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작성일 : 2012-02-05 10:17

당신의 별명은 무엇입니까? <2월 5일>

글쓴이 : 전주남성

제목 - 당신의 별명은 무엇입니까?
본문 - 사도행전 4:36-37

여러분, 짱구를 아십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개구쟁이입니다. 이 짱구가 다니는 학교에 새로 부임한 여선생님이 첫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자기소개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학교 때 내 별명이 살모사였다. 너희들 떠들거나 까불면 용서 안 한다.” 그러자 짱구가 이렇게 대꾸했다고 합니다. “선생님, 제 별명은 땅꾼인데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별명은 자기가 원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사람들, 나에게 관심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별명 가운데는 이름 때문에 만들어진 것도 있고, 특이한 습관이나 그가 자주 하는 말의 어투 때문에 만들어지는 별명도 있습니다. 또 외모나 특이한 신체적 특징 때문에 만들어진 별명도 있습니다. 더 많은 경우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모습 때문에 별명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런 별명이라야 그에게 참으로 의미 있는 별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름이나 외모 또는 특이한 습관 때문에 만들어진 별명은 빨리 만들어진 반면 그리 오래 가지 못하지만, 삶을 통해 만들어진 별명은 오랜 기간 그의 삶을 관찰한 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기억됩니다. ‘아프리카의 성자’라고 불리는 슈바이쳐 박사는 아프리카를 위해서 평생을 바친 결과 만들어진 별명입니다. 그래서 그 별명은 명예스러운 것이고,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별명으로 남아 있습니다.

