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단하시는 하나님
< 본문 - 이사야 48:9-11 >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연단을 통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더구나 소중하고 값진 것일수록 더 많은 연단의 과정을 겪어야만 합니다. 성경에서도 그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연단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한 비유를 여러 가지를 통해서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먼저 금이나 은과 같은 보석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연단을 받아야 합니다. 성경에 ‘불로 연단한 금’ 또는 ‘은을 연단한다.’는 말이 참 많이 나옵니다. 말라기 3:3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가 은을 연단하여 깨끗하게 하는 자 같이 앉아서 레위 자손을 깨끗하게 하되 금, 은 같이 그들을 연단하리니.” 금이나 은, 그리고 모든 광물은 연단을 통해서 귀하게 쓰임 받는 광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금광에서 캐낸 금덩이라 하더라도 용광로에 들어가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연단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그 금덩이는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가 없습니다. 비록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갔다 와야 하는 고통이 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야만 합니다.
금은보석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쓰는 기구들도 풀무 불에 연단되어야만 필요한 도구가 됩니다. 낫이나 호미와 같은 농기구를 만들 때에 대장장이는 무쇠덩어리를 풀무 불에 집어넣고 뜨겁게 달굽니다. 그리고 달궈진 무쇠덩어리는 꺼내 망치로 세차게 두드립니다. 그런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한 후에야 대장장이가 만들고 싶어 하는 낫이 되기도 하고, 호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연단의 과정이 없이는 그 어떤 연장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연단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나무입니다. 과실수가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적절한 연단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요한복음 15장에서 포도나무 비유를 말씀하실 때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열매를 맺지 못한 가지는 전지해서 잘라버립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열매를 맺는 가지에 더 많은 영양분이 공급되어 더 좋은 열매를 더 많이 맺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비단 열매를 맺는 과실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좋은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되는 목재 역시 연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목재로 쓰기 위해서 베어낸 나무를 그대로 가구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바닷물에 담갔다가 꺼내 말리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좋은 피아노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나무는 10년 이상 그런 일을 반복해야 한다고 합니다. 나무를 그렇게 바닷물에 담갔다가 꺼내 말리는 일을 반복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목재가 단단해질 뿐만 아니라, 곰팡이가 슬어 부패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연단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짐승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짐승이 독수리입니다. 그래서 신명기 32:11-12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훈련시키고 인도하신 모습을 그런 독수리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자기의 새끼 위에 너풀거리며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훈련시켜 인도하셨다는 것입니다.
독수리가 자기 새끼를 독특한 방법으로 훈련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독수리가 집을 지을 때에 맨 먼저 가시나무나 날카로운 돌조각을 둥지 맨 아래에 놓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다 새의 깃털이나 짐승의 털과 같은 부드러운 것들로 덮습니다. 그렇게 만든 보금자리에서 독수리가 새끼를 키우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새끼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가르칩니다. 어미 독수리는 새끼 독수리를 발톱으로 움켜쥐고서 하늘 높이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새끼를 놓아버립니다. 그러면 나는 것을 아직 배우지 못한 새끼 독수리는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힘차게 날갯짓을 합니다. 그럼에도 새끼 독수리는 날개에 힘이 없어 곧 땅을 향해 곤두박질을 칩니다. 그러면 어미 독수리는 새끼가 땅에 닿지 않을 정도쯤 되어서 새끼 독수리를 낚아챕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덧 새끼 독수리의 날개에도 힘이 생겨서 하늘을 날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훈련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새끼 독수리는 하늘을 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둥지를 떠나려 하지 않습니다. 편하게 어미 독수리가 사냥해서 가져다주는 먹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둥지 안에 계속 남아 있으면 창공을 나는 법을 배웠던 것까지 다 잊어버리고, 스스로 사냥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미 독수리는 둥지를 흔들어대기 시작합니다. 어미 독수리가 둥지를 흔들면 그동안 포근하게 감싸주었던 둥지 안의 깃털들이 다 날아가버리고, 둥지를 만들면서 맨 먼저 깔아놓았던 날카로운 가시나 뾰족한 돌들이 드러납니다. 날카로운 가시나 돌조각이 드러나면서 그것들이 둥지 안에 있는 새끼 독수리를 찌르게 됩니다. 