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물어보셨습니까?
< 본문 - 사무엘상 23:1-5 >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네 가지를 잘 해야 합니다. 그것은 F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Forgive입니다. ‘포기하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욕심을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때로는 허황된 것을 끌어안고 살기도 합니다. 우리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그런 욕심이나 허황된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그건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재물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물을 포기하지 않는 한 바르게 하나님을 섬길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F는 Forget입니다. ‘잊고 용서하라’는 말입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다면 그는 결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용서하지 못한 마음은 내 안에서 쓴 뿌리가 됩니다. 박종효 씨가 쓴 『용서 - 행복에 이르는 길』에 보면, 가장 먼저 ‘나를 위해서 용서하라’고 말합니다. 용서하지 않는 마음이 내 안에 있으면 내 안에 있는 화가 결국은 나를 괴롭게 하여 나를 행복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바른 신앙도 용서에서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서 나를 용서해주신 것처럼 우리 스스로도 주님의 십자가 은혜로 용서받았음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신 것처럼 우리도 내 형제와 이웃을 용서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 번째 F는 Free입니다. Free라는 단어는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자유하다. 제거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죄를 제거하고 죄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죄를 해결하지 못하고 죄에 끌려 사는 사람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내 안에 해결되지 못한 죄, 제거되지 못한 죄가 있으면 우리는 양심의 가책을 받게 되고, 그런 마음에는 행복이 깃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죄 용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계속해서 죄의 유혹을 받게 되고, 죄에 파묻힌 채 살아갑니다. 그 죄의 유혹을 이겨 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네 번째 F는 Find입니다. Find이란 단어도 참 많은 뜻을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동사로 ‘찾다, 발견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우리가 찾고 발견해야 할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힘들 때 나를 도와줄 누군가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힘들 때 나를 도와줄 사람을 찾으면 우리는 그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문제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정말로 불쌍한 사람은 힘들어 곧 쓰러질 것만 같은 데 내 주변에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정말로 그를 도와줄 사람이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내 주변에 있는 누군가는 나를 도와줄 수 있는데, 자기 스스로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그러면 그는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맞게 됩니다.
여기 힘들고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주실 분을 찾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바로 다윗입니다. 오늘 본문의 상황은 다윗의 생애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에 하나였습니다. 골리앗을 죽인 후에 백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은 다윗은 사울 왕의 미움을 받습니다. 백성들의 인기를 힘입어 자신의 왕좌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울 왕은 단순히 다윗을 미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혈안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다윗은 사울을 피하여 도망 다녀야 했습니다. 사울 왕이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엄청난 군사를 풀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사울 왕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다윗을 수색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점점 더 다윗에게 불리해졌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사무엘상 21장과 22장에서는 다윗에게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세 가지 사건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사울 왕을 피하여 블레셋 땅 가드로 피신을 갔지만 결국 거기에서도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가드는 다윗이 죽인 블레셋 장수 골리앗의 고향입니다. 그곳에 다윗이 나타나자 그곳 사람들이 다윗을 가만 놔둘 리가 없습니다. 자기들의 영웅을 죽였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그곳에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며 자신이 다윗임을 숨긴 채 도망쳐 나와야 했습니다.
