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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1-06 10:18

우리에게 행하실 기적 <1월 6일 - 신년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우리에게 행하실 기적
본문 - 시편 107:10-16

이해인 수녀가 쓴 ‘새해엔 이런 사람이’라는 제목의 시를 읽어드리겠습니다.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여러분, 여러분은 새해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십니까? 저는 이해인 수녀가 쓴 시에 나온 것처럼,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아냄으로 지루한 줄 모르고 하루하루 기쁘게 살아가는 기쁨의 사람’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뭔가 엄청난 것이 내게 일어나야 기뻐하는 것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기쁨과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바로 그런 작은 것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기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은 우리의 삶을 감사로 가득하게 해 줍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짐을 의미합니다. 누구나가 볼 수 있는 것만 보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사는 사람이고,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특별히 삶이 어렵고 힘들 때에도 신앙은 우리에게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과 도우심의 손길을 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을 쓴 시인도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가 언제 지어졌는지 분명하게 드러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성경학자들은 이 시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던 시기에 쓰여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죄를 지은 대가로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을만한 아무런 자격도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벨론에서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렇게도 그리워하던 조국 이스라엘로 돌아오게 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단순히 바벨론에서 건져주신 것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니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삶의 역사가 하나님의 크신 은총 아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스라엘 역사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합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잊고 지내온 모든 삶을 믿음의 눈으로 회상해 보면 어느 한 순간도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하나님께서 내 삶에 개입하시고 나를 인도하셨다는 사실을 잊고 삽니다. 오늘도 살아계신 하나님은 지금도 내 삶에 함께 하시는데,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을 보지 못한 채 힘들고 고달픈 내 삶만을 쳐다보니까 하나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 홀로 있는 것만 같고, 내 삶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나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만 같이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의 걸음을 멈추고 서서 잠시만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하나님께서 우리 곁에 서 계심을 알게 됩니다. 지난날들 동안 우리의 삶에 늘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고, 내 곁에 서서 보이지 않는 손길로 나를 돕고 계심을 보게 됩니다.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말입니다.

사도행전을 읽어보면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 곁에서 바울을 늘 돕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제3차 선교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이르렀을 때, 유대인들이 바울을 죽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계략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바울을 산헤드린 공회에 고소를 해서 산헤드린 공회가 바울을 심문하게 되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의 선고를 내린 곳입니다. 예수님을 죄악의 괴수로 몰아 십자가형에 처한 산헤드린 공회는 자신들이 죽인 그 예수가 메시야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바울을 가만 놔둘 리가 없습니다. 어쩌면 바울에게도 큰 위협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주님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사도행전 23:11) 산헤드린 공회가 너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약속해 주신 말씀입니다. 바울이 평소에 늘 꿈꿔왔던 것처럼 로마에까지 가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도록 주님께서 도와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날 밤 바울을 죽이려는 음모가 꾸며지고 있었습니다. 40여 명의 비밀 결사대가 조직된 것입니다. 그들은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노라’도 맹세까지 했습니다. 바울을 죽이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은 무서운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대제사장과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함께 이런 계략을 꾸몄습니다. 날이 밝으면 산헤드린 공회가 ‘바울을 다시 심문할 것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바울을 산헤드린 공회로 불러옵니다. 그러면 그 비밀결사대 40명이 매복해 있다가 바울이 산헤드린 공회로 가던 길목에서 바울을 급습하여 죽이겠다는 것입니다. 이미 권력자들과 완벽하게 음모를 꾸며놓고 날이 새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울의 생질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바울의 생질이 우연히 그들의 음모를 알게 되고 천부장에게 그 사실을 알려줍니다. 천부장은 로마 시민권을 가진 바울이 죽으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을 잘 알기에 날이 새기 전에 그 날 밤 바울을 로마 총독부가 있는 가이사랴로 보내버립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보병 200명, 기병 70명, 창병 200명 등 도합 470명의 군사를 동원해서 바울을 호위하며 가이사랴로 보냅니다.
바울의 대적자들 40명은 비밀결사대를 조직하여 사도 바울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천부장을 통해서 바울의 생명에 조금도 위협이 가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호해 주셨습니다. 비빌결사대 40명보다 훨씬 더 많은 470명의 군사의 호위를 받으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바울만 보호해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도 보호해 주십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인 우리의 생명도 보호해 주시고, 우리의 삶과 가정과 일터도 지켜주십니다.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 곁에 서서 우리를 안전하게 인도해 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것은 그들이 하나님께 범죄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시인은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사람이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 앉으며 곤고와 쇠사슬에 매임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지존자의 뜻을 멸시함이라.” 10-11절의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이 당한 고난은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지 않고 멸시한 결과로 주어진 하나님의 징계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징계하신 목적은 12절에서 고백한 것처럼, 겸손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이 징계를 받기 전까지는 자기들 힘으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남유다가 주전 586년 바벨론에 멸망당하기 전까지 이사야나 예레미야 등 수많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들에게 경고했습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입니다. ‘만일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통해서 그들을 징계하시고,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게 하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선지자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경고를 무시했습니다. 자기들 생각으로는 강대국 애굽의 손을 꼭 잡고 있으면 애굽이 자기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애굽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는데 바벨론이 자기들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가 바벨론과 손잡으라고 아무리 외쳐도 그들은 예레미야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들 생각대로 애굽과 손잡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자기들의 안정을 위해서 가장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자기들 생각대로 고집하다가 징계를 받고 말았습니다. 12절 마지막에서 노래한 것처럼 ‘그들이 엎드러져도 돕는 자가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신뢰했던 애굽은 물론이거니와 하나님조차도 그들을 돕지 않으셨다는 말씀입니다. 철저하게 하나님의 징계를 받은 것입니다.

