게 훌륭하고 모범적인 배우가 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평생 목사의 아들로서 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살았습니다. 자신은 죄인이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신 하나님을 늘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절제하는 삶을 살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베푸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방탕한 삶의 유혹이 많은 배우생활을 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존경과 칭송을 받는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죄인이라는 신앙적인 의식,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내 스스로 죄인임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죄에 대해서 정죄하거나 손가락질하지 않습니다. 비록 자신보다 더 큰 죄를 지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정죄하거나 비판하지 않습니다. 내가 죄인임을 잊어버리고 마치 자신은 의인인 것처럼 착각할 때, 다른 사람을 비판하게 되고 정죄하게 됩니다. 그것은 영적인 교만입니다. 그런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일본 사람들 - 그들이 죄인이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들도 사랑하십니다. 그들에게도 크신 긍휼을 베풀어주십니다. 그들은 죄인이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고, 우리는 의인이기 때문에 벌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당한 재난을 우리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경고의 채찍으로 받아야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당해야 할 재난을 그들이 대신 받아준 것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주님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는 사순절입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주님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지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 해서 주님이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는 다른 사람을 정죄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이 우리를 향해 그리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을 향하여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당한 재난을 보면서 우리가 회개해야 합니다.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입니다.

<2011년 3월 20일 주일낮예배 - 사순절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