두 번째는 다윗을 따르는 무리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윗을 따르는 무리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다윗에게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다윗이 큰 군대를 만들어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울 왕과 싸우려 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큰 군대를 만드는 것이 좋은 일이겠지만, 지금 다윗은 사울 왕과 싸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자기 목숨을 보존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그런데 따르는 무리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도망 다니면서 먹을 것을 구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디엔가 머물 때에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사울 왕에게 발각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도망 다닐 때에는 그냥 혼자 다니는 것이 숨기도 쉽고 도망 다니기도 쉽습니다. 그런데 다윗을 따르는 무리는 벌써 400여명이나 되었고, 점점 그 수는 늘어 나중에는 600명까지 됩니다. 도망 다니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 번째는 블레셋 땅으로 가기 전에 놉이라는 성읍에 들러 제사장 아히멜렉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게 큰 사건으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아히멜렉 제사장은 다윗과 그의 일행에게 먹을 것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후에 전리품으로 빼앗은 골리앗의 칼을 아히멜렉 제사장이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다윗에게 줍니다. 다윗에게 무기를 준 것입니다. 아히멜렉 제사장이 다윗에게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고 도와주었다는 것을 안 사울 왕은 군대를 이끌고 가서 아히멜렉을 비롯해서 제사장 85명과 그 성읍에 사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닥치는 대로 다 죽이고 말았습니다. 단지 다윗을 도와주었다는 이유 때문에 하나님의 제사장 85명과 그 성읍을 몰살시킬 정도로 사울 왕은 다윗을 잡기 위해서 혈안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지역 어디를 가더라도 다윗을 도와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윗을 도와주었다가는 아히멜렉과 같이 사울 왕에게 엄청난 보복을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다윗으로서는 도망 다니는 것이 더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땅에서 가까운 블레셋 지역으로 피신을 하려 해도 거기도 안전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다윗을 따르는 무리들은 점점 더 많아져서 사울 왕에게 노출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더군다나 다윗을 도와주었던 아히멜렉과 그 성읍이 사울 왕에게 엄청난 보복을 당함으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윗을 도우려는 생각을 아예 하지도 못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점점 사울 왕의 칼날이 다윗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일라라는 곳에 침범해 들어와서는 타작마당을 탈취했습니다. 타작마당을 탈취했다는 것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먹고 살 양식을 다 빼앗았다는 말입니다. 고대에는 오늘날과 같이 방앗간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마을에 커다란 타작마당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곡식을 추수하면 그 타작마당에 모여서 곡식을 찧고 양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러기에 타작마당을 탈취했다는 것은 그 고을 백성들이 먹을 양식을 만들고 있을 때 그것을 몽땅 빼앗았다는 말입니다. 양식만 빼앗은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에서 기르고 있던 가축들까지 모조리 빼앗아버렸습니다.
누군가가 다윗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일라를 쳐들어와서 타작마당을 탈취했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듣고 다윗은 가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제가 그일라를 침공하여 양식과 가축을 빼앗은 블레셋을 공격하여 그것을 되찾아야 합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그 말씀을 듣고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서 블레셋을 쳐서 그일라를 구하자’고 말합니다. 그런데 다윗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지금 우리도 사울 왕에게 쫓겨 유다 땅에서 우리 몸을 피신하는 것도 힘든 상황인데 블레셋 사람들을 치겠다고 나서면 우리 스스로 사울 왕에게 우리 여기 있으니 군대를 풀어 우리를 잡아가라고 광고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는 것입니다.
사실 그들의 말이 백번 맞습니다. 지금 다윗은 쫓기는 신세입니다. 사울 왕에게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지 않고 숨어 지내야 합니다. 더군다나 한두 명도 아니고 이제 그 숫자가 600여명이나 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숨어 지내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블레셋과 전쟁을 하겠노라고 나선다면 다윗의 위치가 사울 왕에게 금새 들통 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6절 이하의 말씀에 보면, 다윗이 그일라를 점령한 블레셋과 전쟁을 치루고 그일라를 구원하자 그 정보가 사울 왕에게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사울 왕이 군사를 불러 모아서 그일라로 내려와 그일라를 포위했습니다.