그러면 그 고통 때문에 새끼 독수리는 더 이상 둥지 안에 머물지 못하고 둥지를 빠져나와 스스로 창공을 날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비단 독수리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훌륭한 군마나 경주마도 수없이 많은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사람들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돌고래 역시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훈련을 받고 연단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연단 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연단을 통해서 금은보석이 만들어지고, 연단을 통해서 아름답고 귀한 목재가 탄생하고, 연단을 통해서 짐승들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연단의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단의 과정을 겪을 때, 아무리 그것이 하나의 과정에 불과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과정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그 연단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질 엄청난 보상이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연단이 우리에게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연단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람을 연단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지만, 금은보석을 연단하도록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고, 과실수나 목재를 연단하도록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마찬가지로 독수리가 하늘의 제왕이 되기 위해서 연단을 받도록 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용광로에서 정제되지 않고도 완벽하게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는 그런 금은보석을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보석이 그런 정제의 과정을 거치도록 만드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필요한 아름다운 목재도 연단을 통해서 만들어지도록 하셨습니다. 독수리 새끼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위용을 갖춘 하늘의 제왕의 모습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초원의 지배자인 사자 역시 태어나자마자 그 새끼가 초원의 지배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초원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연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들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백수의 제왕으로 밀림을 호령하는 호랑이 역시 태어나자마자 밀림을 호령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호랑이라 하더라도 그 새끼는 연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도 연약한 존재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사람 역시 수많은 연단의 과정을 겪으며 성장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그렇게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가장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 연단을 통해 성숙한 사람으로 자라가도록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는 사람도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을 반역하며 하나님 없는 곳으로 회피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성품이 하나님을 닮아가고,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서 하나님을 멀리하려는 인간적 본성의 지배를 받지 않도록 우리 자신이 연단을 받아야 합니다.
금은보석 덩어리가 용광로를 통해서 불순물이 제거되는 연단을 받아야 참된 보석으로 바뀌어지듯이, 우리가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귀히 쓰시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연단을 받아야 합니다. 포도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가지치기라는 연단을 받아야 하듯이,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께 드릴 아름다운 열매를 맺히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과 삶에서 전지되어 버려져야 할 것들을 잘라내는 연단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요한복음 15장에서 포도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해서 가지를 전지하시는 분이 ‘아버지’ 하나님(요한복음 15:2)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우리를 연단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요즘 연예인 몇 명이 군에 입대해서 군대훈련을 받는다는 설정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보니까 그 연예인들이 유격훈련을 받는 장면이 소개되었습니다. 때로는 잔인하다 할 정도로 가혹하게 훈련을 시킵니다.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토해 내야 할 정도로 힘든 훈련입니다. 그렇게 가혹한 훈련을 시키는 사람이 유격조교입니다. 훈련병들은 빨간 모잘ㄹ 쓴 유격조교들이 얼마나 미운지 모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처럼 가혹하게 훈련을 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유격조교처럼 우리를 훈련시키지 않습니다. 우리가 고난이나 시련을 당할 때 우리는 때로 하나님께서 너무하신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너무 견디기 힘들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고 싶다.’고 짜증을 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너를 연단하였으나 은처럼 하지 아니하고 너를 고난의 풀무 불에서 택하였노라.” 우리를 연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연단하긴 하시지만, 은처럼 연단하시진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은처럼 연단하지 않으신다.’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은을 연단하는 방법은 용광로에 들어가서 뜨거운 불에 자신을 다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용광로에 들어가면 은은 완전히 녹아집니다. 그래야 불순물을 완전히 분리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렇게까지 심하게 연단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왜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심하게 연단하지 않으시는 줄 아십니까? 