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로 허리띠를 삼고
< 본문 - 이사야 11:1-5 >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인 1860년, 미국 일리노이주 한 도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그녀는 작은 체구에 병약했습니다. 더구나 척추결핵으로 인해 안짱다리로 걸어야 했고, 곱사등을 가진 장애아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녀의 가족들 역시 몸이 약해서 어머니를 비롯해서 형제들이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새 어머니와 새 어머니와 함께 온 새 형제들과 함께 자라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마친 후 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고질적인 척추병으로 인해서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약 2년 동안의 병원생활을 마친 후에 휴양 겸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 영국으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녀는 영국 런던의 빈민굴을 방문한 후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지구상에 그렇게 비참한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토인비 홀을 방문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180도 바꿔지게 됩니다. 토인비 홀은 빈민운동을 하다가 일찍 세상을 떠난 경제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 1852~1883)를 기념하기 위해서 토인비가 죽은 후에 그의 친구들이 그의 이름으로 세운 것인데,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돕고 구제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사회복지관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국에서 토인비 홀을 보고 미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시카고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시설인 ‘헐 하우스’(Hull-House)를 설립하게 되고, 남은 생애를 그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헌신과 노력의 결과 193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녀가 바로 제인 아담스(Jane Addams, 1860-1935)입니다.
그녀는 의학공부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몸도 약하고 심한 장애를 갖고 있었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녀가 자신에게 있는 장애 때문에 힘들어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녀에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고 더구나 그런 힘든 상황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결정한 데에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녀의 마음을 새롭게 바꾸게 만든 말씀이 미가서 6:8절 말씀이었습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회는 정의가 이루어지고,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제인 아담스와 같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그런 사회가 조금씩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정의가 멀리 사라지고, 사랑이 메말라 있는 모습들이 너무 많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그 하나님의 마음을 삶으로 실천하는 우리 신앙인들이 너무 적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길 원하십니다. 그런데 죄에 물든 우리 인간은 정의를 이루는 삶보다는 자기의 욕심과 욕망을 따라 살려 하기 때문에 정의와는 거리가 먼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건 비단 오늘날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 우리 인간 사회에는 끊임없이 정의가 요구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정의보다는 불의가 더 판을 치는 세상이었고, 불의의 세력들이 정의를 외치거나 정의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핍박해 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셨던 바로 그 정의를 이루시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시기 약 700년 전에 이사야는 ‘태어나실 메시야는 정의를 이루시는 분’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
1절에서 말씀합니다.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이 말씀은 메시야의 탄생에 대한 예언입니다. 이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앞 절인 이사야 10:34절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레바논의 백향목’이라는 말입니다. 유대인의 전설에 의하면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에덴동산에서 가지고 나온 나무가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백향목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백향목은 최고의 나무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그 백향목은 레바논산맥 해발 2천m 이상에서만 자랍니다. 한 겨울의 강한 추위와 악조건 속에서도 잘 자라는 이 레바논의 백향목은 적어도 300년은 자라야 목재로 쓸 수 있고, 400년은 자라야 열매가 맺힙니다. 그래서 백향목은 번영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발육하리로다.”(시편 92:12) 레바논은 그만큼 나무들이 잘 자라는 곳입니다. 비단 백향목뿐만 아니라. 많은 나무들이 큰 산림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10:34절에서는 레바논에 ‘빽빽한 숲’이 있다고 말씀하면서, 그렇게 산림이 울창할 정도로 빽빽한 숲을 이루는 나무들을 하나님께서 다 베어버리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죄악으로 인한 심판입니다. 공의가 사라지고 죄가 만연된 나라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심판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 나라가 아무리 번성하여 누구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만 같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십니다. 울창한 산림, 빽빽한 숲,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은 그 거대한 숲을 하나님께서 다 베어버리시고 황무지와 같이 만들어버리십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이스라엘도 하나님께 범죄하고 하나님을 떠나 있기에 반드시 하나님께서 심판하십니다. 이사야 1장에서부터 하나님을 떠나 죄 가운데 살면서 공의를 잃어버린 이스라엘을 향하여 하나님께서는 엄한 경고의 말씀을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이사야 1:13)고 말씀하십니다. 삶에서는 죄를 밥 먹듯 지으면서 하나님께 예배드린다고 많은 제물을 가져오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싫어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선언하십니다. 이사야 3:8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루살렘이 멸망하였고 유다가 엎드러졌음은 그들의 언어와 행위가 여호와를 거역하여 그의 영광의 눈을 범하였음이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죄악에 빠져 거기에서 돌이키지 않는다면 그들을 멸망시키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희망의 말씀을 해 주십니다. 그게 오늘 본문입니다. 울창한 산림과도 같은 레바논의 빽빽한 숲을 다 베어버리시는 것처럼 죄에 빠진 이스라엘도 하나님께서 베어버리실 것이지만, 이스라엘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 희망은 바로 메시야를 통해서 이루어질 희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나무가 다 베어지고 황무지와 같이 되어버인 땅에서 한 싹이 나올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새라는 작은 줄기에서 한 싹이 나올 것입니다. 이새는 다윗의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줄기’라는 말은 그루터기를 말합니다. 그루터기는 나무를 베고난 자리입니다. 대부분의 나무는 베어버리고 그루터기만 남았을 경우 그대로 썩어 없어지고 맙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라는 나무의 그루터기는 썩지 않습니다. 싹이 납니다. 그루터기만 남아 다 말라버린 것만 같은 나무의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그 이새의 줄기에서 난 싹이 바로 메시야입니다.