‘브라질의 성자’로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출신의 선교사인 멜란드(Doug Meland)입니다. 멜란드 선교사 부부는 브라질의 깊은 산골에 들어가 선교하며 평생을 사는 동안 별명이 네 번이나 바뀌었고, 지금은 다섯 번째 별명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멜란드 선교사 부부는 브라질의 폴리오 인디언들을 찾아가 의료선교사로 활동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가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 인디언들은 그들 부부를 ‘백인’이라고 불었습니다. 백인이라는 말에는 증오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지난날 무력으로 자신들을 괴롭혔던 백인들에 대한 증오 때문입니다. 폴리오 인디언들은 의료선교를 위해서 그곳에 온 멜란드 선교사 부부를 총칼로 자기들을 괴롭혔던 그 백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으로 취급했던 것입니다.
그 후 멜란드 부부는 의료 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민들의 목숨을 구해주고 병을 치료하는 헌신적인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그러자 인디언들이 그들 부부를 부르는 명칭이 ‘존경하는 백인’으로 점점 바뀌었습니다.
멜란드 부부는 폴리오 인디언들의 언어를 열심히 배워 10년 뒤에 그들과 조금도 바를 바 없을 만큼 유창한 말을 구사하게 되었고, 삶도 인디언들의 생활습관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인디언들은 멜란드 부부를 ‘백인 인디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교사님 부부가 부상당한 인디언 소녀를 치료해 주면서 그 아이의 발을 씻어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인디언의 발을 씻겨 주는 백인을 보지 못했던 인디언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하늘이 보내 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멜란드 부부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불려졌습니다.
` 그리고 지금은 ‘브라질의 성자’라는 명예로운 또 하나의 별명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칼커타의 성자’라고 불리는 마터 테레사를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더 테레사’는 그분의 이름이 아니라 그분의 별명입니다. 그분의 본래 이름은 ‘아그네스 곤쟈 보야쥬’(Agnes Gonxha Bojaxhiu)입니다. 그런데 그분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의 별명인 마터 테레사로 더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고, 그 별명 하나면 그분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본명보다 별명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나바’입니다. 바나바의 본명은 요셉입니다. 그런데 그는 요셉이라는 이름보다는 바나바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성경에서도 계속해서 그를 바나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셉이라는 본명은 사라지고 바나바라는 별명으로 평생 불리게 되었습니다.
바나바는 구브로에서 태어난 유대인입니다. 오늘 본문에 그를 ‘구브로에서 난 레위족’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많은 것을 암시하는 말씀입니다. 구브로는 지중해 동북쪽에 위치한, 지중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입니다. 사도행전의 여러 기록에 의하면 스데반의 순교 이후 박해를 피해 흩어졌던 신앙인들이 구브로에도 가서 복음을 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나바는 스데반의 박해를 피해 신앙인들이 구브로에 도착했던 때보다도 훨씬 이전에 구브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것은 그의 부모나 그의 조상 가운데 누군가가 구브로에 가서 살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그는 레위인입니다. 레위인이라는 말은 제사장 가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제사장 가문인 그의 조상이 예루살렘에 머물지 않고 구브로에 갔다는 것은 그의 조상들의 삶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았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레위인인 바나바가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 교인이 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어떤 성경학자는 아마도 바나바가 예수를 믿었던 최초의 레위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사장 가문은 자기들이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히 선택받았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제사장 가문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제사장 가문이라는 명예와 권력을 다 포기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온갖 핍박과 멸시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마만큼 레위인 제사장 가문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당시로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바나바는 부유한 사람이었습니다. 본문 37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그에게는 밭이 있었습니다. 구브로 출신인 바나바가 예루살렘에 밭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그가 굉장히 성실한 사람임을 말해줍니다. 그가 태어난 구브로라는 섬은 비옥한 섬입니다. 또 지중해 안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바나바의 가족은 구브로에서 제법 부유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브로에서 부유했다 할지라도 예루살렘으로 온 바나바는 구브로에서의 재산을 소유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사장 가문인 그가 예수를 믿었다는 것은 가문으로부터 박해를 받았을 것이고, 제사장 가문의 사람들로부터 그는 수치스러운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런 그에게 그의 가족들이 재산을 물려줄 리가 만무합니다.
그렇다면 바나바가 예루살렘에 밭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예루살렘에 와서 열심히 일한 결과 그가 스스로 마련한 것입니다. 바나바가 언제 예루살렘에 왔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예루살렘에서 열심히 살았고, 그 결과 부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바나바가 예수를 믿었고, 초대 예루살렘 교회를 아주 열성적으로 섬겼습니다. 바나바가 언제 예수를 믿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바나바는 예수를 믿고 난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그가 가지고 있던 밭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가져다 두었다’는 본문의 말씀입니다. 그가 밭을 판 값 전부를 사도들 앞에 가져간 이유는 본문 바로 앞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34-35절입니다.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그들이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줌이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하도록 밭이나 집을 팔아 사도들 앞에 가져온 사람들이 예루살렘 교회에 많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나바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밭을 팔았고, 그 값을 전부 사도들에게 가져다 주었다는 것은 보통의 결심을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바나바가 판 그 밭은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모은 자기의 재산 전부입니다. 예루살렘이 고국이긴 하지만, 그는 거기서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구브로라는 섬에서 태어났고, 지금 예루살렘에 살고 있을 뿐입니다. 예루살렘 태생이 아닌 바나바가 예루살렘에서 밭을 마련할 정도로 부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 삶을 살았을지는 우리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모든 재산인 밭을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팔았다는 것은 큰 신앙의 결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나바가 그렇게 힘들게 벌어 산 자기의 재산 전부인 그 밭을 판 것은 어쩌면 남들과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본문 36절입니다. 바나바는 사도들로부터 ‘바나바’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바나바’라는 별명의 뜻은 ‘위로의 아들’입니다. 사도들이 그런 뜻을 가진 별명을 그에게 붙여준 이유가 있겠지요. 바나바가 그렇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위로’라는 말은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문제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위로하여 용기를 갖게 만들어줍니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 고통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위로하고 권면해줍니다. 때로 시험 들어 불평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그의 불평을 들어주고, 불평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사하는 사람이 되게 만듭니다. 가난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위로하며 살아갈 용기를 심어줍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바나바가 찾아가서 위로해 주면 사람들이 다 위로를 받습니다. 바나바가 다녀가기만 하면 낙심했던 사람이 용기를 갖고, 시험에 빠졌던 사람이 시험을 이겨내고,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이 치유가 됩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런 그에게 ‘바나바’(위로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위로해 주기 위해서는 말로만 가능하지 않습니다. 가난 때문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우선 당장 먹을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바나바가 가난한 사람을 찾아가서 위로해 주었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물을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기꺼이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가진 재산 전부를 그들을 위해서 내놓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되고, 그 결심대로 그는 자신이 가진 밭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도록 사도들에게 가져다준 것입니다.
바나바는 말로만 신앙생활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그는 말의 은사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랬기에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서 위로하면 그의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바나바는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그 일을 말로만 하고 그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고생하며 벌어 마련한 밭까지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쓰도록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그러기에 바나바는 사도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답게 살았습니다. 자신에게 붙여준 별명에 맞게 산 사람입니다.

