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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2-26 10:33

버린 돌에서 머릿돌로 <12월 26일 - 송년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버린 돌에서 머릿돌로
본문 - 시편 118:21-23

사람은 때로 인생역전(人生逆轉)을 꿈꾸기도 합니다. 인생역전이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에서 몇 단계 껑충 뛰어올라 전혀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인생역전을 꿈꿉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로또복권을 삽니다. 로또에 당첨되면 가난하고 힘들게 살던 지금의 삶이 부유하고 평탄한 삶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인생역전이 되는 경우는 아주 드믑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유명 연예인을 보고서 그런 연예인이 되기를 꿈꾸기도 하고, 연봉이 몇 억씩 하는 스포츠 선수를 꿈꾸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 중에 흔히 말하는 스타가 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지나지 않고, 수많은 스포츠 선수가 있지만 프로 선수가 되어 몇 억씩 하는 연봉을 받는 선수는 아주 적은 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좌절을 겪어내야 하는지 모릅니다. 단순히 유명인이 되어 있는 지금의 모습만 보면 엄청난 인기와 사회적 지위 등이 부러울지 몰라도 그들이 그 자리에 서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고, 얼마나 많은 피땀 흘린 고생을 해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인생역전을 꿈꿀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아주 평범하지만 고난과 인내의 과정을 통과한 후에 정말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발명왕이라고 불리는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은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입니다. 학교 선생님이 “너 같은 둔재는 더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그를 학교에서 쫓아내버렸기 때문에, 그는 정규학교 교육을 3개월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세계 최고의 발명가가 되었습니다. 인생역전을 이룬 사람입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성경에도 인생역전을 이룬 사람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이 요셉입니다. 그는 형들에게 미움을 사서 애굽에 노예로 팔려갑니다. 당시 노예는 인간으로 취급받지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노예로 죽도록 고생하고 설움을 당하다가 주인의 인정을 받고 보디발의 집에 가정총무가 됩니다. 그건 노예가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것입니다. 그것만 해도 요셉은 인생역전에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또 한 번의 인생역전이 이루어집니다. 주인아주머니의 유혹을 뿌리쳤다는 것 때문에 그는 감옥으로 쫓겨나고 맙니다. 그는 꼼짝없이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다시 높여주십니다. 바로 왕의 꿈을 해석해 줌으로 해서 그는 애굽의 국무총리가 됩니다. 보디발이라는 사람의 가정총무가 되만 해는 것도 인생역전에 성공한 것인데, 당대 세계 최강국인 한 나라의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이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요셉이 애굽의 국무총리가 된 후에 그는 옛날 주인이던 보디발을 애굽 왕궁에서 종종 만났을 것입니다. 보디발이 바로왕의 경호실장이었으니까 그도 왕궁에 자주 출입했을 것이고, 분명 국무총리인 요셉과는 자주 만났을 것입니다. 왕궁에서 국무총리인 요셉과 시위대장인 보디발이 만났을 때 서로 어떤 생각을 하며 만났겠습니까? 또 가끔 남편을 따라 왕궁 만찬에 초대되어 온 보디발의 아내가 국무총리가 되어 있는 요셉을 만났을 때, 보디발의 아내는 어떤 얼굴로 요셉과 인사를 나누었을까요?
요셉이나 보디발, 그리고 보디발의 아내 모두 인생역전을 실감했을 것입니다.

여기 인생역전을 이룬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다윗 왕입니다. 그는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시골동네 출신입니다. 신분도 변변치 않습니다. 그는 목동이었습니다. 당시 목동은 천민 측에 속한 사람입니다. 가진 자들로부터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사회적 약자입니다. 그런 다윗이 사울 왕의 부름을 받고 왕궁에 가서 왕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게 됩니다. 시골 목동 출신이 왕궁에 출입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출세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는 사울 왕의 사위가 됩니다. 대단히 출세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곧 도망자 신세로 전락하고 맙니다. 사울 왕이 그를 죽이기 위해서 혈안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는 눈만 뜨면 ‘오늘은 어디에 가서 숨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습니다. 심지어 그는 이스라엘의 원수 나라인 블레셋으로 망명을 가서 목숨을 부지해야만 했습니다. 완전히 떠돌이 신세일 뿐만 아니라, 국외로 추방된 자로 살아야 했습니다. 차라리 고향 베들레헴에서 조용히 양이나 치며 사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도망자로 블레셋에 망명을 가서 블세셋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의 마음속에 있는 꿈 하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서 주신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라는 꿈입니다.

