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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8-21 10:18

참으로 좋은 친구 <8월 21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참으로 좋은 친구
본문 - 요한복음 15:9-16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만드시고 아담이 홀로 있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셔서 하와를 배필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이미 창조 때부터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지으심을 받은 것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중한 존재 가운데 하나가 친구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친구가 몇 명이나 있으십니까? 친구도 친구 나름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름만 아는 정도의 친구도 있고, 어떤 사람은 오래 같이 있어도 즐거운 친구도 있습니다. 친구는 많지만 그 모습은 각각 다릅니다. 흔히 친구에는 네 가지 종류의 친구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꽃과 같은 친구입니다. 꽃이 피어서 예쁠 때는 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꽃이 지고 나면 돌아보는 이 하나 없듯 자기 좋을 때만 찾아오는 친구가 꽃과 같은 친구입니다.
둘째는 저울과 같은 친구입니다. 저울은 무게에 따라 이쪽으로 또는 저쪽으로 기웁니다. 그와 같이 자신에게 이익이 있는가 없는가를 따져 이익이 있으면 친구가 되고, 또 이익이 많은 쪽으로 움직이는 친구를 말합니다.
셋째는 산과 같은 친구입니다. 산은 온갖 짐승과 새들의 안식처이고,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 가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겨줍니다. 그처럼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마음 든든한 친구가 산과 같은 친구입니다.
넷째는 땅과 같은 친구입니다. 땅은 뭇 생명의 싹을 틔워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누구에게도 조건 없이 기쁜 마음으로 은혜를 베풀어 줍니다. 그처럼 한결 같은 마음으로 나를 지지해 주고 내게 힘을 주는 친구가 바로 땅과 같은 친구입니다.
여러분의 주변에는 무엇과 같은 친구가 많습니까?

‘좋은 글’이라는 곳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잘 들어보시고 이런 친구가 여러분에게 있는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행색이 초라한 나에게 행여 마음을 다칠까봐 조심스레 무음의 발소리로 말없이 웃음 지으며 팔짱 껴주는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고독과 외로움이 골수를 뒤 흔들 때 언제 어느 곳이든 차 한 잔 나누면서 무언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 엮을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돈 명예 사랑을 쥐고 행진곡을 부를 때 질투의 눈빛을 버린 채, 질투의 눈빛을 가둔 채 무형의 꽃다발과 무언의 축가를 불러줄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얼음보다 차갑고 눈보다 더 아름답게 붉은 혈의 행진곡이 고요함을 흐느낄 때 무음의 발소리, 무형의 화한, 무언의 통곡을 터뜨려줄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복잡한 세상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먹고 살기 힘든 우리의 삶,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우리네 인간관계에 이렇든 묵묵히 지켜주는 친구를 둔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행복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이런 친구가 있습니까? 제게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가까이 하면 가까이 할수록 내게 도움이 되고, 내 삶에 지지자가 되어주기에 생각만 해도 기쁨이 되는 친구입니다. 말없이 늘 곁에 있어주고, 제가 힘들어할 때에 말없이 가까이 다가와 제 어깨를 감싸 안아 줍니다. 제가 외롭게 홀로 있을 때면 언제든지 제 곁에서 말없이 서서 제 손을 꼭 잡아 줍니다. 제가 잘못하고 실수했을 때에도 책망하기보다는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조용한 음성으로 바른 길을 가도록 충고해 줍니다. 제가 평안하고 부할 때에만 가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초라해질 때에도 저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환한 미소를 저를 반겨줍니다. 나에게 있는 어떤 조건을 보고 내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를 만나줍니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모두 나를 버리고 떠날 때에도 끝까지 내 곁에 있어주는 친구입니다.
여러분, 이 친구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저에게만 친구가 되어주시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똑같이 친구가 되어주시는 예수님입니다. 예수님과 우리는 원래 친구가 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예수님은 창조주이십니다. 우리는 피조물입니다. 창조주와 피조물은 질적으로 다른 존재입니다. 친구가 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친히 우리의 친구가 되시기 위해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습니다. 가장 낮고 천한 사람에게까지도 친구가 되어주시기 위해서 가장 낮은 자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그 은혜를 깨달은 초대교회 성도들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심으로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서 2:6-8)

이 땅에 오신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단 한 번도 ‘하나님 대접을 해 달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5절입니다.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그렇습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에게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친구라고 불러 주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마땅히 주님이 되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종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주님은 우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친구라고 부르셨습니다.
