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섬긴 여인들 ①
< 본문 - 누가복음 8:1-3 >
지금으로부터 약 220년 전인 1793년부터 제주도에 큰 흉년이 들었습니다. 세 고을에서만 600여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큰 흉년이었습니다. 그러자 제주도에서는 ‘흉년이 들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게 되었고, 2만여 섬의 구호식량이 없으면 장차 제주 백성들이 다 굶어 죽을 것’이라고 장계(狀啓)를 임금님께 올리게 되었고, 조정에서는 굶주린 백성들에게 나눠줄 구휼미 1만석을 급하게 제주도로 내려보냅니다. 그런데 그 구휼미를 실은 5척의 배는 제주도로 가다가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그 때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육지에서 쌀 500여 석을 사다가 굶주린 제주백성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거상’ 김만덕(金萬德, 1739-1812)이라는 여인입니다.
제주도에서 출생한 김만덕은 나이 10살 때에 장사를 하던 아버지가 바다에서 풍랑으로 죽고, 12살 때에는 어머니마저 전염병으로 죽어 천애고아가 되었습니다. 친척집에서 겨우 목숨을 이어가던 그녀는 기생의 몸종으로 들어가 기생의 수양딸이 됩니다. 기생으로서 가무를 익혀 한 때는 유명한 기생으로 살기도 했지만, 20세가 넘어서면서 관에 기생이 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여 양민의 신분을 회복합니다. 그 후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객주를 운영하다가, 제주도에서 생산된 물품과 육지의 물품을 교역하는 유통업을 통해서 엄청난 부를 이루게 됩니다. 그녀는 거상이 되었음에도 언제나 검소하게 살았고, 그러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주도에 큰 흉년이 들자 자신이 그동안 벌어들인 모든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건져주게 됩니다.
당시 사회는 엄격한 유교문화가 자리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가부장제 사회인 조선시대에 여인으로서, 그것도 어렸을 적에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 여인으로서 사회적인 벽을 깨고 큰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전부 기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모릅니다. 당시에 김만덕의 그런 선행은 서울 장안에까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녀는 사대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직접 만나보고 싶어 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회에서 여자는 사회적인 약자였습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넘어서야할 벽들이 너무 많았고,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엄청난 벽들을 깨고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더구나 부끄러운 과거를 지닌 사람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 그 ‘부끄러운 과거’를 뛰어넘어 큰일을 해낸 경우에는 그들의 삶이 더욱 감동을 주게 됩니다. 김만덕에게 ‘기생 출신’이라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지만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재산을 다 털어 굶어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은 어느 시대보다도 엄격한 남성중심의 시대에 남자들이 하지 못한 일들을 한 훌륭한 여인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전하실 때에 그 주변에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특별히 병자를 고치시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실 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그 가운데는 기적을 보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따라다닌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기적을 행하시며 권세 있는 말씀을 전하시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예수님을 따라다닌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12명을 특별히 택하셔서 ‘사도’라는 이름을 주셨고(누가복음 6:12), 그들과는 언제나 함께 하셨습니다. 같이 다니시며 같이 식사를 하시고 같이 잠을 잤습니다. 사실 그 일은 결코 쉽지 않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돈을 버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다니는 제자들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 1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각 성과 마을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오직 그 일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에 12명의 제자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 12명의 제자들이 함께 생활할 때 그들의 삶에 필요한 것들은 누군가가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먹고사는 일을 위해서 일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매일같이 예수님께서 떡 한 조각을 놓고 기도하심으로 떡 한 조각으로 12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 기적을 베푸신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생활할 때 그랬던 것처럼, 매일 아침 일어나 보면 만나가 널려 있어서 그것을 먹고 산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3년에 걸친 공생애 기간 동안 예수님과 제자들은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을까요?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그 해답을 가르쳐줍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위해서 물질로 섬겨주던 여인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여인들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서 예수님과 제자들은 오직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과 제자들을 위해서 자신들의 물질로 섬겼던 여인들 가운데 몇 명을 오늘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 그리고 수산나와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여러 명의 여인들이 그렇게 했다고 말입니다.
