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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1-28 10:36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1 <11월 28일-강림절>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1
본문 - 마가복음 1:1-8

여러분, ‘삼호드림호’라는 유조선을 기억하십니까? 지난 4월 4일 약 2천억 원어치의 원유를 싣고 이라크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가던 도중 소말리아 해적에서 납치되었던 우리나라 소속의 배입니다. 그 배가 납치되었을 때 우리나라 매스컴에서는 매일같이 그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엔가 삼호드림호의 납치 이야기는 매스컴의 관심 밖으로 밀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달 6일 납치범들과 협상이 잘 마무리되어 납치되었던 선원들이 모두 풀려나게 되었고, 우리나라 선원 5명은 지난 13일 무사히 우리나라에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납치된 지 일곱 달이 넘어서야 풀려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이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되어 있던 중, 우리나라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들의 소식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졌다가 어느 순간엔가 우리의 관심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에도 눈물로 그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누구이겠습니까? 예, 그의 가족들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들이 해적들에게 해코지를 당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지, 그들이 언제 돌아올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을 때에도 가족들은 지난 7개월 동안 조금도 변함없이 관심을 집중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초조한 마음으로 그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을 것입니다. 애타하면서, 마음을 졸이면서,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벌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배가 해적에게 억류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부터 풀려났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지기까지 217일 동안 그들은 마음 편하게 잠을 잘 수 없었고, 풀려났다는 소식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풀려난 지 일주일 만에 우리나라에 무사히 귀국하여 그들을 맞았을 때 그들의 기쁨과 감격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강림절을 맞았습니다. 강림절이란 이 땅에 메시야를 보내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이 땅에 오실 메시야를 기다리는 절기를 말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탄절 전 4번의 주일을 강림절로 정하고, 아기 예수님으로 이 땅에 오신 메시야를 기다리는 절기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 강림절은 또한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한복음 14:3)고 약속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또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사도행전 1:11)는 천사의 말대로 하늘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을 믿고, 그 다시 오실 재림의 주님을 기다리는 신앙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절기입니다.
구약성경은 분명하게 우리에게 약속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메시야를 보내주시겠다고. 그리고 그 약속대로 하나님께서는 2천 년 전에 아기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신약성경은 하늘로 올리우신 예수님께서 반드시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지금 우리는 그 약속을 믿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 오늘 우리의 신앙인데, 우리는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마치 삼호드림호가 피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안타까워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점점 사라져버린 것처럼,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기대도 우리의 관심에서 점점 사라져버린 것은 아닌가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는 것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의 재림을 관심 밖으로 밀어내고서는 바르게 신앙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2천 년 전 우리 가운데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별명은 ‘임마누엘’이었습니다. 메시아의 탄생을 예언한 구약의 말씀 가운데 한 구절인 이사야 7:14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임마누엘이라는 말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곁으로 오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신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 곁으로 오셨습니다. 여러분,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기에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절기인 강림절은 ‘기쁨의 절기’입니다.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탄생은 온 세상에 기쁨을 주는 사건입니다. 누가복음 2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때 들에서 양을 치고 있던 목자들에게 천사가 예수님 탄생을 알려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누가복음 2:10-11)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이 소식보다 더 크고 기쁘고 좋은 소식은 없습니다. 그래서 성탄절은 우리 기독교에, 신앙인들에게는 가장 큰 기쁨의 절기입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주러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기다리는 강림절 역시 기쁨의 절기입니다.
그러나 이건 하나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그 성탄의 기쁨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우리 주님의 오심이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기 예수님으로 이 땅에 오신 첫 번째 성탄절에도 모든 사람이 기쁨으로 메시아를 맞이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을 맞이하지 못하고 - 예수님이 오심으로 더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당시 유대인의 왕이었던 헤롯이 그랬고, 종교지도자들인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이 기쁨이 아니라 불행이었고, 두려움이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많은 사람에게는 ‘세상에 기쁨을 주러 오신 예수님’의 오심이 기쁨이 되었는데, 왜 그들에게는 오히려 불행이고 절망이 되었습니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그들은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는 주님의 오심이 기쁨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이 되고 맙니다.
주님의 재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주님의 다시 오심이 기쁨이요 신앙의 완성이지만,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주님의 다시 오심이 불행이고 절망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주님 맞을 준비를 해야 합니까? 주님을 맞는 것이 우리에게 절망이나 불행이 되지 않고, 기쁨이 되고 축복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오늘 세례 요한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 맞을 준비 가운데 가장 먼저인 것은 회개입니다. 회개 없이는 그 누구도 주님을 맞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보다 먼저 이 땅에 와서 예수님의 길을 예비한 세례 요한이 메시야를 맞을 준비로 ‘회개하라’고 선포했습니다. 세례 요한의 메시지 전체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요한이 베푼 세례 역시 회개의 세례였습니다. 본문 4절에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3장의 기록에 보면 세례 요한 처음 선포한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마태복음 3:2)는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첫 번째 선포하신 말씀 역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마태복음 4:17)는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오셨는데, 우리 가운데 오신 하나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에 하나님을 모실 자리를 마련해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을 모실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를 통해서 우리 마음에 있는 죄를 용서받아야 하나님을 모실 수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죄가 있는 자리에는 오실 수 없기 때문이니다.