우리가 때로 어려움을 당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거기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경고해 주시는데도 우리가 그 말씀을 무시해 버립니다. 내 생각이 하나님의 생각보다 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방법이 하나님의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고, 내 지혜가 하나님의 지혜보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합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우리 인간의 고집입니다. 그런 고집 때문에 결국 우리는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나님께서 징계하실 때까지는 여전히 내 생각과 내 고집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여러분, 2013년도에는 우리의 생각을 꺾을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사십시다. 아무리 내 생각이 완벽한 것 같아도, 하나님의 생각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3장에서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고린도전서 3:18) 역설과 같은 이 말씀은 자신의 지혜를 하나님 앞에 자랑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앞에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할 때 우리가 하나님의 지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지혜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한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로부터 그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지혜롭다 하더라도 하나님보다 지혜로울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종종 그런 어리석은 자가 되고 맙니다. 내 문제에 있어서는 내가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장 잘 알기에 내 힘과 지혜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문제에 있어서는 내가 가장 지혜롭기에 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리석은 우리를 향해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고린도전서 1:25)
여러분! 그렇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지혜롭다 한들 하나님보다 지혜로울 수 없을뿐더러, 인간의 지혜는 하나님의 어리석음보다 더 어리석을 뿐입니다. 그런 우리의 지혜로 무엇을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지혜를 접고, 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하며 사십시다. 그것이 참으로 지혜롭게 사는 방법입니다.

때론 우리가 그렇게 어리석게 살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선하게 인도해 주십니다. 늘 징계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설혹 징계하신다 하더라도 그 징계가 끝은 결코 아닙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다시금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게 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400년 동안 종살이하던 애굽에서 해방되어 출애굽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인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였습니다.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무슨 힘이 있어서 애굽에서 탈출해 가나안 땅으로 이주할 수 있었겠습니까? 애굽은 당시 최 강대국이었습니다. 비록 이스라엘 백성이 장정만 60만 명이나 된다 하더라도 그들 힘으로 애굽에서 탈출할 수는 없습니다.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어 해방시켜주셨을 뿐만 아니라, 40년의 광야생활 기간 동안 지켜주셨고,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벨론에서 포로생활을 하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국 땅으로 돌아오게 하심 역시 전적인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16절에서 그것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가 놋문을 깨뜨리시며 쇠빗장을 꺾으셨음이로다.” 놋문과 쇠빗장은 인간의 힘으로 깨뜨리거나 꺾을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애굽과 바벨론 제국을 의미합니다. 그 나라들은 인간의 그 어떤 세력으로도 꺾을 수 없는 강대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것을 깨뜨리심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습니다.

