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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2-19 10:38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3 <12월 19일 - 강림절>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3
본문 - 누가복음 1:5-17

미국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 대통령의 일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링컨이 공화당의 후보로 대통령 선거 유세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때에, 8살 된 한 소녀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 편지에는 “링컨 할아버지, 수염을 길으시면 보기에 좋겠습니다.” 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링컨은 그 8살짜리 아이의 편지를 받고 고맙다는 답장을 쓰면서, ‘시간이 나면 꼭 한번 집에 들르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제안처럼 실제로 구레나룻 수염을 길렀습니다. 나중에 많은 사람들이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구레나룻 수염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레나룻 수염을 기름으로 해서 사람들에게 호감이 가는 얼굴 형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 선거 유세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에, 링컨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마침 그 아이가 사는 동네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링컨은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그 아이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링컨이 그 아이의 집을 방문하자, 그 아이뿐만 아니라 온 동네가 기뻐하고 환호하면서 링컨을 환영했습니다. 10분 동안만 그 아이의 집에 머물다 갔는데도, 그 아이의 집이나 동네로서는 여간 큰 영광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링컨 대통령에게 ‘꼭 한 번 방문하겠다’는 답장을 받아든 8살짜리 아이는 얼마나 가슴 설레이며 링컨을 기다렸겠습니까? 그리고 그의 방문을 받은 그 아이는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미국 대통령 후보가 자기 집에 오겠다는 말 한 마디만으로도 여간 기쁜 것이 아닐 것입니다. 더군다나 대통령이 될 분이 자기 집에 찾아왔으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될 분이 자기 집에 오겠다는 편지 한 장으로도 그렇게 기쁜데, 대통령이 될 분이 자기 동네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온 동네가 그렇게 기쁘고 즐거운 일인데,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 가운데 오신다는 약속의 편지를 받아든 오늘 우리는 얼마나 기쁘고 들뜬 마음으로 그분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는 자만이 그분이 오실 때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은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출신 배경이 좋은 사람도 아닙니다. 세상적으로 출세하고 권세를 누리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았습니다. 아브라함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믿고 고향땅을 떠나왔습니다. 그러나 큰 민족은 고사하고 ‘가업을 이을 자식’ 하나 없이 25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형 에서를 속인 것이 탈로나 생명의 위협을 느낀 야곱은 ‘형의 노여움이 풀릴 때까지 잠간 동안만 피해 있으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외갓집으로 피신했는데, 21년 동안이나 착취와 설움 속에 살면서 집으로 돌아갈 때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형들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 자기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꿈을 꾸었던 요셉은 형들의 미움을 사서 애굽에 팔려갔다가, 13년 동안이나 노예로 비참한 삶을 살면서 꿈이 이루어질 날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애굽에서 노예로 고통받고 있는 동포를 위해 뭔가를 하겠다고 나선 모세는 살인자라는 누명을 쓴 채 미디안 광야로 도망가서 40년 동안이나 철저하게 무명인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은 기다림이라는 용광로에 던져져 기다림의 긴 시간 동안 녹아지고 불순물이 제거되는 시련의 때를 겪어야 했습니다. 때로는 기다림에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기다림에 지쳐 내 힘과 능력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될 바로 그 순간까지 낮아짐으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시간이 다 지난 후에야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그 약함의 자리, 포기의 자리에서 불러 크게 쓰셨습니다.