그러기에 지금은 비록 그일라 사람들이 블레셋의 침공을 받아 곡식과 가축을 다 빼앗기고 억울한 일을 당했다 하더라도 다윗의 입장에서는 모른 체 하고 가만 있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 동족 자기 백성이 그렇게 당한 것을 알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다윗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가서 그일라 사람들을 구하자니 자신의 생명이 사울 왕에게 노출되어 자신이 붙잡힐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먹을 양식과 가축을 다 빼앗긴 동족 그일라 사람들의 아픔을 모른 체 하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할 수도 없고, 저렇게 할 수도 없는 딜레마 상황에서 다윗이 선택한 방법은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내가 가서 이 블레셋 사람들을 치리이까?”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블레셋과 전쟁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함께 있는 사람들이 가로막습니다. ‘블레셋과 전쟁을 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다’고 말입니다. 다윗은 또 한 번 벽에 부딪혔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블레셋과 전쟁을 하려 할지라도,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들이 가지 않는다면 전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함께 가서 블레셋과 싸워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다시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하나님의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블레셋과 싸우러 가라’고 말입니다. 두 번째 응답에 확신을 얻은 다윗은 자신과 함께 있던 사람들을 설득하여 그들과 함께 가서 블레셋과 싸워 승리를 거두고, 그일라를 점령하고 있던 블레셋을 다 내쫓음으로 그일라 주민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때에도 딜레마와 같은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우리 인간의 지혜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릴 수 없어 고민만 하고 있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겠는데, 내게는 그럴만한 힘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 그럴 때 우리는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합니까? 아무리 지혜를 짜내보아도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십니까? 내 힘으로 풀어갈 수 없는 문제 앞에 다다랐을 때, 내 지혜로 풀 수 없는 문제 앞에 다다랐을 때, 그저 낙담하고 좌절한 채 고민만 하고 있다면 그것은 신앙인 아닙니다.
다윗은 생명이 걸린 문제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에 고민만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는지 하나님의 의중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대답해 주신대로 행동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께 물어본 후에 결정을 했는데도 우리에게 또 다른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다윗이 그랬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님의 대답을 듣고 가서 블레셋과 싸워 승리하고 그일라를 구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다른 사람들이 걱정했던 것처럼, 다윗의 위치가 사울 왕에게 알려져 사울 왕이 군사를 데리고 다윗을 잡기 위해서 그일라로 와서 그일라를 포위해버렸습니다. 그일라 사람들이 다윗 편이 되어서 다윗을 감추어주고 사울의 손에서 다윗을 구해주면 좋으련만, 그일라 사람들은 자기들을 도와준 다윗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그일라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줄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아히멜렉이 다윗에게 떡 몇 조각과 칼을 주었다는 것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던 것을 그일라 사람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다윗이 자신들을 도와주긴 했지만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는 다윗을 배신하고 사울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걸 잘 알기에 다윗은 이번에도 하나님께 묻습니다. ‘이 그릴라 사람들이 자신을 사울 왕의 손에 넘기지 않고 보호해 줄 것인지’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일라 사람들이 다윗을 사울 왕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일라 사람들이 자기들이 살기 위해서 다윗이 베푼 은혜를 배신하고 다윗을 사울 왕에게 넘겨줄 것이란 말씀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급히 그일라를 도망쳐 나와야 했습니다.
다윗은 블레셋과 전쟁하러 나갈 때 하나님께 기도하고 나갔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따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이겼고, 그일라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로 인해서 또 다른 어려움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자신에게 당한 어려움 앞에서 언제나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늘 다윗에게 응답해 주셨습니다.
