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서
< 본문 - 이사야 6:1-5 >
여러분, 하나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면, 바꿔서 질문해 보겠습니다. 천국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소망하는 천국을 가장 잘 묘사하는 단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요한계시록 4장에 보면 밧모섬에 유배되어 있던 사도 요한이 환상 중에 열린 하늘문을 통해서 천국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광경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때 사도 요한이 보았던 그 천국의 신비와 황홀함을 잘 표현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것은 자신의 언어가 아니라 천상의 언어로 들려진 노랫소리입니다. 네 생물이 각각 여섯 날개로 날면서 쉬지 않고 노래하는데, 그 노랫소리는 이렇습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시라.”(요한계시록 4:8) 이 말이 어쩌면 천국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이고, 천국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가장 잘 묘사해주는 말입니다. ‘거룩하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거룩하신 하나님이 계신 천국 역시 거룩한 곳입니다. 천상에서 들려오는 ‘거룩하다’는 말보다 하나님을 표현해주는 더 적절한 말은 없습니다. 그런데 네 생물은 ‘거룩하다’ 그렇게 노래한 것이 아닙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그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에서 같은 말이나 문장을 세 번 반복하는 것은 최상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네 생물이 하나님을 향하여 ‘거룩하시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하며 노래하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최고로 거룩하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하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본 사람들의 고백은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입니다. 그 거룩하심은 우리 인간의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거룩하다’는 말을 세 번씩이나 반복함으로 그 거룩함을 최상급으로 표현할 뿐입니다. 우리 인간의 언어가 참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지만, 다 표현해낼 수 없는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사야 선지자도 하나님이 거하시는 하늘나라를 보았는데, 스랍들이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라고 외치며 노래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남 유다의 열 번째 왕인 웃시야는 52년 동안이나 나라를 통치했습니다.(주전 792-740년 통치) 이 웃시야 왕의 통치 때에 이스라엘은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분열된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역대하 26장에 기록해주고 있습니다. 웃시야는 불과 16세에 왕이 됩니다. 그리고 선지자 스가랴의 가르침을 받아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 바르게 살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많은 복을 주셨습니다. 웃시야가 바른 신앙으로 바른 정치를 하자 이스라엘은 큰 번영을 누리게 됩니다. 국력이 막강해졌고, 백성들은 태평성대를 누렸습니다. 웃시야 왕은 여러 성들을 건축했고, 사막에다가 망대를 세우고 저수지와 웅덩이 등을 만들어 농토로 개발했습니다. 고원과 평지에는 가축을 기르도록 했고, 산과 들을 개간하여 농토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은 풍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군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막강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무기를 연구하는 연구소를 만들어 신무기를 개발했고, 그러한 힘을 바탕으로 블레셋 땅을 점령하여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암몬 사람들로부터는 조공을 받았다. 남 유다 역사상 가장 번성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대나 그런 것처럼, 그런 번영과 풍요 뒤에는 죄악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신앙적으로는 부패와 상처가 점점 더해 가고 있었고, 하나님에 대한 열정은 점점 식어지고 향락과 사치 풍조가 번져갔습니다.(역대하 27:2)
또한 국제적인 정세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앗수르의 디글랏 빌레셀이 새로운 실력자로 부상하면서 이스라엘을 비롯한 근동지역이 긴장에 휩싸이게 된 것입니다. 그 앗수르가 언제 이스라엘을 침공해 들어올지 모릅니다. 비록 웃시야 왕이 군사력을 많이 강화시켜 놓았지만, 앗수르가 공격해 온다면 그 군사력을 가지고 앗수르를 막아낼 수 없습니다. 지금은 풍요와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언제 국제적인 소용돌이에 빠져 나라가 위태로워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위기 상황 속에서 웃시야 왕이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더욱 불안해졌습니다. 국제정세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그동안 나라를 평안하게 통치하면서 백성들에게 풍요를 누리게 했던 왕이 죽자, 백성들의 마음에 절망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본문 1절에 “웃시야가 죽던 해”라는 말 속에 담겨진 의미는 ‘온 나라 백성들이 불안에 빠져 있을 때’라는 뜻입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이사야는 성전을 찾아갔습니다. 웃시야가 죽던 해에 이사야가 성전을 찾아갔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까지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은 웃시야였습니다. 웃시야 왕이 국력을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웃시야 왕이 통치를 잘 해서 백성들이 먹고살 것 걱정 없이 평안을 누리며 부유하게 살아왔습니다. 그 모든 것이 웃시야 왕의 은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온 백성들은 웃시야 왕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웃시야 왕이 죽자 백성들은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절망에 빠졌습니다. 누군가를 기대고 싶은데 기댈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절망 가운데 이사야는 역사의 중심이 하나님께 있음을 자신의 행동을 통해서 보여준 것입니다. 이사야는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과는 달리 역사의 무게중심은 웃시야 왕이라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잃어버린 희망을 하나님에게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성전에 들어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성전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할 때에는 성막이 이스라엘 백성의 중심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막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세 지파씩 자리를 잡고 있었고, 성막에서 하나님의 불기둥과 구름기둥에 떠오르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성막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는 성소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중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에도 성소에서 말씀을 선포했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헌신을 다짐할 때에도 성소에서 했습니다. 그러다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한 이후에는 그 성전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에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을 잃어버렸습니다. 광야생활할 때에는 성막을 중심으로 생활했고,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는 성소가 중심이 되다가 성전이 지어진 후에는 성전을 중심으로 생활했다는 것은 그들의 삶에 중심은 언제나 하나님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웃시야 왕이 통치를 너무 잘하니까 백성들은 하나님을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야 할 이스라엘 백성들이 웃시야 왕만을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사야 선지자는 그게 아니라고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웃시야 왕이 죽고 희망을 잃어버린 백성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사야 선지자는 진짜 희망은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줍니다. 