여기 기다림의 고통을 겪었던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제사장이었습니다. 그가 기다리는 것은 아브라함과 같이 자식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자녀를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하나님의 응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이가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자식을 낳으리라는 희망조차 점점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그는 하나님의 천사의 방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낳게 될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천사가 알려준 대로 그에게서 아들이 태어났고, 그 아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가 바로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사장 사가랴이고, 천사가 일러준 대로 그가 낳은 아들은 세례 요한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가랴를 소개하는 중요한 두 개의 문장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5절에 나와 있는 “유대 왕 헤롯 때에 아비야 반열에 제사장”이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헤롯 왕은 흔히 대헤롯(Herod Great, 주전 37-4년까지 통치)이라고 불리는 헤롯1세를 말합니다. 그는 유대인이 아니었습니다. 에서의 후손인 이두메 출신으로, 주전 37년에 로마제국의 원로회의에서 ‘세금 상납을 성실하게 잘 하겠다’는 것과 ‘폭동이 나지 않도록 치안 유지를 잘 하겠다’는 약속으로 유대 왕의 자리를 매수하여 왕이 된 사람입니다. 그는 탁월한 용기를 가진 정치가였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사실 정치를 잘한 사라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유대인이 아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유대인들로부터 환심을 사기 위해서 친유대인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예루살렘 성전을 크고 화려하게 재건하는 일을 한 것입니다. 유대인을 향해서 그런 유화정책을 쓰긴 하였지만, 그의 성품은 아주 잔인했습니다.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정적(政敵)을 제거했습니다. 그 예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예수님 탄생 때 수많은 아이를 죽인 것입니다. 동방박사의 방문을 받고 이스라엘의 왕이 될 사람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자신의 정적이 될 수 있는 그 메시야를 죽이기 위해서 그는 2살 아래의 모든 아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릴 정도로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는 자기의 아내와 장모, 처남과 삼촌, 심지어는 자신의 자식까지도 죽일 정도로 잔인했습니다.
그는 친유대 정책을 펴긴 했지만, 내면적으로는 온갖 정치적 술수를 동원해서 대제사장의 임명과 폐위까지도 간여할 정도로 정치적인 타락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종교지도자들까지 헤롯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아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헤롯1세 때에 이스라엘의 종교 역시 타락의 극치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사회는 한마디로 말하면 아주 암담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국권을 로마에 빼앗긴 로마의 식민지였고, 왕은 유대인이 아닌 이방 출신이 자리를 잡고서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서 정적을 죽이는 포악함이 판을 치는 사회였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지도자들까지 정권에 눈치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자기들의 잇속을 차리는데 혈안되어 있는 타락한 사회였습니다. 국가 권력과 종교가 결탁하여 서로의 불의를 눈감아 주면서 지내던 시대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결케 하신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종교지도자들까지도 불의에 깊숙이 개입되어 종교가 종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사회 구석구석을 둘러보아도 어느 곳 하나 희망이 없어 보이던 시대였습니다.

바로 그런 비극적이고 암울한 시대에 한 제사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사가랴입니다. 그는 정치적인, 사회적인, 그리고 종교적인 그런 비극과 암울한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사람입니다. 더군다나 가정적으로는 자식이 없어서 눈물로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던 사람입니다. 당시에 자식이 많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생각된 반면, 자식이 없다는 것은 축복을 받지 못한 사람이나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본문 13절에 보면 천사가 사가랴에게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라고 말씀한 것을 보면, 사가랴는 자식을 달라고 하나님께 많이 기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에 대제사장의 이름은 종종 언급됩니다. 그러나 제사장의 이름이 언급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제사장만 해도 약 2만 명 가량이나 되었기 때문입니다. 2만 여명의 제사장이 24개 반열로 나누어 1개 반열이 1주일씩 예루살렘 성전에서 섬기는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사가랴는 다른 제사장과는 달리 아주 성실하게 제사장의 직무를 감당했습니다. 본문 8절에 보면 “사가랴가 그 반열의 차례대로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의 직무를 행할 새”라고 말씀합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섬김을 인정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또 자식이 없다는 가정적인 아픔을 겪고 있으면서도 그것에 실망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충성했던 사람이 사가랴였습니다. 그런 사가랴를 하나님께서는 눈여겨 보시고, 메시야의 길을 예비할 세례 요한을 그의 아들로 태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사가랴를 소개하는 두 번째 문장은 6절에 나와 있는 “하나님 앞에 의인이었다”는 말입니다. 사가랴가 하나님 앞에 충성스럽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의인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제사장들은 요즘으로 말하면 국가공무원입니다. 성전세로 거둔 것과 백성들이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가져온 제물 중에서 제사장 몫을 나눠받아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비록 국가가 월급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권에서 주는 생활비로 생활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사장은 국가권력에 항거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권력의 편에 서 있기 마련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 여러 차례 종교개혁이 일어났지만, 제사장이 종교개혁에 중심이 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종교개혁을 외친 사람들은 제사장이 아니라 선지자들이었습니다. 요즘 정치에 비교한다면 제사장은 여당이나 국가공문원이고, 선지자는 야당나 사회시민단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제사장은 정치적 현실에 묻혀갈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는 것입니다. 정치가 타락하면 타락한대로 적당하게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헤롯1세 시대의 정치나 종교는 암울했고 타락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사장은 그런 현실과 적당하게 타협하면서 사는 것이 당연한 것처렴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가랴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가랴는 현실과 타협하면서 세상의 방식을 따라 사는 그런 제사장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 의인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바르게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던 사람이었습니다. 