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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1-09 10:22

찢어진 하늘 <1월 9일 - 주님수세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찢어진 하늘
본문 - 마가복음 1:9-11

토니 블레어(Anthony Charles Lynton Blair) 전 영국 총리의 정치 브레인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Antony Giddens) 교수가 쓴 『제3의 길(The Third Way : The Renewal of Social Democracy)』이란 책이 있습니다. ‘제3의 길’이라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지금까지 세계정치를 주도해 왔던 전통적인 두 사상을 극복하고 제3의 새로운 길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75년까지 약 30년은 사회민주주의가 정치의 주된 사상이었다면, 1975년 이후 1995년까지 20년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였습니다. 사회민주주의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가 시장에 막강한 힘으로 개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 시절처럼 공익을 위해서 개인의 권리나 자유, 창의성을 억압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75년 이후부터는 국가의 역할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기든스 교수는 제3의 길에서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를 극복한 새로운 길 - 제3의 길을 새로운 사회발전의 모델로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우리나라가 아주 극심하게 겪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아닌 이를 뛰어넘는 제3의 길, 진보와 보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그것이 ‘중도좌파’라고 불리면서 진보와 보수를 적당히 섞어 놓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존의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그의 사고는 당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기든스 교수의 제안은 그 제안이 나온 지 10년도 넘었지만,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살아가는 역사의 방향이나 개인의 삶을 ‘길’이라고 표현합니다. 신앙에도 길이 있습니다. 인간이 구원을 얻기 위해서 가는 길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수행과 해탈을 통해서 구원에 이른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구원으로 향하여 가는 길처럼 여깁니다. 우리 기독교 신앙과 다른 종교의 신앙이 다른 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구원으로 가는 길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많은 종교는 인간이 스스로 구원의 길을 만들어 그 길로 갑니다. 그래서 때로는 그 길이 아주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을 위해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의 구원의 길은 인간이 만든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길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 가르쳐주신 길이기 때문에 때로 그 길이 우리의 생각과 너무 다를 수 있고, 매력이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여러분은 인간이 만든 길을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길을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비록 인간적인 매력은 없어보일지라도 하나님께서 만들어놓으신 길이 더 안전할 뿐만 아니라,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만들어놓으신 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길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친히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요한복음 14:6)고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에게 유일한 구원의 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길을 통하지 않고는 우리는 구원을 얻을 수도 없고, 하나님께로 갈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으셨을까요?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공생애를 준비하시면서 하신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그 하나가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것이고, 또 하나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기록이고, 오늘 본문 바로 이어서 예수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시며 기도하셨다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14-1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한이 잡히신 후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여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외치신 공생애를 시작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가장 먼저 예수님께서는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갖습니다. ‘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을까?’ 세례는 세례 요한이 외친대로 ‘죄 사함을 받기 위한 예식’(마가복음 1:4)입니다. 그래서 세례는 죄를 지은 사람이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죄가 없으십니다.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님은 히브리서 기자가 선포한 대로 죄가 없습니다.(히브리서 4:15)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세례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강요해서 받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 받으시기 전 -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는 갈릴리에서 사셨습니다. 세례 요한이 세례를 베풀고 있던 곳은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애논이라는 곳입니다.(요한복음 3:23) 애논이라는 곳이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곳이라면 갈릴리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기 위해서 그 먼 길을 걸어 요한이 세례를 베풀고 있는 요단강으로 찾아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러 오시는 모습을 보고 세례 요한은 세례 베풀기를 거절했습니다. 