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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5-27 10:20

성령이 충만하여 담대히 <5월 27일 - 성령강림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성령이 충만하여 담대히
본문 - 사도행전 4:23-31

‘강도가 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몇 년째 잠을 편히 못 자는 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소리만 들려도 ‘강도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밤중에 곤히 자는 남편을 깨우는 바람에 남편도 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산 세월이 10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부부가 잠을 자고 있는데 집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에 부인은 남편을 깨웠습니다. 남편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정말로 강도가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강도를 보고 두려워야 할 남편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강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녕하시오. 만나서 반갑소. 위층에 올라가 내 아내를 좀 만나주시오. 10년째 당신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오.”

여러분, 이 부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별 쓸데없는 걱정을 다 하고 있었구먼’ 그런 생각이 드십니까? 그런데 사실 그 대상과 내용이 다를 뿐이지, 우리 역시 매일 매순간 염려와 걱정과 두려움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수없이 많은 염려와 두려움이 우리의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게 전혀 쓸데없는 걱정임을 알면서도 괜히 걱정을 합니다. 걱정한다고 내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고 대책이 없는데도 걱정을 합니다. 우리를 어떤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아님에도 우리의 마음이 불안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온갖 불안과 걱정과 염려를 내가 다 떠안고 산다면 아마도 우리는 정신이상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내 마음에 일어나는 그런 염려와 불안을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 맡길 수 있기에 우리는 평안한 단잠을 자기도 하고, ‘별거 아닐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스스로 안위를 얻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인처럼 ‘강도가 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어찌 우리에겐들 없겠습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지난밤에 단잠을 잤습니다. ‘우리 집에 강도가 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어제 밤 한 숨도 못 주무신 분 계십니까? 없으시지요? 무얼 믿고 그렇게 단잠을 주무셨습니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어제 밤에도 우리나라 여러 집에 강도가 들었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교회에 오시면서 차를 타고 오신 분들 많지요? ‘사고 나면 어쩌지?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와서 내 차를 들이받으면 어쩌지?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큰 트럭이 와서 받아버리면 어쩌지?’ 그런 걱정 하지 않으셨습니까? 지난 5월 1일에는 경상북도 의성에서 트럭 운전자가 DMB를 시청하면서 운전을 하다가 사이클 선수단을 치어 선수 3명이 사망하고 감독 등 5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엊그제는 상주-청원 간 고속도로에서 4중 추돌사고가 있었습니다.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있는데 11톤 트럭이 앞 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는 바람에 연휴를 맞아 나들이에 나섰던 일가족 중 5살짜리 아이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그 아이의 부모 등 7명이 다쳤습니다. 그들 가운데 누구인들 그런 사고가 자신들에게 날 것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또 그런 사고들이 수없이 많이 일어나는데, 우리는 그런 사고 날 것이라고 걱정하게 않고 오늘 아침에도 차를 타고 교회에 왔습니다. 무얼 믿고 그렇게 하셨습니까?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 목사님이 쓴 『(인생의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은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책에 이런 이야기 있습니다.