그것이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복해야 할 신앙의 모습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하나님께 희망을 두기보다는 세상에 희망을 두고, 사람에게 희망을 두고 삽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고 사람을 통해서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람도 우리가 하나님보다 더 희망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웃시야 왕이 아무리 통치를 잘했다 하더라도 웃시야 왕이 이스라엘 백성의 희망은 아니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해 주고 있습니다. “(웃시야가)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스가랴가 사는 날에 하나님을 찾았고, 그가 여호와를 찾을 동안에는 하나님이 형통하게 하셨더라.”(역대하 26:5) 이스라엘 백성들이 번영을 누리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웃시야 때문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웃시야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찾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웃시야에게 형통의 복을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웃시야를 형통케 하시는 하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웃시야가 정치를 잘 했기 때문에 나라가 부강해 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그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웃시야가 죽자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절망에 빠져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참된 희망은 오직 하나님이라고 가르쳐줍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여러 가지 갈등 속에서 점점 국민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정치와 나라에 대해서 실증과 혐오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너무 피곤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하면 국민들이 잃어버린 희망을 회복할 수 있습니까?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바른 정치를 하고, 경제인들이 부를 독식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부의 나눔을 통해서 경제정의를 이루고, 사회문화의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바른 리더쉽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진정한 희망은 거기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진정한 희망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집니다. 진정한 희망은 교회가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과연 우리 사회에 희망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선포하는 하나님이 우리사회에 희망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예’라고 대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면 왜 한국교회는 절망에 빠져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보여주지 못합니까? 왜 지쳐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지 못합니까? 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희망은 하나님’이라고 말하지 못합니까? ‘하나님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해도 왜 사람들은 그 말을 듣지 않습니까? 그것은 한국교회가 거룩함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성전에 들어간 이사야는 성전에 가득한 하나님의 옷자락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성전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스랍들이 노래한 것처럼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다’는 것입니다. 성전과 온 땅에 가득한 그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으로부터 나오는 영광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랍들이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고 노래한 것은 하나님께서 얼마나 거룩하신지를 보여주는 말입니다. 인간의 표현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거룩하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거룩하신 분이신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사야가 본 스랍들에게는 6개의 날개가 있었습니다. 그 여섯 날개 중에 두 개로는 얼굴을 가렸고, 두 개로는 발을 가렸습니다. 스랍들이 날개 두 개로 얼굴을 가렸다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그의 영광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날개 두 개로 발을 가렸다는 것은 성결하지 못한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가렸다는 뜻입니다. 성경에서 발은 종종 더러움을 나타내는 신체부위로 소개됩니다.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오랜 건기로 인해서 땅에 먼지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슬리퍼와 비슷한 신발을 신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반드시 발을 씻습니다. 발에 먼지가 가득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스랍들이 날개 두 개로로 자기들의 발을 가렸다는 것은 더렵고 불결한 자신의 모습을 가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스랍이 누구입니까? 스랍이 어떤 존재인지는 성경에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스랍’이라는 말은 오늘 본문인 이사야 6장에만 나옵니다. 분명한 것은 오늘 본문 2절에 소개한 것처럼 스랍은 하나님을 모시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천사 중에 한 부류일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쉽게 말하면 천사라는 것입니다. 천사는 천상의 존재입니다. 우리 인간처럼 죄악이 만연한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을 모시고 하나님을 섬기는 게 천사인데, 그 천사들조차도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서는 얼굴과 발을 가려야 합니다. 우리는 ‘천사 같다’ 그러면 죄에 물들지 않는 천상의 존재 같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천상의 존재라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부끄러운 존재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거룩하신 분입니다.
그렇게 거룩하신 분 앞에 서자 이사야는 주저 없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5절)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자 자신의 죄가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였습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고 찬양하는 스랍들에 비하면 자신의 입술은 부정한 입술일 뿐입니다. 그래서 살아 있을 만한 가치가 없어 보이는 존재로 자신이 비쳐집니다. 이렇게 부끄럽고, 이렇게 초라하고, 이렇게 불결한 자신은 망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것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선 이사야의 모습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스랍을 통해서 이사야의 죄악을 씻어주십니다. 스랍이 핀 숯으로 이사야의 입술에 대며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7절)고 선언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사야 선지자는 죄 용서함을 받고 성결해진 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선지자로 사역하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거룩함을 상실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된 모습을 발견하고 고백할 때 죄 용서를 받고 성결함을 얻습니다. 그 때 우리는 우리의 모습 속에 하나님의 닮는 거룩함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성도들은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이는 자리에 서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잘 보지 못합니다.
