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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5-01 10:28

천국은 이런 사람의 것 <5월 1일 - 어린이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천국은 이런 사람의 것
본문 - 마태복음 19:13-15

미국의 어린아이들이 하나님께 쓴 편지를 한데 묶어서 『하나님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 것이 있습니다. 비록 아이들의 편지글을 모아서 낸 책이지만,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2-3개월 만에 100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평론가들은 ‘신학자나 어른들이 종교에 대해서 논한 것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하나님의 이미지를 드러낸 책’라고 극찬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께 쓴 편지의 내용은 이런 것들입니다.
“하나님, 나도 친구로 끼워 주세요.”
“하나님, 당신은 부자입니까, 아니면 그냥 유명하기만 한 것입니까?”
“하나님은 어째서 텔레비전에 한 번도 안 나오시나요?”
“하나님은 어떻게 해서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아셨어요?”
“하나님, 성경은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성경 말고 다른 책도 쓰셨나요?”
“하나님, 요즘은 왜 새로운 동물을 발명하지 않으시나요? 지금 있는 동물은 너무 오래 되었어요.”
“하나님, 영어 하실 줄 아시죠? 그러리라 믿고 지금 영어로 편지를 쓰고 있어요.”
“하나님, 내가 하나님이 되었다고 해도 당신만큼 멋있게 해내지는 못할 거예요. 힘내세요.”
“하나님, 전에도 편지를 썼는데 나를 기억하시나요?”

내용을 다 읽어보지 않아도 이런 몇 가지 기도의 내용을 보면 참으로 순수한 어린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유치하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편지글일 수 있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하나님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글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영국 사람들은 돈을 벌면 먼저 노인들을 위해서 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을 ‘노인의 왕국’이라고 말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돈을 벌면 먼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쓰기 때문에 프랑스를 ‘젊은이들의 왕국’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사람들은 돈을 벌면 먼저 어린이들을 위해서 쓰기 때문에 미국을 ‘어린이의 왕국’이라고 부릅니다.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이나 교육시설, 교육방법,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인격적인 예우 등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입니다.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복음이 들어가고 복음이 역사 하는 곳마다 일어나는 중요한 두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하나는 여자들의 권익이 회복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어린이를 귀중한 존재로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을 우리는 ‘복음이 만들어내는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적의 역사는 예수님에게서 출발합니다.