사도행전 9장에 바나바에 대한 기록이 또 나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교회를 없애버리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던 사울이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에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울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을 핍박하고 죽이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그가 이제는 ‘예수는 그리스도요 메시야’라고 복음을 전하는데 앞장섰습니다.
변화된 사울이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사도들을 만나고 싶어 했지만, 사도들은 사울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사울의 변화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울이 어떤 사람인데 예수를 믿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예수를 믿어도 저 사람만은 예수 믿을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 믿는 사람을 더 많이 잡아들이기 위해서 사울이 잔꾀를 부리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된 사울을 가장 먼저 믿어준 사람이 바로 바나바였습니다. 바나바가 사울을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사울이 진짜로 변화되었다고 증언해 주었습니다. 그제서야 사도들이 사울의 변화를 믿게 되었고, 사울과 사도들이 교제할 수 있었습니다.

왜 바나바가 사울을 사도들에게 소개하는데 앞장섰을까? 다른 사람은 다 사울 만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그가 정말로 변화되었다 하더라도 그런 독한 사람과 상종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바나바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바나바에게는 사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울의 입장에서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십시다. 자신은 분명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변화되었습니다. 예전의 사울이 아닙니다. 예수 믿는 사람을 핍박하고 죽이던 그 사울이 아닙니다. 예루살렘에 오기 전에도 그는 다메섹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은 자신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변화되었다고 힘주어 말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습니다. 그 때 사울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진실을 말하는데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미칠 지경이 됩니다. 답답해 죽을 것만 같습니다. 진실을 말하는데도 신뢰를 얻지 못하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습니다. 당시 사울은 누구보다도 위로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 때 위로의 아들 바나바가 사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는 사울의 이야기를 다 들어줍니다. 그가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에 어떻게 예수님을 만났는지, 그리고 예수님을 만난 후 그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다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바나바는 사울의 그 말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사도들에게 가서 사울이 한 말을 다 전해줍니다. 마치 자신이 사울의 행적을 다 본 것처럼, 사도들에게 증언해 줍니다.
그리고 사도들은 바나바의 그 증언을 듣고 사울을 만나게 됩니다. 바나바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나바는 그렇게 사도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이든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다가가서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지난주에 우리가 말씀을 나눴던 것처럼 소아시아 안디옥에 복음이 전해지고 예수 믿는 사람이 불어나자 예루살렘 교회는 그 안디옥 교회를 위해서 누군가를 보내야 했습니다. 사도들은 누가 안디옥 교회에 가서 목회를 해야 안디옥 교회를 바르게 세울 수 있을까 고민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바나바였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에는 바나바보다 더 열심히 신앙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도들은 물론이거니와 사도행전 6장에 보면 7명의 집사가 예루살렘 교회에 있었습니다. 바나바는 그 7명의 집사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안디옥 교회에 누군가를 파송해야 하는 순간에 사도들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은 다른 어떤 사도가 아니었습니다. 7명의 집사 가운데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직분도 갖지 못한 바나바였습니다. 사도들로부터 ‘바나바’라는 별명을 얻는 바로 그 바나바가 안디옥 교회에 적임자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요셉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제가 요셉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순간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의 아들 요셉을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바나바에 대한 설교를 듣고 계신 지금 이 순간에도 바나바의 원래 이름이 요셉이었음에도 바나바를 생각하는 분은 거의 없으실 것입니다.
그만큼 바나바는 요셉이라는 이름 대신에 ‘바나바’라는 별명으로 우리에게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바나바는 그 별명에 딱 맞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쩌면 별명에 가장 어우리는 사람 가운데 하나가 바나바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도 별명이 있지 않습니까? 아마도 여러 개의 별명을 가지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별명 중에 여러분은 어떤 별명을 가장 좋아하십니까? 어떤 별명이 가장 맘에 드십니까? 그 가운데 신앙생활하다가 얻어진 별명이 있습니까? 오랫동안 신앙생활하셨음에도 신앙과 관계된 별명이 하나도 없다면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깊이 되돌아봐야 합니다. ‘정말 내가 신앙생활 제대로 했는가?’ 하고 말입니다.

