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작성일 : 2011-03-27 10:35

'우연히'를 통한 '마침'의 역사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우연히’를 통한 ‘마침’의 역사
본문 - 룻기 2:1-7

우리의 삶에는 우리가 ‘우연’이라고 말하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을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칩니다. 그러나 우연을 우연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특별한 사건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알렉산더 프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이라는 세균학자는 1928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해 연구하던 중 우연히 푸른곰팡이(Penicillium notatum)가 다른 세균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페니실린을 발명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영국의 아이작 뉴턴(Sir lsaac Newton, 1642-1727)은 우연히 사과나무 아래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law of universal gravity)을 발견하였습니다.

우연히 일어나는 우리 주변의 많은 사건들 속에서 어떤 것은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 우연으로 끝나버린 것들도 많이 있지만, 플레밍이나 뉴턴처럼 우연히 일어난 일이 우연으로 끝나지 않고 특별한 사건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성경에도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 우연처럼 보이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연히 일어난 일에 마침 하나님께서 개입하시고 역사하셔서 하나님의 크신 뜻을 이루어간 사건들입니다. 그 몇 가지 예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출애굽기 2장에 보면 한 레위 가정에서 사내아이가 하나 태어납니다. 당시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히브리 민족의 가정에서는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태어나자마자 반드시 죽여야 했습니다. 그게 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정에서는 그 법을 어기고 태어난 사내아이를 3개월 동안이나 집안에서 몰래 키웠습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집안에서 키울 수 없게 되자 부모는 갈대상자를 만들어 아이를 그 상자에 넣고 나일강에 띄워보냅니다. 이제 아이의 생명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나일강에 목욕하러 온 공주가 그 상자를 발견합니다. 시녀를 시켜서 상자를 가져오라고 해서 상자를 여는 순간 아이가 울어댑니다. 갓난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고는 공주의 마음에 불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땅히 죽여야 하는 히브리 아이임을 알면서도 공주는 그를 나일강에 버려두거나 죽이지 않고 왕궁으로 데려다가 키웁니다.
공주가 그곳에 목욕하러 온 것도 우연한 일이고, 나일강에 떠내려오는 상자를 발견한 것도 우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상자를 여는 순간 때마침 아이가 울게 되었고, 우는 아이를 보는 순간 공주의 마음에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어서 그 아이는 살아남게 되고, 나중에 그 아이 모세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가 됩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섭리를 봅니다. 모세를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의 방법은 ‘우연’과 ‘마침’이라는 두 가지 역사를 통해서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역대하 18장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분열되어 있을 때입니다. 남 유다 여호사밧 왕과 북 이스라엘 아합 왕 사이에 동맹을 맺었습니다. 여호사밧 왕이 아합 왕을 찾아갔을 때, 아합 왕이 여호사밧 왕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 ‘길르앗 라못은 원래 우리 영토였는데 아람 사람들에게 빼앗겼다. 이제 우리 둘이 손잡고 합께 가서 길르앗 라못을 빼앗아오자.’ 그 때 여호사밧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러자 아합 왕은 어용 선지자 400명을 불러 전쟁에 나가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대답하도록 합니다. 400명의 선지자들이 그렇게 말하는데, 여호사밧 왕이 볼 때 좀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미가야라는 선지자를 불러서 다시 물었습니다. 미가야 선지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400명의 거짓 선지자들의 말은 악한 영의 꾐에 빠져 한 말입니다. 이번 전쟁에 나가면 왕은 반드시 죽게 될 것입니다.’