오늘 말씀에 보면 사람들이 어린아이들을 예수님께로 데리고 왔습니다. 예수님께서 아이들에게 안수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어린 아기를 랍비들이나 존경하는 장로들에게 데리고 가서 안수를 받곤 했습니다. 이 안수를 통해서 하나님의 축복이 아이에게 임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어린아이들’(παιδια-paidia)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7살 아래의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아직도 세상에 물들지 않고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같은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누가복음 18장에서는 ‘신생아, 젖 먹이 아이’를 가리키는 단어(βρεφη-breph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보건대 ‘사람들이 아이들을 예수님께로 데리고 왔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이 아이들이 어머니나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예수님께 왔거나, 조금 더 어린 아이들은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또는 어머니의 등에 업혀서 예수님께 데려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본문 바로 앞장인 마태복음 18장에서 예수님은 어린아이를 귀히 여기시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천국에서는 누가 큽니까?” 라고 묻자 예수님께서 한 어린아이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는 “어린아이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린아이 같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린아이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들을 귀하게 여기셨고 또 사랑하셨습니다. 그걸 알기에 사람들이 예수님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 자기 아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온 것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을 꾸짖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을 생각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얼마나 바쁜 분입니까? 지금 예수님 주변에는 예수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병 고침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 예수님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등등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을 돌보시는 데에도 예수님의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린아이들까지 데리고 온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의 생각으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어린아이들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을 만나고 돌보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힘이 모자랄 판에 별로 귀하게 여기지 않는 아이들까지 데려오니, 제자들로서는 짜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 아이들은 병이 들어 예수님의 손길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절박하게 지금 당장 예수님을 만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상황에 있는 아이들도 아닙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시간을 쓴다는 것은 바쁜 예수님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어른들을 책망했을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예수님께로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은 예수님을 보자 기뻐하며 예수님께 달려들었을 것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두 팔을 벌리고 예수님께서 안아 주시기를 기대하며 뛰어오는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아이들은 엄마의 품에 안겨 방긋방긋 웃으며 예수님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을 가로막는 제자들의 얼굴은 어떤 표정이었겠습니까? 마치 대통령이 가는 길에 경호원들이 줄지어 서서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통같이 경호하듯이, 선생이신 예수님을 그렇게 경호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주 엄한 표정을 짓고서 철없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다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호통을 칩니다.
예수님을 향해 순수하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오는 아이들의 얼굴과, 그들을 가로막고 호통을 치는 어른인 제자들 얼굴이 비교 되십니까? 너무나 대조된 두 종류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바쁘고 분주하신 가운데서도 축복하심을 바라고 찾아온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끌어안으시고는 “어린아이들이 내게로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천국은 이런 어린아이들의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안수하시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어린아이들을 사람취급도 하지 않고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게 가로막았지만, 우리 주님은 그 아이들을 품에 안으시고는 ‘천국은 바로 이런 어린아이의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천국은 어떤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습니까? 어떤 사람들이 이 땅에 살면서 마음에 천국을 이루며 살 수 있습니까? 결론은 간단합니다. 어린아이가 아니고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신앙생활한다고 해도 천국의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우리가 예수 믿고 살면서 어떤 때는 마음이 참 기쁘고 그렇게 즐겁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에는 예수 믿는 감격을 다 잃어버리고 기쁨이나 행복 없이 살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 어떤 때 예수 믿는 감격을 누리며 살 수 있고, 어떤 때에 그 감격을 잊어버리고 살게 됩니까? 우리 마음에서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잃어버리면 그 즉시 천국의 기쁨과 감격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어린아이는 마태복음 13장에서 말씀한 겨자씨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겨자씨 비유는 천국에 대한 비유이면서 동시에 복음의 능력을 말씀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우리들의 신앙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겨자씨는 작은 것의 상징입니다. 우리는 흔히 작은 것을 말할 때에 ‘깨알 같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작은 것을 ‘겨자씨만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작은 겨자씨 안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에 상장하고 변화하고 자라가게 됩니다. 성경에 보면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생명이 있는 것은 작지만 큰 것을 바꾸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간다고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베들레헴은 유다 땅에서 아주 작은 고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작은 고을 베들레헴 중에서도 작은 여관에 딸린 한 마구간에서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생명의 아기가 탄생했습니다. 처음 베들레헴에 떨어진 그 생명은 겨자씨만큼이나 아주 작은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기 때문에 그 생명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작은 생명의 씨앗 하나가 자라서 12명으로 늘어났고, 12명이 70명, 70명이 다시 120명, 120명의 초대교회가 4천명, 5천명으로 늘어나면서 유다와 사마리아를 점령하고 결국 로마까지 복음화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 생명의 복음은 지중해를 넘어서 유럽을 점령하고, 바다 건너 영국을 점령했습니다. 영국에서 다시 대서양을 건너 오늘날 미국 대륙을 점령하더니 이제는 태평양을 건너와서 우리나라에까지 복음이 전달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생명의 복음을 가슴에 품은 선교사님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이 생명의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생명이 싹트고 자라나 열매 맺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베들레헴 마구간 한 모퉁이에서 시작된 생명이 이제는 전 세계를 뒤덮고 있고, 전 세계 방방곳곳에서 생명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겨자씨는 작은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작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작아 보일 뿐이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그 안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에 크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씨’로 있는 지금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작은 씨앗이 생명력에 의해서 움트고 자라나면 큰 나무가 되어서 공중에 날아다니는 새들이 그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 정도로 크게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에는 그 나무의 그늘에 사람들이 몰려와 더위를 피하여 쉼을 얻게 됩니다. 그게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겨자씨의 모습입니다.

지금의 어린아이들은 겨자씨와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작아 보입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 안에는 희망이라는 생명력이 있고, 미래라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노(老)선생님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교실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제일 먼저 아이들 앞에 고개를 깊이 숙이고 절을 한 다음에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하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그 선생님께 “왜 아이들 앞에 절을 하느냐”고 물으니까, “이 아이들 중에 어떤 인물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 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나에게 ‘가나다라’를 배우고 1,2,3,4를 배우는 어린 학생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크면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도 될 수 있고, 사회 구석구석 여기저기에서 귀하게 쓰임 받는 큰 사람들이 될 거라는 희망을 본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서와 같이 겨자씨 같은 작은 씨앗을 보면서 그 안에 담겨져 있는 큰 나무를 보고 있는 노(老)선생님의 지혜를 엿볼 수 이야기입니다.