이스라엘의 희망으로 오실 메시야는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분입니다. 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그의 위에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십니다. 지혜와 총명의 영, 모략과 재능의 영,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을 부어주십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메시야는 세상에 공의를 이루실 분입니다. 왜냐하면 메시야는 공의로 허리띠를 삼으시기 때문입니다. 본문 5절에서 말씀합니다. “(메시야 그분은) 공의로 그의 허리띠를 삼으며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으리라.” ‘허리띠’라는 말은 그의 신분과 함께 그의 가치기준을 말합니다.
성경에서 ‘허리띠’라는 말이 처음 나온 것은 창세기 3장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은 후에, 자신들이 벗은 줄 알고 부끄러워서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만들어 입었습니다. 이 때 아담과 하와가 만들어 입었다는 그 ‘치마’라는 말이 바로 허리띠를 말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아담과 하와가 만들어 입었다는 그 치마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치마가 아닙니다. 허리띠처럼 허리에서 흘러내리지 않게 묶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려고 해도 사실 가려지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하나님께서는 그것으로 부끄러움을 가릴 수 없음을 아셨기에 가죽옷을 지어 입혀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허리띠는 단순히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 옷을 입을 때에만 사용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사극을 볼 때 알 수 있는 것처럼 왕이나 고위 관리들은 허리에 허리띠를 찼습니다. 그것을 옥대(玉帶)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허리띠는 신분에 따라 달랐습니다. 왕의 옥대를 일반 대신들이 찰 수 없습니다. 아무리 높은 지위를 가진 벼슬아치라 하더라도 왕의 옥대를 찰 순 없습니다. 왕의 옥대는 왕만이 착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만왕의 왕으로 오실 메시야도 왕의 허리띠(옥대)를 차실 것인데, 그 옥대에는 ‘공의’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통치자인 왕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덕목이 있다면 그 중 하나가 공의입니다. 공의를 잃어버린 통치자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백성들을 압제합니다. 공의를 잃어버린 통치자가 다스리는 나라는 불의가 판을 치게 되고, 힘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이 땅에 희망으로 오신 메시야는 공의를 행하시는 분입니다. 무엇보다도 공의를 중요하게 여기시고, 공의를 따라 세상을 심판하십니다. 오늘 본문 3-4절이 바로 그것을 가르쳐줍니다. 공의의 통치자이신 메시야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심판하지 않으시고, 귀에 들리는 대로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총명의 영이 그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따라서 판단합니다. 사람의 속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죄를 지어도 그것을 감추기만 하면 벌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죄를 지으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공의를 세우는 것이 법인데, 법이 잡아낼 수 없는 것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사람들은 그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합니다. 심지어 드러난 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면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법마저도 힘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맙니다.
요즘 국정원 댓글 사태를 통해서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것입니다. 대통령 사퇴까지 언급되는 불법이 드러났는데도, 아니라고 우깁니다. 처음 국정원 댓글 사태가 알려졌을 때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면, 요즘과 같이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권력을 잡고 있고, 힘이 있다고 해서 사실을 사실이 아닌 것처럼 우깁니다. 중요한 문제인데도 전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문제를 키운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자기들은 회피하기에 바쁩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대통령이나 권력자들, 그리고 힘 있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공의로운지를 깊이 새겨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 공의롭지 못하다면 그 통치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세기 말 미국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호레이스 그레이(Horace Gray) 대법관이 어느 날 거리에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무죄석방을 받고서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 범법자를 알아본 그레이 판사는 그를 붙잡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유죄인 것은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있소. 당신에게 꼭 일러둘 말이 있소. 후일에 당신은 인간보다 현명하시고 뛰어나신 재판장 앞에 설 것이오. 거기서는 세상의 법률이 아니라 공의대로 심판을 받게 될 것이오.”
그렇습니다.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죄를 감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섰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 드러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반드시 당신의 공의를 이루실 것입니다.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메시야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세상의 법이나 통치자들은 자기들의 권력이나 유익을 위해서 공의를 팽개친다 하더라도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반드시 이 땅에 공의를 세우실 것입니다. 이 땅에 오신 메시야는 공의로우신 분입니다.