그런 말을 들었는데도, 여호사밧과 아합 왕은 연합군을 형성하여 아람과 싸우러갑니다. 그 때 아합 왕이 기발한 꾀를 내 여호사밧에게 제안합니다. ‘당신은 왕복을 입으십시오. 나는 왕이 아닌 것처럼 변장을 하고 전쟁에 나가겠소.’ 아합이 그렇게 제안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미가야 선지자가 이번 전쟁에서 자신이 죽는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믿지는 않지만 웬지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아람 군대에는 왕을 죽이기 위한 특공대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이 특공대는 일반 병사와는 싸우지 않습니다. 오직 왕을 죽이는 일에만 몰두하는 군인들입니다. 그러기에 만일 자신이 왕복을 입고 전쟁터에 나가면 그 특공대가 자신의 목숨을 노릴 것이고 그러면 자신은 죽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자신은 왕이 아닌 것처럼 변장하고 여호사밧을 높여주는 것처럼 해서 여호사밧에게 왕복을 입고 나가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일 때 한 사람이 무심코 쏜 화살이 아합 왕을 정확히 맞혔고, 결국 아합 왕은 죽고 말았습니다. 그 화살은 특공대가 아합 왕을 죽이기 위해서 쏜 화살이 아니었습니다. 일반 병사가 그냥 무심코 쏜 화살입니다. 우연히 쏜 화살이었는데, 변장한 아합 왕의 갑옷 솔기에 정확하게 맞아서 아합 왕이 죽고 만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아합 왕이 누군가가 우연히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면 이 아합 왕은 우연히 죽은 것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그렇게 된 것입니까? 우연히 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역사하심이 분명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한 남자와 한 여인의 만남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이스라엘 땅에 극심한 흉년이 들자 베들레헴에 살던 나오미라는 여인은 가족들과 함께 모압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모압 땅으로 이민 가서 살다가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이제 두 아들과 과부 나오미만 남게 되자, 나오미는 두 아들을 모압 여인과 결혼을 시킵니다. 그런데 결혼한 두 아들마저 죽고 맙니다. 이제 과부 셋만 남았습니다. 그러자 더 이상 모압 땅에 살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한 나오미가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 때 과부가 된 두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따라 가겠다고 나셨습니다. 나오미의 간곡한 만류에 큰 며느리는 친정으로 돌아가고, 둘째 며느리 룻은 끝까지 시어머니를 따라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늙은 과부 나오미와 젊은 과부 룻이 베들레헴으로 오게 됩니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우선 당장 살 길이 막막했습니다. 본문 바로 앞인 1:22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나오미와 룻이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때는 보리추수를 할 때였습니다. 이스라엘 땅에서는 보통 보리 추수가 끝나면 곧 이어서 밀을 추수합니다. 그렇다면 한 해 농사가 이미 끝난 것입니다. 비록 자신의 가문에 기업으로 물려받은 밭이 있다 하더라도 보리나 밀을 심어 추수하려면 앞으로 최소한 1년은 더 기다려야 합니다. 더구나 가족 중에 남자가 없어 두 여인의 힘만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지금 당장 먹고 사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남의 논에 가서 이삭을 주워 그것으로 양식을 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율법을 통해서 추수할 때 밭주인은 이삭까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삭은 농사지을 땅이 없는 고아와 과부와 이방인들을 위한 양식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나오미와 룻도 남의 논에 가서 이삭을 주워와야만 했습니다. 며느리 룻이 이삭을 주워오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3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룻이 가서 베는 자를 따라 밭에서 이삭을 줍는데, 우연히 엘리멜렉의 친족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 이르렀더라.” 룻이 이삭을 줍기 위해서 한 밭에 들어갔습니다. ‘내가 누구네 밭에 가서 주워야지’ 그렇게 마음 먹고 간 것이 아닙니다. 아무 계획 없이 한 밭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밭이 친족의 밭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마침 보아스가 베들레헴에서부터 와서.” 룻은 아무 밭이나 들어갔습니다. 이삭을 줍는다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들어간 밭이 친족 보아스의 밭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마침 보아스가 나타났습니다. ‘베들레헴에서부터 왔다’고 말씀합니다. 룻이 이삭을 줍고 있는 보아스의 밭은 베들레헴 주변 들녘에 있는 밭이고, 보아스는 자기가 사는 베들레헴이라는 동네에서 자기 밭으로 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추수하는 일꾼들과 인사를 나누다가 눈에 띄는 한 여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평소에 일면식이 없던 여인이기에 보아스는 일꾼들을 관리하는 사환에게 ‘저 여인은 누구냐?’고 물어봅니다. 그러면서 보아스와 룻이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4절에 나오는 ‘마침’이라는 말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보아야 합니다. 마침이라는 말의 성경언어는 ‘히네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어떤 일이 극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쓰는 말입니다. 이 말 속에는 우연히 되어지는 일 같지만 그 속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개입하시는 손길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 ‘마침’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마침이라는 단어 다음에는 아주 중요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이번 주에 우리가 새벽기도회 때 읽은 에스더의 말씀에도 ‘마침’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에스더가 왕후가 된 후 어느 날 아하수에로 왕이 저녁에 잠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왕궁에서 일어난 중요한 일들을 기록한 역대일기를 가져오라고 해서 읽게 만듭니다. 아마도 그 역대일기를 듣다가 자연스럽게 잠을 자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아서 우연히 읽던 그 역대일기를 통해서 모르드개라는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내시 두 명이 아하수에로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민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드개가 알고는 왕후 에스더를 통해서 음모를 막았던 것입니다. 