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고한 중에 부르는 찬양①

< 본문 - 시편 34:1-10 >

지난 4월 16일 부활주일을 며칠 앞두고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날 아침 오전 10시쯤, 경기도 안산의 명성교회 관리집사님인 양봉진 집사님은 지인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됩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교회에 출근을 해서 사무실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전화를 걸어온 지인의 말을 따라 TV를 켜보니 배가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그 배에는 양 집사님의 딸 온유 양(17세)이 타고 있었습니다.<사진> 그날 아침 7시쯤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딸에게서 ‘배에서 자고 일어났다.’는 문자가 왔었습니다. TV을 통해 배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모습을 본 양 집사님은 곧바로 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 후 한 시간 동안 몇 번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전화버튼을 눌렀지만 딸과의 통화를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0시 56분에 집사님은 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온유야, 아빠다. 너를 위해 모두 기도하고 있다. 이럴 때 침착해야 하는 거야. 친구들에게도 동요하지 말고 차분히 기다리면 구조될 거라고 용기를 주렴….’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에도 답이 없던 딸 온유가 그때 뭘 하고 있었는지는 닷새 뒤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딸은 닷새 뒤인 부활주일에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비통해하던 양 집사님에게 구조된 딸의 친구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온유는 갑판까지 나왔다가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갔어요. 방에 남아 있는 친구들 구한다고.’ 온유 양의 친구들은 양 집사님께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온유 양은 사고 직후 갑판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갑판에 그냥 있었다면 헬기로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온유 양은 아래쪽 선실에서 들러오는 친구들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고 아래 선실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선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닷새 후에야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온유 양은 교회에서 관리집사의 일을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세 동생과 함께 교회 사택에서 지냈습니다. 평소 재주가 많아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우더니 중학교에 들어가선 새벽기도회에 반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넉넉지 못한 형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지난해 12월부터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습니다. 친구들이 학원에 가는 오후 7시∼11시에 온유 양은 학원에 가는 대신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입니다. 편의점 주인은 성실하고 손님에게 상냥했던 직원으로 온유 양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온유 양은 음악으로 환자를 치유하는 음악심리상담사가 되겠다며 서울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2학년이 되어서는 2반 반장을 맡았습니다. 지난해인 1학년 때에는 학년대표였고, 올해도 2학년 대표가 되기 위해서 선거를 준비하던 중에 친구가 출마한다는 말에 학년 대표로 나가는 것을 그 친구에게 양보했습니다. 그러더니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친구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구조될 수 있는 기회마저 과감히 내던지고,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온유 양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 4월 22일, 단원병원 장례식장에는 친구들이 온유 양을 기억하며 써놓은 쪽지들이 가득 붙어 있었습니다. ‘너랑 있으면 항상 좋은 기운이 넘쳤어.’ ‘천국에선 마음껏 뛰어놀아.’ ‘너는 나를 기억 못할지 모르지만 나는 너를 항상 밝고 쾌활한 친구로 기억하고 있어.’

온유 양의 빈소에는 1500명이 넘는 조문객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학교와 교회의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집안의 희망이던 큰딸을 잃었지만 양 집사님 부부는 오히려 찾아온 조문객들을 위로하고 아직 자식을 찾지 못한 다른 실종자 가족들을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20일 안산 명성교회 부활절 예배는 눈물바다였습니다. 주보의 십일조 헌금자 명단에 온유 양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알바로 번 돈에서 수학여행 떠나기 전에 십일조 헌금을 한 사실이 이날 주보에 실린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4월 25일자 국민일보에 실린 내용입니다.>

