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을 위한 눈물

< 본문 - 시편 137:1-9 >

인터넷에 ‘세계인들이 본 미스터리 한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세계인들이 볼 때 한국이라는 나라가 참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뜻입니다. 그것을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공감이 되시는지 잘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설교에 적절하지 않는 용어들도 있지만, 어감을 살리기 위해서 인터넷에 올라온 그대로 읽어드립니다.

1. 세계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일본을 ‘쪽바리’라고 하며 발에 때처럼 우습게 보는 유일한 민족

2. 세계 유일의 분단 민족

3. 세계에서 보기 드문 단일 민족

4. 자살률, 암 사망률, 음주소비량, 양주 수입률, 교통 사고율, 청소년 흡연율, 국가 부채 등 각종 악덕 타이틀에는 3위권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유일한 민족

5. IMF경제위기를 맞고도 2년 남짓한 사이에 벗어난 위기에 강한 민족

6. 자국 축구리그엔 썰렁하지만 월드컵 때는 7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외신으로부터 ‘조작’ 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민족

7. 월드컵에서 1승도 못하다가 갑자기 4강까지 후딱 해치워 버리는 미스터리 민족

8. 미국인들로부터 돈벌레라는 비아냥 받던 유태민족을 하루아침에 게으름뱅이로 내몰아 버리는 엄청난 생활 패턴의 민족

9. 조기영어 교육비 세계 부동의 1위를 지키면서 영어실력은 100위권 수준의 민족. 그런데도 세계 각 우수대학의 1등 자리를 휩쓸고 다니는 영리한 민족

10. 6년 동안 영어 공부만 하고도 외국인과 한 마디의 대화도 못하는 민족

11. 매일 아침 7시 40분까지 등교 밤10시, 11시까지 수년간을 공부하는 엄청난 인내력의 청소년들이 버티고 있는 무서운 민족

12. 물건은 비쌀수록 잘 사는 사치 민족.

13. 아무리 큰 재앙이나 열 받는 일이 닥쳐도 1년 내에 잊어버리고 끊임없이 되풀이 하는 민족

14. 너무 많아 정확히 침략을 몇 번 당했는지 자국 역사학자들도 잘 모르는 민족

15. 반만년을 평균 5년 반 만에 한 번씩 외침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끈질긴 민족

16. 해마다 태풍과 싸우면서도 해마다 똑같은 피해를 계속 입는 대자연과 맞짱 뜨는 엄청난 민족

17. 쓰레기들이 나라를 이끌어 가면서도 망할 듯 망할 듯 안 망하는 엄청난 내구력 강한 민족

18. 대통령 알기를 초등학교 반장 정도로 불리는 민족

19. 젓가락질, 골프, 양궁, 사격 등 운동 신경이 아주 뛰어난 민족

20. 목소리 큰놈이 이기는 야생 민족

21. 조직폭력 영화를 유난히 좋아하는 괴짜 민족

22. 매운 걸 즐기는 무서운 민족

23. 땅덩어리도 작으면서 집과 차는 큰 것을 가지려는 민족

24. 역대 대통령이란 자들이 수 백조 국가부채를 키우고 물러나도 한 푼의 벌금도, 제재도 없는 신과 같이 엄청난 관용을 가진 민족

25. 그리고 그런 철면피한 전직 대통령들이 계속해서 큰소리를 치고 다녀도 따라다니는 사람이 많은 민족. 오장육부까지 썩은 냄새가 코를 찌르는 전직 대통령들을 교대로 찾아가서 아부하는 사람을 국회의원에 당선시키는 헷갈리는 국민성을 가진 민족

26. 회사를 부도직전으로 몰아가면서 퇴직금 적립액을 몽땅 빼내어 상납한 전 사장들을 고발조차 않고, 박봉에 시달려도 ‘할 수 있다’라고 큰소리치는 회사원들이 가득한 민족.

