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회복합시다.

< 본문 - 빌립보서 4:4-7 >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맥스 러너(Max Lerner, 1902-1992)는 오늘 우리 시대를 이렇게 정의한 바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행동의 제재를 받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충격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생각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면서도 기쁨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를 한 마디로 ‘기쁨을 잃어버린 시대’라고 정의한 것입니다. 사회가 우리에게 자유를 보장한다고 우리에게 기쁨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우리에게 기쁘게 사는 삶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건 비단 오늘 우리시대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어느 시대고 사람들은 늘 행복을 갈구해 왔고, 기쁘게 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마음껏 누리며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의 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상황이나 환경이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행복과 기쁨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9세기 초 영국 낭만파 시인의 대표적인 사람 가운데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1788-1824)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뛰어난 문학적 재능으로 당시 사회를 매료시킬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바이런이 몹시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월터 스콧(Walter Scott, 1771-1832)이라는 사람입니다. 바이런 경과 월터 스콧은 둘 다 절름발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이런은 태어나자 얼마 되지 않아서 어머니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에서 자랐는데, 절름발이라는 것 때문에 어린 시절 많은 상처를 받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낭만적인 풍자의 글을 많이 쓰면서도 자신이 절름발이라는 것에 큰 분노를 가지고 있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절름발이라는 것에 대해서 불평했다고 합니다. 바이런보다 17년 먼저 태어난 월터 스콧은 두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에 장애를 입고 절름발이가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내내 바보라고 놀림을 받았고, 학창시절 열등생이었던 스콧은 수업시간만 되면 교실 한쪽 구석에 침울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 늘 꾸중 듣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스콧은 곧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오히려 절름발이인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기쁘게 생활했습니다. 스콧의 그런 모습이 바이런에게 부러움이 된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이런이 스콧을 만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행복을 가질 수만 있다면 내가 누리고 있는 명성을 모두 주겠소.” 비록 바이런은 스콧보다 17년이나 늦게 태어났지만, 바이런이 등장하면서 스콧이 시 쓰는 것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정도로 바이런의 명성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바이런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명성보다 스콧이 누리고 있는 마음의 행복과 기쁨을 부러워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월터 스콧을 그렇게 행복하고 기쁘게 살게 만들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것이 바로 신앙의 힘입니다.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스콧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하인에게 ‘서재에 가서 책을 가져오라’고 부탁을 합니다. 당시 스콧이 소장하는 책은 굉장히 많았기에 하인이 ‘어느 책을 가져오라는 말씀이냐?’고 묻자 스콧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세상에 책은 하나 밖에 없느니라.” 그게 바로 성경입니다. 하인이 그 말의 뜻을 알아듣고 성경을 가져다주자 스콧은 요한복음 14:1절의 말씀을 읽고 난 후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는 말씀입니다.

바이런과 스콧은 둘 다 절름발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살았습니다. 문학적 재능에서는 바이런이 훨씬 더 월등하여 바이런은 많은 부귀영화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이런은 자주 자신의 신체적 약점 때문에 분노의 마음을 가졌고, 방탕한 삶으로 그것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스콧은 동일하게 신체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고, 바이런보다 유명세를 타진 못했지만 그는 그 모든 힘든 상황을 믿음으로 이기고 죽음을 맞는 그 순간까지 행복과 기쁨을 잃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월터 스콧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독일의 유명한 작곡가인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32세에 비극적인 유서 한 장을 작성했습니다. 베토벤은 평생 가난과 병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17세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28세에 청각을 잃었습니다. 음악하는 사람이 청각을 잃었다는 것은 곧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그의 동생인 칼과 요한에게 주는 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그의 유서에는 삶에 대한 회한과 원망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지난 6년 동안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으로 지냈다. 이제 머잖아 삶을 마감할 것이다. 오 신이시여. 내게 기쁨의 날을 허락해주소서.” 이 세상에서의 삶은 더 이상 기쁨이 없고 죽음을 통해서만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살 하려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끝내 자살을 실천하지 못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내가 죽음을 생각했을 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나를 붙들었다. 문득 하나님께서 내게 명령하신 일을 다 끝내기 전에는 이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내 손을 통해 태어나야 할 음악들, 그것들을 생각하며 나는 지금의 비참한 삶을 견뎌내고 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1824년 5월 7일 베토벤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합창교향곡’이 장엄하게 울려퍼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그는 청각이 거의 상실된 상태여서 그 멋진 교향곡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도 없었고,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 합창교향곡의 일부가 ‘환희의 송가’이고, 오늘 우리가 불렀던 찬송 64장이 그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환희의 송가에 가사를 붙인 것입니다. ‘기뻐하며 경배하세 영광의 주 하나님. 주 앞에서 우리 마음 피어나는 꽃 같아. 죄와 슬픔 사라지고 의심 구름 걷히니 변함없는 기쁨의 주 밝은 빛을 주시네.’ 비록 베토벤의 상황을 고려해 지은 찬송시는 아닐지라도, 베토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은 가사입니다.