우리는 때로 신앙생활을 잘하면 고난이나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신앙에 게으르거나 신앙생활을 잘 못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벌을 내리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게 어려움이 닥치면 ‘하나님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물론 그럴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 잘못했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깨닫고 돌아서게 하시려고 벌을 주시기도 하고, 시련이나 고난을 겪게 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당하는 시련이나 고난, 그리고 힘든 일이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리신 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온유 양을 비롯해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서 목숨을 잃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렇게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의 신앙이 부끄러울 정도로 온유 양과 같이 순수하고 열성적으로 신앙생활한 사람도 목숨을 잃어야 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당하는 그 시련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딸 온유 양을 잃은 양 집사님 부부, 그들은 갑작스럽게 딸을 잃은 고통 가운데서도 위로하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을 오히려 위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다윗이 지은 시입니다. 오늘 본문의 표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이 시를 지을 당시 다윗은 아주 곤란한 일을 겪었습니다. ‘다윗이 아비멜렉 앞에서 미친 체하다가 쫓겨났다’는 말은 사무엘상 21장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사울 왕에게 쫓기고 있을 때입니다. 이스라엘 땅에 있다가는 사울 왕에게 잡히게 될 것이 두려운 다윗은 블레셋 지방인 가드로 도망을 갑니다. 그러나 그곳도 안전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가드 사람들이 다윗을 알아보고 죽이려 했기 때문입니다. 가드 사람이 다윗을 미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 군대가 엘라 골짜기에서 전쟁을 하고 있을 때, 다윗이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죽인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때 다윗은 아직 어린 나이였습니다. 다윗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골리앗과 싸우러 가겠다고 하자 사울 왕은 다윗에게 자신이 입던 갑옷을 다윗에게 입혀줍니다. 그런데 그 갑옷이 너무 커서 다윗에게 맞지가 않았습니다. 그만큼 다윗은 어린 나이였습니다. 반면 골리앗은 성경의 표현대로 한다면 그 키가 ‘여섯 규빗 한 뼘’이나 되었습니다. 한 규빗은 일반적으로 약 45cm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골리앗의 키는 무려 290cm나 됩니다. 그 거대한 골리앗 장군과 싸우러가는 다윗은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고, 무기라고는 평소 양을 칠 때 사용하던 물매와 막대기만 들고 싸우러 갔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자신과 싸우러오는 다윗을 보고 골리앗은 다윗을 비웃고 업신여겼습니다. 그러나 결국 다윗은 물맷돌로 골리앗의 이마를 정확히 맞춰 골리앗을 쓰러뜨리고는 골리앗이 차고 있던 칼을 빼서 골리앗의 머리를 베어버립니다. 이 일로 인해서 그 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윗의 삶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다윗의 업적 때문이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이지 않았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골리앗 앞에 두려워 떨면서 전쟁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전쟁이 끝나고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됩니다.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에 나갔던 사울 왕보다도 더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러자 사울은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윗이 이렇게 인기를 누리다가는 내 왕의 자리까지 빼앗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울 왕은 다윗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일이 그렇게 돌아가자 다윗은 결국 사울 왕이 통치하고 있던 이스라엘 땅에 머물 수가 없어서 가드로 도망을 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가드 역시 다윗에게 안전한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다윗이 죽인 블레셋 장수 골리앗이 바로 가드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윗과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골리앗을 생각하기 때문에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이야기를 들으면 통쾌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블레셋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윗에 대한 그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당시 블레셋은 다섯 개의 성읍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연합체였습니다. 성경에도 그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 ‘가사, 가드, 아스돗, 아스글론, 에글론’ 이렇게 다섯 성읍이 중심이 되어 블레셋이라는 나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드에서 골리앗이라는 장군이 태어났고, 거구에 싸움까지 잘하는 이 골리앗 장군은 가드 뿐만 아니라 블레셋 전체에 큰 자랑거리였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 골리앗 장군을 앞세우고 가면 전쟁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기에 골리앗 장군은 블레셋의 군대에서 뿐만 아니라 블레셋 사람들에게도 영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민족적인 영웅이 어린 다윗의 손에 의해서 죽고 말았습니다. 블레셋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다윗은 민족의 원수입니다. 가드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윗은 자기들의 영웅을 죽인 원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윗이 블레셋 땅 가드로 갔으니 가드 사람들이 다윗을 가만 두겠습니까? 비록 지금 다윗이 사울 왕에게 미움을 받아 쫓기는 신세이긴 하지만, 그래서 정치적인 망령을 하려 한다 하더라도, 가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다윗을 마냥 환영하며 받아들여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다윗은 가드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그곳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자신이 다윗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가드 사람들이 자신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어야만 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다윗이 택한 방법이 미친 사람인 체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다윗이 얼마나 절박했으면 미친 사람인 체 하며 그 상황을 벗어나려 했겠습니까? 그 때의 상황을 성경은 이렇게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다윗이) 그들 앞에서 그의 행동을 변하여 미친 체하고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침을 수염에 흘리매.”(사무엘상 21:13) ‘대문짝에 그적거렸다.’는 말은 ‘문짝에 손톱으로 낙서를 했다, 또는 문짝을 주먹으로 꽝꽝 두드렸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침이 수염에 흘러내리도록 침을 흘렸다는 말은 미친 사람의 모습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다윗은 자신이 미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 온갖 볼썽사나운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골리앗을 죽인 바로 그 ‘다윗’이라는 것이 들통 나면 꼼짝없이 잡혀 죽게 될 상황이기에,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런 부끄러운 짓도 마다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윗은 다윗이 아닌 미친 사람이라고 취급을 받게 되고, 그 상황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후에 오늘 본문의 시를 지었습니다. 그 때의 상황을 다윗은 한 마디로 ‘곤고한 상태’였고, 자신은 ‘곤고한 자’였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 다윗에게도 두려움이었습니다. 본문 4절과 6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 내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도다... 이 곤고한 자가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그의 모든 환난에서 구원하셨도다.” 다윗이 그 곤고했던 상황을 기억하며 시로 하나님께 찬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으셨기 때문입니다. 곤고한 중에 부르짖는 자신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 곤고한 중에서 건져주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살아가다가 때때로 곤고한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다윗과 같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큰 곤고함을 겪을 수도 있고,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우리의 마음을 낙심하게 만드는 일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당한 일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누구나 그것은 힘든 일입니다. 객관적인 관점에서는 ‘아무개가 더 힘든 일을 겪고 있어. 아무개는 별로 큰일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모두가 힘든 일입니다.