마태복음 3:13-14절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로부터 요단 강에 이르러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시니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온 백성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세례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굳이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죄가 없으심에도 당신이 자원하여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죄가 없는 분이기 때문에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으신데도 왜 굳이 세례를 받으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에 세 가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첫 번째 현상이 하늘이 갈라지는 것이 보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 현상은 성령이 비둘기같이 예수님에게 임하심을 보았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하나님으로부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하는 음성을 들으신 것입니다.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시면서 하나님께서는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구원사역을 이루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때가 되어 그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사역을 시작하시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사역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그건 고난의 길이요, 십자가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에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가 땀이 핏방울 같이 떨어질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십자가 달리셨을 때에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외치셨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절규하셨겠습니까? 그만큼 십자가의 길은 힘든 길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이루실 그 길은 고난의 길이요 죽음의 길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그 길을 가셔야 합니다. 그런 예수님을 바라보시면서 하나님께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 준비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신 하나님의 마음이 너무너무 기쁘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음성이 들려지기 전에 예수님의 눈에 두 가지 현상이 보였습니다. 하늘이 갈라지는 것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시는 것을 보신 것입니다.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오셨다’는 말은 성령이 비둘기의 모습을 하고서 예수님께 내려오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면 왜 성령을 비둘기에 비유하고 있을까? 성경에서 비둘기는 온유함과 순결함,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비둘기라는 단어의 성경 히브리어는 ‘요나’입니다. 이 ‘요나’라는 말은 두 개의 어원이 있는데, 그 하나가 ‘야나’입니다. 이 말은 ‘박해를 받다, 핍박을 받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는 ‘아나’입니다. ‘아나’라는 말은 ‘애도하다, 슬피 운다’는 뜻입니다. 그것 종합하면, 비둘기라는 말은 사납고 난폭한 악인들이 득세하는 악한 세상에서 의를 위해서 핍박받고 소외되어 슬피 울며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비둘기는 악한 세상 속에서 ‘온유, 평화, 순결’을 상징하는 새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 가져갈 수 있는 짐승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무거나 가져다가 제사를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소나 양이나 염소를 제물로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 종류 가운데서는 오직 비둘기만을 제물로 드릴 수 있습니다. 순결을 상징하는 비둘기는 첫 아들을 낳은 후 정결예식을 행할 때 드려지는 짐승입니다. 속죄제를 드릴 때에도 비둘기를 제물로 쓰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임하셨다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성령과 동역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구원사역은 예수님 혼자 하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함께 하셔서 그 크고 귀한 사역을 이루어가실 것입니다.
그 귀한 사역을 함께 하실 성령님은 온유하신 분입니다. 순결하신 분입니다. 평화의 창조하는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온유한 마음으로 만들어가셨습니다. 세상에 때 묻지 않고 오직 하늘의 마음을 품고 그 사역의 길을 묵묵히 가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평화를 만드시는 분이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사역을 시작하시는 예수님께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성령과 함께 사역하게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셔서 그 일을 하게 하십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일하도록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교회에서 맡겨진 사역을 감당할 때 내 힘으로 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만일...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베드로전서 4:11) 그렇습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의 일입니다.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능력을 베푸셔서 감당하도록 힘을 주십니다. 그 힘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교회 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직장에서 해야 할 일도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하나님의 일입니다. 주부가 가정 일을 소홀히 한다면 그는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일을 소홀히 하는 것입니다. 직장인이 내가 속한 직장의 일을 대충대충한다면 그건 하나님께 불충하는 것입니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며, 능히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 힘을 의지해서 우리는 충성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온유한 마음으로 세상에 때 묻지 않고 평화를 만들어가며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성령님과 동역하며 성령님이 주신 힘으로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하늘이 갈라지는 것을 보셨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에 ‘하늘이 열렸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가복음에서는 ‘열렸다’는 표현 대신에 ‘갈라졌다’고 말씀합니다. 갈라졌다는 말의 원래 의미는 찢어졌다는 뜻입니다. ‘갈라졌다. 찢어졌다’는 뜻을 가진 이 동사는 마가복음에 단 두 번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찢어졌다고 표현한 오늘 본문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을 때 “성소 휘장에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었다”고 말씀하신 마가복음 15:38절입니다.