세상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2만 여명이나 되는 제사장 가운데 오직 사가랴의 이름이 성경에 언급되어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의인’이라는 말은 원래 율법에 온전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물론 사람은 어느 누구도 율법에 온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이 따라가던 세상의 방식대로 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하는 사람을 성경은 의인이라고 말합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가 그렇습니다. 노아 시대에 거의 모든 사람은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탄식하시며 사람 지으심을 후회하실 정도로 하나님을 떠나 세상과 죄악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노아를 가리켜서 의인이었다고 말씀합니다.(창세기 6:9) 노아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120년 동안 방주를 만들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그는 불평하거나 이유를 달지 않고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도 비웃었을 것입니다.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말입니다. ‘언제 홍수가 나서 이 땅이 망한다고 그러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노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노아의 이야기 중에 “노아가 하나님이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다 준행했다.”는 말씀이 여러 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노아를 의인이라고 말씀한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인격으로 하나님 앞에 의인이라고 인정받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인격이 뛰어나고 아무리 경건훈련과 인격수양이 잘 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인격으로는 하나님의 기준에 맞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의인이냐 아니냐 하는 기준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지 않으시면 그는 의인일 수 없습니다. 반대로 사람들이 ‘뭐 저런 사람이 있어?’라고 말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의인이라고 인정하시면 그는 하나님 앞에 의인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의인이라고 인정해 주시느냐?’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려고 하는 우리의 믿음과 마음을 보시고 의인으로 인정해 주십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가랴 역시 율법을 완전히 지키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시 사회의 타락한 모습에 현혹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를 ‘의인’이라고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의인 사가랴를 통해서 세례 요한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의인이라고 인정하시는 사람을 통해서 당신의 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야이신 아기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실 때에 하나님께서는 요셉과 마리아를 선택하셨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그들을 선택하셨습니까? 성경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합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마태복음 1:19)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의인 요셉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리던 메시야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의로운 자 - 의인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많은 고난을 감내해야 합니다. 정권과 야합한 사람들로부터 왕따를 당해야 합니다. ‘왜 자신들과 함께 하지 않느냐’고 무언의 협박도 수없이 받아야 합니다. ‘너만 잘난 체 하느냐’고 미움을 받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와 같이 하자’는 유혹의 손길도 적지 않게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길이 아니기에 그런 협박이나 유혹을 이겨내는 사람이 의인입니다. 때로는 손해를 감내해야 합니다. 잠깐만 불의를 눈감아 주면 수없이 많은 것들을 손에 쥘 수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의인으로 산다는 것은 세상의 부귀영화를 멀리하는 길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포기해야만 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성경은 그런 사람을 복 있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시편 1편에서 말씀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모든 사람이 악인의 꾀를 따라 사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의인은 그런 악인의 꾀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율법을 즐거워하며 그 율법을 따라 살아갑니다. 모든 사람이 죄인이요 교만한 자로 사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의인은 그들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 안에 거하기를 기도하고, 말씀을 따라 살아갈 뿐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충성스럽게 최선을 다하던 사가랴를 통해 주신 세례 요한은 메시야는 아닙니다. 세례 요한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그는 메시야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에 불과합니다. 메시야이신 예수님께서 사역을 하실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 세례 요한으로 인해 예수님은 당신의 사역을 시작하실 수 있었고, 뜻하신 바를 이루실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사가랴와 같은 사람을 찾으십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되 오늘을 최선을 다하여 사는 사람,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 하더라도 묵묵히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 고난이 닥친다 하더라도 세상의 불의에 동조하지 않고 신앙의 절개를 굳게 지키며 사는 사람.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람을 통해 당신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그렇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던 사가랴, 온통 불의로 가득한 세상에서 말씀을 따라 정직하게 살아가는 의인 사가랴에게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자를 보내시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가랴여, 무서워하지 말라.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 사가랴 부부가 오랫동안 기도했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아들을 낳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이름을 요한이라고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태어날 아들의 이름까지 지어주십니다. 하나님께서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신 경우는 단 두 번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과 요한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름을 바꾸어주신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사래를 사라로, 야곱을 이스라엘로 바꾸어주셨습니다. 그런데 태어나기도 전에 그 부모에게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이렇게 지어라’라고 말씀하신 경우는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과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 단 두 명뿐이었습니다.