여러분, 얼마나 공감하십니까? 어떤 것은 ‘별로 그렇지 않는데’라고 생각 드는 것도 있을 것이고, 어느 것은 ‘정말 그래’ 하고 고개가 절고 끄덕여지는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가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얼마나 기도하십니까? 가슴 아픈 사건과 사고가 터지면 분노하고 열을 올리면서도 그런 우리나라를 위해서 얼마나 기도하십니까? 만일 우리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았다면, ‘기도하지 않아도 나라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대단한 신앙인들이 많은 민족’이라는 항목을 하나 더 첨가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러분, 신앙인으로서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을 아십니까? 신앙인으로서 나라를 위해서 기도함이 당연할 뿐만 아니라, 마땅히 해야할 의무라는 사실도 알고 계십니까? 그럼에도 많은 신앙인들이 신앙과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기독교사상가인 우찌무라 간조(內村鑑三, 1861~1930)는 “복음에는 국경이 없지만, 크리스천들에게는 섬겨야 할 조국이 있다”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는 일본을 위하여. 일본은 세계를 위하여. 세계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님을 위하여.’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평생 조국 일본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우리나라 믿음의 선배들 역시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며 나라사랑을 실천했습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을 때, 당시 우리나라에는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4%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3·1운동을 이끌었던 33명의 민족대표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와 민족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3·1운동 당시 독립운동의 거점은 대부분이 교회였습니다. 3·1운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우리나라 민족 지도자들은 중국 상해로 건너가서 임시정부를 수립합니다. 그리고 임시정부 수립 선언문에 이런 문구를 넣었습니다. “우리는 조선반도에 신국(神國)을 건설하고자 한다.” 물론 그 신국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아닐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우리나라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나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고, 그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했고 나라사랑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건 비단 우리나라의 신앙선배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나라를 사랑해야 하고,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며 살아왔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불렀던 노래입니다. 이스라엘은 솔로몬 왕 이후에 두 개로 나눠지게 됩니다. 그 중 북 이스라엘은 나라가 세워진지 약 200여 년 만에 앗수르에 의해서 멸망을 당하고 맙니다. 반면 남 유다는 북 이스라엘보다 약 150년 후인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당합니다. 남 유다는 멸망당할 때까지 세 번에 걸쳐 바벨론의 침공을 받았는데, 그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게 됩니다. 그리고 세 번째인 마지막 침공으로 나라가 망할 때에는 제법 쓸만하고 힘깨나 쓰는 사람은 모두 포로로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성경은 이렇게 증언해 주고 있습니다.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의 모든 백성과 모든 지도자와 모든 용사 만 명과 모든 장인과 대장장이를 사로잡아 가매 비천한 자 외에는 그 땅에 남은 자가 없었더라.”(열왕기하 24;14) ‘비천한 자’라는 말은 사회적으로 신분이 낮은 사람을 말합니다. 작은 권력의 자리에라도 올라있던 사람들은 전쟁 중에 죽임을 당하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조리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고, 힘이 없어 겨우 농사나 지으며 근근이 목숨을 붙이며 살아가던 사람들만 그 땅에 남겨 두었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사람들은 바벨론 여러 곳에 흩어져 살아야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렇게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사실 바벨론에는 강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유프라테스 강입니다. 그런데 ‘여러 강변에 앉아서 울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당시 바벨론은 유프라테스 강으로부터 많은 수로를 내어 각 도시들로 물을 끌어다가 사용했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유대인들은 그 바벨론 여러 도시에 흩어져 정착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바벨론의 여러 강변에 앉아서 울었다.’는 말은 포로로 끌려가 정착하여 살던 여러 성읍에서 울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동시에 마음 놓고 울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수로 옆에서 울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렇게 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물론 전쟁에 패해 나라가 망하면서 자신들이 이억만리 먼 타국에 포로로 잡혀왔던 비통함 때문에 울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직접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본문 2-3절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수금을 버드나무에 걸어놓았습니다. 수금은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양할 때 쓰던 악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노래를 잘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바벨론 사람들이 노래 잘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위해서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단순히 자기들의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바벨로 사람들이 불러달라고 한 노래를 본문 3절에서는 ‘시온의 노래’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온의 노래’라는 말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찬양할 때 부르던 노래를 말합니다. 그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섬기던 여호와 하나님을 조롱하기 위해서입니다. ‘너희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던 그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그 하나님께 찬양해봐라.’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 이상 노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래서 수금을 버드나무에 걸어놓았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악기로 조롱하는 바벨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차리리 수금을 연주하는 재주를 잊어버리는 것이 더 낫고, 혀가 입천장에 붙어버리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고백합니다. 그만큼 조롱하는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했다는 것입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서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을지 우리는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먼 낯선 이국땅입니다. 더구나 조국 유다를 멸망시킨 원수의 나라입니다. 자신들이 그렇게도 소중하게 여기던 성전을 다 무너뜨리고 하나님을 조롱한 백성들입니다. 그들에게 그런 고통을 당한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포로로 끌려와 그들을 위해 일을 해야 했습니다. 더구나 지금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강요합니다. 자기들을 조롱하기 위해서, 자기들이 섬기는 여호와 하나님을 조롱하기 위해서 노래를 불러달라는 것입니다. 이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여러분, 다시 생각해 보십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렇게 멸시받고 조롱당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왜 나라가 망했으며, 왜 그들의 가족들은 전쟁에서 죽임을 당하고 자신들은 포로로 끌려와야 했습니까? 왜 바벨론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하며 시온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강요당해야만 했습니까? 그 이유는 모두 하나입니다. 그들의 죄악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우상 앞에 절을 하고, 하나님께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선지자들을 통해서 수없이 외쳐도 그 말씀을 외면했습니다. 역대하 36장에서 유다가 멸망하게 된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경고하신데도 그들은 겸손하지 않았습니다. 목을 곧게 하며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제사장들과 우두머리들과 백성들까지도 범죄하여 이방 우상을 섬기며, 그 이방 우상의 가증한 일을 따라 행함으로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혔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통해 말씀을 선포하게 하셨는데, 그들은 그 선지자들을 비웃고 하나님의 말씀을 멸시했습니다. 결국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은 나라가 멸망당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자기들이 지금 이곳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오게 되었는지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바벨론 강가에서 눈물을 흘리며 울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스라엘 백성 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여호와 신앙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떠나서는 이스라엘의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이스라엘을 이스라엘 되게 하는 것이 율법이라고 한다면, 율법의 가장 핵심 가치는 여호와 신앙입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한 결과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당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 기본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사야나 예레미야 등 수많은 선지자를 보내서 그들에게 외치게 하신 말씀의 핵심도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그 근본적인 신앙으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나라가 멸망당하고, 그들이 그렇게도 소중하게 여겼던 성전이 무참히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포로로 끌려가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신앙의 기본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묻습니다. 우리 신앙의 기본이 무엇입니까? 신앙의 기본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복음’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복음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복음이 신앙의 기초가 됩니다. 그렇다면 또 다시 묻습니다. 복음이란 무엇입니까? 복음은 죄인인 우리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셨고, 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 그리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 복음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만일 우리의 신앙에서 그 사랑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신앙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요한계시록 2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에베소 교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처음 사랑을 버렸다. 그 처음 사랑을 회복하지 않으면 내가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겨버리리라.’ ‘촛대를 옮기겠다.’는 말씀은 교회를 버리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 예수님의 그 십자가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는 더 이상 교회라고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가장 근본인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잃어버린다면 그건 신앙생활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어떤 큰일을 맡아 봉사한다 하더라도 사랑을 잃어버린 채 봉사하는 것은 성도의 모습이 아닙니다. 아무리 많은 일을 위해 수고를 다한다 하더라도 사랑을 잃어버렸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든, 찬양을 드리든, 봉사를 하거나 어떤 일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마음에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잃어버린다면 그 예배, 그 찬양, 그 섬김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사랑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에 감동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은 ‘나라를 위한 기도주일’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할 때 가장 먼저 기도해야 할 것도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기본이 바로 세워지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지난 달 16일에 벌어진 세월호 사건도 기본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기본을 잃어버린 모습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가 기본을 무시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게 오늘 우리시대가 맞고 있는 비극의 단초입니다. 돈이 개입하면서 기본은 적당하게 무시해도 된다는 사고가 오늘 우리 시대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어 잘 살게 된다면 규제 따위는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자연을 파괴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성장이 제1의 가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쳐온 것들만 잘 지켜도 우리 사회는 제법 괜찮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가르치면서 어른들의 행동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너무 다르게 살아갑니다. 돈이 최고입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인간됨의 기본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좋은 사회로 나갈 수 있습니다. 신앙도 기본을 회복해야 하듯이, 우리 사회도 기본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을 누가 먼저 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을 향해 비판은 잘하면서 우리 자신이 바르게 서는 것에는 너무 관대해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비판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문제는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적당하게 넘어가려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내가 먼저 작은 일에서부터 바르게 살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바른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아동문학가인 정채봉 씨가 쓴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제목의 책에 이런 우화가 있습니다.