친구라고 부르신 주님께서 이 땅에 사시면서 단 한 차례도 제자들을 종처럼 부리지 않으셨습니다. 또 제자들이나 그 어떤 사람에게서 주인으로 대접받으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도 “너희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 내가 너희 주인이니까 너희는 나에게 주인대접을 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오히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나니”라고 말씀하신 13절의 말씀처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인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 당신이 모든 것을 희생하셨습니다. 우리에게 ‘나를 위해 희생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당신이 희생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사시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으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시면서도 하나님으로 대우받으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이시지만 주님노릇을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오히려 우리를 섬겨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이 기록된 요한복음 15장을 포함해서 13-16장을 흔히 ‘다락방 설교’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군병들에게 붙잡히시던 날 밤 제자들과 마지막을 보내셨던 마가의 다락방에서 하신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 다락방 설교는 요한복음 13장에 기록된 세족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잡수시던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는 겉옷을 벗으시더니 친히 대야에 물을 떠다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 발을 정성스럽게 씻기시고는 수건으로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잘 알고 계십니다. 지금 당신이 발을 씻겨주는 그들이 누구인지 말입니다. 그들 가운데는 베드로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노라”(마가복음 14:31)고, “내가 주님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겠노라”(요한복음 13:37)고 호언장담하지만, 불과 몇 시간만 지나면 천한 계집종 앞에서 그 맹세를 다 잊어버리고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부인할 사람이 베드로입니다. 주님은 베드로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발을 사랑스레 씻겨주셨습니다. 그런 베드로의 발만 씻겨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롯 유다의 발도 씻겨주셨습니다. 가롯 유다가 누구입니까? 예수님을 배신하고 예수님을 은 30에 팔아버린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롯 유다가 당신을 팔아먹을 것을 모르시고 발을 씻겨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가롯 유다가 당신을 팔아먹을 것을 잘 아셨습니다. 그럼에도 가롯 유다의 발을 정성껏, 사랑스럽게 씻겨주셨습니다. 나머지 10명의 제자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제자들 역시 모두 ‘주님을 절대로 버리지 않겠노라’고 다짐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군병들에게 붙잡히실 때 한 사람도 남지 않고 다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한 제자는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님 뒤를 몰래 따라가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홑이불을 버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줄행랑을 치기도 했습니다.(마가복음 14:51-52) 바로 그런 제자들의 발을 예수님께서 씻겨주신 것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악의 무리들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끝까지 당신 곁에 있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렇게 하신 것도 아닙니다. 당신을 버리고 도망치고, 심지어 당신을 팔아먹을 제자들입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사랑해 주셨습니다. 정성껏 그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이제 내가 너희를 위해 죽어야 한다. 그러니 내 발을 씻겨다오.’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내가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동안 내가 너희를 사랑했으니 이제 너희가 나를 사랑해다오’ 그렇게 요구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사랑을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베풀어주셨습니다. 마땅히 사랑을 받으셔야 할 분이 먼저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런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때론 우리가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며 살 때도 있습니다. 내게 어떤 위협이 가해지면 주님을 모른 척 하기도 합니다. 주님을 안다는 것 때문에, 주님을 믿는다는 것 때문에 손해를 볼 상황에서는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주님을 팔아 내 이익을 챙기기도 합니다. 주님 앞에 굳게 맹세했음에도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그 맹세와 다짐을 다 잊어버리고 내 욕망을 따라 살기도 합니다. 그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우리가 그런 사람인 줄 잘 아시면서도 우리를 단 한 번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숱하게 주님을 부인했지만 주님은 단 한 번도 우리를 부인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손을 놓아버린 채 내 고집대로 살아갈 때에도 주님은 우리의 손을 단 한 번도 놓지 않으시고 끝까지 우리 곁에 계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에게서 얼굴을 돌려버릴 때에도 주님은 우리에게서 단 한 번도 눈길을 돌려보신 적이 없으십니다. 그렇게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왜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셨습니까? 우리의 친구가 되시기 위해서입니다. 아니 우리를 친구처럼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친구는 상황에 따라 그 우정이 변하기도 합니다. ‘꽃과 같은 친구’처럼, ‘저울과 같은 친구’처럼 잘 나갈 때에는 내 주변을 맴돌다가도 내가 초래해지면 내 곁을 떠나기도 합니다. 일평생 우정을 함께 하며 변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약속을 잊어버리고 점점 멀어져 얼굴조차 기억에서 희미해진 친구도 있습니다. 내가 힘들 때 내 곁에 있어주긴 하지만, 아프고 힘든 내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해 때론 야속한 친구도 있습니다. 곁에 있지만 내게 아무 힘도 되어주지 못한 친구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친구라고 불러주신 우리 주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나 동일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주님을 외면할 때에도 늘 우리 곁에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참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쁨 주시기를 기뻐하십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이 누리는 기쁨을 모두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의 기쁨이 무엇입니까? 하늘의 기쁨입니다. 결코 세상이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의 응답을 통해서입니다. 요한복음 16:24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우리의 참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그 이름으로 구하면 다 이루어주십니다.