우리가 당한 힘든 일의 무게에 따라서 우리가 그것을 이겨내기도 하고 때로는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낼 훈련이 되어 있느냐 하는 것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어려운 일을 겪고도 거든하게 이겨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보다 훨씬 더 힘들지 않는 일을 겪으면서도 인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말 힘들고 큰일을 겪으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생활할 수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작은 일 하나로 인해서 어찌해야 할 줄 몰라 안절부절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차이가 바로 훈련입니다.

신앙의 훈련은 우리가 겪게 되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신앙훈련은 두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갑자기 당하는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두 가지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그 첫 번째가 기도훈련입니다.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힘든 일을 당했을 때 그 무거운 짐이나 힘은 일을 나 홀로 지고 있지 않음을 가르쳐줍니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 첫 번째는 내 무거운 짐을 대신 져 주실 분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데 누군가가 내 짐을 대신 져 준다고 하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그런데 실제로 우리의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을 대신 져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하나님이십니다. 기도는 ‘지금 우리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있는데, 그 짐 때문에 너무너무 힘드니까 하나님께서 내 어깨의 있는 그 무거운 짐을 대신 져 달라’고 하나님께 부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인 우리가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짐을 대신 져 주시겠다고 먼저 가져가시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짐을 지우는 것은 때로 우리로 하여금 훈련하게 만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지고 가는 짐이 너무 무거워 힘들어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을 때 하나님께 ‘내가 지금 지고 있는 이 짐이 내게 너무 무거우니 대신 져 달라.’고 기도하여 하나님께 맡기길 기다리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인정하는 것이고,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능히 내 짐을 대신 져 주실 수 있는 분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께 ‘내 어깨에 있는 이 무거운 짐을 대신 져 주시라.’고 기도하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여러분, 힘들 때 기도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늘 기도훈련을 해야 합니다.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 아뢰어 내 짐을 대신 져 달라고 하나님께 맡기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다윗이 반복적으로 하는 습관과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4절에서도 ‘여호와께 간구하여 하나님께 응답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있고, 6절에서도 ‘곤고할 때 곤고한 자가 되어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자신이 처한 환난에서 자신을 건저 주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기도하는 것이 습관처럼 훈련이 되어 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겪었던 그 숫한 고난과 환란 중에서도 늘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는 우리의 어깨에 메워진 무거운 짐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짐을 대신 져 주십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우리가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어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기도하여 하나님을 아버지로 인정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의 짐을 대신 져 주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살 수 있습니다.