그런 모든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 본문 15절의 말씀입니다. 때로는 하나님의 징계로 인해서 큰 고난의 늪에 빠진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우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우리 인생에게 기적을 행하십니다. 시인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베푸신 기적이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15절과 같은 말씀이 본문 시편 107편에 네 번이나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8절, 15절, 21절, 31절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들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난과 근심 중에 하나님께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기도하며 부르짖을 때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기적을 베풀어주셨다는 고백입니다.
6-7절에 보면 ‘이에 그들이 근심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들의 고통에서 건지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사 약속의 땅 가나안에 이르게 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8절의 고백이 나옵니다. 근심 중에서 부르짖어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기적을 베풀어주셨습니다.
13-14절에서 ‘그들이 환난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들의 고통에서 구원하셨다’고 노래한 후에 15절의 고백이 나옵니다. 바벨론에서 포로생활하던 것이 너무너무 큰 고통이었는데, 그 고통 중에 부르짖어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19-20절에서 ‘그들이 그들의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가 그들의 고통에서 그들을 구원하셨다. 말씀을 보내어 그들을 고치시고 위험한 지경에서 건지셨다’고 노래한 후에 21절의 고백이 나옵니다. 죄악으로 인해 당한 징벌 때문에 음식물을 목구멍에 넘길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당하고 사망의 문 앞에 이르렀다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주셨다는 말씀입니다.
28-30절에서 ‘그들이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닥친 광풍을 고요하게 하시고 거센 물결을 잔잔하게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소원하는 항구로 그들을 인도해 주셨다’고 노래 한 후에 31절의 고백이 나옵니다. 삶을 살다 보면 우리에게 뜻하지 않는 광풍이 불어 닥치기도 합니다. 거센 파도가 우리의 삶에 몰아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내게 있는 것들을 다 떨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사도행전 27장에 나오는 이야기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울을 태운 배가 지중해를 지나고 있을 때입니다. 남풍이 순하게 불어 기분 좋게 항해하던 중에 갑자기 유라굴로라는 엄청난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광풍은 무려 두 주 이상 계속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계속된 광풍으로 인해서 해나 달이나 별빛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원들은 배가 침몰하지 않게 하려고 배에 실었던 짐들을 다 바다에 버려야 했고, 심지어는 배에 쓸 기구들조차도 버려야 했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버린 채 두 주 이상을 고생한 후에 멜레데 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때로 그렇습니다. 너무너무 힘든 광풍이 계속됨으로 해서 우리가 품고 있었던 짐들을 다 버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의지했던 재물을 버려야 할 때도 있고, 잘 나가던 사업을 버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자존심도 버려야 하고, 생명 같이 귀하게 여기던 명예도 버려야 합니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나의 품에서 떠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지라도 우리에게 분명한 하나님의 약속이 있습니다. 시편 107:30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평온함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우리가 바라는 항구로 우리를 인도해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내 인생에 거센 풍랑이 불어와 내 삶에 필요한 것들을 빼앗아가고, 내 손으로 그것들을 내버려야 할 때 어찌 우리 마음이 평온하고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그 때는 고통의 때입니다. 불평과 원망할 수밖에 없는 때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그 때에 ‘평온함으로 말미암아 기뻐한다.’고 말씀하고, ‘그 평온함으로 기뻐하는 중에 우리가 바라는 항구로 인도함을 받는다.’고 말씀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그 해답이 바로 28절에 있습니다. 6절, 13절, 19절에서 계속해서 반복된 말씀처럼,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기도함으로 광풍 중에서도 우리 마음이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도함으로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세상살이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기도함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게 기적을 베푸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2013년도에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기적을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도 기적을 베풀어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 그 어떤 힘든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또 우리가 그 어떤 고통 가운데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인자하심을 통해서 우리의 삶에 기적을 베풀어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기적을 베풀어주시기 위해서는 그 기적을 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삶에서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버려야 할 순간이 온다 하더라도 원망하지 말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를 우리가 바라는 항구로 인도해 주시는 기적을 베풀어주심을 기대해야 합니다. 때로는 말씀을 보내시어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닫게 하실 때에 그 말씀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겸허하게 그 말씀을 받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에 기적을 베풀어주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늘상 살아가는 삶의 평범함 속에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 하고 계심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내게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 준비하고 계신 하나님을 뵈올 수 있을 것이고, 그 평범한 삶이야말로 내게 베풀어주신 가장 큰 기적임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40여년 동안 만나를 먹었던 것이 기적입니까? 아닙니까? 이스라엘 백성들도 처음에는 그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아침 모래로 뒤덮인 사막에 꿀 섞은 과자와 같은 만나가 내린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매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적입니다. 그냥 먹을 수도 있고, 구워서 먹을 수도 있고, 볶아서 먹을 수 있는 만나는 먹을 것이 전혀 없는 광야에선 기적 중에 기적입니다. 그것이 없으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만나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신물 나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기적을 기적으로 느끼지 못한 순간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엔가 만나가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는 만나와 같습니다. 매일 아침 눈뜨며 일어날 수 있도록 생명을 연장시켜 주심도 우리에게 주신 만나와 같은 기적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삶이 기적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것을 기적으로 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을 가지십시다. 매일의 삶 속에 만나와 같이 베풀어주신 기적을 보며 사십시다. 그러면 더 큰 기적이 우리의 삶에 베풀어질 것입니다. 고통 중에서 우리를 끌어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는 기적을 맛볼 수 있습니다. 광풍 중에서도 우리 곁에서 서서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뵈옵는 기적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된 2013년 한 해, 우리의 삶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기적들로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그 기적을 기적으로 볼 수 믿음의 눈을 갖고 사십시다. 그리고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그 기적을 보고 시인처럼 하나님을 찬양하며 노래하는 삶을 사십시다. 그러면 우리의 삶엔 기적이 일상이 되고, 일상의 기적 속에서 우리는 하늘의 기쁨을 누리며 살게 됩니다.

<2013년 1월 6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