우연히 읽은 역대일기를 통해 그것을 알게 된 아하수에로 왕은 그때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모르드개에게 무슨 상을 주었는지 묻습니다. 그때는 아무 상도 주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는 모르드개에게 상을 주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리고 밖에 누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하자, 하만이 거기 있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왕이 이르되 누가 뜰에 있느냐 하매 마침 하만이 자기가 세운 나무에 모르드개를 달기를 왕께 구하고자 하여 왕궁 바깥뜰에 이른지라.” 하만은 왕이 자신을 부를 줄 알고 거기에 온 것이 아닙니다. 모르드개를 죽이도록 계획을 세우고 왕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서 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왕이 모르드개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마음 먹은 그 순간에 마침 하만이 거기에 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만은 모르드개를 죽일 계획을 세웠지만, 오히려 모르드개에게 왕복을 입히고 왕이 타는 말에 태워서 하만 자신이 직접 그 말을 이끌고 온 성을 돌아다니며 모르드개의 신하처럼 행동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모르드개를 죽이고, 모르드개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유대인 전체를 죽이려고 했던 하만의 음모는 틀어지고 맙니다. 결국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했던 하만 자신이 죽임을 당하고, 유대인을 모두 죽이려고 했던 계획에서 하만의 가족들이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모르드개가 죽을 위기에서 존귀함을 받고, 오히려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하던 하만의 기가 꺾이고 하만이 죽음에 이르는 그 전환점에 ‘마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당신의 백성 유대인을 살리시기 위해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나타낸 말씀입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일 때에도 ‘마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형들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고 전쟁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알아보기 위해서 다윗이 전장터에 갔을 때, 마침 골리앗이 하나님을 모욕하는 말을 하게 되고 그 말을 다윗이 듣게 됩니다. 그 말을 들은 다윗은 주변 사람들이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물매돌과 막대기를 가지고 골리앗과 싸우러 나가서, 골리앗을 죽이고 맙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해서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고 결국 왕이 되었습니다. 골리앗을 죽인 그 사건에도 ‘마침’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마침’으로 역사하시어 당신의 뜻하심을 이루어가십니다. 룻이 우연히 친족 보아스의 밭에 가서 이삭을 줍고 있을 때 마침 보아스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룻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보아스는 이방여인이요 남의 아내였던 룻을 자기의 아내로 맞이하게 됩니다.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맞아들이는데 또 한 번 ‘마침’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보아스보다 먼저 나오미 가족의 재산권을 행사할 더 가까운 친족이 있었는데, 그 친족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그것을 성경에서는 ‘기업 무를 자’라고 표현합니다. 나오미 가족에게는 기업으로 받은 밭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 밭을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율법에 따르면, 밭이나 땅을 팔 때에는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가까운 친척이 밭이나 땅을 사게 해서 그 가문에 주신 기업을 다른 가문에게 빼앗기지 않고, 자기 가문이 지켜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보아스는 나오미의 가장 까운 친척이 아니었습니다. 더 가까운 친척이 있었습니다. 기업 무를 자의 1순위가 따로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친척이 나오미 가족의 기업을 자신이 사겠다고 하면 보아스는 아무런 권리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보아스는 성문으로 갔습니다. 당시 성문은 그 성읍의 장로들이 모여 성읍의 중요한 일을 의논하거나 율법에 따라 재판을 하는 장소였습니다. 4:1절에 보면 거기에 보아스가 가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리로 기업 무를 자 1순위인 사람이 지나가는 것입니다. 보아스는 재빨리 그를 불러 장로들 앞에서 나오미 가족의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1순위인 그 사람이 처음에는 나오미 가족의 기업을 자신이 사겠다고 하다가, 밭과 땅만 사는 것이 아니라 나오미와 룻이라는 두 과부까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말에 그는 손을 털고 맙니다. 자신은 나오미 가족의 기업을 사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 다음 기업을 무를 자는 보아스입니다. 이렇게 해서 보아스는 공식적으로 나오미 가족의 기업을 사게 되었고, 아울러 나오미와 룻에 대한 책임을 가짐으로 해서 룻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보아스가 나오미 가족의 기업을 자신이 사고, 더 나아가서 룻과 결혼하고 싶었는데 바로 그 때 마침 기업 무를 1순위인 사람이 그리로 지나가게 되었고, 보아스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룻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 때도 ‘마침’이라는 하나님의 개입하심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두 번의 ‘마침’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개입하심은 두 남녀의 결혼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룻기는 두 남녀가 만나 행복하게 결혼생활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려는 책이 아닙니다. 보아스와 룻의 결혼을 통해서 오벳이라는 아이가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장성해서 결혼을 하여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인 다윗이 보아스와 룻의 가문에서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윗의 후손으로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님이 태어나셨습니다. 보아스와 룻의 이야기는 단순한 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에 있는 다윗의 이야기이고, 세계 구원 역사의 중심에 있는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두 번의 ‘마침’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가장 위대한 왕을 주시려는 계획을 이루어가셨고, 마침내 인류를 구원하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가문을 만들어주신 것입니다. 