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의 기도 ①

< 본문 - 잠언 30:7-9 >

‘피루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전 3세기경에 그리스 북부 에피로스(Epirus)를 다스렸던 피루스(Pyrrhus, 주전 306-272년 통치)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제2의 알렉산더가 되고 싶었던 피루스 왕은 주전 279년에 2만5000여 명의 군인과 20마리의 코끼리를 이끌고 로마를 침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헤라클레이와 아스클룸에서 격렬한 전투 끝에 승리를 거둡니다. 두 번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 전투에서 코끼리도 모두 죽고, 군인들도 4분의 3이나 죽고 말았습니다. 남은 것이라곤 얼마 되지 않는 상처투성이인 군인들과 지칠대로 지쳐버린 무기력한 군인들뿐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남은 것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피루스 왕은 이렇게 한탄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투에서 한 번만 더 승리를 거두었다가는 우리가 망하고 말 것이다.” 여기에서 ‘피루스의 승리’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피루스의 승리’라고 합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과거 러시아의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 Peterburg)에 아까끼에비치라는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 노인에게 “당신의 평생소원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매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 인생의 목표는 고급 외투를 갖는 것이오.” 그 노인은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버는 즉시 저축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는 80 루블의 돈을 저축하여 꿈에 그리던 그 외투를 사게 되었습니다. 외투를 사는 그 날은 노인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의 날이었습니다.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는 날이었고, 인생에 가장 성공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노인은 외투를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강도를 만나서 비싼 고급 외투를 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외투를 빼앗긴 노인은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단순히 고급 외투만을 강탈당한 것이 아니라, 그는 그의 성공을 강탈당하고 그의 행복을 강탈당했습니다. 그 날 이후 그 노인은 깊은 좌절의 늪에 빠졌고, 너무 속상한 나머지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러시아의 작가 니콜라이 고골리(Nikolai Vasilevich Gogol, 1809-1852)가 쓴 『외투』라는 단편소설의 줄거리입니다. 우리 인간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노인의 목표는 고급 외투였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는 좋은 아파트일수도 있고, 고급 승용차일수도 있습니다. 남들이 출세했다고 말하는 성공이나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 쉼 없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 인생의 목표를 세상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두면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얻어지는 어떤 물질적이나 일시적인 것에 인생의 목표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것을 얻었을지라도 그것은 ‘피루스의 승리’와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Erich Pinchas Fromm, 1900-1980)이 말한 ‘소유에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은 존재에 있다’는 명언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부귀영화가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의 삶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느냐?’보다도,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다 허탄한 것임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여러분, 소설 『외투』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당신의 평생소원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뭐라도 대답하시겠습니까? 아니 ‘내 평생소원은 무엇일까?’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이 땅에서 언젠가 이루어지면 그것으로 끝나는 일시적인 소원 말고, 내가 평생 내 마음에 간직하며 이루기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 소원 말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찬송 가운데 “내 평생 소원 이것뿐 주의 일 하다가 이 세상 이별 하는 날 주 앞에 가리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그 찬송을 부르면서 그 찬송의 가사를 정말 우리의 고백으로 부르고 있습니까? 정말 ‘내 평생의 소원은 주님의 일을 하다가 주님 부르시면 기쁨으로 주님을 맞으러 가리라’는 소원을 가지고 살고 계십니까?

아굴이라는 사람에게 ‘당신의 평생소원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그는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예, 제 평생의 소원은 헛된 것을 추구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평생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평생 이렇게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아굴이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잠언 30:1절에 ‘야게의 아들’이라고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성경 다른 어디에도 아굴이라는 이름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의 아버지로 소개되고 있는 ‘야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언 30:1절에서 아굴의 아버지라고 소개된 것 외에 성경 어디에도 ‘야게’라는 이름 역시 기록이 없습니다. 이 말은 아굴이나 그의 아버지 야게나 모두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잠언 30장에 아굴이 쓴 글을 보건대 그는 분명 지혜로운 사람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의 지혜의 글 잠언은 성경에 수록될 정도로 우리 인생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그의 평생의 소원인 그의 기도입니다. 그게 오늘 본문입니다.