여러분, 기쁨이나 행복은 삶의 외적 조건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뻐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바울이 이 편지를 쓸 때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감옥에 갇혀 죄수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제한된 작은 공간에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도 없습니다. 바울은 감옥에 갇혀야 할 어떤 죄를 지은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한다는 것 때문에 유대인들에게 미움을 받게 되었고,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도 바울이 로마 황제에게 재판을 받겠다고 해서 로마로 오게 되었습니다. 언제 로마 황제 앞에 가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재판 받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이 불명확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오늘 본문의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이 아무 잘못도 없는데 감옥에 갇혀 있다면, 그리고 언제 재판을 받게 될지, 어떤 판결이 나올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뻐할 수 있습니까? 그런데 사도 사울은 그런 상황에서 빌립보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항상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빌립보 교인들에게만 기뻐하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이 이미 기쁨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빌립보서 2:17-18절에서 사도 바울은 먼저 이렇게 썼습니다.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이와 같이 너희도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 여기에서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기뻐한다.’는 말은 자신이 곧 순교당할 것을 예견하고 한 말씀입니다. 로마 감옥에 갇혀 재판을 앞두고 있지만, 그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판결날 가능성은 적어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곧 자신은 죽음을 맞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자신의 죽음을 ‘전제’라고 표현합니다. ‘전제’라는 말은 제사를 드릴 때 제물에 포도주를 붇는 것을 말합니다. 제물로 드려진 짐승의 몸에 포도주를 부어서 제물이 향기롭게 잘 타도록 돕는 것을 전제라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지금 자신이 그렇게 전제와 같이 복음을 위해서 부어지고 자신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나는 기쁘다’고 선언합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을 전제와 같이 부어져 죽음을 맞게 될 상황에서도 기뻐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오늘 본문 바로 뒤이어 나오는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빌립보서 4:11-12절입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의 배웠노라.” 그렇습니다. 사도 바울은 환경에 따라서 마음이 달라지고 기분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편에 있든지 그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믿음의 비결을 배운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을 사도 바울은 ‘자족함’이라고 말합니다. ‘자족한다’는 말은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의 형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바로 그런 자족함을 배웠기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도,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궁핍한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었고,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월터 스콧이 그랬고, 베토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보다 결코 나은 환경에 있지 않았지만, 믿음 때문에 기쁨을 소유한 자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도 그랬습니다. 환경이 자신 안에 있는 기쁨을 빼앗아가지 못함을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옥에 갇혀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곧 죽게 될 상황에서도 ‘나는 기뻐한다.’고 말할 수 있었고, 빌립보 교회 교인들을 향해서도 ‘항상 기뻐하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의 상황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아야만 기쁨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족하기만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족하기를 배워야 합니다. 자족하기를 배운다는 말은 지금 내 형편이 내게 만족스럽지 못한다 하더라도, 지금 내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려 보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는 내 삶에 부족한 것이 많을지라도 그 속에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헤아려보면 내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은혜가 주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지금의 내 모습 가운데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헤아려보아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게 훈련입니다.

자족함의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기쁨의 감각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기쁨의 반대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흔히 기쁨의 반대말을 슬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이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듯이, 기쁨의 반대말 역시 슬픔이 아니라 무감각입니다. 서울여자대학교의 장경철 교수는 그의 책 『기쁨을 유통하는 삶』에서 그렇게 정의합니다. ‘기쁨의 반대말이 무감각이기 때문에 기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각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냥 놔두면 식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그냥 내버려두면 점점 퇴색해져갑니다. 우리의 감각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감각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감각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자꾸만 그것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아- 맛있다.’라고 감탄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속으로만 ‘맛있구먼.’ 그러고 끝내면 감각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나 멋진 풍광을 보았을 때에도 ‘참 아름답다.’고, ‘참 멋있다’고 감탄사로 표현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았을 때에는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에는 반가운 표시를 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렇게 사소한 일에서도 감탄할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기쁨을 회복하고,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 기쁘게 살려 해도 우리의 삶에 걱정거리와 고민거리가 있어 우리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가 기쁘게 사는 것을 방해 합니다. 사실 이 세상에 걱정이나 고민, 염려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나름대로 다 걱정거리를 가지고 삽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염려와 걱정과 고민은 파리와 같습니다. 파리는 게으른 사람에게는 콧등에도 앉지만, 부지런한 사람 옆에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팔을 뻗어 휘저어보아도 날아간 것 같은데 곧 달라 듭니다. 파리채를 가지고 한 놈 한 놈 때려잡지만, 잠시 후에 또 다른 놈이 달려듭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염려와 걱정이 그렇습니다. 열심히 주어진 일에 정신을 쏟으며 사는 사람은 염려와 걱정을 할 틈이 별로 없습니다. 할 일 없이 한가하게, 또는 게으르게 사는 사람이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염려하게 되고, 걱정하게 됩니다. 