신앙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신의 존재를 보는데서 시작됩니다.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존재인지, 내 안에 감추어진 죄악, 드러나지 않는 죄악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고 깨닫는데서부터 신앙이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으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의인처럼 생각합니다. 남들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죄를 용서받을 필요가 없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개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하나님의 용서와 긍휼하심을 덧입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은 사람, 그래서 자신의 죄를 보지 못하는 사람은 죄 용서를 받을 수 없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쓰시지 않습니다. 자신은 남들보다 낫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를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시지 않는데 자신이 아무리 나서려 한들 하나님께서 그를 도와주시겠습니까?
한국교회가 잘못 가고 있는 모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을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세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지 못합니다. 자신에게 있는 힘으로 뭐든 하려 합니다. 자신의 경력, 자신의 능력으로 일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야 하는데, 거룩하심을 닮는 일에는 관심 갖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런 사람은 세상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 속에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으니까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는 사람은 오늘 본문의 이사야처럼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존재인지를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렇게 부족하고 부끄러운 존재인데, 누구 앞에선들 자신을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죄 많은 사람이 바로 나인데, 누구를 향해서 손가락질하고 정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질 않으니까 자신이 의인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죄다 잘못한 사람이고, 자신만 성인군자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티는 잘 보면서도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정죄하고 비판합니다. 비판하고 정죄하는 일은 누구보다도 잘 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으니까 스스로 낮아져야 한다는 믿음의 기본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렇다보니 자꾸만 높은 자리를 탐냅니다.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려 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자리에 서고 싶어합니다. 사람들이 박수 쳐 주는 곳에 있으려 합니다. 신앙은 근본적으로 낮은 자리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영광스러운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낮은 천한 자리에 내려오셨습니다. 그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낮아지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높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름 앞에 모든 무릎을 꿇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가, 우리 신앙인들이 낮아지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상이 한국교회 앞에 무릎을 꿇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아서 거룩함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으니까 하나님의 뵙지 못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을 뵈었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했습니다. 그랬기에 이사야 선지자는 수많은 유혹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의 길을 마지막까지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시대의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으니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한 채 예배를 드립니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좋은 악기로 찬양을 부르면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한 채 그저 ‘화려한 노래’를 부를 뿐입니다.
여러분, 이 예배의 자리에 무엇 하러 오셨습니까? 아름답게 지어진 건물을 보기 위해서 오셨습니까? 찬양대의 아름다운 찬양을 듣기 위해서 오셨습니까? 안 목사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 오셨습니까? 만약 우리에게 그런 목적이 있어 왔다면, 단언컨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기 위해서 우리는 여기에 모인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님께서 영광 가운데 임재하시는데, 그 임재하신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우리가 서지 못한다면, 우리의 예배는 예배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지 않는 한 안 목사가 아무리 설교를 잘한다 한들, 그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지겠습니까? 찬앙대가 아무리 찬양을 잘 한다 한들 어느 유명한 합창단보다 잘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야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면 안 목사가 아무리 설교를 잘 못해도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야만 하늘 찬양소리를 듣게 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면, 찬양대가 부르는 찬양이 화음이 틀리고 곡조가 맞지 않아도 천사들의 찬양처럼 들립니다.
유럽의 숲속에 사는 흰 담비는 털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그 흰 담비의 하얀 모피 털은 귀족들이 탐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사냥꾼들이 이 흰 담비를 잡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이 흰 담비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냥꾼들은 먼저 흰 담비의 굴을 찾아내어 그 굴 입구에다가 숯검정과 같은 더러운 것들을 칠해 놓습니다. 그리고는 사냥개를 풀어 흰 담비를 몰기 시작합니다. 사냥개에게 몰린 흰 담비는 필사적으로 도망을 쳐 자기 굴 앞에 이릅니다. 그런데 자기 굴 입구가 더렵혀져 있기 때문에 굴 안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기의 흰 털을 더럽히느니 돌아서서 죽음을 선택합니다. 자신을 뒤쫓아온 큰 개들을 상대로 싸우는 자세를 취합니다. 그러면 그 때 사냥꾼들이 도착하여 흰 담비를 잡는다고 합니다.
여러분, 흰 담비라는 짐승도 자신의 깨끗함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남겠다는 이유로 거룩함을 포기한 채 살아서는 되겠습니까? 우리의 거룩함을 포기하고 세상의 욕심이나 세상의 유익을 얻으려 해서야 되겠습니까?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서 우리 자신을 바로 보고 우리 안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회복하십시다. 그것만이 바른 신앙을 회복하는 방법입니다. 그것만이 세상을 이기는 방법입니다.
< 2014년 2월 9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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