아굴은 먼저 이렇게 기도합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죽기 전에 거절하지 마시옵소서.’라는 말은 죽을 때까지 기도하겠다는 뜻입니다. 평생 그것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입니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어의 표현으로 ‘구하였사오니’ 하는 단어가 현재완료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완료형이라는 말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반복된 동작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아굴이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하는 말은 아굴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지난날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기도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한두 번 기도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 그것을 위해 기도했고, 앞으로 계속해서 그렇게 기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굴이 본문에서 기도하는 기도의 내용은 한 번 이루어졌다고 그것으로 끝이 나거나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생을 두고 기도해야 할 내용입니다.

그 첫 번째가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소서.’라는 기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헛된 것’은 부질없는 것을 말합니다. 신앙인으로서 헛되고 부질없는 것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면서 참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것들 가운데 사실 부질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지금 당장은 그게 내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것 같은데 지나고 보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참 많습니다. 아굴은 그런 것을 멀리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복음 18장에 보면, 한 부자 관리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성경은 그 이름을 알려주지 않습니다만, 그는 당시에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관리였습니다. ‘관리’라는 말을 가지고는 그의 사회적인 위치를 정확하게 읽어낼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관리’라는 말은 여러 가지 직책을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마 정부로부터 임명된 정부의 관리를 뜻하기도 하고, 회당을 맡아보는 회당 책임자를 말하기도 하고, 심지어 산헤드린 공회의 공회원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가 위에 말한 직책 가운데 어떤 직책을 가졌든지 그는 출세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더구나 성경은 그를 ‘청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마태복음 19:20,22) 청년이라는 말은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젊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아무튼 그 사람은 젊은 나이에 관리였습니다. 더구나 그는 큰 부자였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젊어서 출세한 사람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는 예수님께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율법을 잘 지키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가 예수님께 ‘율법에 기록된 말씀들을 어려서부터 다 지켰습니다.’라고 말하자, ‘예수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마가복음 10:21) 예수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셨다는 말씀은 어려서부터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철저하게 지켜온 그가 대견스럽다는 뜻입니다. 요즘 말로 바꾸면 그는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아주 잘 한 사람입니다. 만일 그가 결혼하지 않는 총각이었다면 그는 여자들에게 결혼선망 대상자 1순위입니다. 젊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고, 돈까지 많은 부자입니다. 더군다나 믿음까지 좋은 사람입니다. 어찌 보면 젊었을 때 그는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것들을 다 이룬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출세한 사람입니다. 젊어서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가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여러분, 이 젊은 청년이, 사회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 다 이루고 출세하고 성공한 그 젊은이가 왜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했겠습니까? 사람들이 갖고 싶은 것 다 가졌고 이루고 싶은 것 다 이룬 사람인데, 그의 마음에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보면서 ‘갖고 싶은 것 다 가졌고 이루고 싶은 것 다 이루었기 때문에 그는 늘 행복할거야.’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의 마음에는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도, 건강한 육체를 가진 젊음도, 살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살 수 있는 많은 돈도 있지만, 채워주지 않은 공허함이 그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젊은 관원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우리 시대 우리의 모습이 그 청년을 닮아가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람들은 젊음과 건강을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 합니다. 젊고 예쁘게 보이려고 성형수술 하는 것쯤은 이제 결코 흉이 될 수 없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잘 먹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것을 먹습니다. 때로는 건강과 젊음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합니다. 일부러 음식을 조절하고 먹기를 거부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젊어질 수만 있다면 몇 백만 원씩 투자하는 것쯤은 아깝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모릅니다. 내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는 것은 사치입니다. 