회개는 돌아서는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 살던 삶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내 마음대로 살던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을 모시고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삶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강림절은 하나님의 집으로 돌아가는 절기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아버지를 떠난 탕자’가 결국에는 아버지 품으로 돌아온 것처럼, 이 강림절에 우리는 아버지 집으로,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아버지 품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버지를 떠난 탕자의 삶은 방탕과 죄로 가득한 삶이었습니다. 내 마음대로 허랑방탕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아무도 자신을 돌보아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고독하고 절망적인 삶 가운데 내동댕이쳐져 있었습니다.
그런 죄악 가운데서, 고독과 절망의 자리에서 일어나 빈 마음으로 아버지께로 돌아갑니다. 반갑게 맞아주신 아버지의 품에서 탕자는 ‘아들로 받아달라’고 말할 염치가 없어서 ‘종이나 품꾼처럼 써달라’고 말하려 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돌아온 아들을 위해서 소를 잡고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반지를 끼우고, 새 옷을 입히고, 신발을 신겼습니다. 아버지께로 돌아오니까 완전히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겉모습만 새 사람이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다시 그를 아들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에도 기쁨이 가득했고, 아들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내 마음대로 죄악 가운데서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살던 지난날을 회개하고 아버지께로 돌아온 사람에게는 그런 축복이 주어집니다. 아버지께서는 지난날을 다 잊으십니다. 기억도 하지 않으십니다. 목을 끌어안고 ‘잘 왔다’고 입을 맞추시며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지난날의 잘못된 삶 - 하나님 없이 살던 삶에서 돌이켜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가면, 하나님께서 너무너무 기뻐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께로 돌아간 우리에게도 한없는 기쁨이 찾아옵니다. 그러기에 아기 예수님께서 오신 성탄절을 기쁨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회개해야 합니다.

여러분, 올해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 동안 살아오면서 아직까지도 버리지 못한 옛사람의 생활이나 옛사람의 성품이 남아있거든 성탄절이 되기 전에 하루 빨리 벗어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중심의 사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버지되신 하나님의 집으로,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야만 우리의 삶에 기쁨이 회복됩니다.