이 말씀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당시 유대사회는 철두철미하게 남성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대사회에서 여인들은 오늘 우리의 사고로 본다면 전혀 사람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여인들의 인권은 존중되지 않았습니다. 여인들은 모든 공적인 삶에서 배제 당하곤 했습니다. 여인들은 가정에만 머물러야 했습니다. 자식을 낳지 못하면 하나님께서 그 여인에게 벌을 내리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남자들은 회당 예배를 드릴 때마다 “저를 여자로 짓지 않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여성들은 율법(토라)을 공부할 수도 없었고, 가르칠 수도 없습니다. 회당에서 예배드릴 때에도 여인들은 한쪽 구석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야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열 명 이상이 모여야 기도회를 열 수 있었는데, 그 열 명의 숫자를 세는데 여인들은 끼워주지도 않았습니다. 여인들은 식사를 할 때 가족을 대표하여 감사기도를 올릴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여인들은 거짓말쟁이로 여겨졌기 때문에 법정에서 증인이 될 수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여인들은 성적인 욕망이 넘치는 요부(妖婦)로 간주되었고, 여인들의 목소리와 머리카락 그리고 다리 등은 아주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역에는 언제나 여인들이 그 중심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당시의 문화적 시각으로 예수님의 일대기를 기록했다면, 당연이 무시되고 제외되어야 할 여인들의 이야기가 예수님의 사역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께서 여인들에게 관대하셨고, 여인들을 존중해 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은혜를 입은 여인들이 예수님을 적극적으로 도왔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도운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가장 먼저 그 이름이 언급된 사람이 막달라 마리아입니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악귀를 쫓아내심과 병 고침을 받은 어떤 여자들 곧 일곱 귀신이 나간 자 막달라인이라 하는 마리아와.” 당시 ‘마리아’라는 이름은 아주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이 6명이나 등장합니다. 그만큼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일곱 귀신 들렸다가 고침을 받은 여인의 이름도 ‘마리아’인데, 다른 마리아와 구별하기 위해서 ‘막달라인’ 이라고 수식어를 붙여주었습니다. ‘막달라’는 지명입니다. 성경 다른 곳에서는 막달라라는 지명이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성경학자들은 막달라가 가버나움 근처의 작은 성읍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막달라 마리아’라는 이름은 막달라 출신의 마리아, 또는 막달라에 사는 마리아라는 뜻입니다.
그 막달라라는 작은 성읍 출신의 마리아는 일곱 귀신이 들려 고통 받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언제 예수님을 만나 고침을 받았는지 성경에 기록되진 않았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녀는 일곱 귀신이 들려 있었고, 예수님께서 그녀를 고쳐주셨다는 것입니다. ‘일곱 귀신이 들렸다’는 말은 그녀가 귀신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는 잘 모릅니다만, 일곱 귀신 들렸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면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의 고통을 받았을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 막달라 마리아가 고침을 받고 예수님을 전적으로 도와주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어떤 마음으로 예수님을 섬겼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오늘 본문 바로 앞에 나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누가복음 7:36절 이하에서는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한 여인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이 여인이 막달라 마리아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여인은 동일인이 아니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두 여인이 동일인이라는 암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가가 오늘 본문인 예수님의 사역을 위해서 물질로 적극적으로 도왔던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사람의 이야기를 언급한 것은 뭔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여인들이 왜 예수님과 예수님의 사역을 위해서 그렇게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복음 7:36절 이하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한 바리새인의 집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계실 때, 한 여인이 불쑥 방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예수님 뒤로 가서는 발 곁에 섰습니다. 그리고는 서서 울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 눈물이 예수님의 발에 뚝뚝 떨어집니다. 한참을 그렇게 하더니 조용히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자신의 긴 머리털로 눈물이 묻은 예수님의 발을 닦아줍니다. 