그에게는 ‘팻 맥그라스’라는 자전거 친구가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를 시작한 얼마 후에, 자전거 타기를 밥 먹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팻이 그의 자전거 타기 동무가 되었습니다. 종종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거나 거센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야 할 때면 맥스가 힘들다고 불평을 합니다. 그러면 그 친구 팻이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이 견인해 주겠노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견인’이라는 말은 앞에서 달리는 것을 말합니다.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불 때 친구인 팻이 앞서 가고 자신이 그 뒤를 바짝 뒤따라가면 차가운 바람을 덜 맞을 수 있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면 팻이 한 손으로 자신의 등을 밀어줍니다. 그러면 한결 수월하게 언덕을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 친구 팻 맥그라스를 생각하면서 그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여러분에게도 팻 맥그라스와 같은 친구가 필요하십니까?’ 사실 우리에게도 그런 친구가 필요하지요. 때론 인생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할 때면 그 무거운 짐을 나눠질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이 가득할 때 위로가 되어줄 친구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풀기 어려운 문제 앞에서 힘들어할 때 이 문제를 풀어줄 지혜로운 누군가가 내 곁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 울고 싶을 때 조용히 다가와 등을 두드려 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맥스 루케이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에게도 팻 맥그라스가 있습니다.” 루케이도 목사님이 말한 팻 맥그라스는 다름 아닌 성령입니다. 성령은 보혜사입니다. 늘 우리 안에 머물면서 우리를 위로해 주시고, 우리가 힘들 때면 용기와 힘을 주십니다. 결코 우리를 외롭게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여러분, 그 보혜사 성령께서 오늘 내 마음에도 임재해 계시며 내 친구가 되어 주심을 믿으십니까? 성령께서 내 안에 계시고, 성령께서 내 친구가 되어 주심을 믿는다면 우리는 걱정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힘든 것이 있다고 짜증 낼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우리의 삶을 불안하게 만든다 할지라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자들이 그랬습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은 사도행전 3장에서 시작됩니다. 오후 3시 기도시간에 성전에 들어가던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 미문에 앉아서 구걸하던 앉은뱅이 거지를 보게 됩니다. 그 걸인에게 동전을 던져주고 싶었지만 그들의 주머니에는 앉은뱅이 걸인에게 던져줄 동전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와 요한은 그 앉은뱅이 걸인를 향해 이렇게 선포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그리고는 앉은뱅이 걸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켰습니다. 그러자 4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그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섰습니다. 그리고는 성전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는 기쁨의 춤을 추며 하나님을 찬송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앉은뱅이 걸인을 일으켜 세운 베드로와 요한을 솔로몬 행각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솔로몬 행각에서 베드로와 요한은 모여든 사람들에게 담대하게 외쳤습니다. ‘이 앉은뱅이 걸인을 일어나 걷게 한 것은 우리 개인의 능력이 아닙니다. 당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예수를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고, 그분이 이 사람을 이렇게 완전 낫게 하셨습니다.’
이런 선포는 당시 종교지도자들에게 굉장한 모욕이요 도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것이 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에게 ‘신성모독’이라는 죄목을 덮어씌워 십자가에 처형했는데, 자신들이 죽인 예수님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이요, 그 죽은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은 종교지도자들이 하나님께 엄청난 죄를 지었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고 있던 도중에 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를 맡은 사람들, 그리고 바리새인들이 솔로몬행각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복음을 외치고 있는 베드로와 요한을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붙잡아다가 감옥에 가둬버렸습니다.

그 다음날 산헤드린 공회가 소집되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당시 최고의결기관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결정한 종교지도자들이 산헤드린 공회의 공회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눈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이요, 그분이 살아나셨다’고 말하는 베드로와 요한은 결코 가만 놔둘 수 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더구나 산헤드린 공회에 끌려와서도 베드로와 요한은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합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살리셨고, 그분이 온 인류의 구원자’라고 말입니다.
산헤드린 공회에 모인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났지만, 베드로와 요한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곳에는 앉은뱅이 걸인이었다가 베드로와 요한의 선포에 의해서 일어나 걷게 된 그 사람도 함께 있었습니다. 앉은뱅이에서 고침 받은 그 사람은 하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 역사하셨다는 사실에 대한 분명한 증인이었습니다. 그러니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은 베드로와 요한에게 벌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베드로와 요한에게 엄중하게 경고를 내리게 됩니다.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경고를 호락호락 수용할 제자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산헤드린 공회 앞에서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 계속해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산헤드린 공회는 이제 제자들을 협박합니다. 무어라고 협박했겠습니까? 성경은 무어라고 협박했는지 말씀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그 말을 듣지 않겠다고 선언한 제자들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것입니다. ‘너희도 죽을 수 있어!’라는 위협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한 것처럼 너희도 죽일 수 있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릴 수 있어!’ 이게 그들이 지금 제자들에게 할 수 있는 협박입니다. 그렇게 협박하고는 두 제자를 풀어주었습니다.