어떻게든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에 들어가면 모든 사람에게 부러움을 받습니다. 그런 직장을 얻기 위해서 젊음의 때를 다 허비합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학문을 연구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공부를 하되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취업공부를 할 뿐입니다. 내가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공부한다는 보람이나 행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결국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 때문입니다. 현대사회에서 ‘돈보다 더 큰 힘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때는 ‘1억 모으기 프로젝트’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1억쯤 모으면 그래도 많은 돈을 모았다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1억이 10억이 되었습니다. 10억쯤 모아야 돈 좀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10억 가지고도 양이 차지 않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관심은 ‘상위 1%’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 자료에 의하면 상위 1%는 소득으로 하면 연봉이 약 2억 5천만 원 이상 되어야 하고, 가지고 있는 재산으로 한다면 약 40억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부자가 되는 꿈을 꾸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불철주야 앞을 보며 달려갑니다. 그게 오늘 우리시대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성경에 나오는 젊은 부자 관원과 같이 그 모든 것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영혼에 진짜 있어야 할 것이 없다면 그의 마음은 여전히 공허할 것입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 달려갈 때에는 알지 못합니다. 그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난 후에도 마음 뿌듯하게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 것들은 다 헛된 것들일 뿐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아굴은 그런 세태를 따라가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 다 가져도 젊은 부자 관원처럼 마음이 공허가고 허무함이 가득 밀려온다면 인생을 잘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마음과 영혼을 채울 수 없는 헛된 것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기도합니다. 그게 오늘 기도의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아울러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거짓말을 멀리하게 해 달라는 말은 정직하고 진실된 삶을 사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는 뜻입니다. 거짓말을 멀리하게 해 달라는 기도는 우리가 평생 드려야할 가장 중요한 기도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평소에 얼마나 거짓말을 하며 살고 계십니까? 조금 오래된 자료입니다만, 이런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사람이 하루에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하는지’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소형 마이크를 달고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일일이 다 체크했는데, 조사 결과 일반적으로 사람이 하루에 약 200번 정도 거짓말을 하며 산다고 합니다. 잠자는 시간과 침묵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약 4분에 한 번씩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200번이라는 것에는 아주 사소한 거짓말도 포함되고,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것, 얼버무리는 것까지도 다 포함되었지만, 그 중에는 아주 심각한 거짓말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서당에 다니던 세 아이가 서당에 가다가 길에서 엽전 한 닢을 주웠습니다. 세 아이는 서로 자기가 먼저 봤으니 그 엽전을 자기가 가져야 한다고 다투다가, ‘그럼 거짓말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엽전을 가지자’고 합의를 봤습니다. 그리고는 첫 번째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아버지는 지난 번 태풍에 지리산이 쓰러진다고 지개작대기를 들고 받치러 가셨어.” 그러자 두 번째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날이 가물다고 열 마지기 논에 오줌 누러 가셨다.” 세 번째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누나는 장마가 길어 비가 너무 많이 온다고 바늘과 실을 갖고 찢어진 하늘 꿰매러 갔다.” 그렇게 말하고는 자기가 거짓말 1등이라고 우겼습니다. 판결이 나지 않자 아이들은 ‘그럼 서당 훈장님께 누가 1등인지 물어보자’고 하고서, 훈장님을 찾아갔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훈장님께서 아이들을 나무라셨습니다. “야 이놈들아! 거짓말 내기를 하다니, 이런 못된 버릇이 있나? 이 훈장님은 평생 거짓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이 녀석들아.” 그러자 아이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엽전을 훈장님께 드렸다고 합니다. 그보다 더 큰 거짓말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거짓말을 왜 합니까? 다른 사람을 속이고 내가 목적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때로는 내가 피해를 보거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내가 책임져야 할 때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내가 욕망하는 것이나 뭔가 내게 주어지는 유익이 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합니다. 때로는 내 자존심이나 인격이 짓밟힐 것만 같기에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거짓말을 통해서는 우리의 삶이 진실해지지 않습니다. 거짓말하는 것에 익숙해져버리면 정직한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거짓말을 통해서 얻어지는 달콤한 이익을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을 통해서 얻어지는 유익에 쾌감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쾌감은 결코 오래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짓말 뒤에는 반드시 후유증이 생기기 마련이고, 거짓말을 한 만큼 우리의 삶에 큰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합니다.