그리고 그 꿈대로 그는 드디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혈안되어 있던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죽고 맙니다. 사울 왕만 죽은 것이 아니라 사울을 이어 왕이 될 왕자들 3명이 함께 죽었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사무엘이 약속한 대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이 왕이 된 후에 쓴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윗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여기서 말하는 ‘건축자’는 사울 왕을 가리키고, ‘버린 돌’은 다윗 자신을 말합니다.
사울 왕은 자신이 건축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든든히 세울 수 있는 건축자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사울 왕은 이스라엘 초대 왕입니다. 그는 자기가 이스라엘의 건국의 아버지인 것처럼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세우신 분은 사울이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사울을 택하셨고, 사울은 하나님에 의해서 선택되어 이스라엘 초대 왕이 되었습니다. 왕이 될 때까지 사울은 자신을 세우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고, 하나님 앞에 겸손했습니다. 그러나 왕이 된 사울은 교만에 빠졌습니다. 자신이 나라를 세운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이제 하나님 없이도 자기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든든히 세울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다윗을 사울의 뒤를 이을 왕으로 세우셨는데, 사울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다윗이 자신의 뒤를 이어 왕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다윗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사울의 생각에 다윗은 자신이 이스라엘을 든든히 세우는데 불필요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해로운 사람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은 사울 왕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울 왕과 그의 아들들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죽고 맙니다. 그리고 사울이 그렇게도 미워하고 버렸던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이 된 다윗은 생각해 봅니다. 과연 누가 진짜 건축자인가 하고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건축자는 사울 왕이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자신은 사울 왕에 의해서 버린 돌이었는데, 쓸모없다고 버린 돌에 불과한데 그런 자신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위한 머릿돌로 써 주신 것입니다.
‘머릿돌’이란 말은 아주 중요한 기초석이란 뜻입니다. 구약성서 시대에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돌을 다듬어서 지었습니다. 요즘은 돌로 지은 집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머릿돌’ 그러면 ‘이 집은 몇 년 몇 월 며칠 지었다’ 하고 알리는 표시판 정도로 생각합니다. 우리 이 교육관 건물에도 머릿돌이 있습니다. 현관 옆에 ‘1997년 3월 21일’이라고 쓰여진 머릿돌이 붙어 있습니다. 그 머릿돌은 떼어내도 건물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저 이 건물이 언제 지어졌는지를 알려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돌로 지은 건물에서 머릿돌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란 말은 기둥의 기초석이라는 말입니다. 그 돌을 빼내면 집이 무너지고 맙니다. 돌로 만든 그 무거운 집의 하중을 다 받는 곳이 집 모퉁이 머릿돌이기 때문에, 이 머릿돌은 가장 튼튼한 돌이어야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돌이 머릿돌입니다.

다윗은 지금 하나님께서 자신을 그렇게 귀중한 존재로 세워주셨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저히 왕이 될 수 없는 버린 돌 같은 자신을 이스라엘이라는 거대한 집의 머릿돌로 삼으셨습니다. 그 과정을 생각할 때 정말로 기인한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시골 작은 고을 베들레헴 출신의 양치기 목동인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다윗의 아버지조차도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사울 왕의 위협 앞에서 도망자 생활을 할 당시만 해도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정말로 기이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역사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사울 왕이 죽기 전까지만 해도 다윗은 권력자 사울에게서 버린 돌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전설 중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의 일입니다. 성전을 짓기 위해 돌을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올 때, 돌을 다듬는 석공이 모양과 크기가 같은 많은 돌들을 보내면서, 다른 돌들과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른 돌을 하나 함께 보내왔습니다. 그 돌을 본 공사장의 현장 감독은 ‘이건 쓸모없는 돌이군. 왜 이런 돌을 보냈지?’ 그렇게 생각하고는 인부들을 시켜 그 돌을 내다 버리라고 말했습니다. 현장 감독의 명령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른 그 돌은 인부들에 의해 기드론 골짜기 아래로 버려졌습니다.
그 후 7년이 지나고 이제 기둥을 세워야 할 때가 되어 주춧돌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감독은 인부 중 한 사람을 석공에게 보내 ‘이제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주춧돌이 필요하니 주춧돌이 될만한 좋은 돌 하나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부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은 석공이 깜작 놀라며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난 벌써 오래전에 주춧돌을 보냈다네.”
“아닐세, 우린 그것을 받지 못했다네.”
“7년쯤 전에 좀 크고 모양이 다른 돌을 하나 보냈지 않았는가? 찬찬히 기억해 보게나.”
“가만있어 보자. 그래 그런 것도 같구먼. 아이구 그런데 이를 어쩌나! 우리가 그 돌은 쓸모없다고 버렸는데.”
당황한 인부는 황급히 감독에게 돌아와 7년 전에 언덕 아래에 버린 돌이 바로 그 주춧돌이라고 말하고, 사람들을 동원해 힘겹게 다시 돌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래서 버렸던 그 돌로 주춧돌을 놓고 기둥이 세워지자, 성전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건축자는 집을 짓는 일에 전문적인 사람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집을 짓는 일에도 능숙하지만 집을 짓는 자재를 선택하는 일에도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쓸모없다고 내 버린 돌이 그 후에 놀랍게도 건물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모퉁이의 머릿돌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때로 우리는 버린 돌처럼 취급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에 의해서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대우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그들이 내 인생의 건축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인생의 건축자는 하나님이십니다. 다윗이 고백한 것처럼, 건축자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기이한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버린 돌처럼 취급받는 우리 인생에 하나님께서 기이한 일을 행하신다면 우리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귀하게 쓰임 받는 인생이 됩니다.