왜 마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에 하늘이 찢어졌다고 표현했을까요? 성령이 내려오시고,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하는 음성이 들리기 위해서는 하늘이 열렸다는 표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마가는 더욱 강렬하게 ‘하늘이 찢어졌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찢어졌다는 말의 이면에는 그 동안 하늘이 굳게 닫혀 있었다는 것을 전제(前提)합니다. 굳게 닫힌 하늘이 예수님의 세례를 통해서 찢어진 것입니다. 그 동안 하늘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400여 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늘의 음성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이 하늘로 가는 길도 막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인간에게 마음을 닫으셨고, 인간도 하나님을 찾아갈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역을 시작으로 하늘이 열렸습니다. 아예 찢어졌습니다. 찢어졌다는 말은 다시는 닫히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열린 것은 다시 닫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통해서 하늘이 찢어졌습니다. 다시는 닫히지 않습니다. 닫힐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예수님을 통해서 찢겨진 하늘을 통과하여 우리는 하나님 앞으로 담대히 나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죄가 없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강요된 세례가 아니라 만류하는데도 당신이 의도적으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의 그 세례는 단순히 죄를 씻는다는 의미의 세례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친히 세례를 받으심으로 우리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실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그 구원역사가 시작됨으로부터 우리는 하나님께 담대히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을 찢으심으로 구원의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브리서 4:16) 여러분, 예수님의 세례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늘을 찢으셨습니다. 우리 앞에 하늘을 활짝 열어놓으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담대히, 아무 것도 거리끼는 것이 없이 하나님을 향하여 담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담대히 나아가는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구원을 내려주시기 위해서 하늘을 찢으셨습니다. 우리에게 은혜를 한량없이 베풀어주시기 위해서 하늘을 찢으셨습니다.

성경에서 때로 하늘은 하나님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을 통해서 하늘을 찢으셨다는 것은 우리에게 구원과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서 당신의 마음을 찢으셨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통해서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마음을 찢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제 시작하신 구원의 사역, 그리고 그 구원을 이루실 십자가 사건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실 것입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십자가에 죽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하셨습니다. 이제 세례를 받으시고 그 길을 가실 사랑하는 아들을 바라보시면서 당신이 먼저 당신의 마음을 찢으신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한량없는 은혜를 베풀어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또 한 번 찢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며 아프다고 울어댈 때 여러분의 마음이 어떠했습니까? 여러분의 손주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줄줄 나는 모습으로 들어왔을 때, 그 모습을 본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했습니까? 우리의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부모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픕니다. 아이가 아프다고 울면 같이 눈물을 흘리고, 아픈 아이보다 더 가슴 아프게 눈물을 흘리는 게 부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독생자, “사랑하는 내 아들”이라고 말씀하시던 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6시간 동안 고통에 몸부림을 치실 때 하나님의 마음도 찢어질 듯 아프셨을 것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절규하듯 부르짖으실 때에는 차마 골고다의 십자가을 바라보실 수가 없어 하나님께서는 아예 눈을 감아버리셨을 것입니다. 그 절규하는 소리를 듣지 않으시려고 귀를 막으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셔야 온 인류를 향한 구원계획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찢어질 듯 아픈 가슴으로 십자가를 바라보시던 하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심으로 구원사역을 이루셨을 때 다시 한 번 당신의 가슴을 찢으셨습니다. 이번에는 당신의 가슴만 찢으신 것이 아니라, 독생자 예수님의 몸을 찢으시며 그 아픔으로 당신의 가슴을 찢으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자마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유대 역사학자인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그 성소의 휘장에는 하늘이 그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하늘이 그려진 성소의 휘장이 찢어졌다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을 찢으신 하나님께서 이제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을 통해서 우리 인간을 구원할 확실한 방법을 열어놓으신 것입니다. 