여러분, 다윗의 하나님이 오늘 나의 하나님이심을 믿으십니까? 그것을 믿는다면 우리도 다윗처럼 기도할 수 있습니다. 아니 기도해야 합니다. 내 삶의 문제들을 하나님께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신앙생활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물으며 살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물어보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한다 하면서도,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간다 하면서도 하나님께 묻지 않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많은 신앙인들이 성경 속에 보여진 하나님, 성경 속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을 오늘 우리 시대에는 역사하지 않는 분처럼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성경 속의 하나님이라고만 생각하고, 하나님을 성경 안에 가둬버립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하나님은 능력이 없는 분처럼 여기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물으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내 뜻과 내 생각과 다르게 응답하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묻지 않습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내 입장이나 내 계획과는 전혀 상관없이 당신 마음대로 결정하시기에, 늘 우리의 생각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때로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실 때도 있습니다. 내가 계획하고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응답하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늘 다윗을 보십시다. 다윗의 마음에는 블레셋과 싸우러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물었고, 함께 있는 사람들을 설득시켰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다윗의 생각과 같게 응답해 주셨고, 다윗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도우셨습니다. 물론 때론 다윗이 경우와 다르게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다른 응답을 주시기도 합니다. 그럴지라도 여러분, 그것이 내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계획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자질구레한 일로 하나님께 기도하거나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물으려 하지 않습니다. 큰 문제가 있을 때에는 하나님께 물어도 되지만 자질구레한 일까지 하나님께 묻는 것은 신앙이 없는 사람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크고 작은 일에 늘 우리와 함께 하길 원하십니다. 큰 문제뿐만 아니라 자질구레한 일까지도 하나님께 묻기를 원하십니다. 그건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큰 문제를 해결하시는 능력자로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버지와 같은 분으로 우리와 교제하기를 원하십니다. 크고 작은 일들을 서로 의논하면서 하나님을 내 삶에 아버지로 인정하며 사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네 번째는 신앙인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하나님은 단지 내게 지혜를 주시고 내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이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물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도 내가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사는 것을 더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는 채무관계가 아닙니다. 내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는 내게 빚을 진 것처럼 응답해 주셔야 하고, 내 문제를 해결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사랑의 관계입니다. 해결해야 할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나님이 좋기 때문에 하나님께 묻고 기도하고 깊이 교제하는 관계여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하나님은 어떤 특별한 사람 - 위대한 사람이나 믿음 좋은 사람에게만 응답해 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물으려 하지 않습니다. 다윗과 같이 훌륭한 사람이 기도하고 물을 때에는 응답해 주시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시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야와 같은 위대한 선지자에게는 갈멜산 위에서 불로 응답하신 것처럼 응답해 주시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 주실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목사의 기도만 들어주시고 어린 아이의 기도는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당신의 자녀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십니다.
다윗은 왕이 된 뒤에도 하나님께 묻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사무엘하 5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드디어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사울 왕이 죽은 후 7년여 동안은 헤브론에서 유다 지파의 왕으로 지내가, 사울 왕의 아들 이스보셋이 죽자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된 것입니다. 다윗이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습니다. 블레셋이 르바임 골짜기에 가득할 정도로 많은 군사를 이끌고 다윗과 싸우러 온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블레셋과 싸우러 가야 하느냐?’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블레셋을 내 손에 넘겨 주심으로 내가 이길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서 싸우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은 그 대답을 듣고는 곧장 르바임 골짜기로 가서 블레셋과 전투를 벌였고, 이스라엘은 통쾌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블레셋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다시금 르바임 골짜기로 침공해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도 다윗은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가서 싸울까요?’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번에는 다른 대답을 주십니다. ‘지난번처럼 직접 맞대결을 펼치지 말고 뽕나무 뒤에 매복해 있다가 하나님께서 공격 신호를 주시면 그 때 일제히 공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해서 두 번째 전투에서도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두 번째 전투에서 작전을 바꾸신 것은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블레셋은 첫 번째 전투에서 패한 후에 나름대로 자기들도 전략을 세웠을 것입니다. 철저하게 전략을 세운 다음 똑같은 장소인 르바임 골짜기로 쳐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작전을 바꾸심으로 블레셋 사람들의 작전을 무력화시키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응답이 언제나 같은 방법이나 같은 내용으로만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우리에게 응답해 주십니다. 똑같은 르바임 골짜기에서 똑같은 대상인 블레셋과 싸우는 전쟁일지라도 작전을 바꾸시는 것처럼, 우리의 상황에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늘 같은 환경에서 살아간다고 우리에게 언제나 한 가지 방법으로만 응답하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대답해 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묻기만 하면 말입니다.
여러분, 아직 우리 앞에 풀려지지 않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십시다. 그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물어보았는지 말입니다. 딜레마와 같은 상황에서 고민하고 계십니까?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 되물으십니다. ‘나에게 물어보았나?’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 풀려지지 않는 문제,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하는 내 삶에 대해서 하나님께 물어보셨습니까? 하나님께 물어보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길을 우리에게 보여 주십니다.
< 2013년 6월 23일 주일낮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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