이 땅에 메시야로 오신 예수님이 그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판단하지 않으셨습니다. 겉으로는 신앙생활 잘 한다고 자부하던 당시 종교지도자들을 향해서 ‘회칠한 무덤’이라고 책망하셨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합니다. 남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고 우러러볼 정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닌 그들의 중심을 보셨습니다. 헌금은 많이 드리지만 남들에게 자신의 의로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헌금한 그들입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구제도 많이 했지만, 구제하고 나서는 ‘나는 이렇게 구제 많이 했노라.’고 나팔을 불고 다닌 그들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금식했습니다. 그러나 금식한 후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 ‘나는 이렇게 경건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기 위해서 일부러 금식한 티를 내고 다닌 그들입니다. 지도자라는 자리를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존경받고 싶어 안달했습니다. 거룩한 옷을 입고 시장에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인사 받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그런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을 향하여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라고 호되게 책망하셨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이 땅에 메시야로 오신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마땅히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주님의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책망하시는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삶을 닮지 말고 예수님을 닮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 주님의 눈이 우리를 보고 계심을 믿는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겉만 번지르르 하게 치장하고 꾸미는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내면이 하나님 앞에 정결해야 합니다. 정결한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에게 정결한 모습보다는 거짓으로라도 우리 자신을 크게 포장하라고 유혹합니다. 나를 더 잘나 보이게 해야 하고, 사람들이 나를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나를 잘 포장해야 한다고 가르쳐줍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고, 그래야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멸시당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바른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유혹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하나님께서 나를 바라보시는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게 신앙인입니다. 신앙인은 신앙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보다 더 세상 사람처럼 살아서는 안 됩니다.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다운 모습으로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공의로 허리띠를 삼고 사셨던 것처럼 우리도 공의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게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더라도 우리는 정직한 방법으로만 돈을 벌어야 합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정직한 방법으로 살면 손해 본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해야 하고, 부정한 방법일지라도 내 몫을 챙겨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여러분, 그런 세상의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지 마십시다. 4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메시야는 정직으로 세상의 겸손한 자를 판단하십니다. 정직한 자에게 궁극적으로 승리를 안겨주실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이자 수백만의 유태인을 학살한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사람들에게 자주 네 가지 미덕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첫째는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고, 둘째는 지도자에게 충성하라는 것이고, 셋째는 국가의 법을 준수하라는 것이고, 넷째는 시련을 이겨내는 강인한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가 한 말에는 조금도 틀린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구냐,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는 달라집니다. 히틀러도 가끔 성경을 읽고 성경을 묵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을 정복하겠다는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말씀 앞에서 자신을 정직하게 보지 못했습니다. 성경도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했을 뿐입니다. 그러기에 나라를 사랑하고, 지도자에게 충성하고, 국가의 법을 준수하고, 시련을 이겨내는 강인한 용기를 가지라는 그의 말은 오늘 우리에게 설득력이 없습니다. 만일 그 말을 아프리카의 성자인 슈바이쳐 박사나 인도 캘커타의 성자 마더 테레사가 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그 말의 의미가 달랍니다. 누구나가 공감하고 그렇게 말한 사람을 존경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 정복의 야욕을 가진 히틀러는 독재의 수단으로, 그리고 자신의 야욕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그 말을 했기에 우리에게 전혀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주님은 정직함으로 공의를 실현하셨습니다. 거짓된 말로 백성들을 현혹하지도 않으셨고, 자신이 인기를 얻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아부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사셨습니다. 그랬기에 주님께서 공의를 말씀하실 때 그 말씀에 우리가 순종할 수 있습니다.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실해야 합니다. 5절에서 그것을 가르쳐줍니다. 메시야는 ‘공의로 그의 허리띠를 삼고, 성실로 그의 몸의 띠를 삼으시는 분’이라고 말씀합니다. 성실이라는 말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보지 않는다고 게으름을 피우거나, 주어진 일을 대충대충하는 사람은 성실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힘들지라도 끝까지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성실한 사람입니다.
우리 주님이 그리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는 길에서 단 한 번도 그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가려 하지 않으셨고, 그 길을 감에 있어 단 한 번도 게으르게 살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이루시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삶을 사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그런 주님을 닮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이 가신 길을 믿음으로 따라가는 것이 신앙인의 길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를 공의로운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골로새서 3:22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옛날에 종들 가운데는 주인이 보는 앞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척 하다가도, 주인이 보지 않으면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니 종들은 의당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합니다. 주인이 보든 보지 않든 우리는 하나님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성실해야 합니다. 사람의 눈에 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 주님은 공의로 허리띠를 삼고 이 땅에서 사역하셨습니다. 그 주님을 믿고 주님을 닮아가야 할 우리 역시 주님처럼 공의로 허리띠를 삼아야 합니다. 정직함과 성실함으로 공의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레미야 5: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예루살렘 거리로 빨리 다니며 그 넓은 거리에서 찾아보고 알라. 너희가 만일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읍을 용서하리라.” 하나님은 오늘도 한 사람을 찾으십니다.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한 사람’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그 한 사람이 바로 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2013년 12월 8일 주일낮예배 - 대림절 둘째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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