우연히 찾아갔던 밭이 보아스의 밭이었고, 마침 그곳에 나타난 보아스와 룻이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다윗의 가문이요 메시야의 가문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 우연히 일어난 일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는 결코 우연으로 끝나지 않을 일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마침’이라는 하나님의 개입하시는 손길이 함께 하셨기에 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마침’이라는 하나님의 개입하시는 손길이 함께 하셔서 우리의 미래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개입하시는 손길을 보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그냥 ‘우연’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그 ‘우연’을 통해서 ‘마침’의 역사를 이루어가실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지도 못한다면 나를 통해 하나님의 계획하심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의 지난날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다. 우리의 삶에 우연히 일어난 일이 무엇이었습니까? 그 우연이 우연으로만 끝났습니까?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전주남성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교회에 어떻게 오셨습니까? 전주에 수없이 많은 교회들이 있는데, 왜 하필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더 크고 더 좋은 교회들도 많이 있는데, 저보다도 설교도 잘하시고 인격도 훌륭하신 좋은 목사님들이 참 많은데, 왜 우리 교회 교인이 되셨습니까? 우연히 누군가의 전도를 받고 오셨습니까? 우연히 일어난 일들만 있었다면 우리교회에 등록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누군가를 만나셨을지라도 그 만남을 통해 하나님께서 ‘마침’으로 역사하셔서 우리 교회에 나오시게 되셨습니다. 우리 교회에 나오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음을 믿으십니까?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마침’이라는 하나님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 ‘마침의 때’를 인식하였든 인식하지 못했든 간에 하나님의 개입하시고 역사하심이 분명 있었습니다.

부부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보아스와 룻의 만남에만 하나님께서 ‘마침’으로 역사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마침’으로 역사하셔서 우리가 결혼하여 부부로 살게 되었습니다. 만남이라는 것이 얼마나 귀합니까?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깊은 바다 속에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 거북이는 천년에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넓은 바다 위에 낙엽 하나가 천천히 떠다닙니다. 그 넓은 망망대해 위에 떠다니는 낙엽이 천년에 한 번 바다 위로 올라오는 거북이 등에 얹혔습니다. 이것이 만남입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 가운데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 둘이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몇 십억 분에 일입니다. 더군다나 만나는 사람마다 다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만난 그 수없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오직 한 사람, 그가 바로 내 남편이요 아내입니다. 그런 확률을 가지고 만났는데, 그 만남이 어찌 귀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세상에 많은 우연을 통해서 ‘마침’의 역사를 베푸심으로 우리가 사랑하여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귀하게 만났으니, 싸우지 말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십시다. 얼마 오래 살지도 못하고, 기껏 많이 살아야 함께 50-60년 밖에 살지 못합니다. 아옹다옹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말대로 사랑하며 살아도 부족할 시간인데 싸울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의 삶이 조금 힘들다고 짜증내지 말고 살아야 합니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도 ‘마침’의 역사를 베푸실 것을 기대하며 살면, 힘들지라도 찬송을 부르면서 살 수 있습니다.
어느 신문에 한 할머니의 생활 수기가 당선작으로 뽑혔습니다. ‘운명인 줄 알았더니 시련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생활수기입니다.
20살 난 외아들이 갑자기 불치의 병으로 누우면서부터 기구한 나날이 시작되었습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가산을 다 탕진하고, 50살이 넘어 방직 공장 직공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너무너무 힘든 삶 때문에 자살을 하려고 수면제를 사 모았다가, 아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차마 죽을 수가 없었습니다. 힘든 삶의 나날들을 술로 화를 달래던 남편마저 위암으로 죽자 절망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앉은뱅이 아들과 함께 밤잠을 안 자며 종이봉투를 만들어 푼돈을 모았습니다. 그러다가 아들을 시계수리 학원에까지 보내게 되었고, 아들은 불구의 몸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최우수상을 받으며 졸업하였습니다. 이제는 집도 장만하고 시계 가게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전파되자, 어떤 아리따운 아가씨가 자진하여 이 할머니의 며느리가 되기로 결심하고 찾아왔고, 많은 사람의 축하 속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를 통해 ‘마침’의 역사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모두 오늘 주어진 작은 삶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입니다. 본문의 룻도 늙은 시어머니를 잘 봉양하기 위해서 자진해서 보리밭에 나가 열심히 이삭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의 역사를 통하여 보아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힘들다고 희망을 포기해버리면 ‘마침’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 찾아오신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오늘의 나는 우연히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그 수많은 시간과 사건들 속에 하나님께서 ‘마침’의 역사를 베풀어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다시 ‘마침’의 역사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더 나은 내일을 주시기 위해 말입니다. 나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어가시기 위해 말입니다.

<2011년 3월 27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