풀려난 두 제자는 곧바로 다른 사도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오늘로 말하면 교회로 갔겠지요. 그리고는 자신들이 당한 모든 이야기를 다 해주었습니다. 심지어 산헤드린 공회가 자신들을 협박했다는 것까지도 다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 두 제자의 증언을 듣고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의 중심 내용이 본문 29-30절에 나옵니다.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 손을 내밀어 병을 낫게 하시옵고 표적과 기사가 거룩한 종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기도의 내용은 분명합니다. 아무리 위협을 당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한 이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목숨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그 목숨의 위협 때문에 기죽지 않고 목숨을 잃는다 하더라도 복음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도했더니 그곳에 성령의 충만한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성령 충만의 증거로 모인 곳이 진동했습니다. ‘진동했다’는 말은 바다에 큰 파도가 일어나는 것 같은 흔들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진도 9.0의 지진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그곳이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물론 지진으로 인해 흔들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를 들으셨고, 그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을 분명하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난 후에 제자들은 또다시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들은 불과 몇 시간 전에 산헤드린 공회로부터 협박을 받았습니다. ‘또다시 복음을 전하면 죽일지도 모른다.’는 협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것도 담대하게 말입니다. ‘담대하게’라는 말은 ‘전혀 협박을 받지 않는 것처럼’ 그런 말입니다.
여러분, 제자들이 산헤드린 공회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이 산헤드린 공회의 위력을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무리 갈릴리 어부 출신이긴 하지만, 그들은 산헤드린 공회에 의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셨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던 예수님이었습니다. 종려주일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실 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환호하며 맞아들였습니다. 그 때는 정말 예수님께서 헤롯왕을 몰아내고 당신이 친히 왕이 되실 것만 같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해 ‘다윗의 자손 메시야’라고 소리쳤습니다. 예수님은 마음만 먹으면 헤롯왕을 몰아내는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불과 4일 만에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과정에 종교지도자들 - 산헤드린 공회의 음모가 있었음을 제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몇 사람을 시켜서 예수님을 고발하게 하고, 거짓 증인을 내세워 ‘예수님께서 성전을 모독했고, 하나님을 모독했다’고 증언하게 함으로서 예수님을 죄인으로 낙인찍어 십자가에 처형하고 말았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의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산헤드린 공회이고,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에서 보았듯이 자기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음모를 통해서라도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사람들이 당시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이었습니다.
제자들이 그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또 마음만 먹으면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자들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그런 산헤드린 공회가 전혀 두렵지 않았습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위협을 가해와도 전혀 그런 것 들은 적이 없다는 듯이 그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무엇이 제자들로 하여금 그렇게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게 만들었습니까? 사도행전 4장에서 제자들을 수식하는 중요한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성령이 충만했다’는 것입니다. 붙잡혀서 산헤드린 공회에 끌려갔을 때에도 베드로와 요한은 성령이 충만했습니다. 4:8절 말씀에 의하면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산헤드린 공회에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베드로가 산헤드린 공회의 권력을 모르고서 그들 앞에서 예수님을 증거한 것이 아닙니다. 다 알면서도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예수님의 복음을 그들에게 전했습니다. 성령이 충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31절에서도 교회에 모인 모든 무리가 성령이 충만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담대하게 전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무리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협박한 산헤드린 공회의 협박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아무 것도 말하지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는 협박은 베드로와 요한에게만 한 것이 아닙니다. 초대교회를 향한 협박입니다. 그리고 그 협박은 단순히 말로만 그친 협박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초대교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협박대로 잡혀갔는지 모릅니다. 사도행전 7장에 나오는 스데반 역시 그 협박을 거부하고 복음을 전하다가 돌에 맞아 죽어야 했습니다. 그 이후 교회에 대한 박해는 날로 거세져 수많은 사람들이 잡혀 감옥에 갇혀야 했습니다. 협박이 협박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협박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과 교인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들에게 성령이 충만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인들 산헤드린 공회의 협박이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죽는다는 것이 제자들인들 왜 두렵지 않겠습니까? 감옥에 갇히고 순교를 당해야 한다는 것이 왜 무섭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성령이 충만한 사람에게는 그게 결코 두려움이 되지 않습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우리 가운데 임재하셔서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시면 세상의 그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섭리하시는 하나님께서 내 안에 계셔서 나를 지켜주시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시는데, 세상의 위협이 어찌 두렵겠습니까? 산헤드린 공회가 가진 권력보다 더 큰 권능을 가지신 분이 하나님이신데, 그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데, 산헤드린 공회의 협박이 뭐가 두렵겠습니까?