하늘을 찢어 하늘길을 열어놓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롭고 산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브리서 10:19-20) 예수님께서 당신의 육체를 찢어 피를 흘려주심으로 우리가 성소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휘장이라는 것이 성소와 지성소를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성소의 휘장을 제치고 지성소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지성소는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장소였습니다. 하나님과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거기에는 대제사장이 일 년에 단 하루만 들어가도록 허락되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그 휘장을 찢으셨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리신 당신의 육체로 성소의 휘장을 찢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피를 믿고, 그 피로 죄사함을 받은 사람은 담대하게 성소를 지나 지성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의 현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찢으신 그 하나님의 가슴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길이 새로운 길입니다. 그 길만이 산 길입니다. 우리에게 구원의 다른 길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찢어놓으신 그 하늘길만이 구원의 길이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찢어놓으신 그 길밖에는 없습니다. 그 길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구원의 길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산 정상에 올라가는 길이 여럿이듯이 구원의 길도 그럴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구원의 길은 등산로와 같지 않습니다. 인격을 수양하고, 자아를 실현하는 방법의 길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길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잘못된 길에서 헤매지 말아야 합니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이 길 끝에는 구원이 있을거야’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분명하게 가르쳐주신 길 외에는 참된 길이 없습니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사도행전 4:12)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밖에는 구원의 길이 없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1937년에 건설된 금문교(金門橋, Golden Gate Bridge)라는 유명한 다리가 있습니다. 이 다리는 샌프란시스코 북쪽과 마린 반도를 연결하는 길이 2,737m나 되는 아주 긴 다리입니다. 그 다리가 건설되기 전에는 샌프란시스코와 마린반도는 나룻배로 오가야 했습니다. 나룻배가 아닌 육로로 가려면 빙 둘러서 3일은 족히 걸려야 오갈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다리를 세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반도 사이를 흐르는 바닷물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찬 바람과 자욱한 안개 때문에 아무도 다리를 세울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제임스 윌킨스라는 건축가는 ‘설령 다리를 세운다 하더라도 당시 돈으로 1억 달러 이상의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고, 그래서 다리를 세우는 것은 지형적인 요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조셉 스트라우스(Joseph Strauss)가 3,500만 달러로 다리를 건설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곳곳에서 반대하며 나섰습니다. 국방부는 다리가 세워지면 그 아래로 배가 다니지 못한다며 반대를 했고, 남태평양 철도회사는 자기 회사가 운영하는 여객선 운항에 지장이 있다며 반대를 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경제대공황기였습니다. 아무도 자금을 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셉 스트라우스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설립자인 아마데오 잔니니(Amadeo Peter Giannini)를 설득하여 자금을 마련하고 1933년 공사를 시작하여 4년 만에 공사를 끝냈습니다. 육로로 3일 걸리던 거리를 지금은 다리를 통해 차로 단 10분도 안 돼 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리는 땅과 땅을 연결합니다. 다리가 놓이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여러분,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늘을 찢으시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다리를 이 땅에 연결시켜 놓으셨습니다. 그 다리를 통과하는 자는 하늘과 통하는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하늘을 찢으셨습니다. 당신의 가슴과도 같은 하늘을 찢으시고 우리를 그 길로 오게 하셨습니다. 그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한량없이 베푸시는 풍성한 은혜를 누리며 살도록 말입니다.
여러분, 하늘을 찢으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시는데, 우리가 그 하나님을 외면한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워하시겠습니까? 길이 여기가 있는데, 다른 데서 영원으로 가는 길을 묻거나 찾는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시겠습니까? 여기에 하늘을 찢으시고 축복을 베푸시려고 준비해 놓으셨는데, 다른 곳에서 복을 달라고 빌고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워하시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하늘을 찢으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하늘의 복을 내려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 구원의 길, 그 은혜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고 우리를 위해 하늘을 찢으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사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하늘을 찢으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마음을 찢으셨습니다. 그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 2011년 1월 9일 주일 낮예배-주님수세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