오늘날도 그렇지만, 고대에는 대부분 아들의 이름을 아버지가 짓습니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가 그렇게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름을 짓어준 그 아이를 책임진다는 것입니다. 이 아이가 장성할 때까지 이름을 지어준 아버지가 보살펴주고 양육시켜주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한의 이름을 하나님께서 지어주셨다는 것은 요한의 생애를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태어난 요한의 앞날은 아버지 사가랴나 어머니 엘리사벳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의 태어남은 부모에게만 기쁨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도 기쁨이 될 것입니다. 본문 14절입니다.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도 그의 태어남을 기뻐하리라.”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가 될 것이란 말씀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크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그는 주 앞에서 큰 자가 되며.”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의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과정에서 그를 크세 쓰실 것입니다. 그를 크게 쓰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을 주실 것입니다. 17절입니다. “그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먼저 와서...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

여러분, 사가랴는 메시야를 기다리는 신앙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식 낳기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던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그 마음과 삶이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기에 하나님께서는 그를 위대한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시켜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며 기다리면서, 사가랴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했습니다. 불의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께 의인으로 인정받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랬기에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아들을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리던 메시야의 길을 준비하는 위대한 사람으로 쓰임 받게 될 아들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재림의 주로 이 땅에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기다리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우리의 삶이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마음과 삶이 우리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놀라운 기적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초대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 가운데는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린다 하면서, 일하지 않고 빈둥거리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무리 강한 재림신앙으로 무장했다 하더라도, 기다리는 삶의 자세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기뻐하실 리가 없습니다. 그건 바른 기다림의 신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춘향이가 서울 간 이도령을 간절히 기다렸기 때문에 사또가 수청을 들라는 명령을 내렸어도 수청을 거절했습니다. 수청을 거절하면 어떤 고난이 올지 뻔히 알고 있습니다. 또 실제로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춘향이는 사또의 수청을 들 수 없습니다. 사또의 칼에 목이 달아날지라도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다. 사또가 수청을 들라고 했을 때 춘향이가 ‘서울 간 서방님이 오시긴 오시는데 어젠 오실지 모르니, 사또의 수청을 들면서 서방님 오실 때까지 즐기자.’ 그랬다면, 이도령이 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 하여 암행어사가 되어 나타났을 때 춘향이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서방님 어서 오십시오. 내 서방님 얼마나 기다린지 아십니까?’ 그러면서 달려가서 서방님 품에 안길 수 있겠습니까? 불의한 요구에 타협하지 않고 정절을 지키면서 서울 간 이도령을 기다렸기 때문에, 나중에 이도령과 만났을 때 기쁘게 서방님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오늘 우리에게도 사또의 수청을 들라고 하는 세상의 유혹과 협박이 끊임없이 다가올 것입니다. 세상의 유혹이라는 수청을 허락하면 우리는 세상 속에서 적당히 즐기며 살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손에 움켜쥔 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왜요? 그건 믿음의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기다리되, 바른 믿음으로 주님을 기다리십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복을 주십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절개 있는 믿음으로 사십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의 길을 선하게 인도해 주십니다.

< 2010년 12월 19일 주일 낮예배-강림절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