우리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자식 잘 되라고 때로는 매를 들어 때리기도 하고, 때로는 꾸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식이 잘못했다 하더라도 자식이 죽을 정도로 때리는 아버지는 없습니다. 비록 죽을 정도로 맞아야 할 만큼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자식에게 그렇게 가혹하게 매질을 하진 않습니다.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받기 위해서는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잘못된 성품이나 습관들을 바꾸도록 연단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유격훈련처럼 훈련시켜 강제적으로 우리의 성품을 바꾸게 하진 않으십니다. 은을 풀무 불에 집어넣고 완전히 녹여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그런 방법으로 우리를 바꾸려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완전히 녹여서 내 자아나 내 욕망이나 내 꿈마저 다 버리도록 나를 완전히 개조해서 나를 쓰시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생각하기에 너무 힘들고 버거운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가혹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라가 멸망당하는 큰 시련을 겪은 후에 주신 말씀입니다. 주전 586년 바벨론에 의해서 남 유다가 멸망을 당했습니다. 그 때의 상황을 역대하 36장에서 이렇게 증언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갈대아 왕의 손에 그들을 다 넘시기매 그가 와서 그들의 성전에서 칼로 청년들을 죽이며 청년 남녀와 노인과 병약한 사람을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였으며... 칼에서 살아남은 자를 그가 바벨론으로 사로잡아 가매 무리가 거기서 갈대아 왕과 그의 자손의 노예가 되어 바사국이 통치할 때까지 이르니라. 이에 토지가 황폐하여 땅이 안식년을 누림 같이 안식하여 칠십년을 지냈으니.”(역대하 36:17-21) 남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당하는 장면은 참으로 끔찍했습니다. 젊은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바벨론 군사들의 칼날에 죽어야 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땅은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은처럼 하지는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이 지은 죄만큼 하나님께서 그들을 징계하셨다면, 그래서 다시금 이스라엘을 원점에서부터 새롭게 하려 하셨다면, 그들 가운데 살아남아 있을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을 말씀한 것입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긍휼히 여기셔서 ‘은처럼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도 있었고, 죽지 않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은을 풀무 불에 녹이신 것처럼 제련하려 하셨다면 이스라엘은 더 끔찍한 일을 당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은 이어서 ‘너를 고난의 풀무 불에서 택하였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은을 풀무에 제련하신 것처럼 하지 않으시고, 그 풀무 불에서 건져내셨습니다. 자비의 마음으로 건져내셨습니다. 그랬기에 그 정도로 당한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고난을 당하거나 시련의 때를 살면서 우리 자신이 너무 고되고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되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본다면 오늘 본문의 말씀과 같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보라 내가 너를 연단하였으나 은처럼 하지 아니하고 너를 고난의 풀무 불에서 택하였노라.”
그리고 우리는 우리를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포도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가지치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고 있는 그 드넓은 포도밭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상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는 가지치기를 당하는 우리 자신의 아픔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불평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힘들게 가지치기를 하시는 하나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며 쉴 새 없이 가지치기를 하시는 하나님이 얼마나 힘드실까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많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 포도원지기는 가지치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포도원에 돋아나는 잡초도 뽑아주어야 합니다. 벌레가 먹지 않도록 때에 따라서 약도 해 주어야 합니다. 포도나무가 잘 자라도록 때를 따라 거름도 주어야 합니다. 쉴 새 없이 포도나무를 돌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가지치기를 당하는 포도나무보다 더 힘들고 더 많이 수고하는 이가 바로 포도원지기입니다. 고통스럽게 연단 받는 우리보다도 더 힘들고 더 많이 수고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은을 풀무불 앞에서 단련하시는 대장장이 하나님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대장장이는 풀무 불을 뜨겁게 달구기 위해서 뜨거운 여름에도 불을 지펴야 합니다. 오늘날에야 전기로 풀무 불을 만들지만, 예전에는 나무나 석탄 같은 것으로 풀무 불을 만들었습니다. 풀무 불의 온도가 보통 1000도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1000도 이상의 온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풀무불 앞에서 계속해서 바람을 넣어주어야 하는데, 그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대장장이는 계속해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풀무 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땀을 흘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장장이는 뜨거운 풀무 불에 집어넣은 뜨거운 쇠막대기를 꺼내 쇠망치로 두들겨야 합니다. 꺼내온 쇠막대기도 뜨겁거니와, 무거운 쇠망치로 그것을 두들겨 필요한 농기구를 만든다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들고 위험한 그 일을 수십 번 반복해야 농기구 하나가 만들어집니다.