주님을 기다리며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사람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갑니다. 누가복음 3장에 보면, ‘회개하라’고 외치는 세례 요한의 설교를 듣고 거기 모인 사람들이 요한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무엇을 하리이까?” 그 때 세례 요한이 이렇게 대답해 줍니다.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니라.”
메시야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본체이십니다. 그리고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친히 사랑을 베푸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친히 몸으로 보여주신 사랑의 실체입니다.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 사랑의 실체이신 예수님은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임마누엘로 오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요한복음 15:9)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 안에 사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일인 성탄절을 기다리는 강림절은 사랑을 나누는 절기입니다. 연말과 함께 추운 겨울이 다가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의 나눔이 절실히 필요한 계절입니다. 제2의 IMF라고 불리는 경제위기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에 갈수록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적어집니다. 더구나 이웃사랑을 주관한 공동모금회의 간부들과 직원들이 이웃돕기 성금을 가로채거나 유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쩌면 올 연말은 어느 해보다도 이웃 사랑의 손길이 적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 신앙인들이, 예수님의 강림을 기다리는 믿음으로 사는 우리 신앙인들이 사랑 나눔에 앞장 서야 합니다.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넉넉하기 때문에 나누는 사람은 없습니다. 재산이 좀 넉넉하다고 쓸 곳이 없을 만큼 남는 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은 그 사람대로 다 돈 쓸 곳이 있습니다.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어렵지만,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 없는 사람들보다 쓸 곳에 더 많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사랑을 베풀고자 하는 마음, 나누려고 하는 귀한 마음이 있을 때 우리가 가진 것의 많고 적음을 떠나 우리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게 됩니다. 그 사랑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그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십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에는 ‘우리가 얼마나 사랑을 베풀며 살았는가’ 하는 것으로 우리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마태복음 25장에 보면 ‘양과 염소의 비유’가 나옵니다. 주님께서 재림하셔서 이 땅에 사는 성도들을 심판하실 때 어떤 사람들은 오른편으로, 어떤 사람들은 왼편으로 갈라놓으십니다. 주님께서 오른편에 있는 의인들에게 말씀합니다.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그 때 오른편에 있는 의인들이 말합니다. “주여, 우리가 언제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을 입혔나이까?” 주님은 이렇게 대답해 주십니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반대로 왼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저주를 받은 자들아!” 그러시면서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아보지 아니하였다.”고 책망하십니다. 그들도 역시 반문합니다. “우리가 언제 그랬습니까? 주님께서 그런 줄 알았다면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주님은 같은 말씀을 해 주십니다.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우리가 우리의 형제와 이웃에 베푼 사랑은 곧 하나님을 향하여 베푼 사랑과 같은 것입니다. 주님은 늘 우리 곁에서 작은 자가 되어 사랑받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로 우리 곁에 다가오셔서 우리의 사랑을 갈급해하고 계십니다. 큰 사랑을 요구하지 아니하십니다. 정성이 담긴 작은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 주위에, 우리 형제들 가운데 작은 사랑이 필요한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형제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서 눈을 돌려버리면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들 가운데 계신 주님이 보일 것이고, 사랑을 간절히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으로 우리를 향하여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며 주님 맞을 준비를 하는 사람은 겸손한 마음이어야 합니다. 세례 요한은 자기의 위치와 사명을 분명히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메시야가 아니며, 메시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온 사람일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문 7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나보다 능력이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당시 세례 요한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기 위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여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례 요한을 보면서, ‘저 사람이 메시야일지 몰라’ 그렇게 수군대고 있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내가 메시야다’라고 말하기만 하면 군중들로부터 엄청난 인기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나는 메시야가 아닙니다. 나는 다만 메시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미리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고, 메시야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줄 만큼의 존재도 못됩니다.” 신발끈을 풀어주는 것은 종이나 하는 일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 앞에 종보다도 가치 없는 그런 존재라고 분명하게 잘라 말합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자신의 존재는 그렇게 하찮고 미미할지라도, 자신에게 맡겨주신 사명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불평하지 않고 그 일을 잘 감당했습니다.
그렇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쭐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또 그렇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종보다 못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자존심 상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예수님의 신발끈을 풀기에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메시야의 길을 예비하라고 미리 보내심을 받아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분명하게 고백합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자신에게 주신 사명인 메시야의 길을 예비하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이게 아름다운 것입니다.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맡겨주신 일에 최선을 다해 충성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우리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리며 사명을 다할 때에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에도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순종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이 땅에 오실 수 있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그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마리아는 처녀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했습니다. 당시 처녀가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 곧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죽음을 각오하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쓰시겠다면 자신은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요셉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혼만 하고 아직 결혼하지 않는 여인 마리아가 아이를 가졌는데도, 그는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이 세상에 오실 하나님의 아들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만일 결혼하기도 전에 부인이 될 사람이 아이를 가졌고,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낳았다면 분명 사람들로부터 수치스러운 부부라고 놀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수치를 무릅쓰고 하나님의 뜻을 순종했습니다.

그렇게 겸손히 자신을 희생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순종했던 사람들을 통해서 예수님은 이 땅에 태어나실 수 있었습니다. 지금 세례 요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시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분의 길을 예비해야 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그분이 나타나면 역사 뒤로 말없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되면서 자신은 아무런 미련도 없이 깨끗하게 물러났습니다.
세례 요한이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겸손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메시야로서 활동하실 수 있는 길이 열려지게 되었고,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역을 이루어가실 수 있었습니다.

월리엄 그레이(William Gray) 목사님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아주 중요한 진리 하나를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그는 알프스의 한 빙하 동굴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동굴은 단단한 얼음을 뚫어 만든 통로를 통해서 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으스스한 터널을 따라서 점점 더 깊이 내려가자 가늘게 들어오던 햇빛도 차차 희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터널 끝의 좁은 방에 들어갔을 때에는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깜깜해졌습니다. 그때 안내원이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잠깐만 기다리세요. 5분쯤 지나면 앞을 똑똑히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그들 일행은 안내원의 말대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기다렸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안내원의 말대로 5분쯤 지나자 눈앞이 환해졌습니다.
여러분, 왜 눈앞이 환해 졌는지 그 이유를 아시지요? 그들의 눈이 어두움에 적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캄캄하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적응이 되니까 일행들의 얼굴도 볼 수 있게 되었고 아름다운 동굴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때로 기다림이 우리의 눈을 열어 줍니다. 기다림을 통해서 우리 가운데로 찾아오신 주님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너무 분주하게 살다가 세상의 환영(幻影)들에 현혹되어 그 가운데 임재하시는 주님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갈 때가 너무 많습니다.
주님을 떠나 우리의 고집대로 살던 삶에서 돌이켜 주님의 품으로 돌아와 사랑의 마음으로, 그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리면 우리 곁으로 조용히 다가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의 눈에서 세상의 환영이 벗겨지도록 회개와 사랑과 겸손의 마음으로 기다리면 우리의 눈에 주님이 보이고, 우리는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 모두 이 거룩한 계절 강림절에 우리 곁에 조용히 찾아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2010년 11월 28일 주일 낮예배-강림절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