마태복음 13장에 나오는 겨자씨 비유는 천국의 비유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예수님께서 “천국은 이런 사람의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겨자씨가 천국의 모습이라면, 어린아이 역시 천국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면에서 어린아이가 천국의 모습입니까? 오늘 본문 전후를 살펴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마태복음 18장에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합니다. “선생님, 천국에서는 누가 큽니까?” 마태복음 18장의 본문과 같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마가복음 9장에 보면 제자들이 가버나움으로 가던 도중에 “서로 누가 크냐?”는 것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였다고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12명의 제자들이 ‘우리 중에 누가 수제자이고 누가 선생님에게 인정받아서 나중에 선생님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면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이냐’ 하는 것을 가지고 서로 자기가 높은 자리에 앉아야 된다고 설전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이미 마태복음 16장에서 베드로는 훌륭한 신앙고백으로 선생님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7장에 와서는 세 명의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변화산에 올라가서 거룩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아마도 그 일들을 두고 특별히 베드로를 비롯해서 변화산에 올라갔던 세 명의 제자들이 ‘자기들은 다른 제자들보다 선생님께 더 인정받았다’고 자랑을 했을 것입니다. 그걸 계기로 해서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선생님이 이스라엘의 왕좌에 오르실 텐데 누가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 하는 자리다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20장에 가면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찾아와서 “우리 두 아들을 높은 자리에 앉혀 주십시오” 하고 청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향해 가는 제자들의 마음속에는 온통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예수님을 바라보니 예수님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예수님을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자로서의 자리를 잘못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전파하시려고 하는 하늘나라의 복음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높은 자리에 앉고 싶어 안달하는 제자들을 깨우치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를 하나 불러서 제자들 앞에 세워놓고는 하시는 말씀이 “너희가 그런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고 돌이켜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천국은높아지려고 하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자기는 낮추는 겸손한 자들이 들어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신앙을 가지고 천국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중세의 성자 어거스틴(Saint Augustine of Hippo, 354-430)은 신앙인의 덕목을 말하면서, 신아인의 첫 번째 덕목은 겸손이요, 두 번째 덕목도 겸손이고, 세 번째 덕목도 겸손이라고 말했습니다. 겸손한 마음이야말로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러면 다시 자문해 보십시다. 겸손이란 무엇입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있는 그대로 사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살아갑니다. 있는 것은 있다고 하고, 없는 것은 없는 채로 그냥 살아갑니다. 주어질지도 모르는 자리를 탐내면서 싸우는 것은 어른들이나 하는 짓이지, 아이들에게는 그런 모습이 없습니다.

여러분! 신앙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지금 어느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 상황을 바로 알고 거기에 알맞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괜히 아무 것도 없으면서 있는 체 하느니 보다, 없으면 없는 모습 그대로 떳떳하게 사는 것이 신앙인답게 사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삶에 거짓이나 부정한 것이 없다면 지금 내가 사는 이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내 모습 이대로를 하나님께서 용납하시고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지금 내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지금의 모습보다 더 잘 보이려고 포장하고 위한 가운데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거짓말을 하게 되고, 위선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가꾸기보다는 겉치장을 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씁니다. 이것은 결코 신앙인의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는 로마서 12:3절에서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합니다.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겸손함은 아는 것은 안다고 말하고, 모른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순수함을 말합니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이런 어릴 적의 순수함을 잊어버립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 세상을 사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 순수함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가식과 껍데기로 사는 방법만 배워왔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참된 모습을 다 잊어버리고 가짜로 가득 찬 자신을 가지고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 가식과 가짜의 가면을 벗어버리는 것이 겸손하게 사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그런 가짜가 없기 때문에 주님께서 어린아이들을 보시며 “천국은 이렇게 순수하게 사는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오늘날 우리 시대의 아이들에게서 그런 겸손함과 순수함을 보고 계십니까? 안타깝게도 오늘날에는 어린아이들에게서 이런 진실 되고 순수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참 힘들어 졌습니다. 매스컴이 발달되어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나는 아이들, 영재교육이니 조기교육이니 하는 것을 핑계로 해서 ‘겸손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교육받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아이다움에서 너무 일그러져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순수하다는 생각보다는 영악하다는 생각이 더 어울릴 것만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것은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큽니다. 어린아이들을 어린아이다운 모습으로 키우지 못한 우리 어른들이 회개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아이답게 키워야 합니다. 성적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키워야 합니다. 어른들의 이기적이고 물질적인 사고에 물든 왜곡된 어른들의 판박이로 키워서는 안 됩니다.
1959년 유엔에서 정한 ‘어린이헌장’에 보면, ‘어린이는 즐겁게 지낼 권리와 주위의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그들에게서 즐거움을 빼앗아서도 안 되고, 옳지 않는 나쁜 환경의 오염된 영양분을 먹도록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어린아이들이 어린아이답게 자라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마음에 신앙의 모델이 사라지는 것이고, 우리의 마음의 고향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고 귀하게 쓰신 사람은 모두 어린아이와 같은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삶에 진실 되고, 어린아이와 같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고 그를 귀하게 사용하십니다. 그들이 천국을 가장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자신을 ‘나는 아이입니다’ 그렇게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나는 아이일 뿐’이라고 고백한 예레미야를 불러서 이스라엘이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을 때에 그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선지자로 쓰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린아이와 같이 순진하고 깨끗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어린아이와 같이 겸손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보취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어린아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의 것이고,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만이 천국을 소유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시인 정용철 씨가 쓴 ‘마음이 쉬는 의자’라는 시의 한 구절을 읽어드립니다.
“어린 아이의 순진한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듯이
내 마음도 순결과 순수를 만나면
절로 기쁨이 솟아나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제 나름대로 이 시를 거구로 해석해 봅니다. 마음에서 기쁨이 솟아나고 행복이 가득해지려면 내 마음에 순결하고 순수해져야 합니다. 내 마음이 순결하고 순수해지려면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한 모습을 간직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 - 거기에서 천국의 기쁨이 있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 - 천국은 그런 사람의 것입니다.

<2011년 5월 1일 주일낮예배 - 어린이주일>