창세기 12장에 보면, 아브라함이 거짓말을 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란에 머물고 있던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가나안 땅으로 이사를 옵니다. 그런데 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어 먹을 것이 없자 애굽으로 내려갑니다. 애굽으로 가면서 아브라함의 마음에 두려운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건 아내 사라가 너무 예뻐서 애굽 사람들이 예쁜 사라를 빼앗아가기 위해서 자기를 죽이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내 사라와 ‘우리는 부부 사이가 아니라 오누이 사이라고 하자’고 약속을 합니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애굽에 갔을 때 실제로 예쁜 사라를 보고 사람들이 감탄을 합니다. 사라의 미모에 대한 소문이 왕궁에까지 들리자 애굽 왕 바로가 사라를 왕궁으로 불러 자기의 아내, 왕비로 삼습니다. 그 대가로 바로 왕은 아브라함에게 양과 소 등 많은 재산을 줍니다. 그런데 그 일로 인해서 애굽에 큰 재앙이 내리게 되고, 되늦게 사라가 아브라함의 아내임을 알게 된 바로 왕은 아브라함을 꾸짖고는 사라를 아브라함에게 되돌려 줍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아내를 누이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재앙이 임했습니다. 여러분, 누구에게 재앙이 임했습니까? 거짓말을 한 아브라함에게 재앙이 임했습니까? 바로 왕에게 재앙이 임했습니까? 거짓말을 한 아브라함은 자신이 한 거짓말로 인해서 양과 소 등 많은 재산을 얻었습니다. 오히려 아브라함이 한 거짓말의 피해자인 바로 왕에게 재앙이 임했습니다. 사실 바로 왕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예쁜 아내 얻게 해 주어서 고맙다고 아브라함에게 큰 상급까지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바로 왕이 재앙을 당해야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세상을 살 때 정직하게 살아야 합니다. 거짓말을 멀리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거짓말을 할 때 때론 거짓말을 하는 우리가 벌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의 거짓말 때문에 세상이 재앙을 당하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의 거짓말 때문에 아무 죄 없는 바로가 재앙을 당한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리스도인들이 정직하게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예수 믿는 사람’ 그러면 ‘정직한 사람,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신뢰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는 말이 거짓말쟁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가 되어버렸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인데, 그런 현실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여러분, 지난 1998년에 있었던 옷로비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이 검찰총장 부인에게 3천만 원짜리 고급 옷을 사 주었다고 폭로하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은 검창총장 부인에게 옷을 주었다고 주장하고, 검찰총장 부인은 옷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국회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국회 청문회에 불려가서 성경에 손을 얹고 두 사람이 맹세까지 하면서 한 말입니다. 두 사람 모두 권사님이었습니다. 권사님 두 사람이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하면서, 한 사람은 ‘성경에 맹세코 옷을 주었다’고 말하고, 한 사람은 ‘성경에 맹세코 옷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누구의 말이 옳습니까? 분명한 것은 두 사람 모두 권사님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면서 진술했지만,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TV를 통해서 온 나라에 방송되었습니다. 그러니 어느 누가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한 말을 믿어주겠습니까?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들은 예수를 전한다는 것 때문에 핍박을 받았습니다. 산헤드린 공회에 불려가서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예수를 전하지도 말라’고 협박을 받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결정을 내린 막강한 힘을 가진 곳입니다. 그런데 사도들은 산헤드린 공회의 협박 앞에서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사도행전 4:20)고 선언합니다. 그 일로 인해서 사도들은 엄청난 박해를 받아야 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협박할 때 거짓으로라도 ‘복음을 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그들은 박해를 덜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박해를 받는다 하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사도들의 신앙이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신앙이어야 합니다. 어떤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협박과 위협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거짓말을 버려야 합니다. 거짓말은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거짓의 영이 아닙니다. 성령은 진리의 영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 아굴이 그런 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이름에 욕이 되는 삶을 살지 않도록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하여 주옵소서.’라고 말입니다. 평생 그런 기도를 드리며 살았습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그렇게 살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라는 뜻이면서 동시에 그렇게 살겠다는 신앙고백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내 평생에 헛된 것에 마음 빼앗겨 헛된 것을 추구하거나 헛된 것을 따라 살지 않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과 입술에서 거짓말을 제거해 주심으로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서 정직하고 진실된 삶을 살게 하옵소서.’ 이것이 우리 평생의 기도여야 합니다.

< 2014년 7월 1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