또 우리가 아무리 믿음으로 살려고 해도 염려와 걱정은 어느 새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여러분, 이것이 우리가 기쁘게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기쁨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기쁨을 회복하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라고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염려와 걱정이 없는 삶을 살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우리 인간의 삶에는 염려와 걱정이 끝임 없이 몰려오기 때문입니다. 파리와 같이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염려와 걱정이 밀려옵니다. 하나가 없어지는가 싶으면 또 다른 염려와 걱정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파리와 같이 계속해서 밀려오는 염려와 걱정에 파묻혀 살면 결코 기쁨의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런 염려와 걱정은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다 맡겨버리라.’고 가르쳐줍니다. 우리의 염려와 걱정을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평강으로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마음에 물밀듯 밀려오면 우리는 기쁨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녀인 우리가 염려와 걱정 가운데 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당신의 자녀인 우리가 기쁨을 잃어버린 채 슬퍼하며 고통 가운데 사는 것도 원치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기뻐하라’고 명령하십니다. ‘항상 기뻐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심지어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고 반복하여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에 밀려드는 염려와 걱정은 다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는 기쁘게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게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에게 주신 특권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세상을 기쁘게 살 특권이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의 삶의 여건이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기뻐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함경북도 나남에 한 여자 거지가 있었습니다. 젊은 여자인데 살이 다 드러나 보이는 남루한 옷을 입고 이집 저집 다니며 구걸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젊은 것이 무엇을 못해 거지가 됐느냐?’고, ‘멀쩡한 여자가 일하기 싫어서 그 모양을 하며 다니느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고, 심지어 그 거지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거지는 한 번도 화내는 일 없이 그저 싱글벙글 웃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거지를 미친 여자 취급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8.15 해방이 되고 소련군이 북한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 거지가 소련군 장교의 군복을 입고 마을에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다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그 여자는 거지가 아니라 소련군으로부터 밀파된 간첩이었던 것입니다. 그 때서야 사람들은 이 거지가 그를 조롱하고 업신여기는 사람들 앞에서도 그렇게 태연하게 싱글벙글 웃으며 살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소련군 장교인 그녀는 자기의 사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있었고, 자기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뭐라 해도, 어느 누가 조롱하고 비웃어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싱글벙글 웃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한 나라의 장교도 자기 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장교라는 자신의 신분이 있기 때문에 거지행세를 하더라도 싱글벙글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조롱하고 비웃어도 그런 말에 끄떡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심지어 성경은 우리를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말씀합니다. 주님께서 재림하시면 우리는 천년왕국에서 주님과 함께 왕 노릇할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왕 노릇할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이 좀 비웃는다고 기분 나빠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기분 나쁜 말을 좀 한다 하더라도 그냥 털털 털어버리고 웃으며 사십시다. 그게 하늘나라 백성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만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비웃고 조롱해도 우리에게는 마지막 날 우리의 머리에 면류관을 씌워주실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에 평강을 주십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셔서’ 세상 사람들의 말에 따라 요동치지 않고, 늘 하늘의 기쁨을 간직한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라는 말은 인간이 만들어낸 평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의 이해와 상상을 초월한 평강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평강은 그런 평강입니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저런 상황에서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데, 하나님의 평강이 함께 하시면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이해할 수도 없고, 세상 사람들이 누릴 수도 없는 바로 그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우리가 기뻐하며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아니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항상 기뻐하라!”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렇게 명령하십니다. 상황이 좋을 때만 기뻐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에만 기뻐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언제나 어떤 일이 일어날지라도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렇게 살기를 원하시면서 동시에 그렇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십니다. 우리에게서 기쁨을 빼앗아가는 모든 염려와 걱정을 다 하나님께 맡기면 그렇게 항상 기뻐하며 살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지요? 어느 장례식장에 죽은 세 사람의 시체가 있는데, 세 사람 모두 한결같이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냥 가볍게 미소를 지은 모습이 아니라, 크게 웃다가 죽은 것입니다. 그 사연은 이렇다고 합니다. 첫 번째 사람은 로또 복권을 샀는데 1등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1등에 당첨된 순간 너무 기뻐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것입니다. 두 번째 사람은 아들이 삼수를 한 끝에서 서울대학에 합격했는데,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너무 기뻐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사람은 벼락을 맞아 죽었습니다. 그런데 번개가 번쩍할 때 사진 찍는 줄 알고 ‘김치’ 그러다가 번개에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물론 만들어낸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신앙인은 그런 모습이어야 합니다. 죽는 순간까지 행복하게 웃으며 살다가 행복한 웃음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뻐하며 살 때 우리를 바라보시는 우리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행복한 웃음으로 웃으며 살 때 그런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께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를 바라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항상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 2014년 7월 2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