그리고 그 발에 입을 맞추고는 가지고 온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부어드립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사람들이 놀란 이유는 그 여인이 예수님께 그렇게 한 행동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남녀의 접촉이 엄격하게 제한되던 당시에 한 여인이 예수님의 발을 머리털로 씻겨드린 것도 그렇거니와, 그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결코 쉬운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그 비싼 향유를 그렇게 허비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놀란 것은 그 여인이 그렇게 했다는 행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여인이 죄인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그 여인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그 여인은 죄인이었고, 당시 온 동네 사람들이 그녀를 죄인 취급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한다는 예수님께서 그 여인이 자신의 발을 머리털로 닦고 거기에 입 맞추고 그 발을 만지는데도, 그 여인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 여인과 같은 죄인이 자신의 발을 만지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당시의 문화에서는 죄인과 접촉하는 사람은 부정해진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예수님은 당신이 친히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고 다녔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그 여자가 죄인이라는 것을 잘 알 터이고, 그렇다면 더더욱 그 여인이 발을 만지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 여인이 그렇게 하는데도 전혀 제지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수군거리자 ‘이 여자는 용서받은 것이 크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그 여인을 향하여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죄인인 주제에 어디 감히 내 발을 만지느냐’고 호통을 쳐도 시원치 않을 판에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그 여인을 칭찬해 주시고, ‘아무 걱정하지 말고 평안히 가라’고 축복까지 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죄인인 여인이 자신의 발에 입 맞추고 그 발에 향유를 부을 때 그 여인을 책망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여인이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하는지를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그 여인은 죄인입니다. 사람들이 다 아는 죄인입니다. 당시에 죄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우리는 잘 모릅니다. 당시에 죄인으로 낙인찍히면 그 사람은 왕따 당하고 맙니다. 아무도 그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습니다. 가까이 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고 비난합니다. 하나님께 저주를 받을 사람이라고 모욕하고 저주를 퍼붓기도 합니다.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수도 없습니다. 같은 이스라엘 백성이지만 이방인처럼 취급을 받습니다.
더구나 그는 여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자는 죄인이라고 낙인찍히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무시당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죄인이라는 낙인까지 찍히면 그 사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는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소문난 죄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을 사랑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주셨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제자들이 받은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이 그 여인입니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은 행동이 달라집니다. 어린아이들도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 더 많이 웃어줍니다. 심지어 강아지나 고양이들도 자기를 좋아해주면 반갑게 꼬리를 쳐주지만,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으르렁거리고 외면합니다. 사랑은 그렇게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모든 사람에게 왕따를 당하고 미움을 받던 여인인데, 예수님께로부터 크신 사랑을 받았다면 예수님이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너무너무 고마워서 체면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예수님의 발을 머리털로 닦았습니다. 그리고 그 발에 입을 맞추고, 그 발에 향유를 부어드립니다.
지금 막달라 마리아도 그런 마음입니다. 일곱 귀신에 들려 고통을 당할 때에 사람들은 모두 자기 곁을 떠나갔습니다. 귀신들린 사람을 곱게 봐주거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봐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 귀신들려 고통당할 때에는 ‘참 안 됐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고통스럽습니다. 더군다나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귀신이 들린 사람이었습니다. 더 이상 사람으로서는 어찌 해 볼 수 없을 정도로 귀신에게 붙잡힌 사람이었습니다. 분명 사람들은 그녀를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자신을 고쳐주셨습니다. 이제 귀신에게 고통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자신은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귀신에게 고통받던 삶에서 해방되었다는 기쁨이 늘 그녀의 가슴에 가득했습니다. 그 감격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막달라 마리아는 자신의 온 생명을 다 바쳐 주님을 따라다녔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막달라 마리아는 이후로도 늘 주님 곁에 있었습니다. 모든 제자들이 주님을 버리고 도망쳐버렸을 때에도 막달라 마리아는 주님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막달라 마리아는 골고다 언덕까지 주님을 따라 올라가서 십자가 아래서 찢어지는 가슴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마태복음 27:56) 그리고 아리마대 요셉이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 무덤에 넣고 돌로 무덤 문을 닫을 때에도 막달라 마리아는 무덤 문 앞에서 무덤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마태복음 27:61) 그리고 날이 저물자 집으로 돌아와서는 예수님의 시신에 바를 향유와 향품을 준비해 놓았습니다.(누가복음 23:56) 그러다가 안식일이 지나고 아직 날이 밝기도 전에 예수님의 시신에 향유와 향품을 발라드리기 위해서 무덤을 찾아갔습니다.(누가복음 24:1)