그런 대장장이의 모습이 바로 우리를 단련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무지막지하게 쇠막대기를 후려치시는 분이 아닙니다. 나를 가장 정교하게, 가장 하나님께서 쓰시기에 좋은 도구로 만들기 위해서 온 정성을 다해 나를 단련하시고 나를 만들어 가십니다.
여러분, 그 대장장이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셨습니까? 나를 연단하시는 대장장이 하나님께서는 연단을 받을 때 힘들어하는 우리를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에스겔 16: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하고.” 이 말씀을 새번역 성경에서는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피투성이로 버둥거리는 너를 보고, 피투성이로 누워 있는 네게 ‘제발 살아만 달라’고 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피투성이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무정한 부모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핏덩이 아이를 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발견하고는 ‘호흡을 거칠게 몰아쉬며 죽음에 이른 핏덩이’를 끌어안고 ‘제발 살아만 달라’고, ‘제발 죽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안타까워하며 울고 계십니다. 당신의 사랑을 거역하고 피투성이가 된 채 거리에 버려진 이스라엘을 향하여 부르짖고 계십니다. ‘제발 살아 다오.’ ‘제발 살아남기만 해다오.’ 하나님은 피투성이가 된 이스라엘을 끌어안고 그렇게 통곡하고 계십니다. 그게 이스라엘을 사랑하시고 이스라엘을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를 연단하실 때에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연단하시되 무정한 유격조교처럼 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힘들어 지쳐 쓰러져 있을 때에 우리 곁에 오셔서 우리를 끌어안고는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고, ‘제발 힘을 내서 다시금 일어서야 한다.’고 안타까워 울고 계십니다. 너무너무 큰 고통 때문에 다시금 일어설 힘이 없어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우리를 끌어안으시고는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고, ‘제발 다시금 힘을 내 일어서 보라’고 울부짖으며 통곡하십니다. 우리가 힘들어할 때에 힘들어하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시며 마음이 아파 울고 계십니다. 그것이 우리를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을 쓰시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단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귀한 그릇으로 쓰임 받기를 원하십니다. 그 과정이 우리에게 때론 힘들 수도 있습니다. 때론 내게 너무 버거운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연단의 과정 없이는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지 못합니다. 아니 하나님의 백성다운 구실을 하지 못합니다. 어미 독수리로부터 연단 받지 않는 새끼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누군가에게 잡혀먹고 마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하나님의 백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련을 통해 연단 받지 못한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께 아무 것도 드리지 못합니다. 시련을 통해 연단 받지 못한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다운 모습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고백하며 살라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환란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란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로마서 5:3-4)
우리가 고난 중에 있을 때 우리는 결코 나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시련을 통해 연단 받고 있는 그 순간이 하나님을 뵈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입니다. 우리를 연단하시는 하나님께서 내 앞에서 나를 만들어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우리를 무자비하게 연단하지 않으십니다. 사랑으로 연단하시며, 반드시 고난의 풀무 불에서 우리를 건져내십니다. 하나님 당신의 이름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1절에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나를 위하며 나를 위하여 이를 이룰 것이라. 어찌 내 이름을 욕되게 하리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연단을 통하여 당신의 뜻하신 바를 이루어 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연단하시는 중에 우리가 잘못된다면 그것은 하나님 당신의 이름에 욕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가장 정밀하게, 가장 섬세한 손길로 우리를 연단하십니다. 때로는 눈물을 흘리시며 우리를 빚어 가십니다. 우리의 연단은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우리를 빚어 가시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땀을 흘리시며, 때론 눈물을 흘리시며 우리를 가장 좋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 가십니다.
< 2013년 8월 18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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