세상의 친구는 우리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종종 경험하는 것처럼, 또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정말 친한 친구이기에 힘들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 찾아갔다가 냉정하게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손을 벌리기 전까지는 참 친한 친구 같아 보였습니다. 무엇이든지 다 나눌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친구가 아니라 원수 대하듯 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어떤 친구는 친구의 우정에는 변함이 없지만 도와줄 형편이 되지 못해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만 간직한 친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 - 우리를 친구라고 불러주신 우리 주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마다 주님은 우리에게 응답해 주십니다. 우리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본문 1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 우리의 친구이신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하늘 아버지께서는 거절하지 못하십니다. 주님의 친구인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힘들고 외로울 때 나를 힘들고 외로운 그 자리에 방치해 두지 않으시고 하늘의 기쁨으로 채워주시는 분이 우리의 친구이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만이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는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우리의 구주가 되시는 예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무한정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그 예수님이 우리의 친구이십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두려운 마음으로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도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우리를 위해 오늘도 간구하시는 우리 예수님은 우리의 친구이십니다. 우리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우리의 참으로 좋은 친구입니다. 그 참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지금도 하나님께 기도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참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면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응답해 주십니다. 응답해 주시는 것 가운데 가장 큰 응답은 우리의 마음에 기쁨을 충만케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종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주인이 왜 그 일을 시켰는지, 그 일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저 명령한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킨 대로 했는데 일이 잘못 되었다 하더라도 종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주인이 시킨 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를 종이라 하지 않으시고 친구라고 불러주셨습니다. 친구라고 불러주신 또 하나의 이유를 본문 15절에서 말씀합니다.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그 말씀에 꼭두각시처럼 맹목적으로 순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유를 알지 못할지라도 무조건 순종하도록 강요받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왜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그 이유를 압니다. 그 말씀을 따르면 우리에게 어떤 결과가 주어지는지도 잘 압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친구로서 말입니다. 우리를 친구라고 부르시면서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맹목적인 신앙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친구이신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지혜를 우리에게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가졌다는 것 - 이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하늘의 지혜, 하늘나라의 비밀을 예수님께서 친구인 우리에게 알려주셨는데,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라는 신이 나옵니다. 그는 제우스 신과의 권력다툼을 벌이던 중 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 줍니다. 그로 인해서 인간세상에는 문명이 발달하게 되지만,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죄로 프로메테우스는 3만년 동안 코카서스 산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게 되는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인간에게 유익을 준 대가로 프로메테우스가 형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친구이신 예수님은 하늘나라의 비밀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비밀을 간직한 채 하늘의 기쁨을 누리며 살게 해 주셨습니다. 하늘나라의 축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참으로 좋은 친구입니다. 하늘의 비밀을 우리에게 다 알려주신 분, 하늘의 기쁨과 복을 우리에게 다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분, 그 분이 바로 우리의 참 좋은 친구인 예수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글을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십시다.
“행색이 초라한 나에게 행여 마음을 다칠까봐 조심스레 무음의 발소리로 말없이 웃음 지으며 팔짱 껴주는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고독과 외로움이 골수를 뒤 흔들 때 언제 어느 곳이든 차 한 잔 나누면서 무언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 엮을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돈 명예 사랑을 쥐고 행진곡을 부를 때 질투의 눈빛을 버린 채, 질투의 눈빛을 가둔 채 무형의 꽃다발과 무언의 축가를 불러줄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얼음보다 차갑고 눈보다 더 아름답게 붉은 혈의 행진곡이 고요함을 흐느낄 때 무음의 발소리, 무형의 화한, 무언의 통곡을 터뜨려줄 이런 친구가 있는지요?
복잡한 세상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먹고 살기 힘든 우리의 삶, 하루가 다르게 변화무쌍한 우리네 인간관계에 이렇든 묵묵히 지켜주는 친구를 둔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행복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예수님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덧붙입니다. “또한 이런 친구가 되어줄 사람 누구입니까? 이 글을 읽으시는 바로 당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무너무 좋은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친구이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친구가 될 만한 자격이 없는데도 주님은 우리를 친구라고 불러주시고, 하늘의 기쁨을 우리 가슴에 가득 채워주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할지라도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우리를 친구라고 말씀하시며, 하늘의 모든 비밀을 알려주시며 하늘의 복을 누리며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으로부터 친구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오늘은 친구를 간절히 기다리는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께서 못난 우리를 친구라고 불러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2011년 8월 21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