감리교회 창시자는 요한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입니다. 그는 영국 국교회의 목사인 아버지 사무엘 웨슬리와 어머니 수산나 웨슬리 사이에서 19남매 중 15번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엄격한 신앙교육을 받았습니다. 영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그는 25살에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됩니다. 당시 영국은 합리주의와 계몽주의가 만연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무신론과 이신론(理神論)이 영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고, 성경을 연구하는 신학마저도 철학과 신화에 물들어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외쳐진 설교에 교인들은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했고, 설교는 종파간 교리분쟁과 토론의 현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 마디로 복음은 능력을 상실했고, 교회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학 역시 회의적이고 무신론적인 대화의 장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강의하던 요한 웨슬리는 그의 동생 찰스 웨슬리와 함께 옥스퍼드 대학 내에 ‘홀리 클럽’(Holy Club)을 만들어 성경읽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시간에 모여 하루에 3시간씩 성경을 읽고 공부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성경에 순종하여 살기로 했습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보던 주변 사람들이 그들에게 붙여준 별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메소디스트’(Methodist)입니다. 이 말은 ‘규칙주의자, 엄격주의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별명이 나중에 감리교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감리교를 ‘메소디스트 쳐치’(Methodist Church)라고 합니다.
웨슬리 형제에게 붙여진 메소디스트라는 별명은 무신론와 합리주의로 인해 죽어가던 영국의 신앙을 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적인 암흑기를 향해 가던 영국에 새로운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게 된 것은 바로 이 메소디스트들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여러 가지 별명 중에서 신앙인이기에 붙여진 별명이 있습니까? 혹 그런 별명이 없으시다면 여러분은 어떤 신앙적 별명을 갖고 싶으십니까? 여러분의 이름 대신에 불려지고 싶은 별명은 무엇입니까?
그런 별명으로 불려지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한두 번의 행동이나 습관을 통해서 만들어진 별명은 금새 잊혀지고 맙니다.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만들어진 별명이어야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는 별명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별명 하나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별명 하나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때로는 내 이름이 주는 영향력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 세상을 떠나신 김수환 추기경은 돌아가신 이후에 ‘바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가 고등학교 다닐 때에 그렸다는 자화상 아래에 ‘바보야’라는 글을 써넣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에게 ‘바보’라는 별명이 붙여진 이후에 바보라는 말이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바보라는 말은 뭔가가 부족한 사람, 지능이 모자라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경멸하듯 부르는 칭호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바보라는 말에는 새로운 의미가 덧붙여졌습니다. ‘자신을 겸손하게 부르는 말, 자기의 것을 남을 위해 희생하고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때로 사람들이 ‘나는 바보입니다.’라고 말하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마음에 감동을 주는 말로 들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 사람의 별명이 용어의 뜻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떤 별명으로 불리고 계십니까? 또 어떤 별명을 갖고 싶으십니까? 사람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기억될 아름다운 별명 하나쯤 갖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바나바처럼 말입니다.

< 2012년 2월 5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