예수님도 ‘버린 돌’이었습니다. 당시 대제사장이나 종교지도자들, 그리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로부터 버림받은 돌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1장에 예수님께서 이런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정성을 들여 커다란 포도원을 만들었습니다. 산울타리를 두르고, 포도즙을 짜는 틀도 만들어 놓고, 망대도 세워놓았습니다. 그리고는 농부들에게 세를 주고 타국에 갔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포도 열매를 거둘 때가 되었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추수한 포도에 대한 세를 받기 위해서 그의 종들을 포도원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주인으로부터 포도원을 임대해 농사를 짓던 농부들이 주인에게 세를 주기 싫어서 세를 받으러 온 주인의 종들을 돌로 치기도 하고 심지어 죽이기도 했습니다. 주인은 다시 더 많은 종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종들에게도 똑같이 하는 것입니다. 때리고 돌로 치고 주이고... 주인은 생각했습니다. ‘세를 내기로 하고 포도원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왜 그런 짓을 했을까?’ 그리고 이번에는 자기의 아들을 농부들에게 보냈습니다. 아마도 주인의 아들이 가면 주인을 대하는 것처럼 그래도 대우는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서 말입니다. 그런데 농부들은 그 아들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주인의 아들을 죽이고 그 포도원을 자기들 것으로 빼앗아버리려는 못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이 비유를 말씀하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으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예수님께서 이 비유에서 말씀하신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세를 주기로 하고 주인의 포도원을 관리하던 농부들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입니다. 농부들이 죽인 주인의 종들은 선지자들을 말하고, 마지막 주인이 보낸 아들은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농부들은 자기들이 포도원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아니, 주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보낸 종들을 때리고 죽였습니다. 그렇게 하면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포도원 주인은 자기의 아들을 보냅니다. 그러자 농부들은 그 아들마저 죽입니다. 그 포도원을 상속 받을 아들을 제거하면 포도원을 자기들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여러분, 포도원 주인의 아들을 죽인다고 그 포도원이 농부들 것이 될 수 있습니까?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농부들은 포도원 주인이 아닐뿐더러, 포도원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자기들이 주인인 체 하더라도 포도원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주인의 아들을 죽였다고 해서 포도원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주인이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의 말씀처럼,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고, 실제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이스라엘의 주인이 될 수도 없고, 그들이 이스라엘의 건축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들이 버린 돌처럼 취급했던 예수님을 진짜 건축자이신 하나님께서 집 모퉁이의 머릿돌로 세우셨습니다. 온 인류의 구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구원사역에 머릿돌이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들의 눈에는 예수님이 쓸모없는 돌처럼 보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데 머릿돌은 고사하고 불필요한 돌이요 오히려 방해가 되는 돌처럼 취급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버린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만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버린 돌이신 예수님을 인류 구원의 머릿돌로 삼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우리는 2010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오늘이 2010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온 올 한 해를 되돌아본다면, 올 일 년의 우리의 삶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후회스러운 일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일이 잘못된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내가 의도하는 바는 그것이 아닌데 결과가 엉망이 되어버린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도 해보지만, 다짐한 대로 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웠던 순간도 있었을 것이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해 가슴 아팠던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일은 올 일 년의 삶에서 지워버렸으면 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내 기억 속에서, 또는 내 인생에서 어떤 일들, 어떤 순간들은 버리고 싶은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버린 돌’처럼 버리고 싶은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그러나 우리에게는 ‘버린 돌’처럼 여기지는 순간이나 경험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내 인생의 머릿돌로 사용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삶이 내가 계획한 대로만 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로 하고,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결과는 엉망일 수 있습니다. 내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큰 실패를 겪었던 순간도 있을 수 있습니다. ‘버린 돌’처럼 저 멀리로 던져버리고 싶은 일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다. 누구의 판단으로 그렇게 판단한 것입니까? 누가 판단할 때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고, 누가 판단할 때 쓸데없는 것처럼 느껴집니까? 안타깝게도 때로 우리는 내가 내 인생의 건축자인 것처럼 착각합니다. 