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제부터는
< 본문 - 고린도후서 5:13-17 >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바라보면 참으로 마음 아픈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엊그제 이런 기사가 있었습니다. 대전에 있는 한 병원의 장례식장에는 사망한지 5개월이 지난 한 여인의 시신이 아직도 냉동고에서 자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난 5월 오랫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68세의 여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식은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있었는데, 자식들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그 병원 장례식장에다가 빈소를 마련해놓고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장례식 마지막 날 어머니의 시신을 모시고 발인을 해야 하는데, 그 날 아침 세 남매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장례기간 동안 조문객들이 낸 부의금만 갖고 장례식 비용을 치르지도 않은 채 종적을 감춘 것입니다. 장례식장에서는 여러 차례 삼남매와 연락을 취하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어머니의 시신은 5개월 동안 장례식장 냉동고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 자녀들은 어머니의 병원비와 장례비를 포함해서 약 1500만원을 내지 않았고, 자녀들이 사라진 후 5개월 동안 어머니의 시신을 보관한 비용까지 합하면 약 2천만 원 이상 비용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병원은 자녀들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은 자녀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자녀들은 이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이 아들 하나와 연락이 되었는데, 그 아들은 ‘누나가 모든 돈을 챙겨 도망갔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말로 항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각박해졌다 하더라도 자식으로서 돌아가신 어머님께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아무리 어머니가 노년에 병환으로 병원신세를 많이 졌다 하더라도, 자식은 자식된 도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장례를 핑계로 부의금만 챙기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여러분, 사람에게는 인륜(人倫)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참 좋아하는 논어의 한 구절이 있습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입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정말 옳은 말입니다. 우리 사회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답게'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는 지도자다워야 하는데, 자신이 가진 권력과 자리를 이용해서 자기 욕망을 채우려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합니다. 목사는 목사다워야 하는데, 목사답지 못한 목사들이 많으니까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습니다. 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도는 성도다워야 합니다. 신앙인이 신앙인다워야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비출 수 있고,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성도답다는 것, 신앙인답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어떻게 사는 것이 성도다운 것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신앙인다운 것입니까? 성경은 우리에게 신앙인답게 사는 모습을 잘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도 바울의 아름다운 고백은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의 모습을 가장 잘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내게 유익되고 필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이라면 기꺼이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반대로 내게 너무 힘들고 버거워서 하고 싶지 않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왜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 합니까? 왜 하고 싶은 일도 포기해야 하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라도 하며 살아야 합니까? 오늘 본문에서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본문 17절입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죄 가운데서 살았습니다. 죄인으로 죄를 먹고 마시며 살았습니다. 죄를 지어도 그것이 죄인 줄도 모른 채 죄악 가운데 살았습니다. 그리고 죄악으로 인해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죄의 결과는 사망이기에, 죄가 이끄는 대로 사망과 지옥으로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그 십자가의 은혜가 우리를 죄로부터 해방시켜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깨닫고,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로 고백하면서 우리는 죄 용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죄악을 따라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거하며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우리를 죄악 가운데서 건져 구원해 주신 예수님을 위해서 살게 됩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한다.'고 고백한 사도 바울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통해서 변화받고 새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죽으신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 15절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우리 자신을 위하여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우리를 살리신, 우리로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신 예수님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죄악으로 죽어야 하는데, 우리를 대신해서 예수님께서 죽으셨고 그로 인해서 우리가 새생명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그리스에 로그리양 왕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왕은 어느 날 '자기 나라 안에서 간음죄를 범한 사람은 두 눈을 빼겠다.'는 새로운 법을 공포했습니다. 그런데 그 법이 공포된 지 불과 하루 만에 왕의 아들인 왕자가 간음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왕은 주저하지 않고 아들의 두 눈을 뽑도록 했습니다. 형을 집행하는 사람이 칼을 들어 왕자의 눈 하나를 도려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쪽의 눈마저 도려내려 하자, 왕은 형을 중지시키고는 칼을 달라고 해서 자신의 눈을 하나 뽑아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왕은 자신이 선포한 법을 어기지 않고 나라에 공의를 세울 수 있게 되었고, 죄를 지은 왕자는 아버지의 희생으로 두 눈을 다 잃고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채 살아야 했는데, 한쪽 눈만 잃고 나머지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며 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그 왕자가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아니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자신의 한쪽 눈이 없다는 것 때문에 평생 원망하며 불평하며 산다면 그는 다음 왕위를 이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대신해서 한쪽 눈을 잃은 아버지께 감사하고 그 은혜를 잊어버리지 않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게 자식된 도리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시며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죄악으로 죽은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 당신의 생명을 십자가 위에서 희생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당신의 생명과 우리의 생명을 바꾸신 것입니다. 그리스의 한 왕은 당신의 아들을 위해서 한쪽 눈을 빼는 희생을 감수했지만, 우리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기 위해서 당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생명의 대가로 구원받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자명합니다. 나를 살려주신 주님, 나를 위해 당신의 생명을 기꺼이 희생하신 주님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그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의 삶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세상적인 눈으로 보면 어리석은 짓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사도 바울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3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자신의 유익을 위한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세상의 눈으로 본다면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사도 바울도 그랬습니다. 사도행전 26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3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도착한 사도 바울은 예루살렘에 도착한 즉시 붙잡히고 맙니다. 선교여행을 다니면서 이스라엘 백성과 율법을 비방하고 헬라인을 데리고 성전에 들어감으로 거룩한 성전을 더럽혔다는 죄목을 씌워 백성들이 그를 고소한 것입니다.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을 죽이려는 음모가 있자, 바울은 가이사랴 감옥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거기에서 사도 바울은 아그립바 왕과 로마 총독 베스도 앞에서 자신에 대해서 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 기회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담대하게 전했습니다. 