기도가 우리에게 깨우쳐주는 두 번째 유익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곤고함이 찾아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우리가 당하는 환난의 이유도 여러 가지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게 된 이유도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도함으로 그 이유들을 깨닫게 됩니다. 때로는 내 잘못이나 실수 때문에 내게 곤고함이나 환란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내가 잘못한 것도 없고 실수한 것이 없는데도 삶이 곤고해지고 환란으로 인해 삶이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곤고함의 이유가 무엇인지, 이 환란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만일 우리의 잘못이나 실수, 또는 죄악 때문에 당한 것이라면 회개함으로 그 곤고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윗에게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다윗은 시편 32편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입을 열지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빠져서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시편 32:3-4) 죄를 지은 후에 죄를 고백하지 않았을 때 그랬다는 것입니다. 뼈가 다 쇠한 것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진액이 빠져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메말라갔습니다. 그런데 죄를 고백하고 나자 그렇게 인생이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시편 32:1)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복 가운데 가장 큰 복은 죄의 용서를 받는 것입니다. 용서받은 이후에 누리는 평안과 기쁨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큰 평안이요 기쁨입니다. 만일 우리가 죄를 지었거나 실수로 인해서 우리의 삶에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곤고해졌다면 회개의 기도를 통해서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 우리가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곤고함에 빠진 이유가 우리의 실수나 허물 때문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죄를 짓지 않았는데 우리의 삶에 곤고함에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서 원망하거나 누군가에게 불평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기도함으로 우리는 우리에게 찾아온 그 곤고함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금 용기를 내어 인생을 힘 있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이 사는 어느 마을 옆으로 강이 하나 흐르고 있었습니다. 원주민들은 그 강을 건널 때마다 꼭 무거운 돌을 하나씩 허리에 차고 강을 건넜습니다. 그곳에 선교를 하러 간 어느 선교사님이 원주민들에게 ‘강을 건너기도 힘든데 왜 무거운 돌을 허리에 메고 강을 건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원주민은 ‘당신도 이 강을 건너려면 우리들처럼 커다란 돌을 허리에 메야 한다.’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선교사님은 ‘무거운 돌멩이를 무엇 하러 무겁게 메고 가느냐’고 돌멩이를 메지 않고 강을 건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서 강 가운데 쯤에 갔을 때 강의 물살이 얼마나 거세게 흐르는지, 몸이 강물을 휩쓸려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무거운 돌멩이를 허리에 두르고 간 원주민들은 거뜬하게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그 때서야 선교사님은 깨닫게 되었습니다. 허리에 돌멩이를 메는 것은 거센 강물에 휩쓸려 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의 거센 물줄기를 거슬려 올라가려면, 우리의 어깨에 때로 무거운 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인생의 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내 어깨에 무거운 짐이 없다면 우리는 때로 세상을 바르게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 때문에 우리는 늘 조심조심하며 바르고 정직하게 세상을 살아오게 된 것입니다. 내 어깨에 무거운 짐이 없었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내 어깨에 지워진 그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살아가면서 나처럼 힘들게 살아가는 내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있었습니다. 내 어깨에 무거운 짐이 없었다면 우리는 겸손함도 배우지 못했을 것이고, 삶의 소박함 속에 있는 기쁨도 모른 채 살았을 것입니다. 내 어깨에 지워진 그 무거운 짐 때문에 우리는 겸손하게 살아왔고, 작은 일에도 기뻐할 줄 아는 소박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삶이 곤고하십니까? 하나님을 바라보십시다.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 때문에 삶이 너무너무 힘드십니까? 기도함으로 하나님께 맡기십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짐을 대신 져 주실 것입니다. 기도하는데도 우리의 어깨에 여전히 무거운 짐이 남아 있다면 그 짐이 있기 때문에 내가 세상의 물살에 휩쓸려 잘못된 길로 가지 않고 바른 길을 가게 되었고, 그 짐이 있기 때문에 내 삶이 하나님 앞에 늘 겸손함 마음으로 살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다.

다윗은 너무너무 힘든 인생의 한 복판에서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힘입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너희 성도들아 여호와를 경외하라.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부족함이 없도다.”(8-9절)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곤고한 중에 기도하는 사람은 다윗처럼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여 무거운 짐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사람은 복이 있도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없도다.’

< 2014년 6월 22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