내 인생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기에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요 건축자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정말 여러분이 여러분의 인생에 건축자 맞습니까? 아직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내 인생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건축자라면 내 인생에 버린 돌을 내가 골라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건축자는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내 인생의 주인도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내가 생각할 때에는 내 인생에 쓸모없는 ‘버린 돌’ 같은 순간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더 귀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내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일지라도, 그래서 저 멀리 던져버리고 싶은 순간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가져다가 내 인생에 머릿돌처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나고 보면 우리도 이렇게 고백할 것입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지갑에 신용카드 한 장씩은 다 가지고 계시지요? 지난 20일 한국은행이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신용카드를 3장(3.1장), 체크카드를 1장(1.3장) 이상 갖고 다닌다고 합니다. 한 사람당 지갑 속에 4장 이상의 카드를 갖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신용카드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신용카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십니까?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1949년 어느 날 저녁, 미국 뉴욕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시카고에서 사업을 하는 프랜시스 맥나마라(Francis McNamara)라는 사업가가 뉴욕에 와서 고객들을 초대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멋진 저녁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저녁식사를 잘 마치고 돈을 지불하려는 순간 맥나마라의 호주머니에는 지갑이 없었습니다. 깜박 잊고 호텔방에다 지갑을 놓고 가져오지 않은 것입니다. 고객들 앞에서 큰 망신을 당한 그는 많은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다음해인 1950년 그의 친구인 변호사 랠프 슈나이더(Ralph Schneider)와 함께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인 다이너스 카드(Diners Card)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다이너스라는 이름은 ‘저녁을 먹다, 식사를 하다’는 뜻을 가진 영어 동사 dine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말로, 다이너스(diners)라는 말은 ‘식사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맥나마라가 저녁을 먹다가 곤경에 처해진 것을 계기로 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많은 고객들 앞에서 식사 값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한 것은 사업가로서 엄청난 실수입니다. 때로는 그의 사업이 망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들 앞에서 신용을 잃어버릴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실패의 경험을 그는 성공의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때로 견디기 힘든 실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창피스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을 만나기도 합니다. 대학입시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몇 년 동안 공부했음에도 취직 시험에서 고배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승진에서 탈락하거나 심지어 실직하는 아픔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깊은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했던 몸에 병이 들기도 하고, 성공이 보장될 것만 같던 인생에 커다란 장애물이 가로막거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게 우리 인생의 끝은 아니란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돌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집 모퉁이의 머릿돌로 쓰실 수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는 불가능해보이고, 우리의 계산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을지라도, 하나님께서 하시면 기이한 일이 우리 앞에 벌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버린 돌이 아닙니다. 사울 왕에게 버림받은 다윗, 하나님께서는 그 다윗을 버리지 않으시고 이스라엘의 왕으로, 머릿돌로 삼으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에게 버림받은 예수님, 그 예수님을 하나님께서는 인류 구원의 머릿돌로 삼으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버릴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십니다. 직장에서 버림을 당해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머릿돌로 삼아 쓰십니다.

여러분, 지나온 2010년, 우리에게 시련이 더 많았습니까? 좋은 일이 더 많았습니까? 실패를 더 많이 경험했습니까? 형통한 삶이 더 많았습니까? 잊어버리고 싶었던 순간이 더 많았습니까? 가슴에 오래오래 품고 싶은 좋은 일이 더 많았습니까?
내 삶을 송두리 채 앗아갈 정도로 큰 실패를 경험했다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우리 인생의 건축자는 우리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눈에 기이한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오늘의 실패를 내일의 영광으로 바꾸어주실 것입니다. 지금을 버린 돌처럼 보이는 우리의 경험을 언젠가 모퉁이의 머릿돌처럼 귀하게 쓰실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다윗처럼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 나의 구원이 되셨으니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슬픔을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베옷을 벗기시고 기쁨으로 띠를 띠워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시편 30:11)

< 2010년 12월 26일 주일 낮예배-송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