숲 속에 사는 여우의 발은 험한 산길을 걸어 다니느라 가시에 찔리고 돌멩이에 부딪혀 성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여우는 인간들이 도로 포장하는 것을 숨어서 보게 됩니다. 돌 자갈길 위에 아스팔트를 입히자 감쪽같이 반짝거리는 길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여우는 ‘옳거니’ 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리고 큰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산에 있는 토끼를 잡아서 토끼의 껍질로 자기가 다니는 산길을 다 덮겠다는 것입니다. 그날도 여우는 토끼를 잡고서 토끼에 말합니다. “미안하지만 어르신들이 이 산중길로 편히 걸어 다니기 위해서는 너희가 희생할 수밖에 없구나!” 그러자 토끼가 말합니다. “아니, 어르신! 이 산중 토끼를 다 잡아도 토끼 가죽길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 꼬리를 잘라서 어르신의 발에 가죽신을 만들어 신으신다면, 산중길이 토끼 가죽 길이나 다름없을 텐데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십니까?”

여러분, 그렇습니다. 산중에 있는 모든 길을 토끼의 가죽으로 포장을 해야만 여우가 산속을 편히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토끼 꼬리의 가죽으로 만든 신을 신기만 하면 온 산 중 어디를 가든지 발이 아프지 않게 다닐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우리의 마음에 들게 바꾸겠다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우리의 마음 하나를 바꾸면 세상은 어느새 바꿔져 있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입니다. 내가 먼저 나를 바꾸는 것입니다.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기도해야 할 것은 내가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먼저 바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먼저 바른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결코 바꾸어지지 않습니다.

먼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바른 신앙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바른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들의 마음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 2014년 5월 25일 주일낮예배-나라를 위한 기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