여러분, 여인의 몸으로 무덤을 찾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아직 날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에 무덤을 찾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두려운 일입니다. 그런데도 막달라 마리아는 그렇게 했습니다. 무엇이 막달라 마리아로 하여금 두려움 없이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가게 만들었습니까? 그건 예수님께 받은 사랑 때문입니다. 그만큼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께로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모두 주님을 위해서 내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위해서하면 무엇이든지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공생애로 사역하신 기간은 약 3년 정도입니다. 그 3년의 기간 동안 막달라 마리아와 같이 주님을 위해서 물질로 섬겨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당신의 사역을 완성해 가실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실 때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중세 기독교가 부패에 빠져 복음의 능력을 잃어버렸을 때 마르틴 루터나 존 칼빈과 같은 위대한 사역자들을 통해서 종교개혁을 이루셨습니다. 그러나 마르틴 루터나 칼빈과 같이 앞장서서 일하는 사람만을 가지고는 그런 위대한 사역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들 뒤에는 그들을 응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수고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하심을 이루어가십니다.
예수님께서 3년 동안의 공생애 기간 동안 12명의 제자들을 훈련시키셨습니다. 그들을 훈련시키시는데 그 후원자는 다름 아닌 여인들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막달라 마리아와 같은 헌신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12명의 제자들이 먹을 것 걱정하지 않고 주님의 제자로 훈련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지금 나는 주님을 위해 무엇을 헌신할 수 있습니까? 나는 지금 무엇으로 주님을 섬기고 있습니까?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위해 헌신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사랑과 은혜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마음에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베풀어주셨던 십자가 사랑과 은혜가 남아 있다면 우리도 주님을 위해 헌신하며 살 수 있습니다. 그 사랑, 그 은혜가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습니까?
한 심리학자가 특이한 실험을 했습니다. 어느 동네의 한 구역을 택해서 집집마다 매일 100달러씩 갖다놓은 후 그 결과를 관찰하기로 한 것입니다. 실험 첫날 사람들은 그가 미친 사람이 아닌가 의아해하면서도 슬그머니 돈을 집어갔습니다. 사흘이 지나자 100달러씩 집 앞에 놓고 가는 사람 이야기로 동네가 떠들썩했습니다. 둘째 주쯤 되자 현관 앞에 나와 돈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고, 셋째 주쯤 되자 이제는 돈 받는 것을 이상해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넷째 주가 되었을 때는 아주 당연한 것처럼 돈을 집어갔습니다. 실험기간인 한 달이 지나자 심리학자는 돈을 집 앞에 놓지 않고 그냥 동네를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매우 불쾌한 말투로 ‘왜 오늘은 돈을 안 주고 가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한 달쯤 지나자 사람들은 이유 없이 베풀었던 은혜를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되었고,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주지 않는 것을 서운해 하고 불쾌해 한 것입니다.
여러분, 그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보십시다. 우리는 날마다 주님으로부터 엄청난 은혜와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사랑을 받고 은혜 받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며 살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처음 은혜 받았을 때에는 주님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을 것만 같이 생각하다가도 점점 그 마음이 사그라지면서 이제는 은혜를 받아도 감동이 없습니다. 당연한 것처럼 생각해 버립니다.
‘일곱 귀신 들린 여인’이라는 부끄러운 과거가 막달라 마리아로 하여금 평생 주님을 위해 헌신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부끄러운 과거를 주님께서 사랑으로 감싸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도 그렇습니다. 지난날 우리도 죄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죄인인 우리를 예수님께서 찾아오셔서 우리를 용서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정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랑이 지금 내 안에도 있음을 아십니까? 그 사랑과 은혜가 주는 감동에 따라 살고 계십니까?
< 2014년 1월 19일 주일낮예배 - 여전도회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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