바울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베스도 총독이 이렇게 한탄하며 말합니다.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했구나!" 베스도 총독은 바울이 얼마나 많이 배운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울이 가진 그 많은 학문이 바울로 하여금 미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향해서 '미쳤구나!'라고 안타까워하는 베스도를 향해서 사도 바울은 담대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미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참되고 온전한 진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등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향하여 이렇게 덧붙입니다.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이 내가 이렇게 결박된 것 외에는 모두 나와 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더라도 그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면 남들이 미쳤다고 생각되는 그런 복음의 삶을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듣고도 오히려 당당하게 '당신들도 나처럼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힘이 어디에서 나온 것입니까?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자신을 강권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자신의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도 전혀 기분이 언짢지 않습니다. 우리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이 그의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에 감동되어 사도 바울은 자신의 미래를 기꺼이 그리스도를 위해 투자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어느 누구보다도 잘 나가던 사람이었습니다. 앞길이 활짝 펼쳐져 있는 젊은이였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성공의 조건을 모두 갖춘 사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도 바울은 로마 총독 베스도가 인정한 것처럼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스승인 가말리엘의 문하생이었습니다. 가말리엘은 당시에도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사도행전 5:34),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랍비 3명 중 한명입니다. 그런 가말리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요즘으로 말하면 서울대학교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의 제자였습니다. 그리고 빌립보서 3장에서 자신을 자랑스럽게 소개한 것처럼, 그는 히브리인 중에 히브리인이었고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으로 철저하게 율법을 지킨 사람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에게는 로마 시민권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태어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졌습니다. 사도행전 22장에 의하면, 바울을 취조하던 로마 군대의 천부장은 돈을 많이 주고 로마시민권을 샀다고 고백하면서, 태어나면서부터 로마시민권을 가진 사도 바울을 굉장히 부러워했습니다. 로마군대의 천부장이 말한 것처럼, 당시 많은 사람들의 가장 큰 소원 가운데 하나가 로마 시민권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태어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졌습니다. 유대인인 사도 바울이 어떻게 로마 시민권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집안이 결코 호락호락한 집안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몇 가지 사실만 보아도 사도 바울은 출세의 길이 활짝 열려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집안 배경도 좋고, 학문적으로나 율법으로나 결코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런 모든 좋은 배경을 배설물처럼 다 버렸습니다. 왜요? 예수님보다 더 귀한 분이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명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당신의 생명을 내어놓으시고 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는 순간, 그 사랑이 그로 하여금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만들었습니다. 출세가 확실하게 보장된 자신의 삶을 버리고, 고난과 핍박이 가득한 복음전도자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는 수없이 많은 박해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이 가는 그 복음전도자의 길을 후회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고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는 그 길을 기쁨으로 감당했습니다. 그의 마음에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문 13-14절에서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위해서 그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강권하시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가는 이 믿음의 길은 내 힘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무리 믿음이 좋다고 하더라도, 또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다 하더라도, 믿음의 길을 기쁘게 갈 수 있는 것은 내가 가진 내 신앙경력의 힘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안에서 우리를 강권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동될 때 우리는 믿음의 길을 기쁘게 달려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믿음을 끝까지 붙잡고 우리 생명 다할 때까지 믿음을 지킬 수 있는 것도 내 힘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과 같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마칠 때까지 믿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내 힘이나 능력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그 길을 가게 만듭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동될 때에만 그 길을 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신앙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닮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은 내 힘으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강권하실 때 우리는 그리스도를 닮는 삶,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부터는 어떤 사람도 육신을 따라 알지 아니하노라.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도 육신을 따라 알았으나 이제부터는 그같이 알지 아니하노라."(16절) 이전에는 예수님을 육신을 따라 알았습니다.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 갈릴리 시골출신, 나사렛 사람 등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런 예수님을 믿는 사람을 박해했습니다. 헛된 것을 믿는 가짜들이라고 그들을 제거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순간 모든 것을 새롭게 인식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게 예수님과의 관계가 새로워진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사람으로 거듭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당당하게 선언할 수 있습니다.
세례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계를 맺어주는 예식입니다. 죄를 따라 죄의 종노릇하며 살던 우리의 옛사람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죽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와 사랑 안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예식이 세례입니다. 세례는 우리의 자아가 십자가 아래서 죽는 것입니다. 내 생각대로, 내 욕심을 따라 사는 삶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진짜 예수 믿는 자답게 살아야 합니다. 오늘 세례를 받으시는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부터 새사람입니다.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새로운 피조물답게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제까지는 예수님과 상관없이 내 자신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합니다. 나를 위해 자기 몸을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삶을 산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미 세례를 받으신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누구를 위한 삶을 살고 계십니까? 누가 여러분의 삶에 주인이십니까? 여전히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자리 잡고 있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산다면, 우리는 아직도 옛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는 순간 우리의 옛사람, 우리의 자아는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답게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에도 하나님의 자녀다운 모습이 우리에게 없다면, 우리를 자녀 삼으신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우시겠습니까? 우리 이 시간 우리 자신을 바로 바라보십시다. 그리고 지난날 나의 잘못과 허물은 다 잊고 '이제부터는' 오직 주님을 위해 사십시다. 새로운 피조물답게, 변화된 새로운 인격으로, 새로운 삶을 사십시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강권하시는 대로, 그리스도를 닮는 삶을 사십시다. 새로운 피조물답게 말입니다.
< 2013년 10월 13일 주일 낮예배-세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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