여러분, 세상은 분명 우리보다 크고 힘이 강합니다. 세상의 권력이 교회의 권력보다 강합니다. 우리를 협박하는 세상의 협박을 우리 힘으로 막아낼 수도 없고, 우리 힘으로 이겨낼 수도 없습니다. 요즘 계속 미디어를 통해서 들려오는 소식 가운데 하나가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 포르투갈에 이어서 스페인까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유럽연합으로부터 긴급구제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긴축보다는 성장을 정책으로 내세운 새로운 정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에도 엄청난 충격을 안겨줄 것입니다. 미국발 경제위기 때에도 우리나라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지금도 그 피해의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 국가들의 경제위기까지 겹쳐진다면 더 큰 시련을 겪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의 힘으로 이겨낼 수 없습니다.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것처럼 살 수도 없습니다. 국가적으로도 견뎌내기 힘들텐데, 우리 개인의 힘으로 그것을 이겨낸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제자들을 위협할 때 그들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모인 곳이 진동하면서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확증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기도에 응답을 받았음에도 산헤드린 공회의 위협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삶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는 환경에서 변화된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가난에서 해방된 것도 아닙니다. 질병에서 고침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들을 위협하는 산헤드린 공회가 위협을 철회한 것도 아닙니다. 기도하기 전이나 기도를 통해 응답받은 후에나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변화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변화된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그들의 마음에 담대함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성령이 충만하여 담대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면 됩니다. 마음이 담대해지면 내 상황에 변화가 전혀 없어도, 나를 위협하고 있는 세력이 여전히 나를 위협하고 있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담대함은 반드시 성령의 충만함에서 기인한 것이어야 합니다. 내 생각의 신념에서 오는 담대함이 아니라, 성령의 충만함에서 주어지는 담대함이어야 우리가 세상을 이길 수 있고, 담대함 속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때 미국의 펜실베니아 주에 교계에 유명한 명물 두 가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목사님을 쫓아내기로 유명한 교회입니다. 아무리 좋은 목사님이 부임해 와도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갈아치우는 교회입니다. 또 하나의 명물은 한 교회에서 6개월 이상 시무하지 못한 목사님입니다. 그 목사님은 어떤 교회를 가도 6개월 안에 쫓겨나오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교회와 목사님에게는 ‘마른 막대기 교회’ ‘마른 막대기 목사’란 별명이 붙게 되었습니다.
쫓겨나 갈 데가 없는 마른 막대기 목사님이 선배 목사님께 교회를 소개시켜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하자, 선배 목사님이 소개해 준 곳이 마른 막대기 교회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마른 막대기 목사님의 마음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잘 쫓아내는 교회에 잘 쫓겨나는 목사가 가게 되었으니 목회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목사님은 부임하기 전에 산에 올라가 열심히 기도하다가 성령 충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 부임했습니다.
마른 막대기 교회에 부임한 마른 막대기 목사님은 부임예배에서 열심히 설교했습니다.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담대하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교인들이 은혜를 받았습니다. 기도하고 성령의 도우심을 받으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목사님은 그 후로도 종종 산에 올라가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마른 막대기 목사가 왔습니다.’ 그러면서 뜨겁게 기도했고, 그 때마다 성령 충만을 받았습니다.
마른 막대기 목사에게 마른 막대기 교회를 소개해 준 선배 목사님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언제 또다시 목사 내쫓는다는 소문이 들려올지 몰라서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목사 내쫓는다는 소문은 들려오지 않고, 오히려 교회가 은혜스러워졌고 부흥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웬일인가 싶어 선배 목사님이 교회를 찾아가 마른 막대기 목사님을 만나 물었습니다.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그러자 마른 막대기 목사님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목사님, 마른 막대기에 불이 붙었으니 얼마나 잘 타겠습니까?” 마른 막대기 목사가 마른 막대기 교회에 부임해서 성령의 불이 붙으니까 뜨거운 은혜가 넘쳐나는 교회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마른 막대기입니다.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는 마른 막대기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지면 우리도 담대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어도 성령 충만으로 담대해지면 세상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믿음으로 담대하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하십시다. 그리고 성령 충만을 받으십시다. 그러면 우리를 휘감고 있는 모든 두려움과 걱정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예수님처럼 선언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한복음 16:33)

<2012년 5월 27일 주일낮예배-성령강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